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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 책 대담 (8) 『코스모스』 VS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본문

완결된 연재/(完) 책 대 책

책 대 책 대담 (8) 『코스모스』 VS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Editor! 2012.05.02 19:42

과학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되었거나 과학 대중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책을 중심으로 인물 대 인물, 이론 대 이론, 명강의 대 명강의 등 두 권의 책을 비교 분석하는 <책 대 책>. 그 여섯 번째 대담회가 APCTP(아태이론물리센터)와 사이언스북스, 채널예스 공동 기획․주관으로 지난 4월 17일(화) 저녁 7시 강남 출판 문화 센터 5층 민음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과학자를 뽑으라면 이론의 여지 없이 첫손에 꼽힐 인물은 바로 칼 세이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이들은 각각 ‘과학 대중화에 힘쓰고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낸 만능 재주꾼’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지구 상에 셋밖에 없는 이론을 연구하며 은거한 기인’이라는 이미지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과연 이들이 진정 말하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으며 그들의 메시지는 세상을 얼마나 바꾸어 놓았을까?

4월 <책 대 책> 대담회에서는 두 사람의 진면목을 직접 쓴 저서와 강의록을 통해 알아보고자 30년 동안을 과학 교양 도서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칼 세이건의『코스모스』와 1921년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행한 아인슈타인의 생생한 육성을 담은 『상대성이란 무엇인가』를 선정하였다.

정애리 연세 대학교 천문 우주학과 교수가 『코스모스』를, 장헌영 경북 대학교 천문 대기 과학과 교수가 『상대성이란 무엇인가』로 4월 2일 각기 서평을 쓰고 대담자로 나섰으며, 이명현 세티코리아 조직 위원회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대담자와 사회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본격적인 대담이 시작되었다.


사회자(이명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굉장히 기념비적인 날인데요. 저희가 9월부터 계속 대담회를 하고 있는데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여성분을 모셨습니다. 저희가 반성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물리학 쪽에서 대중적인 글을 쓰시는 여성 필자분을 모시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모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애리 교수님부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코스모스(정애리): 저는 어렸을 때부터 별을 보다가 밤하늘에 빠져 가지고 결국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는데요. (장헌영 교수님을 보시며) 석사 지도 교수님이세요. 그리고 (이명현 교수님을 보시며) 작년에 천체 물리 강의를 하셨던 선생님이세요. 제가 이 제의를 특히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이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두 선생님과 자리를 함께할 수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도 수락할 수밖에 없었고요. 저는 이런 자리가 처음이거든요. 언변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그냥 편하게 옆집 아가씨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정애리 교수님 언변이 안 뛰어나다고 하시는 데 이 정도시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도 천문학 전공했고요. 사실 제가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서평을 쓰긴 했지만 사실 천문학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책이 『코스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80년대에 처음 나왔을 때 사 가지고 봤거든요. 그래서 천문학을 시작하게 되었죠.


사회자(이명현): 간단한 자기소개는 하셨는데 도대체 무엇을 연구하시는지 그 이야기 잠깐 듣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장헌영 교수님.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저는 박사 주제로 태양 내부 구조를 했습니다. 태양 안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1980년대에 꽃을 피워서 그때 우리나라 말로 하면 태양 지질학 태양 진동학 그런 걸 했고요. 학위 받고 나서는 회사 다니고 이것저것 하면서 좋은 분들이랑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배우면서 감마레이 버스트라고 요즘 현대 천문학에서 굉장히 핫 이슈인 그런 것도 연구했고요. 그리고 미시 중력 렌즈라는 게 있는데 그 현상에 관련된 천문학을 제가 연구했고요. 그런 식으로 자료 처리를 기반으로 한 이론천문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코스모스(정애리): 저는 장헌영 교수님하고 전혀 다른 분야를 하고 있는데요. 우선 제가 공부하는 대상은 은하에요. 우리 은하 밖에는 외부 은하들이 굉장히 많죠. 그런데 은하도 사람처럼 환경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수가 있거든요. 환경에 따라서 은하들이 어떻게 진화를 해 가는지가 제 주전공인데요. 특히 별과 별 사이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가스나 먼지가 많이 차 있잖아요. 그 가스나 먼지들이 주변의 영향을 어떻게 받는지를 많이 공부하다 보니까 특히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자(이명현): 뭐 하시는 분인지 아시겠어요? 들어도 모르시겠죠?

