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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 1강 스케치 본문

완결된 연재/(完) KAIST 명강 5 스케치

<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 1강 스케치

Editor! 2018.09.12 06:00

한국 과학 기술의 요람 KAIST의 대표 교수진을 모시고 이 시대의 첨단 과학 교양을 배우는 ‘KAIST 명강’ 다섯 번째! ‘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이란 주제로 최신 의과학의 연구 성과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합니다. 세 교수님의 세 차례 강의 내용은 모두 엮어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입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이정호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님께서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을 주제로 인간 유전체, 유전자 편집, 합성 생물학, 돌연 변이, 유전병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들려줍니다.



너와 나를 구분하는 0.1퍼센트,

맞춤형 정밀 의학의 세계

─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1교시: 인간 유전체, 풀리기 시작한 30억 개의 비밀 코드

유전이란 무엇일까요? 유전자는? 유전체는? 또 DNA는요?


유전(heredity)은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달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물려주는 과정이죠. 유전 정보의 실체는, 세포핵 안에 존재하는 DNA라고 부르는 분자의 배열입니다.


세포핵 속에 DNA가 담겨 있다.


즉 유전 정보의 최소 단위는 DNA입니다. 네 가지 종류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이 존재하고요. A, C, G, T의 ‘무작위한’ 배열에 기인한 DNA의 구분은 곧 종(種)의 구분, 나아가 같은 종 안에서도 개체 사이의 ‘미세한’ 구분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이제 1강 제목 ‘너와 나를 구분하는 0.1퍼센트’가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죠?


유전, 유전자, 유전체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 주시는 이정호 교수님.


이런 DNA 배열의 집합이 바로 유전자(gene)입니다. 유전체(genome, 게놈)는 한 개체의 전체 유전 물질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인간의 경우 약 30억 개의 DN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전자는 유전체의 특정 영역을 이루고 있습니다.


유전체의 3차원적 구조.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역할은 뭘까요?


DNA는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단백질을 이루는 분자)을 만드는 방법을 담은 설계도입니다. 이 설계도는 A, C, G, T의 코드로 이루어져 있죠. 그래서 특정 DNA가 어떤 아미노산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암호 해독과 마찬가지로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원리적으로 DNA 집합인 염색체(게놈)를 이런 식으로 100퍼센트 해독하면 그 생물 개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유전 형질이 어느 DNA 코드에 기인했는지, 어느 DNA 코드가 장차 어느 질병을 유발할 것인지. 다양한 생물 중 우리가 특히 더 관심을 쏟고 있는 대상은 바로 우리 자신이겠죠.


그래서 1990년 3.3조 원 규모의 투자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참여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3년 후인 2003년 공식 완료되었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공식 로고.


그 결과 인간의 유전자 개수가 약 2만 개라는 사실과 DNA 30억 개 중 아미노산을 발현하는 유전자 부위는 전체의 3퍼센트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아미노산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 나머지 97퍼센트는, 그럼 ‘쓰레기(junk) 유전자’에 불과할까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가 던지는 이 같은 화두에 답하는 일이 바로 게놈 프로젝트 이후, 즉 ‘포스트 게놈 시대’에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이 유력한 ‘유전자 가위’ CRISPR/Cas9(크리스퍼) 연구가 대표적인 포스트 게놈 연구라고 할 수 있죠.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과 합성 생물학 등 포스트 게놈 연구의 최전선을 다루는 대표적인 책으로 9월 말 출간 예정인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가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유전자 가위' CRISPR/Cas9. (cc) marius walter/wiki



2교시: 유전체 변이와 질병, 돌연 변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돌연 변이는 DNA 단일 염기 서열, 또는 염색체 수준에서 발생하는 ‘비가역적인’ 변이입니다. 돌연 변이는 생물을 진화시켜 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직 완전히 밝히지 못한 인류 진화의 비밀에 돌연 변이가 들어 있다는 학설도 있지요. (관련 링크 바로가기)


하지만 돌연 변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질병을 유발해 생물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죠. 돌연 변이가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다운 증후군, 자폐증 등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다운 증후군을 유발하는 태아의 유전자 돌연변이 확률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자폐증은 아버지의 나이에 크게 좌우된다고 하네요.


그럼 돌연 변이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후천적 요인입니다. 후천적 요인에 기인한 ‘후천적 돌연 변이’는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 세포 내 존재하는 DNA 합성 효소가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이 세포 분열을 하면, 즉 DNA를 복제하면 매 회 0.1~3개의 돌연 변이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세포 대사의 산물인 활성 산소나 자외선, 흡연 등은 돌연 변이 발생률을 더 높인다고 합니다.



3교시: 맞춤형 정밀 의학, 같은 질병 다른 유전체 변이

앞의 두 교시 강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우리는 미세하게나마 각자 다른 유전체, 각자 다른 돌연 변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사람의 세포들끼리도 서로 유전체가 정확히 같지 않습니다. 이 역시 돌연 변이 때문이죠.


어느 두 환자의 질병이 같다고, 이들의 유전체 변이도 같을까요? 아니죠. 그래서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personalized precision medicine)’이 필요한 겁니다.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에서는 개인의 유전자, 유전체를 정밀 분석해 질병의 위험성을 예측하고, 예상되는 반응에 따라 어떤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결정해 처방을 내립니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개인의 유전체 변이를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서비스들이 이미 존재합니다. 침을 뱉어서 건네주면 ‘단돈’ 99달러에 분석해 주는 서비스부터 산모 피에서 태아 유전체 변이를 분석해 주는 서비스, 개인 맞춤형 정밀 암 치료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영화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을 유발하는, 선천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미리 발견했고, 결국 유방 절제술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죠.


(cc) Remy Steinegger, EnemyOfTheState, Hekerui/wiki


중국을 중심으로 이 분야 연구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4000억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요. (관련 기사 바로가기)


개인 맞춤형 정밀 의학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사이언스북스 유튜브에 곧 올라올 이번 강의 동영상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이정호

연세 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신경 약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하워드 휴즈 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유전체 의학을 연구했으며, 2012년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8년부터 난치성 뇌질환 혁신 신약 개발 회사인 소바젠의 CTO를 겸임 하고 있다. 2012년 아산 의학상 젊은 의학자상, 2015년 미국 CURE 재단의 소아 뇌전증 연구상, 2016년 분쉬 의학상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KAIST 대표 우수 연구 성과 10선,  2017년 한국차세대과학기술 한림원, 2017년 서경배과학재단 연구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 관련 도서 ◆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 (근간)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도서정보]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도서정보]


『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 [도서정보]


『양자 정보학 강의』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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