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cienceBooks

1. 여객기의 지연과 결항에 숨겨진 비밀 본문

완결된 연재/(完) 비행의 시대 미리읽기

1. 여객기의 지연과 결항에 숨겨진 비밀

Editor! 2015.07.17 11:48

※ <비행의 시대 미리읽기>는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비행의 시대』의 4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항공 과학 11대 비밀' 중 일부 파트를 게시하는 연재입니다. 연재일은 매주 금요일이며 7월 17일부터 8월 14일까지 총 5편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장조원 교수님의 『비행의 시대』를 맛보고 싶은 분들은 매주 금요일에 <비행의 시대 미리읽기>를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항공 과학 비밀

1. 여객기의 지연과 결항에 숨겨진 비밀


지연・결항 여부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는 기상에 의한 바람 강도, 시정(가시거리), 활주로의 마찰 계수 등이다.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 사 및 프랑스 에어버스 사는 연간 비행 횟수가 5,000회 이상인 전 세 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2005년부터 항공기 정비로 인한 15분 이상 지 연 및 결항률에 대한 분석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이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고장으로 인한 지연・결항률이 거의 없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pixabay


2010년만 하더라도 대한항공은 B777, A300-600 등 두 기종에서 지연・결항률은 최저로 세계 1위이며 A330 기종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나 항공에서도 B777, B767 지연・결항률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는 B737-800 기종에서 세계 1위, 에어부산의 경우 B737-400/500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 외의 국내 항공사들도 아주 낮은 지연・결항률을 기록하고 있어 외국의 항공사에 비해 월등한 최고의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2009년 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4개월간 17만 465편을 비행했고, 132편을 고장으로 결항했다. 이에 비해 국제선은 12만 7793편 비행에 9편을 결항했다. 고장으로 인한 국내선 결항 편 수가 국제선에 비해 15배 정도 많은 것은 여객기에 문제가 생기면 승객 규모 및 대체 교통수단 등을 판단해 대체 여객기를 국제선에 우선 투입하기 때문이다.


대체 여객기는 항속 거리 및 산소 보유량 등과 같은 성능에 따라 일부 노선에는 투입하지 못한다. 3만~4만 피트의 순항 고도를 비행 중 여압 장치가 정상 작동할 경우 특별히 산소를 공급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여객기는 여압 장치 고장을 대비해 최소 산소 요구량을 보유 해야 한다. 승객이 여압 장치 없이도 호흡할 수 있는 3.05킬로미터(1만 피트) 고도로 비행하기 위해 급강하하는 동안 산소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히말라야 산맥이나 안데스 산맥 등 고산 지대를 비행할 때는 산소가 떨어지기 전에 최저 항공로 고도(MEA, Minimum En-route Altitude)로 비행한 후 1만 피트까지 강하해야 하므로 더 많은 산소를 보유해야 한다.


비상 탈출 루트(emergency escape route) 또는 산소 탈출 루트(oxygen escape route)란 여압 장치가 고장났을 때 1만 피트의 최저 직항로 고도(MORA, Minimum Off-Route Altitude)로 비행하기 위해 산악 지역의 높은 장애물을 피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산소 탈출 루트는 1만 피트보다 높은 상승 최대 고도를 지난 후부터 강하 최대 고도까지 잡으며, 이 루트가 길수록 더 많은 산소를 보유해야 한다. 인천 공항에서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를 가는 여객기는 티베트 고원과 고비 사막 사이를 거쳐 텐산 산맥의 높은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또 인천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나 브리즈번, 또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을 향해 비행할 때도 파 푸아 뉴기니의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여러 봉우리를 보유한 서쪽 비 스마르크 산맥과 동쪽 오웬 스탠리 산맥의 고산 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고산 지대를 비행하는 동안 비상 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는 여객기를 투입할 수 없다. 또 기상 레이다가 작동하지 않는 여객기는 야간 비행을 해야 하는 노선에 투입할 수 없다. 그러니 멀쩡한 여객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산악 지역을 통과하는 노선에 투입하지 못하는 것은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는 것이다.


ⓒ pixabay


다른 기상 변수로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 2010년 4월 아 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Eyjafjallajokull) 화산 폭발로 화산재가 확산되면서 북유럽이 항공 대란을 맞았다. 항공기 엔진이 화산재에 함유된 작은 암석 조각과 모래 때문에 꺼질 수 있으므로 화산이 폭발하면 관련 항공편을 취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1989년 12월 15일에는 KLM 867편 747-400 여객기가 네덜란 드 암스테르담을 이륙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향해 비행하던 중에 4개의 엔진이 모두 꺼져 버렸다. 앵커리지 남서쪽 리다우트 산(Mount Redoubt)의 화산재로 인해 엔진 압축기 실속(compressor stall, 압축기 블레이드 에서 과도한 받음각으로 인해 분리가 발생해 충분한 압축 공기를 배출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엔진을 재점화해 앵커리지 국제 공항에 무사히 비상 착륙할 수 있었다.


