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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이언스-오픈-북

다윈의 ‘아미’가 되어 보세요

Editor! 2023. 3. 22. 16:04

다윈 지능(2), 다윈의 사도들과 출간 기념으로 진행하는, 2023330() 최재천×궤도의 북 콘서트, 다윈, 어떠세요?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벌써 200석이 꽉 찬 것은 물론이고, 5, 6 1의 경쟁률 속에서 추첨으로 결정될 참석자 명단에 대한 독자 문의가 출판사의 마케팅부를 바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진화 생물학자로서, 생태학자로서, 그리고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 최재천 교수님의 인기는 물론이고, 한국 과학 커뮤니케이션 세계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님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 북 콘서트는 궤도 님이 묻고 최재천 교수님이 13번째 사도로서 답변하면서 다윈의 삶과 사상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를 캐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는 북 콘서트 현장을 녹화해 유튜브로 공개할 예정이니 당첨되지 못하는 독자라도 최재천 교수님과 궤도 님, 그리고 다윈 선생님의 통찰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주 행사의 예고편으로서 다윈의 사도들의 서문을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최재천과 사이언스북스만이 가능한 만남에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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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Army)’BTS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다윈에게도 아미가 있다. BTSA.R.M.Y.(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는 단순히 BTS의 음악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스스로 체화한 다음 제가끔 콘텐츠를 재생산해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한국 가요계에서도 변방에 머물던 BTS가 비틀스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밴드로 떠오른 배후에는 바로 아미의 팬덤 문화가 있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의 교수도 아니고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원도 아닌 재야의 생물학자 다윈이 과학사와 사상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된 배후에도 그를 둘러싼 팬덤의 역할이 컸다.

 

팬덤은 당사자가 나서서 애쓴다고 형성되는 게 아니다. 물론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군불은 계속 지펴야 한다. BTS는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 주효했다. 다윈은 편지를 썼다. 건강 때문에 런던 생활을 포기하고 시골로 주거지를 옮겼지만 다윈은 세상과 소통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평생 거의 2,000명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다윈 서신 프로젝트가 모아 놓은 14500통의 편지만으로 계산하더라도 하루에 한 통 이상씩 쓴 셈이다. 다윈이 만일 지금 우리 곁에 다시 태어난다면 아마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이메일과 유튜브를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하느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네트워킹(networking)의 귀재였다.

 

인기의 열풍은 뭐니 뭐니 해도 우선 탄탄하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 BTS는 케이팝 특유의 칼군무에 글로벌 트렌드의 음악을 세련되게 버무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종의 기원이 출간되기 하루 전날 미리 원고를 받아 읽은 토머스 헉슬리의 그 유명한 탄식이 많은 걸 말해 준다. “나는 왜 이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정말 바보 같으니라고.” 다윈 포럼의 대표 옮긴이로 종의 기원을 번역한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장대익 교수는 다윈의 이론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고 주장한다. 탁월한 이론은 모름지기 단순함(simplicity), 응용성(robustness), 그리고 직관적 아름다움(intuitive beauty)을 지녀야 한다. 다윈의 이론은 더할 수 없이 간결한데 설명하지 못할 현상을 찾기 어렵다는 데 차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다윈의 이론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엄청난 물의를 일으켰지만 동시에 많은 학자의 체화와 재생산이 뒤따랐다.

 

 

『다윈 지능』(2판), 『다윈의 사도들』 등 「드디어 다윈」 시리즈 책들.

 

아미는 다윈에게도 있었다!

 

헉슬리는 다윈의 불도그(Darwin’s bulldog)’를 자처하며 다윈을 대신해 대규모 강연회도 열고 열띤 공개 토론도 마다하지 않았다. 1860630일 영국 과학 진흥 협회 연례 회의에서 옥스퍼드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와 벌인 논쟁은 유명하다. 옥스퍼드 박물관에 모인 700명의 청중 앞에서 윌버포스가 먼저 종의 기원에 관한 그의 비평문을 발표했고, 헉슬리, 그리고 비글 호의 선장이었던 로버트 피츠로이와 다윈의 친구 식물학자 조셉 후커가 뒤를 이었다. 훗날 영국의 철학자 존 랜돌프 루카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차 마치 검투장을 방불케 했던 그곳에서 발표 내용을 제대로 들은 사람이 있었을까 의심스럽지만, 윌버포스와 헉슬리가 주고받았다는 언쟁은 지금도 구전된다. “당신 조상 중에 원숭이가 있다는 것인데 할아버지 쪽이냐, 할머니 쪽이냐?”라며 비아냥거리는 윌버포스에게 헉슬리는 다음과 같이 응수했다고 전해진다. “한심한 유인원을 할아버지로 둘 것인가, 아니면 고상한 인격과 엄청난 영향력을 지녔으되 그 자질과 능력을 엄숙한 과학 토론의 장에서 조롱이나 일삼는 데 허비하는 사람을 할아버지로 둘 것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유인원을 택하겠다.” 이런 헉슬리를 다윈은 복음, 그것도 악마의 복음을 전하는 나의 선하고 친절한 대리인이라 불렀다.