일단 좀 부드러운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나에게 코스모스와 상대성 이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런 이야기 조금 들어 볼까요? 정애리 교수님. 나에게 코스모스란?


나에게 코스모스란


코스모스(정애리):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그냥 하늘을 쳐다보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그냥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여러분도 경험하셨을지 모르겠지만 하나씩 둘씩, 아는 만큼 보이거든요. 그 느낌이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코스모스』를 그때 만났죠. 그래서 저에게는 제 꿈을 좀 더 구체화해 준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과학적 사실과 천문학의 역사가 굉장히 잘 담겨 있기 때문에 제 전공 분야의 역사서이기도 합니다.


사회자(이명현): 과학자로서의, 그리고 대중 스타로서의 칼 세이건은 어떤가요? 칼 세이건은 엔터테이너이기도 하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잖아요?  


코스모스(정애리): 먼저 저는 가서 만질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우리에게 들어오는 빛을 이용해서 연구만 해야 하는데 천문학자로서의 칼 세이건은 여러 행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직접 인간이 우주로 나아가게끔 하는 그런 어떤 선구자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저에게 칼 세이건은 기존의 틀을 부순 콜럼버스 같은 과학자입니다.

천문학이라고 하면 일반 사람은 어렸을 때 꿈꿔왔던 것. 내지는 너무 머리 아픈 것. 그렇게 딱 두 가지를 생각하시는데 둘 사이를 잘 이어 준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저는 예전에 부유한 국가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으로서 국민의 세금을 먹으면서 하는 연구인 천문학이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어요. 처음 유학을 가서 한 10명 정도를 놓고 강의를 하는데 천문학이 얼마나 유용한 학문인가 이야기해 주고 싶어서 그 논의를 지도교수님과 한번 한 적이 있거든요. 국방 기술이라든가 MRI 처럼 천문학이 얼마나 사회에서 유용하게 쓰이는지 그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하니까 지도교수님께서 갑자기 깜짝 놀라면서 그게 무슨 말이냐. 우리는 그냥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하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더라고요. 천문학이 우리 인류에게 실용적인 것도 있지만 동시에 얼마나 흥미로운 학문인가를 이 칼 세이건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제작하고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하면서 정말 잘 널리 퍼뜨려 주었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천문학을 만든 것이 칼 세이건이 한 큰 업적 중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자(이명현): 대상을 바꾸어서, 상대성 이론이란 장헌영 교수님에게 어떤 것인가요? 상대성 이론 책도 번역하셨잖아요?


코스모스(정애리): 상대성 이론은 밥줄 아닌가요? 밥줄.


새로운 믿음에서 출발한 이론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상대성 이론에는 수식도 나오고 여러 가지 나오지만, 제일 중요한 점은 이것 같아요. 상대성 이론 이전의 뉴턴 역학은 돌을 던지면 돌이 어떻게 날아갈까를 계산하는 역학이거든요. 돌의 위치가 측정의 대상이죠. 운동량도 에너지도 다 측정의 대상인데요. 뉴턴 역학은 이것을 어떻게 우리가 다룰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다면 아인슈타인은 한 차원 넘어서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그걸 측정할 것인가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뉴턴 역학에서는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이 있어요. 주어진 것을 바꿀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대상의 기준이 되는 좌표계, 좌표계와 공간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런 것을 다루었기 때문에 옛날 데카르트나 이런 철학자들도 다 공간이 무엇인가를 연구했는데 그걸 해결한 사람이 아인슈타인인 거죠. 그리고 또 중요한 점 중의 하나가. 아인슈타인에게는 자연법칙이 좌표계가 달라진다고 달라지면 안 된다고 하는 믿음이 있었어요. 이를테면 당시 잘 알려져 있던 전자기파의 속도가 일정하다.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거죠. 그 자연법칙이 좌표계가 달라진다고 해서 달라지면 안 된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법칙을 찾느라고 고민하다 보니까 아 그렇다면 공간이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고 거기서 자연적으로 도출된 물리적 귀결이 상대성 이론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상대성 이론이 무엇인가? 물어보신다면 저는 그렇게 대답하겠어요. 단순한 자연 과학 이론이 아니라 측정 대상과 측정하려는 기준에 대한 고민. 자연법칙이 좌표계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는 그런 믿음. 새로운 믿음이죠. 믿음이라니까 좀 이상하긴 한데 그런 기본 가정에서 출발한 차원이 다른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이명현):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나왔네요. 이제 천천히 설명해 주실 겁니다. 제가 오늘 회심의 카드로 가지고 나온 게. 그런 것 저는 제일 싫어하거든요. 기자들이 전화 걸어서 1분 안에 상대성 이론을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만큼 쉽게 설명해 달라. 이런 것. 그런데 이 자리에 앉으니까 그런 욕망이 막 듭니다. 설명을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일단 특수 상대성 이론이 있고 일반 상대성 이론이 있는데 흔히 쉽게 이야기하기를 특수 상대성 이론은 ‘특별한 경우’에 관련된 이론이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일반화된’ 이론이다 이렇게 알고 계시죠. 그 말이 맞기는 해요. 더 구체적으로 하자면 특수 상대성 이론은 물체가 빨리 움직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는 운동학 이론이에요. 빛의 속도처럼 빨리 움직이는 물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렇게 보면 특수 상대성 이론은 등속 운동하는 좌표계의 이론이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가속 운동까지 포함한 것이죠. 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 이론이에요. 중력이란 무엇인가에 더 관심을 두었던 이론이거든요. 실제로는 완전히 별개인 거죠.


