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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시대, 세계 최대 에어쇼를 찾아서

Editor! 2017. 12. 4. 17:01


얼마 전 서울 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관람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항공기 31종 47대, 지상장비 21종 22대, 관람객 28만 2373명이 방문하는 등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일반 항공(General Aviation) 에어쇼는 무엇일까요? 바로 미국 오쉬코시 에어쇼입니다. 2017년 올해 에어쇼에는 참석 인원 59만 명, 항공기 2,991대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바로 여기에 『비행의 시대』의 저자 장조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님께서 다녀오시면서 사이언스북스 독자들을 위한 짧은 여행기를 보내 주셨습니다.


※ 오쉬코시 에어쇼(EAA AirVenture Oshkosh 2017)란?

매년 7월 말 미국 위스콘신 주 오쉬코시 위트먼 지역 공항(Whitman Regional Airport)에서 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일반 항공(General Aviation) 에어쇼다.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항공 애호가들이 결성한 실험항공기 협회(Experimental Aircraft Association, EAA)가 1953년 밀워키 티머맨 공항(Timmerman Airport)에서 개최한 비행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일리노이 주 록퍼드 공항(Rockford Airport)으로 옮겨 열리다가 1970년부터 위트먼 공항에서 개최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에어쇼를 찾아서


2017년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 오쉬코시 에어쇼에는 7월 21일부터 열흘간 항공 애호가들이 항공기를 직접 몰고 오는 바람에 위트먼 공항에만 1만 7223대의 항공기가 이착륙을 했다. 대략 시간당 123번의 이착륙이 이루어진 셈이다. 오쉬코시 에어쇼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생산되었지만 현재 비행이 가능한 앤티크 항공기를 비롯해 최신의 항공기까지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에어쇼다. 또한 항공기 및 부속품의 전시와 판매, 항공기 포럼과 세미나, 유명한 항공인과의 만남과 강연 등 항공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다. 


   


오쉬코시 에어쇼를 개최하는 위트먼 공항에는 실험항공기협회(EAA)를 창설한 폴 하워드 포버레즈니(Paul Poberezny, 1921~2013년)의 도서관이 있으며, 여기에 미국 공군 조종사 출신인 창설자의 사진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그는 1953년에 실험항공기 협회를 창설하고 처음으로 에어쇼 아이디어를 내어 오늘날의 오쉬코시 에어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오쉬코시 에어쇼 행사장의 상징물이며 여기에 국제 실험항공기 협회(International Experimental Aircraft Association) 비행대회(fly-in convention)라 적혀있다.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며 뒷부분 멀리 위트먼 공항 관제탑이 보인다.



오쉬코시 에어쇼 안내 지도로 중앙부분에 A, B, C, D 전시 행거가 보이고 중앙 왼쪽 아랫부분에 EAA 항공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도로 사이 중간에 가건물을 만들거나 길거리에 다양한 항공기들을 전시하며, 이 곳 저 곳에서 포럼을 개최하여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상공에 자주 출격한 미국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가 오쉬코시 에어쇼 주차장에 전시되어 있다. 이 폭격기는 최대 속도 마하 1.25로 괌 미군기지에서 2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상공에 도착할 수 있으며, 56.7톤의 대량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무지막지한 항공기다.



이 항공기는 B1-B에 이어 우리나라 상공에 출격한 미국 공군의 B-52 스트래토포트리스(Stratofortress) 장거리 전략 폭격기다. 1952년 4월에 첫 비행을 했으며, A형에서 H형까지 다양한 형태로 1952년부터 1962년까지 총 744대가 제작됐다. 에어쇼에 전시된 보잉 사의 B-52 H형은 아직도 미국 공군에서 활동 중인 장수 폭격기이며, B-52 D형은 용산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개발한 재활용 로켓 뉴셰퍼드(New Shepard)가 전략 폭격기 B1-B 옆에 전시되어 있다. 이것은 승무원 캡슐과 부스터 로켓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광객을 100킬로미터 상공까지 올려 보내 우주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수직 이착륙형 우주 관광선이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선(승무원 캡슐)과 로켓을 재활용하는 탄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내년에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고 비행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밸리에 위치한 아이콘 에어크래프트(Icon Aircraft) 사가 개발한 수륙양용 경비행기 아이콘 A5(Icon A5)는 2인승으로 크기가 매우 작고 날개를 접을 수 있어 자동차 뒤에 끄는 트레일러에 탑재할 수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도입한 라이트 스포츠(Light-Sports) 면허는 20시간의 훈련 비행으로 취득할 수 있으므로 라이트 스포츠 항공기는 손쉽게 조종간을 잡을 수 있다. 



