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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진실의 한 조각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 - 앤 드루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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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진실의 한 조각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 - 앤 드루얀

Editor! 2014.05.14 15:52

현재 방영 중인 리부트된 <코스모스>에서 감독과 각본을 맡은 앤 드루얀. 

과학 저술가,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앤 드루얀이 2008년 5월 방한했을 당시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한국어판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습니다. 이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코스모스> TV 시리즈 프로젝트는 당시 지구 온난화 관련 펀드 문제로 잠정 중단 상태라고 답변했었는데요, 올해 이렇게 방영되고 있어서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당시 기자 간담회 녹취록을 블로그에 소개해 봅니다. 




안녕하십니까칼 세이건과 함께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쓰신 앤 드루얀을 모시고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겠습니다앤 드루얀은 과학 저술가이고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양한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칼 세이건의 부인으로도 유명합니다텔레비전 코스모스 시리즈를 같이 집필하시기도 하셨으며 유명한 조디 포스터 주연의 콘택트 영화 대본도 쓰셨습니다SBS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마침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한국어판이 출간되어 이렇게 기자 간담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통역은 연세 대학교 천문대의 책임 연구원이시고칼 세이건의 연구 주제 중 하나였던 전파 천문학을 연구하고 계신 이명현 박사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앤 드루얀오늘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우리는 전 세계의 여러 출판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사이언스북스와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질문이든 기꺼이 듣고 싶다. 그리고 세이건과 나의 아들인 샘 세이건을 소개한다. 엊그제 한국에 왔는데 일정이 상당히 촉박하다. 많은 것을 구경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시내에 들어와 여러분을 만나고 서울을 구경할 수 있어 기쁘다. 그리고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한국어판이 출간되는 때에 맞춰 한국에 오게 되어 더 기쁘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다. 책 표지가 매우 근사하다. 이 책의 내용인 인류의 기원과 우주로 향한 멋진 꿈을 상징하는 멋진 표지다.



질문 : 칼 세이건과 공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부분을 당신이 쓰고 어떤 부분을 칼 세이건이 썼는가? 공동 작업을 어떤 식으로 했는가?

앤 드루얀멋진 질문이다. 다른 공저자들이라면 서로 자기가 썼다고 다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다. 우리는 진정으로 함께 썼다. 과학적인 부분은 대부분 칼이 썼지만 역사라든지 문체에 대해서는 내가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따지고 보면 사실 5050의 정도로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칼은 밖에서, 나는 작업실 안에서 작업을 했다. 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글을 쓰고 글 쓴 부분을 교환해서 다시 읽어 보면서 고쳐 썼다. 이것은 진정한 협동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질문: 이 책은 1992년에 출간되었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 이후로 특별하게 손을 댄 부분은 있는가?

앤 드루얀이 책처럼 코스모스1970년대 말, 1980년 초에 씌어졌다. 하지만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는 어떤 수정도 없이 텔레비전 황금시간대에 편성되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 DVD로 제작되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아이튠즈로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각주:1]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여전히 인기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3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고친 부분이 거의 없다. 물론 새롭게 발견된 과학적 사실들은 수정되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150억 년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137억 년으로 안다. 이러 부분들은 수정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과학 정신, 과학적 입장은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 칼은 그런 면에서 혁신적이었고, 정말로 천재적이었다.

 

질문 : 당신은 왜 세이건이라는 성을 안 쓰는가?

앤 드루얀나는 나의 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1977년 칼과 결혼을 결정하면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충실하지만 서로 평등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의 성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질문 : 천문학에서 인류의 기원으로 눈을 돌려 인류의 진화사를 다룬 책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앤 드루얀 :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과 위기 상황, 인류 문명이 멸망할 가능성을 느끼면서 현재 우리 문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인류의 기원, 생명의 기원으로 돌아가 다시 살펴보고 싶어졌다. 아니 그러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당시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필요했다.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생물 종에 대해, 우리의 진화적 역사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인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고 싶었고,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했다.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는 분명 우리 조상들의 폭력성을 물려받았다. 그렇지만 동시에 서로 돕고, 평등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 또한 물려받았다. 이 이중성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된다면 인간이라는 우리 종의 미래에 대해 좀 더 희망적인 전망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나는 네바다 핵 실험 반대 운동 같은 것에도 참여해 왔다. 인류를 몇 번이고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철조망 너머에 두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그것에 대해 반대하는 운동을 할 때, 나는 우리 인류가 엄청난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며,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하는 종족이기는 하지만, 서로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전체적인 평화를 유지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 인류가 이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서로 독립적이지만 협력과 장기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작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질문 : 칼 세이건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앤 드루얀 : 1974년 친구인 작가 겸 감독인 노라 애프런이 주최한 저녁 파티에서 처음 만나 칼 세이건 부부(당시 그는 두 번째 부인인 린다와 결혼한 상태였다.)와 친해졌다. 그리고 그 후 3년 동안 나사에서 프랭크 드레이크가 책임자로 있고 칼 세이건이 중요한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던 보이저 호 계획에 참여했다. 이 보이저 계획은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우주 탐사선을 태양계 밖 먼 우주로 보내는 것이었다. 그 일을 하던 중에 칼이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선곡 책임자) 자리를 제안했다. 지구의 생물학적, 문화적 역사를 상징하는 음악들을 넉 달 동안 함께 골랐다. 지구를 대표하는 그림과 소리, 58개국어 인사말을 모았다. 음악에 대해서, 특히 중국 음악을 넣는 데에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중국 음악은 지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음악 중의 하나다. 197761일 음악 선곡 작업을 하기 위해서 애리조나의 투산 호텔에 머물고 있었는데, 칼 세이건이 메시지를 남기고 몇 시간 후 전화를 해 왔다. 그 전화 통화에서 그는 내게 청혼을 했다. 우리는 그때까지 데이트를 한 적도, 키스조차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4년 후 결혼했다. 그가 죽을 때까지 20년 동안 함께했다.

