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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세상, 독자가 저자들에게 묻다. 본문

책 이야기

불확실한 세상, 독자가 저자들에게 묻다.

Editor! 2010.06.14 16:52
이번 포스트는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발표를 마치고 가진 Q&A 시간의 녹취록과 팟캐스트입니다. 이번 편은 녹음 문제로 참석자분들의 질문 중 2건은 녹음되어 있지 않고 저자분들의 답변만 있습니다. 팟캐스트의 경우, 녹음 상태가 좋지 못해 듣기 불편하실 수 있는데,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팟캐스트 주소 : http://nemo.podics.com/127648360503

이권우 선생님: 이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로부터 질문을 받겠습니다.

참석자 질문 1: 박성민 선생님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과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하지만 노무현이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디지털 혁명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인데, 그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박성민 선생님: 디지털 혁명은 기존의 질서를 재편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힘을 갖고 있었는데, 그건 세상을 살아 온 경륜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이 뒤집어져, 나이를 한 살 씩 더 먹는다는 것은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더 잘 모르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전제품을 살 때 어린아이들이 제일 잘 고릅니다.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가 농담했듯이 말이죠. 어린이들에게는 기술이 기술이 아닙니다. 이젠 40세 이상을 의무교육 시켜야 할 듯해요.

오바마나 부시, 고이즈미 같은 정치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에 대해서 봅시다. 이런 흐름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고 대중화된 세계화란 용어와 관련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되고 소련이 해체되면서 미국에서는 재벌이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고, 한국에서도 정주영 같이 돈 많은 재벌들이 정치에 출마를 했죠. 이때가 경제 재벌이 정치권력을 갖게 된 변곡점이었다고 봅니다. 세계화는 처음엔 국제화라고도 했는데, ‘서울은 세계로’가 국제화라면, ‘세계가 서울로’ 들어오는 것은-쌀이 들어오는 것처럼- 세계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토머스 프리드먼이 1990년대 중반,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 얘기한 게 있습니다. ‘오늘날 미국의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든 나라가 미국의 식민지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도 자신이 미국의 식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러한 세계화에 성공한 10~20퍼센트 정도의 A그룹이 있다면 또 그렇지 못한 B, C, D 등의 여러 그룹이 있을 것입니다. 또 그 그룹의 크기도, 한국이란 국가가 샌드위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어느 기업, 산업이 샌드위치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나 부시 등의 지도자가 등장할 무렵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각 산업 별 이해관계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부시 등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통합의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A그룹을 적으로 만들고, B그룹과는 친하게 지내는 등의 전략을 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통합을 지켜내기가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노무현 전대통령 등은 돌발 영상, 트위터 같은 수단으로 지지를 얻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이렇게 순식간에 지지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양날의 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참석자 질문 2 : 강양구 기자님께 질문이 있는데요,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을 하나만 해결하면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대체에너지 역시 그것을 갖고 있는 권력이나 주도권을 쥐는 세력이 있을 것입니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 국가가 그런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 만약 이것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가 된다면, 그런 문제 역시 지구촌 공동으로 해결할 가망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양구 기자님 : 석유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저는 탈석유 시대로 나가기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대안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저는 제가 쓴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라는 책에서, 햇빛에너지가 훌륭한 대안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안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대안에너지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도 또 에너지가 들 것입니다. 또 한정된 시간 안에 유의미한 대안에너지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석유 에너지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삶을 재편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지에 대해서는, 질문자 분도 그러신 것 같지만 저도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했었지만 쿠바에 자원 고갈 문제가 생긴 건 소련이 붕괴했기 때문이지만, 그 사이 소련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소련에서는 이전부터 사회주의 국가라 식료품 배급이 늦어지다 보니 개인 별로 텃밭을 허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재미있게도 소련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최소한 사람들이 굶어죽지는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최근의 로컬 푸드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처음에는 먹을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전개되었지만, 지방 정부 차원에서 석유 고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것도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1970년대에 석유파동을 겪고 나서 지역마다 자기 지역에서 먹을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 장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직거래 모델은 중앙 집산제로 이뤄지는 식량의 유통체제와 대비됩니다. 이런 운동들이 자기 텃밭을 가꿔 스스로 먹을거리를 생산했던 소련 사람들처럼, 자기 공동체도 지키고 또 다른 공동체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권우 선생님: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강양구 기자님이 저술하신 『밥상 혁명』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 3 (이권우 선생님): 김명진 선생님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불확실한 과학에 대응하기 위한 덴마크의 합의 모델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김명진 선생님 : 덴마크에는 과학 기술 사안을 전문가와 시민들이 합의해서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합의 모델이 있습니다. 포럼 형식으로 해서 GMO 문제 등 불확실성이 큰 안건들에 대해 이뤄지는데, 먼저 랜덤하게 사람들을 연령, 직업, 성별 등을 다양하게 안배하여 뽑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식을 쌓게 한 뒤,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첫날에는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그다음 날에는 시민들이 전문가들의 토론을 유도하기도 하기도 하며 스스로 내부 토론을 하는 식으로 해서 합의를 이뤄냅니다.

이 포럼은 1987년에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1990년대엔 유럽에서, 또 국내에서도 3번 열린 적이 있어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리 합의 모델을 한다 해도 정책에 반영될 기회가 많지 않아 문제죠.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국회가 구제불능이라 ‘그런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이런 기술 영향 평가 포럼이 의회 산하에 있어서 그 결과가 정책에 반영되곤 합니다.

강양구 기자님 : 박성민 선생님이 반론이 있으실 듯합니다.

박성민 선생님 : 정치인들에 대해 불만이 많으시겠지만, 선출 권력과 비선출 권력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출 권력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리면 헌재, 검찰, 경찰, 언론, 시민단체 등 비선출 권력의 힘이 강화됩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완전히 작동을 멈추게 되죠. 미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거의 없고 연방정부가 하는 일보다 주정부가 하는 일이 더 많으며, 의회가 거의 입법권, 감사, 인사권 같은 권력을 가집니다. 로비스트들이 다른 곳이 아닌 의회에 로비를 하죠.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로비스트들이 관료들에게 로비를 하죠. 인사권도 관료들이 갖고요.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등, 여러 가지 안 중에서 고르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그 모든 안들을 관료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의 국장급 인사들과 5분 이상 얘기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협상도 세계적 수준이죠. 하지만 국회의원 보좌관 수를 더 늘이든지 해서 의회의 선출 권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우리를 대표해서 뽑힌 선출 권력에 힘을 줘서, 언론, 사법부 등을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다음 편에는 트위터를 통해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집니다.


팟캐스트 시작 기념으로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팟캐스트를 들으시고 블로그에 덧글이나 트랙백으로 의견, 질문을 남겨주신 분들 중 두 분을 추첨하여 <우리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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