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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곤충 이야기 (2) 포악한 사냥꾼 잠자리, 새침데기 실잠자리 본문

완결된 연재/(完) 꿈틀꿈틀 곤충 이야기

꿈틀꿈틀 곤충 이야기 (2) 포악한 사냥꾼 잠자리, 새침데기 실잠자리

Editor! 2014. 10. 8. 16:31

꿈틀꿈틀 곤충 이야기 (2)

포악한 사냥꾼 잠자리, 새침데기 실잠자리


글 / 사진 : 한영식


노란허리잠자리 ⓒ한영식


쌩 하고 하늘로 높이 솟아올라 공중에서 선회하며 사냥감을 찾는 독수리는 최고의 사냥꾼이다. 사냥하는 기술, 비행하는 솜씨, 부리부리한 눈까지 모두 닮은 건 작은 독수리 잠자리다. 잠자리는 1초에 20~30회 날갯짓을 하며 비행하는 곤충계 최고 비행사다. 펄럭거리며 날아가다가 갑자기 날개를 쭉 펴고 새들처럼 바람을 타고 활공도 한다. 이처럼 잠자리는 바람을 잘 이용하기 때문에 비록 날개가 작지만 시속 56킬로미터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깃동잠자리 ⓒ한영식


수채-왕잠자리류 ⓒ한영식


잠자리의 레이더에 뭔가 먹잇감이 포착되었다. 이윽고 잠자리는 긴 다리를 바구니처럼 만들고 재빨리 날아가 순식간에 먹잇감을 낚아챈다. 먹이를 감싸고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더니 오물오물 씹어 먹는다.
잠자리의 잔인한 포식성은 애벌레 시절에도 마찬가지다. 물속에 사는 잠자리 애벌레는 큰 턱을 길게 뻗어 새끼 물고기, 미생물, 곤충의 애벌레, 우렁이 등을 사냥한다. 점점 성장할수록 더 큰 먹잇감을 노리는 애벌레의 사냥술은 다 큰 잠자리 어른벌레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깃동잠자리 짝짓기 한영식


아시아실잠자리 짝짓기 한영식


쑥쑥 자라는 잠자리 애벌레는 10~15회의 탈피를 거쳐 잠자리가 된다. 날개가 생긴 잠자리는 하늘로 날아올라 짝을 찾기에 매우 바쁘다. 하늘 위를 비행하던 수컷 잠자리가 배 끝에 있는 교미 부속기로 암컷의 머리를 잡아챈다. 암컷이 아무리 다른 곳으로 날아가려고 발버둥 쳐도 수컷은 놓치지 않는다. 결국 암컷은 배를 앞쪽으로 둥글게 말아서 수컷의 배 밑 부분에 있는 짝짓기 기관에 가져다댄다. 이렇게 사랑이 완성되면 암컷은 물가에 부딪쳐서 알을 낳거나 공중에서 알을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산란 방법으로 알을 낳는다.



물잠자리 ⓒ한영식


아시아실잠자리 암컷 한영식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새침데기 잠자리도 있다. 실잠자리류의 물잠자리와 실잠자리다. 여유롭게 깨끗한 시냇가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얌전한 아가씨 같다. 특히 야산이나 들판의 수초가 풍부한 시냇가는 검은 빛깔의 날개가 특징인 물잠자리들의 천국이다. 물잠자리와 실잠자리들은 앉아서 쉴 때 나비처럼 날개를 접고 앉는다. 더욱이 날개 4장의 크기가 모두 똑같아서 한 장으로 포개진다. 그러나 잠자리들은 쉴 때 나방처럼 날개를 펴고 앉을 뿐만 아니라 앞날개와 뒷날개의 크기가 다르다.