1982년 6월 24일에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소속 B747-200 여객기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이륙해 오스트레일리아 퍼스로 비행 하는 중에 엔진 4개가 꺼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280킬로미터 떨어진 갈룽궁(Galunggung) 화산이 대규모 폭발을 하면서 화산재가 유입된 것이다. 여객기는 15:1의 활공비(glide ratio)로 활공하기 시작했지만, 자바 섬 남쪽 해안의 높은 산악 지역을 비행하기 때문 에 적어도 3.5킬로미터(1만 1500피트)를 유지해야 했다. 조종사는 인도양 에 디칭(ditching, 수면 위 불시착)하려고 했으나 다행히 엔진을 재시동해 3 대의 엔진을 살려 자카르타에 무사히 비상 착륙할 수 있었다.


항공편이 취소되는 이유는 항공기 화산 폭발 이외에도 강풍, 뇌우, 안개, 폭우, 폭설 등이 있다. 강풍은 항공기 규모와 활주로 상태에 따 라 다르지만, 옆바람(cross wind, 측풍)일 경우 대략 30노트(knots, 시속 55.6킬 로미터) 이상이면 착륙이 제한된다. 또 옆바람이 25노트인 경우는 자동 조종 장치에 의한 착륙이 제한된다. 물론 관제탑의 관제사가 여객기 조종사에게 옆바람이 심하게 불어 착륙 금지를 권고하지만 최종 결정은 기장이 판단한다.


이륙 전에 날개 결빙을 제거하는 장면

2013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이륙 전 제빙 작업을 하는 장면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겨울에 눈이 오면 국내외 여객기 1대당 대략 50만 원(2014년 현재)의 작업 비용을 받고 제빙 작업을 해 준다.


조종사가 착륙을 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안개나 해무다. 시정은 가시 거리로 대기의 혼탁한 정도를 의미한다. 시정은 조종사 자격, 비행기 및 공항 등급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시정이 김포 공항은 200미터, 인천 공항은 100미터 이상이면 항공기 이륙 및 착륙이 가능 하다. 특히 봄철은 안개가 심해 시정이 안 좋아 결항이 상당히 많아진다. 일단 조종사는 활주로가 잘 보여야 안전하게 접근하고 착륙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4월에 폴란드 카친스키(Kaczynski) 대통 령 부부가 탑승한 투폴레프 Tu-154 폴란드 공군기가 추락해 탑승자 97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기는 러시아 스폴렌스키 공항에 착륙하 는 과정에서 짙은 안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가 고도가 너무 낮아 공항 부근의 나무에 부딪쳤다.


여객기가 장거리 비행을 한 후 착륙 공항에 거의 도착했을 때 기상이 나빠 비가 내리거나 눈이 올 수 있다. 사실 비는 폭우가 아니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활주로를 물이 잘 빠지게 설계해 활 주로의 마찰 계수(미끄러움 정도)를 0.4 이상(마찰 계수가 1.0에 가까울수록 마찰력 이 커져 활주 거리가 짧아지며, 추정 제동 상태는 0.4 이상이면 양호, 0.35~0.30이면 보통, 0.25 이하면 부족으로 분류됨)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공항 당국의 운항 정 보관은 뮤-미터(Mu-meter), 활주로 마찰 테스트기(Runway Friction Tester), 스키도미터(Skiddometer), 표면 마찰 테스트기(Surface Friction Tester) 등과 같은 마찰력 측정 장치를 이용해 마찰 계수를 측정해 공표한다. 특히 비나 눈이 오는 경우 마찰 계수 측정값을 각 항공사, 관제탑 등에 미리 전달해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한다.


여객기의 결항 요인으로 비보다는 눈이 더 심각하다. 조종사의 시야를 가려 활주로가 안 보이고 활주로에 눈이 쌓여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언 상태의 여객기는 비행기 자체의 형상 변화로 인해 공기 역학적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이륙조차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적설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객기는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제빙 작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눈이 오는 날에는 여객기가 공항의 일정한 장소에서 대기 순서대로 제빙 작업을 받아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연착될 가능성이 높다.


장조원, 『비행의 시대』

4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항공 과학 11대 비밀

35: 여객기의 지연과 결항에 숨겨진 비밀






『비행의 시대』 [도서정보]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