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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카이스트 명강으로 읽는 과학] 도로를 막아야 교통 흐름이 나아진다고?

Editor! 2016.09.09 09:15

카이스트 명강으로 읽는 과학


KAIST 명강 1.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도로를 막아야 교통 흐름이 나아진다고?



사람들이 “짜증 나. 또 교통 체증이야.”라고 불평하면 저 위에 계시는 높으신 분들은 보통 이렇게 생각하시죠. “차가 막혀 힘드시죠? 제가 여기 도로를 넓히고 다리를 놓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꽝입니다. 만만한 작업도 아닐뿐더러 쓸데없는 작업일지도 모른다는 걸 지금부터 보여 드리겠습니다.


자, 1편에서 보여드린 다시 출근하는 상황으로 돌아갑시다.


1편. 교통 체증의 비밀, 네트워크에 있다 [보러가기]



왼쪽이 집이고 오른쪽이 회사입니다. 10분이라고 쓰여 있는 게 10분이 걸리는 고속도로이고, x분라고 쓰여 있는 게 지름길입니다. 10명이 집에서 회사로 갈 때 어떻게 가는 게 가장 좋을까요? 1편을 보고 오신 분들은 정답을 더 빨리 아시겠죠?


결론은 위아래로 각기 5대씩 나눠 가면 됩니다. 윗길은 5명이 가기 때문에 x=5분이 걸리고 나머지 길을 가는 데 10분이 걸리니까 총 15분이 걸립니다. 아래에서는 고속도로로 10분이 걸리고 지름길에서 5분이 걸리니까 15분이 걸립니다. 10명이 다 15분이에요. 모든 사람이 공평하죠. 그래서 이 시스템은 수학적으로 좋은 절대적 최적화의 답이 150분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대적 최적화 답도 150분인 아주 좋은 시스템입니다. PoA(Price of Anarchy)*가 1입니다. 낭비가 전혀 없는 완벽한 도로죠.


* PoA(Price of Anarchy): 무정부 상태, 통제가 없는 무질서의 상태에서의 대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청바지를 살 때 6분에 33달러를 들이는 게 (수학적으로는) 가장 효율이 높은데 그걸 따르지 않음으로써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이 있는 것입니다. PoA가 1보다 크면 클수록 낭비되는 것이 많고 효율이 나쁜 것입니다.



그런데 선거철에 높으신 분께서 “15분이 길죠? 제가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놔 드리겠습니다.”라고 공약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간 지점을 서로 연결하는 다리를 딱 놓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이 아까와는 다른 방식으로 갑니다.



다리가 놓이는 바람에 모두가 지름길 한 곳으로만 몰리게 되니 (x=10분)+(x=10분) 해서 총 20분이 걸립니다. 사람이 10명이면 다 합쳐서 200분이 걸립니다. 원래 150분으로 잘 짜여 있는 길을 망쳐 놓은 겁니다. 잘못된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예죠.


“이렇게 간단하게 생긴 동네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신 분 계시죠? 그래서 실제 도시에서도 해 봤습니다.



그림을 보면 다행히 보스턴의 다리들은 다 괜찮았습니다. 대신 점선으로 표시된 게 나쁜 도로들입니다. 점선으로 된 도로들은 오히려 막아 버리는 게 교통 체증을 줄이고 사람들을 빨리 보내는 방법입니다. 이걸 브라에스 패러독스(Braess paradox)라고 합니다. 다리를 놓고 길을 새로 뚫으면 빨리 갈 것 같은데 오히려 엉망이 되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정보를 많이 주면 오히려 모호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브라에스 패러독스와 PoA를 알고,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인, 서로 살기 좋은 이상적인 사회라면 문제가 안 일어나겠지만 현실은 잔인하거든요.



공사 때문에 도로를 막았던 때에 아이러니하게도 교통 흐름이 더 나아졌다는 사례도 실제로 보고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연구가 모든 교통 체증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 교훈은 주는 것 같아요. 삽질이 삽질이 될 수가 있다. 계획 없는 다리 건설과 도로 확장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거죠. 교통망이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이 얽힌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내용 출처: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정하웅 교수님 편




정하웅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터데임 대학교 연구 교수를 거쳐 KAIST 물리학과에서 지정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현재 사회학, 경제학, 인터넷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네트워크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2009년 KAIST 우수 강의 대상, 2010년 이달의 과학 기술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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