 

다윈과 함께 발견한 자연 선택 메커니즘을 다윈주의(()Darwinism())라는 제목의 책까지 쓰며 온전히 다윈에게 바친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 다윈의 자연 선택 이론을 사회 수준까지 끌어올려 결과적으로는 불편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적자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나름 매력적인 문구를 만들어 다윈의 이론을 알리는 데 공헌한 허버트 스펜서, 그리고 다윈의 절친 후커와 스승이자 멘토인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 ……. 이들의 도움, 특히 종의 기원이 출간된 이후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으면 다윈의 이론은 자칫 동력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지 모른다.

 
다윈을 원숭이로 풍자한 캐리커처들.

 

다윈의 아미는 동료와 친지로만 이뤄진 게 아니었다. 더 가깝게는 가족이 그의 곁에 있었다.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살았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데 묶인 다윈 기업(Darwin industry)’의 직원들이었다. 나이 서른에 외사촌인 찰스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한 에마 웨지우드는 평생 집에서 연구와 집필에 몰두한 다윈을 보필한 최고의 조력자이자 후원자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다윈의 종교적 고뇌에 공감하고 변화(transmutation)에 관한 그의 생각에 귀 기울여 준 훌륭한 동반자였다. 둘 사이에서 모두 열 명의 자식이 태어났는데 그중 셋은 일찍 세상을 떠났다. 셋째 헨리에타 에마 다윈은 84세까지 살았는데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아버지의 책 편집을 도왔다. 넷째 조지 하워드 다윈은 수학과 천문학을 전공하고 켈빈 경, 즉 윌리엄 톰슨에게 사사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구 물리학 교수로 지내며 왕립 협회 회원으로 추대되었고 왕실로부터 작위도 받았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시시콜콜한 계산 문제를 풀어 달라는 아버지의 요청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받을 지경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여섯째 프랜시스 다윈은 의대를 졸업했으나 의사가 되지 않고 아버지의 실험 조교 겸 비서로 일했다. 식물의 기공 연구로 세계적인 학자 반열에 올라 역시 왕립 협회 회원으로 추대되고 왕실로부터 작위를 받았다. 가족의 성원 거의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다윈의 진화 연구와 확산에 참여한 셈이다. 가히 가족 기업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다윈의 군대에 기꺼이 자진 입대한 것은 아니었다. 실황은 정반대였다. 지지자보다 공격하는 이가 훨씬 많았다. 과학의 역사에서, 아니 학문의 역사를 통틀어 다윈만큼 혹독하고 집요한 공격을 받은 학자가 또 있을까 싶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질학과 애덤 세지윅 교수는 다윈을 지질학에 눈뜨게 한 스승이었다. 1831년 여름 3주 동안 세지윅 교수가 이끈 지질 탐구는 다윈을 지질학도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구태여 구분하자면 다윈은 지질학도로 비글 호에 승선했다가 결국 생물학자가 되어 돌아왔다. 다윈과 세지윅은 서로 서신을 주고받는 훈훈한 사제지간이었는데, 다윈이 보낸 종의 기원을 읽고 세지윅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단다. “자네 책을 즐거움은커녕 고통을 감내하며 읽었네. 훌륭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떤 부분은 읽으면서 옆구리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네.” 그래도 두 사람은 이내 젊잖게 서신을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다윈을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은 당시 영국 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생물학자 중 하나였던 리처드 오언이었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출간하며 무엇보다도 런던 자연사 박물관을 설립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당대 최고의 비교 해부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오언의 지지를 기대했다. 개인적인 만남이나 서신에서 오언은 늘 공손했고 비글 호 항해에서 채집한 다윈의 동물 표본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일까지 친절하게 도와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1860년 오언이 다윈의 자연 선택 이론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하며 그들의 동료 관계는 끝이 났다. 생물학자 세인트 조지 잭슨 미바트는 한동안 다윈의 이론을 지지하며 신학과 접목하려 애썼으나 끝내 포기하고 다윈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 돌아섰다. 개인적으로 나는 윌리엄 휴얼과 다윈의 관계가 가장 아쉽다. 다윈은 종의 기원1판 책머리에 휴얼을 인용했다.

