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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강 항공기의 무게 중심과 안정성 본문

(연재) 하늘의 과학

제3강 항공기의 무게 중심과 안정성

Editor! 2018.06.29 10:00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우리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학적 원리들! 이를 파헤치기 위해 『비행의 시대』 장조원 교수가 돌아왔습니다. 「하늘의 과학」은 독자 여러분이 앞으로 1년간 수학의 언어를 통해 비행기의 모든 것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사이언스북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장기 연재 프로젝트입니다. 장조원 교수의 ‘항공 우주 과학의 정석’, 지금 시작합니다.


제3강의 주제는 항공기의 무게 중심과 안정성입니다. 항공기가 어떻게 균형을 잡고 비행하는지 궁금증을 해결해 보는 시간입니다. 항공기의 무게 중심은 안정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핵심 개념입니다. 그동안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과 대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컴퓨터의 도입으로 무게 중심을 쉽게 계산하고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지요. 이제부터 무게 중심을 어떻게 계산하고 항공기의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까요? 



「하늘의 과학」 연재 순서


제1강 여객기의 크기와 반응

제2강 항공기 소음과 로그 함수

제3강 항공기의 무게 중심과 안정성

제4강 항공기의 순항 비행

제5강 항공기의 이륙과 상승 비행 

제6강 항공기의 선회 비행과 하중 계수 

제7강 항공기의 하강 비행과 착륙

제8강 측풍 착륙과 벡터

제9강 항공기의 자동 제어 시스템과 관성 항법 장치

제10강 원자 폭탄과 확률

제11강 장사정포 포탄의 탄도 계산

제12강 우주 비행 궤도


※ 상황에 따라 연재 순서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하늘의 과학: 장조원의 항공 우주 과학의 정석

제3강 항공기의 무게 중심과 안정성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가 다르다! 항공기 무게에 대하여

항공기의 무게(weight, 중량)는 항공기 자체뿐만 아니라 승무원, 연료, 기내 항목, 탑승객, 화물 등 탑재되는 모든 것의 무게를 합한 것이다. 무게는 지구 중심으로 향하는 중력으로, 항공기가 공중에 뜨는 것을 방해하는 힘이다. 따라서 항공기가 날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게를 이겨 낼 수 있는 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엔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에 따른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구조물로 제작되어야 한다. 모든 항공기는 각각의 성능에 따라 무게 운용 범위가 정해져 있으며, 이 범위를 초과할 때에는 (1) 이륙 속도 및 이륙 거리 증가 (2) 상승률 및 상승각 감소 (3) 항속 거리 감소 (4) 순항 속도 감소 (5) 실속 속도 증가 (6) 착륙 속도 및 착륙 거리 증가 등과 같은 다양한 현상이 발생한다.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서의 항공기 이륙 장면. ⓒ 장조원


또 항공기는 이륙할 때의 허용 중량이 착륙할 때 적용되는 허용 중량보다 무겁다. 왜냐하면 이륙할 때 항공기의 무게는 속도를 계속 증가시키므로 실속 속도에 근접해 비행하지 않고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져 충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착륙할 때 무게가 무거우면 활주로 접근 속도가 커야 한다. 또 접지 속도가 커서 충격이 심하고 활주 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착륙 중량은 이륙 중량보다 가벼워야 한다. 보잉 사의 B747과 B777의 경우 최대 이륙 중량이 각각 413톤과 352톤이지만, 최대 착륙 중량은 296톤과 251톤이다. 특히 에어버스 사의 A380은 최대 이륙 중량이 575톤이고 최대 착륙 중량은 394톤으로 대단히 무겁다. 


항공기 이륙 중량과 착륙 중량의 차이. ⓒ ㈜사이언스북스, 2018.


이와 같이 항공기는 이륙 및 착륙할 때의 허용 중량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항공기가 이륙하자마자 환자가 발생하거나 비상 상황이 발생해 착륙할 때는 연료를 강제로 방출해 중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연료를 강제로 방출할 때는 뒤따르는 항공기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항로에서 방출하면 안 되며, 자신의 항공기에 연료가 묻지 않도록 선회 도중 연료를 방출해서도 안 된다. 또 사람이나 민가, 동식물에 피해를 주기 않도록 바다나 벌판 상공에서 방출하되 적어도 6,000피트(약 1.8킬로미터)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방출해야 한다. 2005년 8월 25일 인천 국제 공항을 이륙한 로스엔젤레스행 KE017편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환자가 발생해 73톤의 항공유를 동해 상공에 버리고 회항한 사례가 있다. 