 



질문 : 과학과 종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앤 드루얀이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종교처럼 믿는다고 알고 있다. 나에게 있어 과학은 진실의 한 조각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이다. 궁극의 진리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이런 작은 진리 한 토막을 발견해 나가는 도구이다. 갈릴레오가 1609년 망원경으로, 최근에 허블 우주 망원경이 저 너머의 숨은 은하를 발견해냈듯 하나하나 발견해 가는 과정이 과학의 매력이다.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신에 대해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다. 오히려 과학이 영적일 수 있는 것이, 나에게 있어 과학은 가장 정신적인, 진실에 대한 접근이다. 우리는 아주 작고,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서 아주 짧은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만 그걸 알려 준 것이 과학이다. 과학은 종교와 달리 스스로 오류를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우리가 자연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케플러라든지, 심지어 다윈도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었으며 특히 뉴턴은 그 입장을 고수했다. 자연 속에서 신의 증거를 찾고, 신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노력이었기 때문이다.

 

질문 : 글을 쓸 때나 이제껏 살아오면서 만났던 책들 중 인상적이었던 고전이 있다면 소개해 주기 바란다.

앤 드루얀칼 세이건과 함께 일을 하면서 과학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영국의 과학사학자가 쓴 GREEK Science를 인상 깊게 읽었다. 그리고 그리스의 고대 과학에 대해 읽게 되면서 고대 유물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상의 역사, 유물론의 개념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 발전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에라토스테네스,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의 크기를 측정한 사람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지구 전체를 직접 잰 것이 아니라, 지구의 아주 작은 부분을 잼으로써 지구 전체의 둘레를 추측해 냈다. 그리고 그 값은 현대적 측량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그것이 과학 정신의 핵심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고 과학이 그것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질문 : 독서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앤 드루얀독서란 세상의 모든 지식을 모으는 작업이다.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처럼 머리속에 전 세계의 지식을 수집하고자 하는 열망이 독서라고 하는 것에 담겨 있다.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명품이며 독서는 일종의 마법이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것 이상의, 지식 경험을 하게 해 주는 최고의 교육 방법일 것이다.

 

질문 : 혹시 알고 있는 한국 과학자가 있는가?

앤 드루얀부끄럽지만 잘 알지 못한다. 이번에 알게 된 이명현 박사가 처음으로 알게 된 한국 과학자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이 여행을 통해 달라지기를 바란다.

사실 내가 온 것은 내가 운영하고 있는 코스모스 스튜디오의 작업을 한국 사람들에게도 소개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지금 솔라 새턴 스페이스 머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태양풍으로 움직이는 커다란 돛배이다. 이것은 러시아 미사일로 궤도로 발사하며 50피트짜리 패널 80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이 우주 공간에서 완성되면 지상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태양풍을 동력원으로 삼아 날아갈 이 우주선은 지구에서 멀어질 때마다 조금씩 빨라질 것이고, 명왕성에 도달할 때쯤이면 빛의 속도 절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2005년에 시험 발사한 적이 있지만 지구 궤도 단계이며 좀 더 안정된 실험은 계획 단계이다. 이 프로젝트는 역사상 최초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인류를 파괴하려던 러시아 미사일들을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느리게 날아가는 보이저 호(다른 항성계까지 가는 데 20만 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와는 다르게 불과 2000년 만에 태양계가 아닌 다른 항성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태양계 내 행성 간 여행에서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것은 칼 세이건에게, 그의 꿈에 대해 바치는 타지마할과도 같다. 과학과 최신 기술이 인류에게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질문 : 종교와 과학, 지적 설계론이 팽배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은?

앤 드루얀지난 7년간 미국의 정치적 상황, 나와 샘이 사는 데서 그리 멀지 않은 곳,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지적설계론이 상승 중이지만 대체 그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우주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졌고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그들의 주장에 근본적으로 의심이 든다. 우리의 지구, 우리 종은 위험한 상태인데 아직 우리 내부의 과학 혁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더욱 과학이 그런 것들을 극복해 나가는 방안이 되리라 본다. 다윈의 진화론은 엄청난 증거를 확보했지만 창조론은 그 근거가 없다. 하지만 진화론의 문제는 우리를 자연으로부터 분리시켰다는 데 있다. 우리의 존재의 이유, 우주의 존재의 이유... 창백한 푸른 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우주 속에서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 (9・11 이후 미국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종교로의 회귀, 정치적 회귀 움직임이 있었던 듯하다.)

 

질문 (2004년리처드 도킨스 상 수상 관련, 평소 칼 세이건을 존경하는 도킨스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

앤 드루얀여러 차례 그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그를 존경한다. 미국 사회는 9・11 이후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 현재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공포에 바탕을 둔 종교, 공포에 바탕을 둔 정치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큰소리로 문제를 지적한다. 그는 용기 있는 지식인이다. 공격적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질문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를 읽는 독자들에게 염두에 두기 바라는 부분?

앤 드루얀 : 비단 한국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이 책은 폭력성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진화의 산물이라는 측면에서 다루고 있으며, 인류라는 종의 측면에서 단기간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를 보호해 오는 방식이라는 데서 의미를 찾아가야만 한다는, 미래에 대한 긴 안목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1. 실제로는 아이튠즈 스토어에 등록되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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