아시아실잠자리 수컷 한영식


아시아실잠자리 짝짓기 한영식


실잠자리들의 비행 실력은 잠자리들에 비해 형편없다. 그래서 멀리 이동하지 않고 호수, 연못, 저수지처럼 자신이 태어난 주변만을 배회하면서 생활한다. 잠자리와 마찬가지로 수컷 실잠자리는 암컷의 목 부분을 교미 부속기로 꽉 잡는다. 그렇게 되면 암컷 실잠자리는 배를 둥글게 말게 되는데 그때 모양이 마치 하트 모양처럼 보인다. 예쁜 사랑을 하다가도 혹시라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다른 풀잎으로 옮겨 다니면서 계속 사랑을 한다. 사랑이 끝나면 암컷은 주로 수생 식물의 줄기나 잎의 조직에 알을 낳는다.



베치레잠자리 한영식


잠자리는 비행 솜씨가 뛰어난 대신 딱정벌레들처럼 다리는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잠자리의 다리는 먹이를 잡거나 앉아 있는 데만 유리할 뿐 기어 다니기에는 부적당하다. 잠자리는 대부분은 1년생이지만 1년에 2번 세대를 거치는 종류도 있고 애벌레로 3~4년을 지내는 장수잠자리도 있다.
대부분은 연못, 저수지와 같은 정체된 곳에 사는 정수성이지만 유속이 빠른 하천에 사는 유수성 종도 있다. 전 세계에 5,000종, 우리나라에는 123종이 살고 있으며 주로 온난한 기후에서 더 많이 서식한다.



날개띠좀잠자리 ⓒ한영식


잠자리는 고생대에 출현한 매우 오래된 생물이다. 가장 오래된 잠자리인 메가네우라는 날개를 편 길이가 75센티미터에 이르는 거대 잠자리였다. 그러나 중생대가 되자 산소 부족 등의 기후 변화로 인해 대형 잠자리들은 대부분 멸종했고 다양한 작은 잠자리들이 출현했다. 잠자리는 딱정벌레나 벌처럼 날개를 배 위에 접을 수 없는 원시적인 곤충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지구에 적응하면서 탁월한 비행술을 익힌 최고 비행사다.



※ 해당 연재는 『꿈틀꿈틀 곤충 왕국』 '포악한 사냥꾼 잠자리, 새침데기 실잠자리' 편에서 가지고 왔음을 알립니다.

『꿈틀꿈틀 곤충 왕국』 도서정보 ▶ http://sciencebooks.tistory.com/551



글쓴이 : 한영식

곤충 생태 교육 연구소 소장. 강원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국내 유일 딱정벌레 연구 모임인 비틀스(BEETLES)를 창립하여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출간된 『딱정벌레왕국의 여행자』로 과학 출판에 데뷔했다, 이 책은 KBS 《TV, 책을 말하다》에 2회 방송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 후 어린이들을 위한 곤충 동화와 그림책에서 숲 해설가나 과학 교사 같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곤충 도감과 정보 과학 책까지 곤충 관련 도서를 여럿 펴내며 곤충 연구가이자 자연 체험 교육자로 정력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KBS 《스펀지》 곤충 관련 자문 위원은 물론, 여러 기관과 잡지의 우수 과학 도서 선정 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청소년 수련관, 지역 문화 센터, 풀뿌리 환경 단체, 도서관 등에서 열리는 자연 체험 교육 강사이자 그 강사들을 교육시키는 교육자로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환경부 선정 우수 환경 도서),  『반딧불이 통신』, 『남생이 무당벌레의 왕따 여행』, 『곤충들의 살아남기』, 『와글와글 곤충대왕이 지구를 지켜요』, 『물삿갓벌레의 배낭여행』, 『지구생태계의 수호자 곤충 없이는 못 살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곤충 이야기』(초등학교 교과서 국어 읽기책 수록 도서), 『봄·여름·가을·겨울 곤충 도감』, 『곤충 학습 도감』, 『곤충 검색 도감』, 『파브르와 한영식의 곤충 이야기』, 『꿈틀꿈틀 곤충 왕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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