‘무게 중심’에 대해 복습하는 시간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서 종종 저울로 무게를 측정해 값을 지불하고는 한다. 그렇지만 일상 생활에서 무게 중심(center of gravity, CG)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무게 중심이 일상 생활에서는 큰 관심거리가 아니지만 항공 과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여러 도형의 무게 중심. ⓒ ㈜사이언스북스, 2018.


무게 중심은 물체의 각 부분에 작용하는 중력의 합력(resultant force)의 작용점으로 정의된다. 원이나 구, 사각형 등과 같은 도형들의 무게 중심은 그 대칭의 중심에 있지만 삼각형의 무게 중심은 세 중선(中線)이 만나는 위치에 있다. (중선은 한 꼭짓점에서 마주보는 변의 중점까지 그은 선분이다.) 균일한 대칭형 물체의 각 부분에 작용하는 중력의 합력은 항상 무게 중심을 지나 작용한다. 따라서 물체의 한 점을 실로 매달면 무게 중심은 반드시 매단 점에서 아래로 그은 수직선상에 위치한다.


학교에서 삼각형의 무게 중심에 대해 배운 적이 있어도 별로 관심은 없었을 것이다. 무게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물체의 안정성이 달라진다. 무게 중심이 물체의 낮은 쪽에 있을수록 놓임새가 안정하기 때문이다. 무게 중심이 물체의 높은 쪽에 있다면 물체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쓰러지기 쉽다. 물체를 기울이더라도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가는 경우 무게 중심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 하므로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는다. 


약 5도의 각도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 ⓒ 장조원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피렌체 인근에 위치한 도시 피사에 가면 8층짜리 둥근 탑이 있다. 바로 피사의 사탑이다. 이 탑은 건축 당시부터 약 5도 정도 기울어졌지만 쓰러지지 않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다. 그 이유는 건물의 무게 중심이 건물 안쪽에 있기 때문이다. 건물이 기울어져 무게 중심이 이동했을 때 무게 중심에서 그은 수선이 건물이 놓인 바닥을 벗어나면 건물은 쓰러진다. 모래와 점토로 이루어진 지반이 약해 더 기울어져 무게 중심이 건물 밖으로 이동한다면 결국 피사의 사탑은 무너질 것이다.


싱가포르에 가면 ‘현대판 피사의 사탑’이라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있다. 이 건물은 약 52도 기울어진 건물이다. 너무 기울어져 있어 8층만 올리더라도 무게 중심이 건물 밖으로 나가 쓰러진다. 52도 기울어진 건물을 지탱할 57층의 수직 건물을 만나기도 전에 쓰러져 시공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한국의 쌍용 건설이 포스트 텐션(post tension, 강선을 이용해 인장력이 약한 콘크리트를 보강해 주는 공법)을 적용한 신공법으로 23층에서 수직 건물과 만나도록 시공해 2010년 완공했다. 무게 중심이 건물 밖에 있어 쓰러지는 현상을 신공법으로 막은 것이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건물을 시공한 업체가 우리나라 업체라는 점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항공기의 무게 중심은 항공 안전에 있어서 중요한 생명줄이다. 무게 중심이 각 항공기마다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 항공기가 균형을 잡지 못하면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지상에서도 항공기의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이동하면 항공기가 아래 사진과 같이 뒤로 넘어갈 수 있다.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이동해 뒤로 넘어간 BAe 146-200. 호주의 항공 애호가 YSSYguy가 시드니의 뱅크스타운 공항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cc) YSSYguy/wiki


BAe 146-200의 무게 중심은 엔진을 제거하는 바람에 주착륙 장치보다 후방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바람까지 불어 후방 동체가 바닥에 닿는 일이 발생했으며 바람이 사라진 후에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았다. 무게 중심이 주착륙 장치의 후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게 중심과 안정성에 대해 어떤 함수를 써서 무게 중심을 구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안정성을 유지할까? 수학적으로는 복잡하지만 설명은 간단하면서도 유익한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항공기는 어떻게 안정성을 유지할까?

