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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한 천문학자의 명문장

Editor! 2018. 3. 9. 14:28


여러분은 어떤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시민 작가는 한 천문학자의 글을 하나 고르며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를 본 한 천문학자가 쓴 글인데 어려운 말이 하나도 없어요. 저 문장을 쓴 작가가 느꼈을 감정들을 저희가 느낄 수 있어요. 논리적인 메시지와 감정이 다 같이 전해져 와요. 가장 훌륭한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누구 글인지, 어떤 글인지 감을 잡은 분도 계시겠지만, 유시민 작가가 언급한 문장 전문을 실어 봅니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수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의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점의 어느 한 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 구석의 주민들에게 자행했던 무수한 잔인한 행위들, 그들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를 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워했던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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