사회자(이명현): 뭐가 특별한 경우인지 아시겠어요? 더 설명을 쉽게 하셔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그것부터 시작하죠. 특수 상대성 이론은 결국 시간과 공간을 상대화하잖아요. 그 이야기 하시면서 시간에서 동시라는 것이 왜 존재할 수 없는지 그것부터 이야기해 주시죠.


1분으로 배우는 상대성 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제가 딴 이야기를 한번 해 볼게요. 그걸 들으시면서 질문을 이렇게 이해가 더 잘 되는지 생각을 해 보세요.


예를 들면 진공이라는 게 있잖아요. 공기를 빼는 게 진공이잖아요? 방이 있는데 제가 나가고 여러분 나가고 공기도 하나씩 다 빼고 하다 보면 마지막 입자가 남을 건데 그 입자를 빼는 순간 우리가 진공이라고 불러요. 100% 진공이죠. 그런데도. 여기 공간이 있죠.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진공이라고 정의한 건데 공간이 남아 있는 것이거든요. 이게 갈릴레오가 이야기한 절대 공간이라는 개념이에요. 우리가 뭐를 하든지 간에 건드릴 수 없는 게 있는데 이게 바로 공간이라는 것이거든요. 시간도 마찬가지죠. 주어진 거죠. 절대적으로 주어진 것. 절대적인 공간 절대적인 시간. 우리가 측정하려고 하는 어떤 것과는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게 뭐냐면 마지막 입자를 빼냈을 때 이 공간이 없어지는 거예요. 같이. 우리가 그런 질문도 가끔 하잖아요. 우주가 지금 있다고 하는데 우주 바깥에 고개를 내밀고 보면 뭐가 보이냐. 아인슈타인이 이걸 굉장히 잘 설명했어요. 우리가 생각할 때 무언가 있고 우주가 그 안에 있기 때문에 우주에 경계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주 바깥에 고개를 내밀고 볼 수 있다는 뜻이 바로 그런 거죠. 아인슈타인은 그걸 인정하지 않아요. 바깥에 뭐가 있는 게 아니고 이 자체가 공간이고 이건 물질 때문에 생기는 그런 거예요. 그래서 내가 고개를 내미는 순간 내 고개 때문에 또다시 장이라고 하는 뭐가 생기고 그게 공간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 바깥은 절대로 나갈 수 없는 거예요. 고개를 내미는 순간 그게 우주가 되는 것이거든요. 시간도 마찬가지죠. 동시라는 게 우리가 같은 시계가 있어 가지고 절대적으로 내가 측정하는 것이면 이 사람한테도 내가 봤을 때 같이 일어나면 말 그대로 같이 일어나면 동시가 되는 것이고 이 사람이 봤을 때도 같이 일어난 것이면 동시가 되는 거지만 이게 시간이 절대적으로 주어진 게 아니고 시간과 공간이 엮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도 절대적인 게 아니라서 서로 엮이다 보면 측정할 때 같이 안 된다는 개념에서 우리가 옛날 뉴턴 때랑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하고 이야기하는 게 동시성의 문제라고 제가 이해를 해요.