혼다제트는 혼다 자동차의 자회사인 혼다 에어크래프트(Honda Aircraft) 사가 제작한 7인승 경비즈니스 제트기로 2017년 6월 개최된 파리 에어쇼에 이어 이번 오쉬코시 에어쇼에도 전시하고 판매했다. 이 제트기는 총 길이가 13미터로 아담하고 양 날개 위에 엔진이 장착되어 있으며, 가격은 55억 원 정도다.



이 항공기는 포드 자동차 사가 1927년 항공 사업에 진출하면서 제작한 “포드 트라이 모터(Ford Trimotor, NC 8407)”로 1929년 8월에 첫 비행했다. 1973년에 실험항공기협회(EAA)의 폴 포버레즈니(Paul Poberezny)가 이를 구입했으며, 복원해 박물관에 두었다가 1985년 7월 다시 비행할 수 있는 상태로 복원했다. 트라이모터는 명칭대로 3대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초기 두랄루민은 강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물결모양으로 주름을 만들어 표피 강도를 높였다. (비행의 시대 27쪽 참조)



에어로 L-39 알바트로스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아에로 보도호디(Aero Vodochody) 사가 1971년부터 1996년까지 생산한 제트 훈련기 겸 경공격기다. 여기에 전시된 L-39C는 기본 훈련기로 군용기 유지와 복원 전문 회사인 코드 1 에비에이션 사(Code 1 Aviation)가 45만 불(4억 9000만 원)에 팔려고 내놓은 것이다. 



이 사진은 미국 삼손 모터스(Samson Motors) 사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첫 플라잉 스포츠 자동차로 날개를 꺼내고 있는 장면이다. 이 플라잉 자동차는 집 차고에서 가까운 지역 공항까지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공항에 도착 후 3분 이내에 날개와 꼬리날개를 꺼낼 수 있다. 공항을 이륙한 후 1만 3000피트 고도에서 최대 시속 306킬로미터로 비행할 수 있다. 목적지 공항에 도착한 후 날개와 꼬리날개를 접어 자동차 모드로 변환한 후 운전해 목적지로 갈 수 있다. 



오쉬코시 에어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하거나 연구 중인 자료들도 소개하고 있다. 상기 자료는 NASA가 개념 설계한 초음속 여객기 모형과 관련 자료들이며, 이는 종전의 콩코드 초음속기보다 훨씬 조용한 여객기로 개발해 2020년 시험비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NASA가 개발 중인 무인기 GL-10 모형. 이 무인기는 수직으로 이륙하며 이륙 후에 프로펠러 방향을 회전시켜 수평으로 비행한다. 또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전기모터와 연료를 사용해 수직이착륙과 향상된 장기 체공 능력을 갖춘 특징이 있다. 




오쉬코시 에어쇼 활주로에서 일본이 선전포고 없이 1941년 12월 7일에 하와이의 진주만 공습한 것을 그 당시 비행기로 재연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중립을 지키고 있던 미국은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게 되었다.



활주로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노스 아메리칸 항공의 P-51 머스탱(Mustang). 이 항공기는 1943년 제2차 세계 대전에 연합군 측에 투입된 장거리 단좌 프롭 전투기다. 한국 공군은 1950년 미군으로부터 F-51D 10대를 인수해 운용했으며, 2016년에 국가 등록문화재 제666호로 등록되어 용산 전쟁기념관과 청주 공군사관학교에 전시되어 있다. 


