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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최전선을 찾아서 『물속을 나는 새』 : 이원영 편 ③ 본문

(연재) 과학+책+수다

지구 온난화의 최전선을 찾아서 『물속을 나는 새』 : 이원영 편 ③

Editor! 2018.11.05 11:13

이번 「과학+책+수다」에서는 『물속을 나는 새: 동물 행동학자의 펭귄 관찰 일지』의 저자 이원영 박사님을 만나봅니다.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동물 행동학자인 이원영 박사님은 극지방의 동물들을 연구하러 떠난 이야기를 담은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2017년)에 이어 『물속을 나는 새』를 쓰셨습니다. 까치 연구자에서 펭귄 연구자로 거듭나신 이원영 박사님은 매년 겨울 남극을 방문해 연구 중이십니다. 남극으로의 또다른 여정이 시작되기에 앞서 이원영 박사님과 나눈 책 이야기와 펭귄 이야기는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SB: 사이언스북스 편집부)




「과학+책+수다」 여덟 번째 이야기

지구 온난화의 최전선을 찾아서 『물속을 나는 새』 : 이원영 편 ③



SB : 다시 책 이야기를 여쭤보려고요. 짤막하고 재미있는 글 모음이면서도 참고 문헌 목록이 상당히 깁니다. 최신 연구 논문 저자 이름만 봤을 때는 여성으로 추측되는 이름이 많아서 실제로 극지 현장에 여성 연구자들이 많이 활동을 하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이원영 : 네, 맞습니다. 펭귄 관련 학술 대회에 여성 과학자들이 남성 과학자들만큼 많이 옵니다. 극지라는 환경이 물론 험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연구를 할 때 근력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약간 마라톤 같은 일이에요. 아침에 나가면 저녁 밤늦게까지 일하고, 날씨만 좋으면 한 달 내내, 두 달 내내 쉬지 않고 매일 나가거든요. 사실 남자, 여자의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세종기지도 여성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해마다 수 차이는 있지만 생물 분야에서는 성비가 1대1은 되는 것 같아요.

 


SB : 그러면 저희가 좀 더 찾아서 알고 싶으면 추천을 해주실 수 있나요? 선생님이 주목하시는 연구자라든가 관심이 가는 연구 주제가 있을까요?

 

이원영 : 펭귄의 바이오로깅! 펭귄에 장비를 부착해서 기계를 통해서 펭귄의 행동을 알아내는 방법을 일본 극지연구소에서 굉장히 선도적으로 하고 있어요. 일본 그룹과 계속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데 와타나베 유키, 다카하시 아키노리, 이 학자들을 굉장히 유심히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같이 준비하고 있는 공동 연구들도 있고요. 와타나베 유키가 쓴 『펭귄의 사생활』에는 사실 펭귄 이야기는 별로 없어요. 그 연구자도 저랑 좀 비슷하게 꼭 펭귄만 고집하지는 않거든요. 바이오로깅 기술을 이용해서 상어나 참치라든지 오히려 열대 지방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 사실 펭귄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사실 동물 행동학 분야 자체가 당장 어떤 쓸모를 있다고 보기는 어렵죠. 펭귄 잠수하는 것 알아서 뭐해? 이런 이야기도 많거든요. 어떻게 실용화를 할 수 있느냐, 어떻게 경제적 기여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지만 동물 행동학은 순수 학문이기 때문에 기여를 못 하지요. 궁금해서 하는 거예요. 과학적인 목적으로요. 저는 기술자가 아니라 과학자잖아요. 그래서 저는 과학적인 호기심으로 사실 연구를 하는 거다 보니까 이렇게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거고 그걸 실제로 어떻게 쓸지는 또 다른 분야에서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SB :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학술적인 이야기를 해주셨으니까 영화나 만화 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펭귄에 대해 여쭤볼게요. 대중 문화 속 펭귄들이 실제 펭귄을 어느 정도 반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원영 : 영화 「해피 피트」 같은 경우는 펭귄 연구자들의 자문을 받아 실제 생물학적인 요소를 많이 썼다고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당 부분 소모적으로 이용되고 있어요. 상업적인 측면에서 그냥 하나의 이미지로 소비가 되는 거죠. 펭귄이라는 동물이 조류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포유류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지갑이라든지, 카드 무늬에도 들어 있고 여러 가지로 쓰이고는 있지만 그렇게 이미지로 소비되고 마는 건 개인적으로 안타까워요. 동물을 좋아하려면 그 동물의 생활사라든지 생태학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펭귄이 알을 몇 개 낳는지까지 알 필요는 없겠지만 펭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펭귄을 소모적으로만 대하는 부분은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아요.