공간하고 시간이 독립적인 게 아니고 서로 엮어 있기 때문에 내가 시간을 고정해 놓고도 공간을 막 변화시키면서 다른 걸 할 수도 있고 공간을 고정시켜 놓고 시간을 막 변화시키면서 다른 걸 할 수 있거든요. 좌표값이 같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네 개의 좌표계를 사용하는 수학을 이용하면 제가 지금 잘 설명을 못 드리겠지만 그걸 이용하면 결론적으로 예를 들면 운동하는 방향으로는 길이가 짧아지는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고요. 계산을 하면 그다음에 시간으로 따지면 똑딱똑딱 가야 하는데 움직이는 애 입장에서 보면 시계가 느려지는 것처럼 가는 효과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얻을 수 있다고 해요. 그것을 제가 이렇게 설명해 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은 하여튼 특수 상대성 이론의 논리 안에서는 가정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그냥 효과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 걸 우리가 일컬어서 특수 상대론적 효과라고 부르죠.


사회자(이명현): 그런 것들이 우리 일상에서도 벌어지는 거죠? 제가 막 빨리 달리면 제가 짧아지는 거죠?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그래서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 타고 막 돌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농담처럼 하거든요. 그걸 계속 타고 돌면 지구에서보다 오래 산다고 하는데 다만 시속 1000킬로미터 가지고는 십만분의 1초인가 몇백만분의 1초인가밖에 오래 못 산다고 하는 것 같아요.


사회자(이명현): 오래 살고 싶다면 빨리 달리면 되는 거죠? 그러면 단지 시계만 늦게 가는 게 아니라 내 생체적인 시계도 늦게 가고 모든 물질대사의 흐름이 달라지는 거죠.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저는 막 뛰어왔고 어떤 분은 천천히 걸어왔는데 딱 멈췄어요. 그러면 제자리로 제 몸이 돌아오는 건가요? 막 달릴 때 짧아졌잖아요. 일단 멈췄어요. 그러면 제 몸이 원래대로 다시 돌아오는 건가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가 아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측정하는 좌표계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예를 들면 선생님 지금 뛰어 오셨는데 뛰어 오시는 와중에 계속 선생님 몸을 재면 안 줄어든 채로 있으신 거죠.


사회자(이명현): 막 달리고 있을 때 자기는 자기가 줄어들었다는 걸 모르는 거죠? 남이 보면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는 거죠? 그러면 달리는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까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달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지해 있는 사람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죠. 


사회자(이명현): 그러면 도대체 누가 맞는 겁니까?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둘 다 맞는 거예요. 


사회자(이명현): 누가 보느냐. 관찰자가 굉장히 중요해지겠네요. 이해가 잘 되셨나요?

잘 맞았기를 바라면서 일반 상대성 이론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 이론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중력이라고 하면 고등학교 때 우리는 만유인력. 잡아서 끌어당긴다 그렇게 배웠는데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이 기하학적인 효과라고 하네요.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1분으로 배우는 상대성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얇은 고무, 고무판에 쇠구슬 놓으면 휘어지잖아요. 휘어진 고무판에 내가 여기에 더 작은 구슬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굴러서 내려갑니다. 뉴턴이 이야기한 중력은 태양같이 큰 질량이 중력 공식을 통해 잡아당기는 것이거든요. 여기서는 갖다 놓으면 무조건 끌어 와요. 멀리 있는 애들이건 가까이 있는 애들이건. 아인슈타인은 그게 이상했던 거죠. 왜냐면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빛의 속도보다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없어요. 신호도 멀리 있는 애에게 알려줘야 아는 건데 중력이 무한히 빠른 속도로 힘을 줘서는 안 된다는 모순 때문에 이 사람이 만든 게 일반 상대성 이론인데요. 그러면서 얻은 결론은 아까 나온 것처럼 시공간이 고무판처럼 있으면 그게 기울었기 때문에 흘러가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거죠. 고무판 위에 돌을 놓으면 휘는데 휜 공간에서 내려가는 속도, 그게 빛의 속도이고요. 휜 시공간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게 우리 눈에는 마치 걔가 끌어당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석했어요. 그래서 그걸 기하학적 해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사회자(이명현): 그러면 제가 여기 있으니까 제 주위 공간이 휘어졌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왜 안 보이는 거죠?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너무 우리의 질량이 작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회자(이명현): 그러면 만약에 태양이나 블랙홀 같은 것을 갖다 놓으면.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휘는 정도는 질량에 달려 있고 결정이 되죠. 예를 들면 태양이 이렇게 있고 지구가 도는데 얘가 도는 것은 사실 공간이 휘었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런데 태양이 아주 쭈그러들어서 지구보다 천 배 작아졌다든지 몇십 만 분의 1로 작아졌다고 하더라도 지구에서 볼 때는 여전히 그냥 휜 공간으로 나와요. 오로지 달라지는 점은 돌 놨던 거기, 거기에서 더 많이 휘냐 적게 휘냐 그게 달라지는 거죠. 그래서 태양이 블랙홀이 된다고 지구가 어떻게 되지는 않아요. 다른 것은 그 근처에 갔을 때 아 얘가 밀도가 큰 애구나 작은 애구나 그것만 아는 거죠.