앞서 말했듯 항공기의 무게 중심은 안정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항공기의 안정성은 항공기가 평형 상태로 비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돌풍으로 인해 평형이 깨졌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성을 말한다. 항공기의 안정성과 조종성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으로 여객기처럼 안정성이 좋아지면 조종성이 나빠지고, 전투기처럼 조종성이 좋아지면 안정성이 나빠진다. 물론 모든 항공기는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제작했지만 안정성에는 임무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힘의 평형 원리를 이용한 풍향계의 안정성. ⓒ ㈜사이언스북스, 2018.


항공기에 작용하는 힘의 평형 원리는 풍향계를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상기 그림에서와 같이 평형 상태에 있던 풍향계가 돌풍이나 외부 교란을 받아 좌측이나 우측으로 움직이게 되면 뒷날개가 교란된 각만큼 힘을 받게 된다. 이 힘은 풍향계의 회전 중심에 대한 복원 모멘트를 발생시키므로 풍향계의 앞부분을 회전시켜 원래 평형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 (모멘트란 회전하는 물체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의 크기와, 회전 중심에서 힘의 작용점까지의 거리를 곱한 물리량이다.) 풍향계의 뒷날개가 항공기의 수평-수직 꼬리 날개와 같은 안정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풍향계의 모습.


항공기 제작사는 비행할 때 기체에 가해지는 힘을 구조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항공기의 무게, 그리고 무게 중심에 대한 허용 범위를 설정한다. 항공사는 수하물을 포함한 승객, 화물을 허용된 총 중량과 무게 중심의 한계 위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탑재해야 한다. 항공기의 무게 중심은 항공기 전방의 일정한 기준선으로부터 각각의 거리과 그 위치에서 적용되는 힘을 계산해 구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은 항공기를 끈으로 매달았을 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위치다. 항공기의 정확한 무게 중심 위치 범위는 주날개의 앞전 부근으로 이것은 어느 항공기나 비행 매뉴얼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항공기 제작사는 항공기에 가해지는 역학적인 힘의 작용에 대한 구조적 안전을 위해 설정한 항공기의 중량 및 무게 중심에 대한 허용 범위에 따라 무게와 균형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항공기에 적재할 수 있는 최대 허용 중량을 초과해서도 안 되지만 무게 중심이 허용 범위를 벗어나도록 승객과 화물을 적재해서도 안 된다. 


또 항공기 자체 중량 및 무게 중심이 내부 인테리어의 변경이나 추가 장비 장착으로 인해 제작사의 매뉴얼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 연방 항공청(FAA)이 인정하는 비행 매뉴얼에 따른 중량과 무게 중심에 대한 최신 정보, 또는 변경되지 않은 최신 항공기 기록을 참고해야 한다. 


항공기 무게중심 계산. D는 거리, W는 무게를 나타낸다. ⓒ ㈜사이언스북스, 2018.


항공기의 무게 중심은 다음과 같이 각 모멘트의 합을 무게의 합으로 나눈 값으로 구한다. 


우선 항공기 기수 전방의 일정 거리가 떨어진 위치에 기준선을 정하고, 이 기준선에서 항공기의 해당 부분 위치까지의 거리(arm)로 항공기에 작용하는 힘마다 모멘트를 구해 더한다. 여기서 모멘트는 항공기의 특정 지점에서 작용되는 힘으로 무게에 거리를 곱한 값이다. 이렇게 구한 총 모멘트를 총 무게로 나누면 무게 중심 위치를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구한 무게 중심의 위치는 세로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무게 중심의 위치는 비행 중 변하므로 전방 한계와 후방 한계를 규정해 제한한다. 연료, 승객, 화물 등의 위치를 감안 해 각각의 힘의 작용이 항공기 전체의 무게 중심 허용 범위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무게 중심은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과 경제적인 운항을 위해 제작사와 관련 기관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운용되고 있다.