 

 

그러나 물질 세계에 관하여 우리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
즉 사건들은 각 개별 사례에 가해지는 신적 능력의 독립적 개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확립된 일반 법칙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윈의 이 같은 헌정에도 불구하고 휴얼은 나는 아직 자네의 교리로 개종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선을 그었다. 나는 다윈 혁명(The Darwinian Revolution)’에서 자연 선택 이론 확립에 휴얼의 가르침, 즉 귀납의 통섭(consilience of inductions)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과학 철학자 마이클 루스(Michael Ruse)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섭적 방법론을 다윈만큼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한 학자는 없다. 다윈이 끝내 휴얼의 축복을 받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다윈의 아미 역할을 자청했던 19세기 지식인들. 월리스, 스펜서, 후커, 라이엘, 헉슬리.

 

 

다윈의 팬덤은 전 세계 규모

 

이런 와중에 해외 학자들의 기여와 지지가 다윈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교 식물학자 에이사 그레이(Asa Gray)는 다윈과 편지를 무려 300통이나 주고받은 사이였다. 1858년 다윈이 월리스의 논문을 받았을 때 라이엘과 후커는 다윈이 1844년에 쓴 에세이의 일부와 1957년 다윈이 그레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종의 기원을 설명한 그의 이론에 대해 적은 것을 정리해 린네 학회에서 발표함으로써 자연 선택 이론에 관한 다윈의 우선권을 확보했다. 그레이는 모든 이슈에서 다윈의 생각에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종의 기원의 저작권을 보호해 주는 등 다윈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었다. 독일의 아우구스트 바이스만의 생식질 이론(germ plasm theory)은 멘델의 연구가 재발견되기 전 다윈의 이론을 가장 훌륭하게 뒷받침했다. 라마르크의 획득 형질의 유전개념의 허점을 가장 분명하게 지적한 진화 생물학자였다. 1880년대로 접어들며 짐짓 침체기로 빠져들던 다윈의 이론을 구해낸 장본인이 바로 바이스만이다.

 

그레고어 멘델은 다윈과 달리 팬덤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 1865년 두 차례에 걸친 학회 발표에도 불구하고 카를 네겔리를 비롯한 당대 학자들은 그의 이론을 이해하지 못했다. 1866년에 발표한 그의 논문은 다윈의 서재에 꽂혀 있었건만 읽은 흔적조차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그의 이론은 1900년 네덜란드 식물 유전학자 휘호 더 프리스 등에 의해 재발견되어 겨우 빛을 보게 되었다. 멘델 유전학은 1930년에 이르러 걸출한 통계학자 로널드 피셔와 유전학자 존 버던 샌더슨 홀데인 등에 의해 다분히 서술적이던 다윈의 자연 선택 이론은 정량적으로 재분석하는 데 기여하며 개체군 유전학(population genetics)으로 거듭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세월 그린 라이트,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 에드먼드 브리스코 헨리포드, 조지 게일로드 심프슨, 에른스트 마이어 등의 연구로 이어지며 이른바 근대적 종합(The Modern Synthesis)’을 이룩하며 다윈의 진화론을 근대 사상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 잡게 한다.

 

 

 

다윈의 열두 사도들, 그렇다면 제13의 사도는 누구?

 

이 책은 2009다윈의 해에 기획되었다. 일찍이 나는 2005년 국내에서 다윈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불러 모아 다윈 포럼(Darwin Forum)을 만들었다. 다윈의 해를 준비하며 다윈 포럼은 무엇보다도 먼저 다윈의 저서들을 번역하기로 했다. 당시 우리는 2009년에 즈음해 다윈의 3부작—『종의 기원,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번역해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그보다 무려 10년이 더 흐른 2019년에야 겨우 종의 기원, 2020년에는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내놓게 되었다. 나머지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정작 2009년 다윈의 해를 맞자 마치 다윈 후진국의 오명을 씻으려는 듯 우리나라 거의 모든 주요 일간지와 방송이 경쟁적으로 특집을 기획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다윈은 미래다라는 한국일보특집 덕택에 탄생했다. 원래 기획은 우리 시대 대표 다윈 학자 다섯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마다 신문 한 면을 통째로 할애하는 파격적인 기획이었지만 처음부터 책을 염두에 둔 나는 다섯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 틈틈이 다른 탁월한 다윈주의자들을 만났다. 그러다 보니 공교롭게도 그랜트 부부를 일심동체로 간주하면 모두 열둘을 만났다. 이 책은 다윈의 열두 제자들의 어록이다.