사회자(이명현): 이제 잠깐 장헌영 선생님 숨 쉴 시간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코스모스란 책에서는 칼 세이건이 행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러잖아요. 특히 칼 세이건이 금성 탐사도 주력을 했고요. 잘 알려지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온실 효과도 발견했는데 행성 탐사 중에서 특히 바이킹 계획 같은 것? 관련해서 외계 생명체와 관련해서 칼 세이건이 굉장히 큰 공헌을 하기도 하고 비전을 보이잖아요. 그런 이야기 조금 선생님 숨 쉬실 동안 부탁드립니다. 


외계 생명체 탐색

코스모스(정애리): 시간 많이 안 드릴 거예요.(웃음) 칼 세이건은 다른 태양계 행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직접 찾아 나섰던 사람으로서는 최초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외계 생명체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인데요. 일단 태양계 안에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다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것 같아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것보다 물이라는 성분을 가진 행성이나 행성의 위성들은 꽤 존재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서 생명체가 정말로 살 수 있는가는 의문이죠. 작년에 나사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예외적으로 기자까지 불러서 크게 했는데 내용은 조금 실망스럽게도 지구 내에서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발표했죠. 특이한 점은 그동안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독성을 가진 환경에서 사는 생명이 발견된 거예요. 지금까지는 인류에게 익숙한 쾌적한 환경만을 찾아 왔다고 하면 작년에 발표한 내용은 외계 생명체 탐색의 대상을 굉장히 넓힌 것이거든요. 그래서 의미가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다른 태양계는 어떨까요? 천문학자들은 빛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 은하는 가기가 힘드니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다른 태양계를 찾고 있는데요. 올해 4월까지 찾아진 행성의 개수가 700여 개가 된대요. 그중에서 한 100여 개 정도는 같은 별에 딸려 있는 다중행성계이고 600개 정도의 별에서 행성이 찾아진 거예요. 그게 시작이죠. 그런 조건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우리가 그걸 탐지할 방법이 있는지. 만약 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우리에게 연락할 의지가 있는지. 마지막으로 그게 현실이 될지는 굉장히 다른 문제인 것 같기는 해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저는 뭐랄까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정애리 선생님이 나사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굉장히 물에 중점을 두고 있거든요. 가령 우주인이 들어와서 지금 한국말 한다고 하면 얼마나 놀라겠어요? 우리는 다 외계인은 영어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녕하세요.” 하면 얼마나 놀라워요. 저로서는 그거만큼 놀라운 일이 외계인이 와서 영어로 말하든 뭘 말하든 “차 한 잔 주세요.” 하면 정말 놀랄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우리랑 똑같이 물을 마신다니 놀랄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행성계 이야기나 아주 극한 환경에서 사는 수준에서 생명을 정의하는 것은 우리가 이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사회자(이명현): 장헌영 교수님의 시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찾을 것이냐는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다른 것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고 지구밖에 모르잖아요. 그러면 지구 생명체와 똑같은 것을 찾는 것 외에 대안이 있는가 그런 생각도 좀 들고요. 우주 생물학이라는 게 생각해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죠. 연구해야 할 대상이 없잖아요. 그런데 아까 생명의 정의라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정의란 말을 다 버리고 특성이라는 말로 옮겨 왔어요. 생명을 정의하다 보면 다 빠져나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정의라는 말은 이제는 안 씁니다. 그런데 그런 말이 나오는 데 기여한 게 어쩌면 우주 생물학일지도 모릅니다. 생물학자에겐 생명이 너무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에 생명의 정의라던가 근원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요. 만약에 화성에 가서 생명체가 있는지를 찾아보자고 하면 우리는 척 보면 알잖아요. 우리 뇌가 직관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얘가 생명인지 아닌지 분명히 알죠. 아는데 그런 것을 저 멀리 화성에다가 바이킹호를 보내 작업해서 생명이다 아니다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기계적인 의미에서의 특성이 필요한 거죠. 이런 실험을 했더니 빛을 쪼였더니 반응을 하고 이런 10가지가 나왔으니 생명이다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역으로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계기를 우주 생물학이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그런 측면에서 기여했다는 그 말씀은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천문학도 아직 조사가 안 끝난 학문이거든요. 우주가 뭔지 아직 잘 모르는 거죠. 멀리 보면 아직도 새로운 은하가 발견되고 있고. 다른 파장으로 보면 또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이게 천문학의 특성 중 하나인데 말씀하신 대로 생물학도 마찬가지로 아직 조사가 안 끝난 학문이죠. 그리고 생명의 정의가 되었든 특성이 되었든 아직 잘 모르는. 그래서 서로 만나는 게 굉장히 재미있는 조합인 건 확실해요.


