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재) 사이언스-오픈-북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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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 몇몇 과학자들은 매주 포항 공과 대학교 무은재 기념관 5층에 모여 유쾌하기 짝이 없는 아이디어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KAIST 총장으로 잘 알려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박사가 아시아 태평양 이론 물리 센터(Asia-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 APCTP)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과학자들의 생각을 세상이 읽을 수 있도록 과학 미디어를 만들라.’는 미션을 던졌다. 그것이 과학이 오래 살아남는 법이라고 그는 믿었다. 이를 위해 《크로스로드(Crossroads)》라는 잡지를 창간하게 됐고, 나는 그 잡지의 초대 편집장이 되었다. 과학자와 문학 평론가로 구성된 편집 위원들은 매주 모여 과학을 문화처럼 향유하는 생활양식을 갖기 위해, 과학..
슈퍼맨 영화 「맨 오브 스틸」 보신 분 계신가요? 그 영화의 바이럴 마케팅용 동영상 중에 외계에서 온 메시지를 모티프로 한 것이 있었습니다. 슈퍼맨의 적인 조드 장군이 지구인 전체에 보낸 메시지였죠. 그 메시지의 첫 문장은 “YOU ARE NOT ALONE.”이었습니다. 지구인 “너희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거죠. (워너브라더스 유튜브 채널 바이럴 영상 링크) 만약 외계인이 존재해 지구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아니 우주가 침묵을 깨고 우리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다면, 정말로 어떤 메시지를 보낼까요? 과학과사람들 대표로 활발한 과학 문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원종우 대표가 보내온 폴 데이비스의 신간 『침묵하는 우주』 서평을 본다면, 우리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고요? 폴 데이비스 박사님이 계..
과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통합 과학 시대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과학계와 교육계 전문가들은 “자연스러운 과학 도서 독서를 통해 배경 지식을 쌓을 것”을 강조합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 과학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의 과학 개념 115가지를 선별해 한 권으로 엮은 『과학 원리』는 광대한 과학의 세계가 체계적으로 정돈되어 있는, 그야말로 과학적인 책입니다. 지식 큐레이터 강양구 선생님이 이 책을 진정한 대안 과학 교과서라고 꼽는 이유를 함께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대안 과학 교과서를 찾는다면:『과학 원리: 인포그래픽 과학 팩트 가이드』 이렇게 훌륭한 대안 과학 교과서가?!어렸을 때부터 항상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교과서가 중요하다!” 실제로 나는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하면 되는 줄 알다..
조지프 니덤의 평전으로서는 우리나라에 처음 출간된 『중국을 사랑한 남자』의 감수는 한국 전통 과학 기술사 연구의 거인인 전상운 전 성신여대 총장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8년 1월 출간된 책을 보시기 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전상운 선생님과 니덤의 인연은 깊습니다. 한국 과학사 연구에 뜻을 세운 1960년대 초반, 니덤의 요청으로 송이영의 혼천 시계를 실측하고 촬영해 그 정보와 사진을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과학 기술이 세계 과학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으며, 『중국의 과학과 문명』가 출간되었을 때에는 쥐꼬리만한 교사 월급과 겨우 얻은 유학 장학금을 몽땅 털어 도서 수입상에서 책을 구입해 며칠 밤낮을 탐독했다는 추억을 들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 초반 성신여대..
2019년 3월 24일은 불멸의 과학사 학자 조지프 니덤이 서거한 지 만 24년이 되는 날입니다.조지프 니덤은 1954년 첫 1권이 나온 이래 65년간 단 한 번도 절판되지 않으며 7권 25책까지 출간되며, 13세기 전까지 지구 상 다른 어떤 문명도 따라잡지 못했던 수준 높은 과학 문명을 구축한 중국과 동아시아의 과학 기술의 전모를 농밀하게 재창조해 낸 『중국의 과학과 문명(Science and Civilisation in China)』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영국의 논픽션 작가 사이먼 윈체스터는 새로운 학문 분야의 창시자인 그를 “과학과 신앙, 특권과 가난, 구세계와 신세계,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중국과 서양 사이에 다리를 놓은” 위대한 지성으로 평가합니다. 니..
연성 물질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인 성균관 대학교 신소재공학부의 원병묵 교수가 영국 과학 저술가 필립 볼의 『자연의 패턴』을 읽고 리뷰를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은 자연의 패턴으로부터 많은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물리학, 화학, 재료 과학 등이 밝혀낸 자연의 패턴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원 교수님은 평소에도 엑스선 나노 영상을 이용하여 자연의 패턴을 관찰하고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패턴 탐색자이자 자연 사랑꾼입니다. 커피 자국이 만드는 패턴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시기도 했고, 미술가들의 붓질이 만드는 예술 작품의 패턴과 프린터가 만드는 인쇄물의 패턴을 넘나들며 패턴의 세계를 탐구하고 계십니다. 반도체 웨이퍼와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