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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황인준의 일식 여행기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일식 여행

Editor! 2017.10.30 14:00

지난 8월 21일에 일어난 개기 일식은 2017년 최대의 천문 현상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에서 동부 해안까지 13개 주를 가로지르는 일식은 1918년 이래 99년 만에 일어나는 것이라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죠.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개기 일식을 경험하기 위해 미국 오리건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오지에 있는 관측 지점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개기 일식 원정대가 출발해 이 열광적인 천문학 이벤트에 동참했습니다. 그 원정대 중에는 『별빛 방랑』의 저자 황인준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황인준 선생님이 사이언스북스 독자들과 99년 만에 일어난 일대 천문 이벤트의 감동을 공유하기 위해 ‘일식 여행기’를 기고해 왔습니다. 매주 금요일 3주에 걸쳐 이 특별한 여행기를 연재합니다.



별빛 방랑자 황인준의 일식 여행기_02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일식 여행




국립 공원 캠핑장에서는 밤 열시면 기본적으로 소등을 한다. 15명이 세 대의 캠핑카로  출발한 이번 여행에서는 날이 맑고 별이 쏟아지는 밤마다 스타파티(Star Party)가 열렸다. 불과 30초 정도의 노출에 수많은 별이 찍히고 은하수가 찍힌다. 대기는 안정되어 있고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해외 원정 촬영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핑카를 이용하였다. 밤에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고 전원을 자유로이 끌어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함이었다. 처음 사용해 보았지만 미국 중북부의 국립 공원을 여행하며 자연을 느끼기에는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내년 서호주 아웃백 탐험 촬영 여행은 캠핑카를 이용하기로 한다.




미국에서 살면서도 잘 가게 되지 않는 곳이면서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면 옐로스톤 국립 공원 등 중북부 지역일 것이다. 이 지역은 살아 있는 지구를 느끼기에 그만인 곳이다. 캠핑카를 주차하고 바라보는 자연은 경이로우며 장쾌하다.



옐로스톤의 간헐천. 참으로 신기한 것이 주기적인 분출을 하며 시간 예측 또한 제법 정확하다. 지구는 살아 있다. 우리가 인지를 못할 뿐이다.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 황금색과 비취빛이 기막힌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아마도 옐로스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일 것이다. 주변의 자그마한 온천들도 색과 모양의 조화가 자연이 만들어 냈다고 하기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석회질 지반에 생긴 일종의 수중 동굴들은 작은 치어나 물고기의 은신처로 쓰이고 있다. 사실 인간이 파괴만 안 한다면 지구는 우주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행성일 것이다.




우람한 어깨를 자랑하는 바이슨은 이 공원의 주인이다. 앞모습은 어찌나 귀엽고 순박한지 큰 덩치를 잊고 다가가 만져 보고 싶기까지 하다. 바이슨 무리들의 이동으로 차가 한동안 뜻하지 않은 교통 정체를 만나기도 한다.




맘모스 온천. 터키 파묵칼레의 작은 버전이라고 한다. 물에 녹은 석회질은 다시 암석화되면서 많은 조각품을 남겨 놓는다.





그랜드 티턴 국립 공원. 서부 영화 「쉐인」의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다.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밤에 캠핑장을 떠나 호숫가로 가서 담요를 펴고 누웠다. 시커먼 구름 옆으로 은하수가 보인다. 궁수자리와 전갈자리가 선명하고 여름의 대 삼각형도 은하수 속에 있다. 은하수 밑에서 자리를 깔고 누우면 우리는 모두 우주인이 된다.




어안 렌즈로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빼곡한 나무들 그리고 지구 북반구의 은하수, 아름다운 지구.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찾은 아이다호 주 폴스에서 가까운 샌드힐스 리조트. 마치 작은 사막을 옮겨 놓은 듯한 곳으로 일식을 관측하고 느끼기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일식 전날 구름으로 인해 밤에 이동을 할까도 고민을 했지만 늦은 오후 일기예보에서 맑음으로 바뀐 것을 보고는 이곳에서 관측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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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나뭇가지 사이로 부분식이 진행 중일 때 나타난 일식 그림자이다. 핀홀렌즈 효과로 모든 그림자가 태양의 달에 의해 먹힌 모습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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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 일식의 시작은 부분식에서 시작된다. 하늘이 어두워지며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새들은 부산을 떨며 날아가고 하늘은 검푸른 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완전히 달이 태양을 먹어 치우기 약 5초 전에 태양 필터 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태양을 보기 시작한다. 이윽고 달이 완전히 태양을 가리기 직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목격한다. 드디어 개기 일식의 시작을 알리는 2차 접촉이 시작되고 1~2초 정도 넋을 잃을 황홀경에 압도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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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가 사라진 후 우리 눈은 암적응을 시작한다. 쌍안경으로 붉은 홍염이 보이고 은빛 코로나가 뻗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검은 태양이 빛나기 시작한다. 2분이 안 되는 개기식의 시작인 것이다. 하늘은 잿빛이고 땅에서 가까운 곳은 노을이 지고 밝은 금성과 일등성 별들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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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무렵 갑자기 찬란하게 빛나는 3차 접촉이 시작된다. 두 번째 반지의 출현이다. 이쯤 되면 가슴이 먹먹하고 감정이 북받쳐온다. 사랑하는 아내, 부모님과 세 딸이 떠오른다. 사진의 무지개 색은 렌즈의 플레어이다. 지금껏 관측한 여섯 다이아몬드 반지 중에 가장 특이한 형태의 모습을 관측했다. 코로나가 강렬한 사이로 슬그머니 오버랩되면서 3차 접촉이 시작되었다. 늘 3차 접촉은 찬란하다. 2분이 약간 안 되는 개기 일식의 막을 고한다.


(3부에서 계속)



글 황인준

HART(Halley’s Comet Research Team) 소속으로 한국 최초로 헬리 혜성을 촬영했다. 한국 아마추어 천문협회 운영 위원장(1985~1986년)을 지내고 NADA(Network of Amateur Digital Astrophotography)를 창립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주최하는 ‘이주의 천체 사진’에 42회 선정되었으며 천체 사진전 심사 위원과 학생 천체 관측 대회 심사 위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ALPO(The Association of Lunar & Planetary Observers) JAPAN의 정회원이며 현재 호빔 천문대 대표로 있다. 일본 긴키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링컨 대학교 경영 대학원(MBA)에서 국제 금융을 전공한 후 SK 건설과 (주)e4Cs 일본 법인 대표 이사를 거쳐 (주)이저드소프트 공동 대표 이사, (주)디지트리얼테크놀로지 CFO, 아스트로드림테크의 대표를 지냈다.




※ 관련 도서 ※


『별빛 방랑』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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