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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무기의 제왕, 전차 : 『탱크 북』 유용원 기자 추천의 말 본문

완결된 연재/(完) 탱크 북 뮤지엄

지상 무기의 제왕, 전차 : 『탱크 북』 유용원 기자 추천의 말

Editor! 2018.05.25 11:20

지상 무기의 제왕, 전차



“우리는 이상하게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일찍이 우리가 본 적이 없는 3대의 거대한 기계 괴물이 우리를 향해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1916년 ‘신무기’ 전차의 등장을 본 한 영국군 병사의 증언이다. 지상 무기의 왕자라 불리는 전차가 실전에 처음으로 투입된 것은 100여 년 전인 1916년 9월 15일 플레흐꾸흐스레트 전투였다. 당시 투입된 49대의 마크 I 전차 중 불과 9대만이 독일군 방어선에 도달했다.


초창기 전차는 이처럼 신뢰성에 문제가 많았다. 1918년 8월 8일에는 영국군 전차 580대가 투입됐는데 다음날에도 쓸 수 있었던 전차는 145대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참호전에 지쳐 있던 군 수뇌부에게 전차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첫 전차 실전 투입 직후 더글러스 헤이그 영국 육군 원수는 전차를 1,000대 넘게 주문했고 끊임없는 실전 투입과 개량이 이어졌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차는 여러 차례 무용론에 휘말리며 존망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1973년 4차 중동전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스라엘군 전차 부대는 구소련제 AT-3 ‘사가’ 대전차 미사일과 RPG-7 대전차 로켓 등으로 무장한 이집트군에 의해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보병이나 소형 차량으로 손쉽게 운반할 수 있는 대전차 무기의 발달은 전차의 제왕적 지위를 위협했다. 그러나 4차 중동전이 끝난 뒤 40여 년이 지났지만 지상 무기 대표 주자라는 전차의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탱크 북』은 왜 전차가 100년 넘게 긴 생명력을 갖고 지상 무기의 왕좌 자리에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전차들 제원만 나열하고 있지 않다. 제1, 2차 세계 대전과 한국 전쟁, 베트남전과 냉전, 냉전 이후에 이르기까지 주요 시기별로 전차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개발·운용 철학 등까지 담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개전 초기의 경우 1940년 5월 독일 침략에 직면한 프랑스와 영국은 적보다 많은 전차를 보유했고 서류상 성능도 여러 측면에서 우세했지만 소규모로 분산 운용하는 과오를 저질렀다. 반면 독일은 전격전 개념을 도입해 전차들을 효과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이 책은 전차 자체보다 승무원, 즉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핵심적인 교훈도 설파한다. 『탱크 북』 105쪽 「전투 준비」를 보자.


전차의 제원과 질이 어떠했든 간에 전차는 안에 승무원이 있을 때에만 효과가 있었다. 복잡한 기계 제조 관련된 뛰어난 기술자와 설계의 작업, 막대한 비용, 그리고 여기에 추가되는 실험과 장비 지급은 승무원들이 전차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킬 수 없는 경우 모두 낭비됐다. 역사는 경험과 의욕이 있고 잘 훈련된 승무원들이 운용하는 성능이 떨어지는 전차가, 보다 경험이 적고 덜 의욕적인 승무원들이 운용하는 더 우세한 전차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는 우리보다 1.8배나 많은 전차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군과 대치하는 한국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지적이다. 현재 한국군에는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K-2 ‘흑표’ 전차가 실전 배치되고 있지만 구형 전차가 많은 북한군도 선군호, 폭풍호 등 신형 전차 개발 및 배치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티거 ⓒ DK 『탱크 북』, 2018


이 책의 제목은 『탱크 북』이지만 상당 부분을 할애해 차륜형 및 궤도형 장갑차, 공병 무기, 특수 차량 등 각종 기갑 무기들도 소개하고 있다. 『기갑 무기 대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하다. 특히 티거, T-34, 레오파르트, M-1 등 명전차를 비롯한 주요 기갑 무기들의 내외부 구조도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그런 점에서 전차 등 기갑 무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 유용원(《조선일보》 논설 위원 겸 군사 전문 기자)





DK 『탱크 북』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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