   


오쉬코시 상공을 비행 중인 B-29 DOC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할 때 사용된 중폭격기와 같은 기종이다. 이 항공기는 보잉사에 의해 1944년에 제작되어 73년이 지난 앤티크 항공기로 비행 가능한 B-29 2대중 1대다. 원래 이 항공기는 1956년 미 공군에서 은퇴했다가 2013년 비영리 단체인 닥스 프렌드(Doc’s Friends)가 획득해 비행할 수 있는 상태로 복원했다. 2016년 7월 처음으로 비행했으며 이번 2017 오쉬코시 에어쇼에서도 비행했다.



미국 해군 에어쇼 팀인 블루엔젤스(Blue Angels)가 매년 오쉬코시 에어쇼에서 곡예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이 팀은 F/A-18 호넷(hornet) 전투기를 사용해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한다. 우리나라 공군도 특수 비행 팀인 블랙이글스(Black Eagles)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에어쇼 전용기체인 T-50B를 사용하며, 2012년 영국 와딩턴(Waddington) 국제에어쇼에서 최우수 에어쇼상을 받았다.



미국 곡예 비행 선수권 대회 최초의 여성 챔피언인 패트리셔 패티 웨그스태프(Patricia ‘Patty’ Wagstaff, 1951년~)가 멋진 곡예 비행을 펼치고 있다. 미국 국립 곡예 비행 선수권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했으며 만 66세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독일 곡예기 조종사인 월터 엑스트라가 설계한 곡예기 엑스트라 시리즈(Extra 300, 330)로 비행한다.



미국의 여성 곡예비행 조종사 패티 웨그스태프의 사인회 안내 표지판. 1년에 15~20회 곡예비행을 하고 스케줄이 없을 때에는 플로리다에서 곡예비행을 가르치는 그녀의 홈페이지에는 곡예비행 일정 및 비행 장면, 곡예기 제원 등이 게시되어 있다. (비행의 시대 640쪽 참조) 



미국 노스 아메리칸 사가 1950년부터 1957년까지 생산한 T-28 트로얀(Trojan) 경공격기/훈련기가 편대 비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 비행기는 전술 전폭기로서 베트남 전쟁에서 근접 항공 지원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 공군도 1960년 12월에 T-28을 도입해 1989년 4월 퇴역할 때까지 중등비행훈련 과정과 전술 정찰 임무에 활용했다.


   


오쉬코시 에어쇼 기간 중에 무착륙·무급유 비행 신기록을 보유한 미 공군 출신 조종사 딕 루탄(‘Dick’ Rutan, 1938년~)이 EAA 항공 박물관(EAA Aviation Museum)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그는 1986년 12월 여성 조종사인 제나 예거(Jeana Lee Yeager, 1952년~)와 함께 그의 형 버트 루탄이 설계한 보이저 호(Voyager)를 탑승하고 9일 3분 44초 동안 세계 최초로 중간 기착 없이 무급유 세계일주 비행을 했다.


매년 7월 말에 개최되는 오쉬코시 에어쇼는 2018년에도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항공 애호가들이라면 꼭 가봐야 할 에어쇼로 추천한다. 


장조원

공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방문학자, 캐나다 라이어슨 대학교 겸임 교수를 지냈다. 한국가시화정보학회 학술이사, 한국항공운항학회 편집이사, 한국항공우주산학위원회 공력해석 및 설계분과 위원장, 대한민국공군발전협회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학회 학술상, 한국항공대학교 최우수교수상, 교원 업적 종합 부문 최우수상, 한국항공운항학회 우수 논문상, 한국가시화정보학회 우수 논문상, 한국항공우주학회 우수 논문발표상, 현대자동차그룹 우수 논문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항공우주과학에 대해 쉽게 풀어 쓴 『하늘에 도전하다』가 있다. 현재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안전교육원 원장 겸 항공운항학과 교수,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며 곤충이나 새와 같은 생체 모방 비행체, 경계층 흐름제어, 유동 가시화를 비롯해 비정상 공기역학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관련 도서 ※


『비행의 시대』 [도서정보]

※ 11월 8일 출간된 비행의 시대 5쇄본을 지금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비행기 대백과사전』 [도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