 

대담은 모두 2009년에 진행했지만 방대한 녹취록을 정리하고 다듬는 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미리 정해진 질문을 주고 준비된 답변을 받아 적은 게 아니라 가능한 한 자유롭게 나눈 대화이다 보니 종종 문맥에서 벗어난 주제들이 튀어나온 바람에 만남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진의를 확인하고 가다듬느라 훌쩍 10년이 흐르고 말았다.

 

다윈 포럼은 내게 번역 작업을 총괄하는 것과 더불어 다윈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을 쓰라고 주문했다. 나는 네이버에 최재천 교수의 다윈 2.0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들을 묶어 2012다윈 지능이라는 책을 냈고 202210년 만에 개정 증보판이라고 할 2판을 드디어 다윈시리즈의 5권을 출간했다. 그리고 그보다 거의 10년 전인 2003년 나는 어떤 의미로는 자연 선택 이론보다 진화적 변화에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성 선택(sexual selection) 메커니즘을 설명한 여성 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를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대화 속에 회자되는 다윈의 이론과 사상에 관해 보다 상세히 알고 싶으면 손쉽게 들춰 볼 만한 책들이다.

 
 
대한민국 대표 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만난 다윈의 제자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헬레나 크로닌, 대니얼 데닛, 피터 크레인, 마쓰자와 데쓰로, 스티브 존스, 매트 리들리, 마이클 셔머, 제임스 왓슨, 재닛 브라운,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BTS의 아미는 열심히 BTS의 노래를 들으며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철학을 세상에 널리 전파한다. 다윈의 아미 역시 단순히 다윈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윈의 가르침을 스스로 체화한 다음 제가끔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나는 이 대담 시리즈를 시작하며 제일 먼저 프린스턴 대학교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교수 부부를 찾아갔다. 나는 만일 다윈이 부활해 돌아온다면 가장 먼저 찾아갈 다윈주의자가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들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다윈의 이론을 가장 확실하게 검증해 낸 학자들이다. 그런 다음으로는 개미와 공작이라는 책으로 다윈의 양대 이론의 태동 배경을 맛깔스럽게 정리한 과학 철학자 헬레나 크로닌을 필두로 현재 다윈의 아미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다윈주의자들인 스티븐 핑커,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스티븐 존스, 매트 리들리, 마이클 셔머 등을 잇달아 만났다. 피터 크레인 경은 식물학자로서 다윈을 균형 있게 조명해 주었고,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 열어젖힌 인지 과학과 영장류학에 관해서는 교토 대학교 마쓰자와 데쓰로 교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멘델 유전학이 근대적 종합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지금은 분자 유전학이 진화 생물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제임스 왓슨이 그 누구보다도 철저한 다윈주의자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희열은 진정 소중했다.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다윈주의자들을 두루 만나고 나니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인간 다윈이 궁금해졌다. 과학사 학자 재닛 브라운과 이 모든 구슬을 가지런히 꿰어 보았다.

 

다윈의 열두 제자들과 함께한 동행은 나름 평생 다윈을 연구하며 살았다고 자부하는 내게 잊을 수 없이 귀한 배움을 선사했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경험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다윈의 열두 제자들을 차례로 만나다 보면 어느덧 그들의 손에 이끌려 다윈의 아미에 입적하게 될 것이다. 그런 변화에 애써 항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 세기 반에 걸친 혹독한 담금질과 막강한 아미의 팬덤 문화 덕택에 다윈의 이론은 이제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학문과 사회 활동 분야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다윈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다.

 

 

다윈 하우스 앞에서 최재천 교수.

 


최재천

이화 여자 대학교 에코 과학부 석좌 교수. 한국 사회에서 행동 생태학과 진화 생물학을 개척하고 통섭개념을 정착시켰다. 대한민국 과학 기술 훈장 등을 받았고, 초대 국립 생태원장을 지냈다. 개미제국의 발견, 다윈 지능, 21세기 다윈 혁명,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통섭, 인간의 그늘에서등의 책을 쓰고 옮겼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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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사도들』 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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