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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불확실한 세상' 독자를 만나다 ~ 저자 강연회

Editor! 2010.06.07 18:27

지난 6월 1일 화요일 <불확실한 세상>의 저자 세 분의 강연회가 신사동 민음사 본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열띤 강연과 토론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한국인은 왜 불행한가? 불확실성의 정치학" (박성민 : 정치 컨설팅 '민' 대표)

"실험실을 벗어난 과학 기술, 확대된 불확실성" (김명진 :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불확실한 지구에서 살아남기" (강양구 : 프레시안 기자) 

사회 : 이권우 (도서평론가)


본 포스트에서는 강연회 발표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해 드리고, 이후 포스트에서 각 저자별 발표 내용전문을 팟캐스트와 함께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질문과 트위터를 통해 받은 질문에 대한 저자분들의 답변 역시 별도 포스트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회- 도서평론가 이권우 선생님(이하 이): 이번 강연에서는 <불확실한 세상> 저자 분 중 세 분을 모시고, 각기 전공 분야에서 불확실한 세상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정치 컨설팅 ‘민’ 대표이신 박성민 선생님,이 책의 기획자이며 많은 과학 책을 쓰신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님, 시민과학센터 운영 위원이신 김명진 선생님이십니다. 각기 정치, 환경, 과학 분야에서 불확실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씀 나눠 보도록 하죠.


박성민 선생님(이하 박): 저는 정치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정치 프레임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패러다임이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인식의 틀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이것은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됩니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이 부상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요. 기존의 법과 규범이 파괴되고, 합리성이 소멸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정치 분야에서는 비주류가 뜹니다.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오바마가 주류인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고, 이명박도 비주류인데 여의도의 주류인 박근혜를 이겼어요. 또 디지털이나 인터넷 혁명으로 많은 게 달라졌고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15시간 이상을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죠. 연예인들은 완전히 옷을 벗고 광장에서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보화와 세계화가 지지율 급락을 트렌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가 몰락합니다. 이것은 정치인의 몰락이고, 정치 제도, 정치 철학의 몰락입니다. 철학자 헤겔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이 되어서야 난다고 한탄했듯이, 그런 상태입니다.

김명진 선생님(이하 김): 보통, 과학이라는 것은 다른 학문들에 비해 훨씬 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지식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에 사회구성주의, 또는 과학지식사회학(SSK)이라는 분야가 나오면서, 과학이 정말 확실한 지식을 제공하는가에 대해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실험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식화할 수 없는 암묵적 지식과 숙련에 의존하는데 실험 결과라는 것이 확실한 결과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실험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애초의 실험이 잘못된 건지 실험자가 잘못한 건지 아니면 다른 실험자가 잘못한 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죠. 

과학 실험의 경우도 불확실성이 있는데 실험실 바깥으로 나오면 더욱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다 보니 일반인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보편적이고 확실한 지식으로서의 과학의 이미지와 충돌합니다. 일반인들이 ‘왜 과학자라는 사람들이 GM 식품을 먹으면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 그런 것도 몰라?’ 할 때, 실제로 과학자들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A는 쥐에게 먹였더니 안전하다고 하는 반면 B는 반박한다든지, 누구는 배경에 어느 기업, 또는 환경 단체가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얘기가 번져가게 되죠. 

브라이언 윈에 따르면 불확실성, 즉 위험과 확률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위험, 불확실성, 무지, 미결정성으로 나뉜다는 것이죠. 위험이란 우리가 확률을 아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비해 불확실성은 지구 온난화처럼, 문제의 일반적인 변수들만 알고 확률은 모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 윈에 의하면 심지어 무지의 영역도 존재합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로,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에 괄호를 쳐 버리고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결정성이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열려있는 영역입니다. 지구 온난화, 광우병, GM 식품 같은 사례들의 위험은 이처럼 불확실성, 무지, 미결정성이 뒤섞인 형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과학 지식에 대해 과도하게 확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패에서 배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정 기술의 수용 여부에 대해 대중적 합의를 거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강양구 기자님 차례인데요, 강양구 기자님은 불확실성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대한 대안까지도 제시하셨습니다. 잘 들어보시고 믿을만한 대안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양구 선생님(이하 강): 저는 이 책에서 세 가지 이야기, 즉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문제, 또 원자력 에너지가 그다지 믿을만한 대안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고는 있으며 그 결과 상당히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리라고 여겨지지만, 거기에 대해 몇몇 과학자들, 석유회사 등이 이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불확실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먼저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지 불확실한데도 낙관론자, 소위 회의론자들은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막대한 돈으로 다른 일에 쓰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합니다. 낙관론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간과되어선 안 될 점이 지구 온난화의 부정적 영향인데 이 부분은 충분히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기후 변화 뿐 아니라 석유가 고갈되어 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자원 고갈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으로 성실한 사람들조차도 낙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석유가 없는 삶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운 좋게도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다 보면 기후 변화 문제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기고, 지구 온난화는 온실 기체 때문에 생기는데, 온실 기체는 다름 아닌 석유를 태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원자력 에너지 문제도 얽히게 되죠. 원자력 에너지가 유용한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쏟아지는 질문이 첫 번째, 불확실성이 있다면 그것을 어느 정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는가하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이란 것이 제거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불확실성의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될 수는 있다고 해도,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며, 그 시간 안에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야 하죠. 두 번째 지구 온난화 문제에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에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사기가 아닌가하는 식의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난화보다 훨씬 덜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도 보험을 드는 등 많은 준비를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데 왜 대응하려 하지 않는 걸까요. 이런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 도 후손들에게 조롱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양구 선생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더라, 라며 회의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 여기에 대한 저의 대답은 누가 귀 기울일 것을 생각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당신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대응하면 될 것입니다.

프레시안 기사 : "'황제'가 '검투사'가 돼 구경거리가 되는 세상"  [강연] 불확실한 세상, '정치'와 '과학'엔 무슨 일이?

세 저자분의 발표는 이것으로 마치고 이제 각 발표 전문 자료(+팟캐스트)와 참석자분들과 트위터를 통해 받은 질문들이 다음 포스팅들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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