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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와인과 함께 하는 과학 콘서트!

Editor! 2012. 2. 11. 11:00


2월 8일(수) 저녁 7시 30분,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와인에 담긴 과학>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회에 참석해 주신 분들 중에는 와인에 관심이 있어서 오신 분도 계실 테고, 과학에 관심이 있어 오신 분도 계실 것이라,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춰야할지...^^ 강호정 교수님이 이렇게 살짝 엄살을 부리셨지만, 와인과 과학 속에서 균형을 잡아 재미있는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강연 마치고, 와인에 더 관심을 가지시게 된 분도, 생활 속의 다양한 면에 숨어 있는 과학과 대중 과학서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오늘 강연은 책을 쓰시게 된 배경과 제목에 관한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되었습니다 .

사실  강호정 교수님은 책 제목을 "In Vino, Veritas" ('술(와인)속에 진리가'란 의미)로 하고 싶으셨지만 편집자의 반대로 <와인에 담긴 과학>이 되었다는 얘기부터... ^^ (후후후, 제목에 '와인'이 들어가지 않으면 누가 와인에 관한 책인줄 알겠습니까!)


본격적인 강연은 와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

산소가 없다면 사람은 죽지만, 일부 미생물은 산소가 부족하면 이산화탄소까지 완전히 산화시키지 못하고 중간 산물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즉, '발효'인데요, 미생물에 따라 술을 만들어 내기도, 요거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발효'에 관한 이야기에 이어 '카르베네 소비뇽'의 예를 들어 와인의 포도 품종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추적하는 연구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여기에서는 DNA 이야기 - DNA의 2중 나선을 밝혀낸 왓슨과 크릭의 이야기까지...

DNA 이야기에 이어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서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을 잠시 보여주시고,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을 알려주셨습니다. 2차 대전 때 독일 때문에  프랑스 와인밭이 끝장나서 사실 프랑스 와인이 아닌 칠레의 와인이 원래 와인을 간직하고 있다는 대사였는데요, 사실 프랑스 와인밭은 독일 때문이 아니라 19세기말에 '필록세라' 때문에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필록세라(포도 뿌리에 감연하는 병원체)가 북미에서 프랑스에 전해져서 19세기말에 포도밭의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결국 미국의 품종과 교접, 접붙이기 등을 통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와인에 담긴 과학>의 삽화들은 홍승우 화백께서 그려주셨는데요, 사진 왼쪽에 보이는 캐리커쳐, 강호정 교수님을 쏙 빼닮았죠? ^^



"발포성 와인은 사실 와인의 거품을 없애려는 연구에서 나왔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나 많이 알려진 프랑스인의 역설(프렌치 패러독스 - 프랑스인들이 미국인에 비해 포화 지방을 섭취하지만 오히려 관상 동맥 질환 발병률이 낮다)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프랑스인의 역설은 와인 덕분이라는 연구도 있고 많이 퍼져있지만, 사실 와인과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는 사람이 전혀 안 마시는 사람보다 심장 질환 발병률이 낮다. 

그리고 "레드와인을 먹으면 건강에 좋습니까?"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와인에 있는 레스베라톨이라는 물질이 암 예방에 좋을 수는 있지만, 암 예방에 효과가 있을 정도로 마시다간 암 예방 이전에 먼저 고혈압이나 간경화로 죽을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제목으로도 등장해서 익숙한 '테루아'(*특정한 지역의 특별한 포도주를 만들어 내는 토양, 기후, 지형과 농업 기술 등의 특성을 종합하여 이르는 단어)에 대한 이야기도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의 많은 흥미를 끌었습니다. 

부르고뉴 지방같은 곳에서는 테루아를 강조하지만, 소위 신세계 와인 생산자는 테루아는 애매한 개념으로, 토질, 기후만 맞으면 같은 품종으로 더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칠레, 미국, 뉴질랜드 등의 와인에는 포도 품종이 표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와인 얘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코르크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코르크의 대체품인 스크류 캡의 등장으로 코르크를 만드는 원료인 코르크참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작품을 심게 되면, 이 참나무 숲에 사는 스라소니까지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등, 생물다양성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행동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로 이어지게 되지요. 





재미있는 더 많은 내용들이 많았지만,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와인 뿐만 아니라 다른 일상 속에서도 숨어 있는 '과학'에 더 흥미를 가지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이 강연회와는 별도로 1월 31일, 강호정 교수님과 몇 분의 블로거분들을 모시고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면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 모임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블로거분들의 후기 읽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

와인에 담긴 과학' 블로거 간담회에 먹으러 갔다.  ~ '일본에 먹으러가자.'의 까날님 

와인에 담긴 과학 출간 기념 블로거 간담회 후기,신사동의 퓨전 한식 레스토랑 산호  ~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의 채다인님

1/31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 '세계의끝과 하드보일드원더랜드'의 세계의끝님 

가로수길 산호 - 『와인에 담긴 과학』저자와의 만남 ~ '와인 마시는 여우'의 잰시스님 

와인과 함께 하는 과학 콘서트 ~ 와인에 담긴 과학 ~ 貧乏自慢의 Layner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