과학이란 전환이다

사회자(이명현): 과학은 그런 것 같아요. 하나를 가르치면 원래 열을 안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하나를 알면 모르는 게 열 개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재미있고요. 외계 생명체 같은 경우는 있으면 신나는 일이지만 없으면 더 신나는 일입니다. 실패라는 게 없으니까요. 천문학에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장헌영): 동의합니다. 딴 이야기를 좀 하자면 과학이라는 게 사실 숫자 외우고 문제 풀고 이게 과학이 아니거든요. 내가 생각할 때 뭔가 큰 전환 같은 게 있어요. 아인슈타인이 위대하다고 하는 게 그 시대를 완전히 깬 사람이예요. 말꼬리를 잡고 따져 보고 이론 고치고 잘 맞추는 근사치를 계산한 게 아니고 그 이론이 전환을 불러온 위대한 사람들이거든요. 우리 인간의 체계를 바꾼 그런 과학자들이 아직은 모르겠지만 한국에 있는 과학자들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는 갈릴레오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돌 떨어뜨리는 실험은 애들도 다 하는 실험이거든요. 그걸 실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누군가 이야기하는 것을 그냥 믿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거예요. 중력 이론도 생명의 특성도 언젠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누군가 이야기했다고 그냥 믿으면 그건 과학이 아니에요. 종교이고 미신이거든요.


코스모스(정애리): 저도 말씀을 드리자면 전 그분이 행성부터 시작해서 우주론까지 서사적으로 기술하신 게 ‘인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가 사고할 수 있다.’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셨을까 해요. 우리가 있기 때문에 우주가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에게 탐구의 기회가 주어진 게 아닐까 생각하고요. 여러분도 코스모스를 읽으시면서 외계인이 있든 없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우주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져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사회자(이명현): 말씀하신 대로 아인슈타인과 칼 세이건은 다 하나씩 기존의 시대에서 전환을 이루어 낸 사람이라고 수 있죠. 그래서 우리에게 아직도 큰 울림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럼 대담을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가해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박수)


4월 책 대 책 대담회는 두 거장의 인기를 증명하듯 빈자리 없이 꽉꽉 들어선 청중 앞에서 진행되었다. 두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인 외계 생명체 탐색과 상대성 이론이라는 두 화두의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수준 높은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으며, 대담자 각자의 학문 영역이 다른 만큼 보였던 약간의 의견 차가 과학에 대한 애정 속에서 창조적으로 혼융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인슈타인과 칼 세이건은 공통점을 찾는 편이 더 빠를 정도로 모든 면에서 닮은 점이 적은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두 과학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개념틀을 깨부순 선구자였다. 이 말은 그들의 메시지에도 적용된다.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은 신성불가침이 아니며, 외계 생명체 발견은 헛된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열어 놓은 가능성이라는 공간 속에서 인류는 많은 지적 성취를 이루었다.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 학문인 천문학이 더욱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이름을 많이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4월 책 대 책 대담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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