안정성의 척도, ‘정적 여유’란?

항공기 조종사는 무게 중심이 그 항공기의 중량 및 무게 중심에 대해 정해진 무게 중심 허용 범위 내에서 승객과 화물을 탑재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용어로 정적 여유(static margin)라는 것이 있다. 이는 무게 중심 위치에서 후방 한계(중립점, 항공기의 피칭 모멘트 계수가 받음각에 따라 변하지 않는 중심의 위치)까지의 거리를 날개의 평균 공력 시위(mean aerodynamic chord, MAC)로 나눈 값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평균 공력 시위는 날개 각 부분의 시위의 산술 평균이 아니라 날개 표면의 지리적 중심을 지나는 시위를 말한다. 


항공기의 정적 여유. ⓒ ㈜사이언스북스, 2018.


정적 여유는 항공기 세로 운동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만약 무게 중심 위치가 허용 범위 앞에 있는 경우에는 (1) 기수가 숙여지는 현상 (2) 앞바퀴의 과도한 하중 증가 (3) 실속 속도의 증가, (4) 성능 저하 유발 (5) 구형 항공기 조종 방식에서는 조종에 요구되는 힘 증가 등과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이 전방 한계를 벗어난 비행 사고로 2003년 12월 25일 아프리카 베냉(Benin)의 도시 코토누(Cotonou)에서 UTA 항공사의 B72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한 사고 사례를 들 수 있다. 조종사는 이륙 전 브리핑에서 하중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륙을 결정했다. 조종사가 이륙을 위해 지상 활주를 하다가 엘리베이터를 당겨 기수를 들었지만 여객기는 기수가 들리지 않고 매우 낮은 피치각으로 부양되었다. 그리고 여객기는 활주로 중심선 외부에 위치한 건물을 강타하고 해변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는 무게가 허용 무게를 초과했을 뿐만 아니라 무게 중심 위치가 허용 범위 앞에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승무원 10명을 포함한 탑승자 163명 중 무려 141명이나 사망했다.


만약 무게 중심 위치가 허용 범위의 후방에 있는 경우에는 (1) 세로 방향의 정적 및 동적 안정성 감소 (2) 심한 경우 항공기 조종 불능 상태 (3) 실속 특성의 악화 (4) 기수 들림 현상 (5) 조종에 필요한 힘 감소(무의식적으로 조종 조작을 크게 해 기체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등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이동해 조종 불능 상태로 인한 비행 사고는 2013년 4월 29일 발생한 내셔널 에어라인 사(National Airlines)의 NA102편이다. 이 사고로 인해 B747-400 화물기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Bagram) 공군 기지에서 이륙한 후 추락해 탑승자 7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 화물기 내에는 기갑 차량 3대와 기뢰 처리 차량 2대가 탑재되었는데 그중 기갑 차량 1대가 화물기 후방으로 굴러 기체를 손상시킨 것이다. 또 이것은 중요한 유압 시스템과 수평 꼬리 날개 구성품을 손상시켰으며, 무게 중심을 후방으로 이동시켜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므로 사고 화물기는 비정상적으로 기수가 들리고 조종 불능 상태가 되는 바람에 추락했다. 이 사고의 가장 큰 이유는 탑재 차량을 단단히 매지 않아 이륙 상승 자세에서 탑재물이 항공기 후방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항공기의 무게 중심 위치는 항공기를 추락시킬 정도로 아주 중요한 데이터다. 


팬텀 F-4 전투기의 무게 중심 전방 및 후방 한계. ⓒ ㈜사이언스북스, 2018.


