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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북스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Editor! 2022. 6. 24. 12:46

사이언스 클래식 38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칼 세이건 | 이상헌 옮김


우리는 왜 과학이 아니라 미신을 믿는가?

과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칼 세이건의 뜨거운 옹호

 

마녀와 외계인, 도사와 법사가 출몰하고

반과학과 미신, 비합리주의와 반지성주의가 횡행하는 시대

흔들리는 촛불, 과학에 대한 칼 세이건의 마지막 성찰

 


✯ 칼 세이건 생전 최후의 저작, 완전 개역판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선정 과학 기술 도서상 수상작
✯ 2022년 세계 기초 과학의 해 기념 출간!


20225월 미국 의회에서 50여 년 만에 미확인 비행 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 UFO)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미국 국방부 차관과 해군 정보국의 부국장이 참석한 이 청문회에서 미군이 발견한 미확인 공중 현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 UAP. 미군 당국이 UFO 대신 사용하는 용어)2004년 이후 400건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현상들이 지구가 아닌 다른 곳, 즉 외계에서 기원한 사건이라는 물질적 증거는 단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고도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UAP 또는 UFO 목격 사례 급증이 드론의 상업화와 연관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20216월 갤럽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1퍼센트가 UFO가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이라고 믿는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8월 조사보다 8퍼센트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외계인 납치가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 미국인 중에는 지구인 중 1억 명 이상이 외계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외계인 납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상당수의 미국인이 바이러스 유행이 빌 게이츠 같은 특정 자본가 또는 권력자의 음모이며, 백신 역시 접종자의 정신을 조작하기 위한 특수 물질이 들어 있다고 믿고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한국에서도 창조론자 단체의 민원으로 생물 교과서에서 진화 관련 설명을 일부 삭제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고,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운동처럼 자연 치유를 내건 유사 과학이 유행하기도 했다.

 

왜 우리는 과학이 아니라 이런 유사 과학, 미신, 반지성주의를 믿는 것일까? 근거도 없고 효력도 없는 주장과 낭설이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흑 시대라고도 불렸던 서구의 중세에는 고대의 악령이 마녀로 되살아났고, 현대에는 그 악령이 외계인으로 변신해 과학의 촛불이 미치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출몰한다.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행성 과학자이자 과학 전도사인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The Demon-Haunted World: Science as a Candle in the Dark)(1995)에서 과학에 대한 무지와 회의주의 정신의 부재가 낳은 이 유사 과학 유행을 그 기원과 역사로부터 현황과 대안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깊게 성찰한다. 반과학과 미신, 비합리주의와 반지성주의의 유행에 담긴 인간의 오랜 바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의심할 줄 아는 정신과 경이를 느낄 줄 아는 감성의 결합에서 탄생한 과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않고는 이 경신(輕信)의 풍조를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10년에 걸친 조사와 성찰, 연구와 실천의 산물인 이 책을 통해 뜨겁게 보여 준다.

 

핵폭탄으로 상징되는 것처럼 과학이 그 어떤 시대보다 강력한 권능을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과학자에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부여되었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던 칼 세이건은 유사 과학의 범람으로부터 사람들과 사회와 문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누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 과학자들이 나서지 않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고 지적 능력이 약해지고 알맹이 있는 토론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며 세상 사람들이 회의주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면, 과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와 개개인의 자유 역시 서서히 깎여 나갈 것이고 언젠가 깊숙이 침해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과학이라는 촛불이 일렁이다 힘없이 꺼지면 외로운 노파와 무고한 어린 여성 들을 화형대에서 불태워 죽였던 마녀 사냥의 장작불이 다시 타오를지도 모르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골수성 혈액암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세이건은 자신이 평생 사랑해 온 과학의 의미와 가치, 본질과 방법을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알리는 게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과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뜨거운 옹호와 사랑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지난 밀레니엄을 거의 마무리하는 시점에 유사 과학과 미신이 해가 갈수록 더욱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들고 요정 사이렌의 광기 어린 노래가 더욱더 크게 울려 퍼지고 현혹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전에 어디에서 그 소리를 들었던가? 어떤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편견이 세를 얻고 기근이 횡행하며 국가의 위신과 중추가 도전을 받을 때, 우주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목적에 대해 번민할 때, 또는 우리 주위에서 광신적 행동이 거품처럼 일 때, 그때 예전부터 익숙한 사유 습관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촛불이 점차 희미해진다. 초의 작은 불꽃 웅덩이가 떨린다. 어둠이 모인다. 악령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 본문에서
 
과학은 지식을 추구하는 완벽한 도구라고 할 수는 없다. 과학은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학은 민주주의와 비슷하다. 과학 그 자체는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거나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확실하게 밝혀 줄 수 있다.
-본문에서

 

유사 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 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유사 과학의 신봉자들은 방어적이고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회의주의적인 검토를 하려고 하면 어느새 나타나 방해를 한다. 그리고 유사 과학의 가설이 과학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어떻게든 넘어가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음모를 꾸며 그것을 억압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본문에서

 

이러한 노력은 과학자들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양자 수준에서 자연을 기술할 때 부적절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다시 말해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언제 어디에서나 타당한 이론이었다고 해도, 그것을 확신시키는 방법으로, 그 약점과 한계를 발견하려는 단합된 노력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조직화된 종교에 대해 확고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에 어느 종교 지도자가 자신들의 믿음이 불완전하다거나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래서 교리에 숨겨진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소를 세우겠는가? 일상 생활 속에서의 검증을 넘어서서 전통적인 종교적 가르침이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찾아보기 위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본문에서

 

