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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만약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 지진 재해 대응 본문

완결된 연재/(完) 그림으로 보는 지진이야기

⑤ 만약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 지진 재해 대응

Editor! 2015. 10. 16. 09:26

2015년 9월 16일 오후 7시 54분(현지 시간)에 칠레에서 수도 산티아고 북서쪽으로 228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경미한 편이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일단 사망자 11명에서 멈췄으며 발령된 쓰나미 경보도 하루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칠레는 '불의 고리'라고도 하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며 전 세계에서도 지진 활동과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16세기부터 현재까지 규모 6.3을 초과하는 강진들이 130여 회 발생했으며 그중 쓰나미를 동반한 지진만도 30여 회 발생했습니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55년 전인 1960년에는 규모 9.5의 19세기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림으로 보는 지진 이야기」 5회에서는 지진이 일어날 때를 대비한 지진 재해 대비 요령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진 재해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은 어떤 식으로 지진 재해를 대비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일반인도 꼭 알아야 하는 지진의 역사와 한반도 지진의 위험성, 그리고 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요령 등을 총 5회에 걸쳐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서 한반도도 지진에서 안전한 지형이 아님을 지진학을 통해 알아보고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일으키는 거대한 재앙인 지진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으로 보는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

⑤ 만약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 지진 재해 대응


"일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은,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확률의 문제일 뿐이다."

— 마르키 드 라플라스


건물의 적절한 내진 설계로 지진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 pixabay

새로운 건물의 설계와 시공은 정부가 법으로 정하는 빌딩 코드에 따른다. 빌딩 코드는 지진으로 인해 예상되는 최대 지반 진동을 고려해 건조물이 견딜 수 있는 진동의 수준을 규정한다.

내진 빌딩 코드의 취지는 지진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건조물을 만드는 데에 있다. 빌딩 코드는 지진에 의해 건조물이 붕괴되는 것을 예방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빌딩 코드에 따라 지은 건물은 작은 규모의 지진에는 손상을 입지 않고, 중규모의 지진에는 큰 구조적 손상을 입지 않고, 강진에도 붕괴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지진이 아니고 건물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반 진동으로 건조물이 흔들려 무너지고 물체들이 낙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지진 재해가 날 때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지진이 아니고 건물이다."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대체로 유연한 목재 건물이 벽돌이나 석재로 만든 건물보다 지진에 대해 더 안전하다.

지반 진동은 여러 가지 요소, 즉 지진의 크기와 진앙 거리, 건물과 그 하부 토양층의 특성에 의존한다. 위의 기록과 같이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지질 환경에 따라 피해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지진 공학자들은 지반 진동의 특성, 즉 그 주기, 진폭, 가속도, 지속 기간 등을 알아 내진 설계를 한다.

지진 공학자들이 내진 설계의 효과를 실제 지진에서 검증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강진이 발생하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진 공학자들이 지진의 피해를 받은 지역으로 몰려들어 각 건물들이 파괴된 이유,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 파괴되지 않은 이유를 찾아낸다. 일부가 파손된 건물은 내진 설계의 개선에 필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진 공학자들은 강진이 발생할 때마다 조금씩 지진으로부터 인류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지진 재해 대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조기 경보.

지진 대해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지진 예보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이를 조기에 통보해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 조기 경보의 목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은 지진 발생 후 2분 이내에 지진 속보를, 5분 이내에 지진 통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기 경보는 지진 발생 후 가능한 빠른 시간에 이를 통보해 고속 전철, 병원, 정밀 산업 시설의 인명 및 시설물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이다.

위 그림은 조기 경보의 원리를 보여준다. 좀 더 빨리 전파되는 P파를 감지해 기상청에 알려 조기 경보가 발령될 수 있도록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침착하게 처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 pixabay

지진은 강한 지면 진동이지만 1분 내에, 종종 15초 안에 끝남을 기억해야 한다. 이 짧은 시간에 재치 있게 행동하면 부상을 피할 수 있다.

만약 공터나 도로 위의 차 안에 있다면 비록 강진이 발생해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집안에 있다면 진동이 시작하면 방안에 있는 가장 튼튼한 구조물, 즉 단단한 책상이나 의자 또는 출입구 밑으로 피해야 한다. 그러면 가벼운 내부 시설이나 천장이 떨어지는 것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지진이 멈추면 가능한 한 빨리 건물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건물이 파손되었을지도 모르고 또 곧 여진이 발생해 약해진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이 시작했을 때 거리에 있다면 거리의 중심으로 이동해 깨어진 유리나 빌딩 벽이 떨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지진 발생을 대비해 미리 준비하면 좋은 사항. 

ⓒ pixabay

집이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실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소화기를 두어 불이 나면 곧 끌 수 있어야 한다. 또 수도관이 파손될 경우에 대비해 마시거나 응급 처치에 필요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밤에 갑자기 전기가 나가는 수가 있기 때문에 손전등은 항상 준비해야 한다. 부상을 입을 경우에 대비해 의료 구급 상자를 구비해야 한다. 가스 히터가 뒤집혀지거나 가스관이 파손되어 불과 폭발이 일어날 수 있음으로 가스관의 밸브를 잠가야 한다. 또 지진의 피해 정도와 범위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도록 전지 라디오가 집에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지진 재해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고 일단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요령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 이야기』 「12장 만약에 지진이 일어난다면」을 재구성하여서 올린 글입니다.






저자 이기화

1963년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부 터 1977년까지 캐나다 빅토리아 지구 물리학 연구소(Canada Victoria Geophysical Observatory) 연구원으로 재직했고, 1978 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서울대 학교 명예 교수이다.

1978년에 일어난 홍성 지진 이후 관심이 커진 첨단 지진학 연구 성과를 활용해 한반도의 지각 구조를 규명하고, 원자력 발전소 등 한국의 기반 산업 시설이 몰려 있는 양산 단층이 활 성 단층임을 발견하는 등 한국 지진학과 지구 물리학의 역사 를 이끌어 온 선구자이자 산증인이다. 대한지구물리학회 1, 2 대 회장, 명예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지구물리・물리탐 사학회 명예 회장이다. 과학기술부 장관상, 3・1 문화상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지질학(Geology of Korea)』(공저), 『한국의 제4기 환경』(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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