상기 그림은 팬텀 F-4 전투기가 이륙해서 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착륙할 때까지 무게와 무게 중심의 위치가 변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항공기 무게 중심의 위치와 그 허용 범위는 평균공력시위(MAC)의 백분율로 나타낸다. F-4 전투기의 무게는 이륙할 때가 제일 무겁고 (최대 이륙 중량 : 약 28톤) 착륙할 때가 제일 가벼우며, 무게 중심은 약 5퍼센트 MAC의 이동 범위를 갖고 있다. 무게 중심의 전방 한계는 22퍼센트 MAC이고 후방 한계는 27퍼센트 MAC다. 전투기가 임무 수행 중 폭탄을 투하할 때 무게 중심이 24퍼센트에서 26퍼센트 MAC로 가장 크게 이동하며, 착륙 장치를 내리거나 올릴 때에는 약 0.4퍼센트 MAC 정도 이동한다. 이 전투기는 임무 수행 중에 무게 중심 위치가 23~26퍼센트 MAC 범위 내에서 3퍼센트 MAC 정도를 이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전투기는 비행임무 수행 중 전방과 후방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안정하게 제작된 전투기다. 항공기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후방 한계보다 더 뒤에 무게 중심이 위치하는 경우에는 불안정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항공기는 항공기를 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무게 중심의 모든 범위에 대해 안정성이 보장되도록 설계된다. 


각종 항공기의 정적 여유 비교.


상기 표는 각종 항공기의 무게 중심 이동 한계를 의미하는 정적 여유를 나타낸 것이다. 수송기나 여객기, 비즈니스 제트 등과 같은 경우 정적 여유는 상당히 크게 설계되지만, 전투기의 경우 정적 여유는 작게 설계된다. 왜냐하면 정적 여유가 작으면 안정성이 감소하지만 조종사의 입력에 더 빠르게 반응하는 조종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객기와 같이 정적 여유가 크면 매우 안정하지만 조종사의 입력에 반응하는 조종성이 떨어진다. 정적 여유는 항공기의 비행성 평가(handling quality)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F-16A의 정적 여유를 보면 -2퍼센트 MAC로 음의 정적 여유(negative static margin)를 가져 세로축 방향 안정성이 불안정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신 고성능 전투기 대부분은 조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안정성 완화 개념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전기식(Fly-By-Wire) 비행 제어 계통이 채택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세로축이 불안정한 전투기라 할지라도 제어 법칙을 잘 적용해 조종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언제나 빠지지 않는 항공 과학 속 수학과 물리

이와 같이 항공기의 무게 중심을 구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항공기가 어떻게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날아가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 팬텀 F-4 전투기의 무게 중심의 위치 이동과 각종 항공기의 무게 중심의 후방 이동 한계인 정적 여유를 조사했다. 이러한 항공기의 평형 원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수학과 물리학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생각된다. 항공기의 무게와 안정성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비행의 시대』 48장 「항공기 중량과 균형의 안정성」(본문 435쪽)을 참조하기 바란다.




저자 장조원

공군 사관 학교 항공 우주 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한국 과학 기술원(KAIST)에서 항공 우주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 사관 학교 항공 우주 공학과 부교수,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방문 학자, 캐나다 라이어슨 대학교 겸임 교수 등을 지냈다. 한국 항공 운항 학회 부회장, 한국 가시화 정보 학회 편집 이사, 한국 항공 우주 산학 위원회 공력 해석 및 설계 분과 위원장, 대한민국 공군 발전 협회 연구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항공 우주 학회 학술상, 현대자동차그룹 우수 논문상, 한국 항공 대학교 최우수 교수상, 교원 업적 종합 부문 최우수상, 한국 항공 운항 학회 우수 논문상, 한국 가시화 정보 학회 우수 논문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항공 우주 과학을 일반인도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하늘에 도전하다』와 『비행의 시대』 등이 있다. 현재 한국 항공 대학교 항공 운항학과 교수, 공군 사관 학교 명예 교수로 있으며, 곤충이나 새와 같은 생체 모방 비행체, 경계층 흐름 제어, 유동 가시화 등을 비롯한 비정상 공기 역학 분야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저서

『비행의 시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열정을 한 권에 담아낸 책으로, 항공 우주 분야 키워드 77개를 통해 인류가 어떻게 하늘을 바꿔 왔는지를 보여 준다. 최신 정보와 원리, 다양한 비행기 기종과 일화를 핵심 단어별로 분류해 빠짐없이 소개하는 본격적인 항공 우주 가이드북이다.


『하늘에 도전하다』

항공우주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책으로, 비행기라는 개념의 탄생부터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비행기의 중요한 발달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그 발달의 배경이 되는 과학 이론을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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