과학의 위대한 계명들 가운데 하나는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을 믿지 마라.’이다. (물론 과학자들도 영장류이고, 집단 내 위계에 약한 존재라 이 계명을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본문에서

 

 

이 책에 대한 찬사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과학 기술의 위력이 크게 발휘되는 시대이다. 과학 기술의 성과물들이 우리 삶의 세부적인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정보 기술 덕분에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한 시대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지금’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단어가 ‘탈진리(post-truth)’이다. 참과 거짓, 실재와 허상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과학으로부터 과학 아닌 것(유사 과학)을 분별해 내고, 인류에게 해악이 되는 유사 과학을 떨쳐 버릴 것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한 그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읽으면서 여전히 우리에게 그의 목소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이상헌(옮긴이)

 

세이건은 종교적 미신과 정크 과학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큰 경외심과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천사와 악마에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심령술사가 마음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미래를 예측하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러나 대용물에 불과한 이것은 과학의 진정한 경이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에 지나지 않는다.
―마틴 가드너

 

이 웅변적이고 매혹적인 책을 덮으면서 칼 세이건의 전작인 『코스모스』의 마지막 장 제목이 떠오릅니다. “누가 지구를 대변하는가?” 이것은 수사학적 질문이지만 저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저의 마음속 지구 대표는, 인류가 외계 문명에 보낼 외교 대사는 다름 아닌 칼 세이건입니다. 그는 현명하고 인간적이며 재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잘 읽히는 문장을 쓰고, 절대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는 저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렇게 하지 못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친구들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세요!
―리처드 도킨스

 

이 책은 합리주의에 대한 감동적인 변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 처참한 수준에 이른 과학 교육, 권세를 얻어 가는 개신교 근본주의, 미국의 바보짓을 부추기는 탐욕스러운 출판 문화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기도 하다.
―워싱턴 포스트

 

회의주의를 소개하는 책은 사실 드물다. 그러나 칼 세이건의 이 책 같은 책은 더 드물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차례

 

책을 시작하며: 나의 스승들 9

1장 가장 소중한 것 19

2장 과학과 희망 51

3장 달의 남자, 화성의 얼굴 77

4장 외계인 105

5장 속임수인가, 비밀주의인가 131

6장 환각 155

7장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177

8장 네가 본 것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209

9장 치료 229

10장 차고 안의 용 255

11장 비탄의 도시 283

12장 헛소리 탐지기 299

13장 사실이라는 가면 327

14장 반과학 365

15장 뉴턴의 잠 395

16장 과학자가 죄를 알 때 417

17장 의심의 정신과 경이의 감성 433

18장 먼지가 일어나는 것은 453

19장 쓸데없는 질문은 없다 469

20장 불타는 집에서 497

21장 자유로 가는 길 519

22장 의미의 노예 539

23장 맥스웰과 너드 557

24장 과학과 마녀 사냥 589

25장 진정한 애국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617

감사의 글 636

참고 문헌 640

찾아보기 650


 

저자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1919961220)

1934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유전학 조교수,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 조교수를 지냈다. 그 후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 과학 교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특별 초빙 연구원, 세계 최대 우주 동호 단체인 행성 협회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자문 위원으로 매리너, 보이저, 바이킹, 갈릴레오 호 등의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고 과학의 대중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저술과 방송을 통해 세계적인 지성으로 주목받았다.

 

행성 탐사의 난제들을 해결한 공로와 핵전쟁의 영향에 대한 연구와 핵무기 감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NASA 공공 복지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미국 우주 항공 협회의 존 에프 케네디 우주 항공상, 탐험가 협회 75주년 기념상, 소련 우주 항공 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훈장, 미국 천문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그리고 1994년에는 미국 국립 과학원의 최고상인 공공 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그 외에도 과학, 문학, 교육, 환경 보호에 대한 공로로 미국 각지의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스물두 차례 받았다.

 

 

기획 앤 드루얀(Ann Druyan)

앤 드루얀은 미국 항공 우주국(NASA) 보이저 성간 메시지 프로젝트의 기획자였고, 2005년 러시아 ICBM으로 발사된 솔라 세일을 활용한 최초의 심우주 탐사 우주선의 프로그램 기획자였다. 작고한 남편 칼 세이건과 함께 1980년대에 코스모스텔레비전 시리즈를 만들어서 에미 상과 피보디 상을 받았고, 공저로 6권의 책을 써서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올렸다. 드루얀은 또 워너브러더스 제작, 조디 포스터 주연, 밥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콘택트를 공동 제작했다. 폭스 채널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이 제작한 코스모스: 스페이스 타임 오디세이(Cosmos: A Space Time Odyssey)의 대표 제작자, 감독, 공동 저술가로 2014년 피보디 상, 미국 제작자 조합상, 에미 상을 받았다. 에미 상 13개 부문에 오른 코스모스: 스페이스 타임 오디세이는 전 세계 181개국에서 상영되었다. 드루얀은 2020년 전 세계 동시 방영된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Cosmos: Possible Worlds)을 제작, 감독했으며, 이 다큐멘터리의 동명 원작을 책으로 펴냈다. 소행성 세이건(2709)과 드루얀(4970)은 결혼 반지 같은 궤도로 영원히 함께 태양을 돌고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는 20, 21, 24, 25장을 함께 썼다.

 

 

옮긴이 이상헌

서강 대학교에서 칸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기술의 대융합, 인문학자, 과학 기술을 탐하다, 따뜻한 기술, 싸우는 인문학(이상 공저), 융합 시대의 기술 윤리,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 과학과 불교, 철학, 과학 기술에 말을 걸다, 철학, 과학 기술에 다시 말을 걸다등이 있다. 현재 서강 대학교 전인 교육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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