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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Talk. 영화 <프랑코포니아>와 과학 속 예술 작품

Editor! 2016.06.23 09:43

과학 Talk. 영화 <프랑코포니아>와 과학 속 예술 작품



저번주에 영화 <프랑코포니아>가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때 루브르 박물관의 예술품을 지키기 위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얽힌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 루브르에서 소장 중인 작품들이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재현된 영화로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유럽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루브르 박물관인만큼 <프랑코포니아>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하는데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작품들 중에 사이언스북스의 과학책에서도 소개된 작품들도 있습니다. 과학책에서는 예술 작품들이 나오다니, 다소 낯선 느낌이죠? 이 작품들이 과학책에서는 어떻게 소개되고 과학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뇌과학 여행자』(위), 『프랑코포니아 뮤지엄북』(아래)


첫 번째로 살펴볼 작품은 「메두사 호의 뗏목」입니다. 1819년에 그려진 작품으로 메두사 호가 조난 당해 15명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실화를 기반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제리코는 빼어난 솜씨로 역동적인 인간의 근육과 대비되는 표류자들의 비극적인 표정을 그렸다. 인간의 내부에 내제해 있는 모든 비극을 다 파헤쳐 낸 이 작품은 언제나 나의 혼을 빼았는다.

─ 김종성, 『뇌과학 여행자』 18~19pp.


사실 이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한 저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으로 등장하며, 과학 이야기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과학책에 삽화를 실었을 정도로 저자에게 큰 인상을 남겼고, 이후 루브르에 소장된 작품을 보며 과학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된 작품이라고 볼 순 있겠죠.


『프랑코포니아 뮤지엄북』(좌), 『뇌과학 여행자』(우)


『뇌과학 여행자』에서 중요하게 다룬 작품인 「모나리자」로 시선을 옮겨봅시다.


「모나리자」는 단순히 한 여성을 그렸다기보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해석한, 자연과 대비되는 인간의 참 모습을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김종성, 『뇌과학 여행자』, 20p.


『뇌과학 여행사』 삽화 속 남성은 누구냐고요? 바로 「모나리자」로 인해 곤혹을 치뤘던 인물이자 이제부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기욤 아폴리네르입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 사랑도 흐르네."라고 시작하는 시 「미라보 다리」로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 입니다.


아폴리네르는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모나리자」 도난 사건 용의자로 몰려서 일주일 간 구금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이 유명해지는 계기가 된 사건이지만 그에게는 사랑하는 애인과 결별하게 되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남게 된 사건이 됩니다. 그러나 곧 이보다 더 큰 일이 닥치죠.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머리에 탄환을 맞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철모 덕에 생명은 건졌지만 그 충격으로 왼쪽 팔다리에 마비 증상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집중한 것은 그의 육체적 장애가 아닌 정신적인 변화입니다. 평소에 온화했던 아폴리네르탄환을 맞는 사고 이후에 언제나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예측할 수 없게 화를 냈습니다. 사람이 완전히 변해버린 것이죠. 저자는 이 증상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나는 아폴리네르는 뇌출혈에 의해 전두엽이 손상된 상태였다고 본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은 변연계에서 관장하지만 우리의 대뇌 특히 전두엽은 이를 우리의 상황에 맞게 변조시키고 확장시킨다. 전두엽은 애인이나 자식에 대한 사랑과 같은 본질적인 애정의 폭을 인간다운 사랑으로 넓혀 주며 남을 위한 배려, 국가나 민족에 대한 사랑과 같은 좀 더 고차원적인 사랑을 가능케 한다. (중략)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는 유머가 없으며 감성이 없어지는데 이런 현상을 '무감동(apathy)'이라고 한다. 예컨대 앞쪽 뇌혈관이 막혀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는 평소 귀여워하던 손자가 와서 재롱을 떨어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김종성, 『뇌과학 여행자』, 25~27pp.


『프랑코포니아 뮤지엄북』(좌),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우)


이번에는 화학 쪽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위 작품은 「알프스 산맥을 건너는 보나파르트」입니다.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에서는 1812년 6월 막강한 나폴레옹 군대가 군인 50만 명을 잃고 모스크바로부터 퇴각해야 했던 처참한 패배에 대해 화학으로 분석하여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광택을 띤 금속성의 주석은 기온이 떨어지면 푸석푸석한 비금속성 흰색 가루로 변하기 시작한다. 가루로 변했다고 해도 주석은 여전히 주석이다. 단지 구조적인 형태만 다를 뿐이다. (중략) 주석으로 된 군복 단추가 떨어져 나가면서 혹한의 추위에 노출된 나폴레옹 군대는 전투 기능을 상실했던 것일까? 군복 단추가 떨어져 나가면서 나폴레옹 군대는 무기를 잡는 대신 옷을 여며야 했을지도 모른다.

─ 페니 르 쿠터·제이 버레슨,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 11-12pp.


1812년의 러시아 겨울이 아주 추웠다고 해도 주석의 변질은 꽤 천천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석 이야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많으며, 화학자들은 나폴레옹이 패배한 화학적 근거로 이 주석 가설을 인용하기 좋아한다. 만약 주석 가설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다면, 즉 주석이 겨울 추위에 변질되지 않았다면 나폴레옹은 계속해서 모스크바로 진군할 수 있지 않았을까? 러시아 인들은 농노의 신분을 반세기 빨리 벗어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

─ 페니 르 쿠터·제이 버레슨,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 12p.


당시에 갑작스럽게 닥친 강추위의 원인은 기상이변인 엘리뇨였습니다. 엘리뇨 현상과 엮어서 나폴레옹 군대의 패배에 대해 쓴 글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읽어보세요.


과학Talk. 엘니뇨 기상 이변으로 바뀐 역사, 나폴레옹의 단추 [바로가기]



과학책 속에서 소개된 예술 작품과 그 속에 담긴 사건들을 가볍게 훑어봤습니다. 예술 작품 자체에 대한 과학 이야기는 아니지만 작품과 긴밀하게 연결된 사건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더 깊이 있고 색다르게 당시의 역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오늘 이야기한 참고 도서들을 읽어보세요!



『뇌과학 여행자』 [도서정보]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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