동물원 펭귄의 경우 귀여운 이국적인 동물로 소개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심지어 한국에도 펭귄을 풀어 놓자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답답하지요. 펭귄을 정말 좋아하고 펭귄을 사랑한다면 펭귄 입장에서 어떤 동물인지를 생각해 보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은 남극에 있는 젠투펭귄이나 턱끈펭귄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에요. 동물원에서 번식하는 것도 쉽지 않지요. 자문을 구하는 연락을 많이 받아요. 번식을 안 하는데, 깃갈이를 안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보시는데 “아니 가둬 놓으면 얘들이 잘 살 수 있을까요?” 이렇게 반문하거든요.

 

SB : 사육 환경 자체가 열악해서 더 그렇겠죠?


이원영 : 환경 자체도 열악할 뿐만 아니라 생활 주기도 문제예요. 극지방 여름과 겨울의 낮 길이 차이부터 시작해서 수온이라든지 여러 조건이 있는데 다 맞춰 줄 수가 없으면서 무작정 데려와 키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젠투펭귄은 최대 200미터까지 잠수하거든요. 그런데 국립생태원 수조 깊이는 2미터가 채 안 돼요. 그런 데 가둬 놓으면 펭귄은 답답한 거죠.

 

SB : 그러면 거기서 태어난 펭귄들은 잠수하는 법을 모르고 사는 건가요?

 

이원영 : 거기서 번식이 많이 되지는 않았어요. 물론 연구를 위해서 그런 기관들이 수행하는 역할이 있지만 전시용으로 펭귄을 이용하는 건 좀 재고해 봐야 될 것 같아요. 돌고래 제돌이를 방사한 것처럼 사육 시설에서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돌려보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SB : 펭귄 외에 또 다음 연구하실 동물, 관심 있으신 동물은 무엇인지요?

 

이원영 : 겨울에는 남극에 가지만 여름에는 또 북극에 가고 있거든요. 북극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새들이 있는데 흰뺨기러기처럼 북극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이 되면 좀 따뜻한 지방으로 내려왔다가 이동하는 철새들입니다. 철새들의 생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SB : 흰뺨기러기는 시베리아나 우리나라까지 오나요?

 

이원영 : 한국 쪽으로 오는 개체군하고는 조금 다른데 제가 가는 다산기지에 사는 새들은 주로 서유럽에서 월동을 해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극에서 눈 녹는 시기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거든요. 이렇게 봄이 빨리 오니 철새들이 이동 경로를 바꾸고 있어요. 빨리 가야 되니까 중간 기착지 거치던 것을 한 번에 간다든지요. 그러니까 지쳐서 제대로 번식을 못한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온난화에 의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동물들은 그런 극지방 동물들이거든요. 사람은 더우면 에어컨 틀고, 어디 환경이 나빠지면 거기 안 가면 되잖아요. 그런데 극지방에 있는 동물들은 수천 년, 수만 년에 걸쳐서 적응해 왔는데 불과 50년 만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북극곰 이야기를 할 때도 나왔었지만 해빙 녹는 시기도 굉장히 빨라지고 있고 북극의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보니까 굉장한 위기예요. 번식도 제대로 못하고, 번식 시기도 계속 바뀌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통해서 우리가 좀 배울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SB :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여름에는 북극에 가시고 겨울에는 남극에 가시는 거죠?

 

이원영 : 네. 연구비가 허락하는 한 그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SB : 이번 겨울에 남반구의 여름을 만나러 가시는 여정 중 틈틈이 소식 전해 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남극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잘 되시나요?

 

이원영 : 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요. 위성 신호를 이용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아무래도 여러 명이서 사용을 하다 보니까 속도가 많이 느리지요. 그래서 텍스트 기반으로 된 메신저나 트위터 말고 다른 것들은 굉장히 느려요. 파일 걸어 놓고 밥 먹고 오면 되어 있다든지 그렇죠.

 

SB : 다음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주시기 기대하겠습니다.

 

이원영 : 네, 알겠습니다. 잘 준비해 보겠습니다.

 

SB : 감사합니다.




이원영

서울 대학교 행동 생태 및 진화 연구실에서 까치의 양육 행동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마치고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펭귄을 비롯한 야생 동물을 연구하고 있다. 동물의 행동을 사진에 담고, 그림으로 남기며 과학적 발견들을 나누는 데 관심이 많아 《한국일보》에 “이원영의 펭귄 뉴스”를 연재하고 팟캐스트 “이원영의 새, 동물, 생태 이야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원영의 남극 일기” 등을 진행하며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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