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cienceBooks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 과학 공부한다고 인생이 바뀌겠어? 본문

사이언스북스의 책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 과학 공부한다고 인생이 바뀌겠어?

Editor! 2023. 12. 13. 10:07

 

과학 공부한다고 인생이 바뀌겠어?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

이명현, 장대익

 

 

“과학이 삶의 의미를 준다면?”

천문학자 이명현과 진화학자 장대익의

새로운 과학 이야기


차가운 설명의 과학이 아닌

다정한 과학은 가능한가?

내 일상을 터치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실존적 과학이 가능한가?

 

해서, 지난 2년 전 어느 날, 저희는 과학이 우리 개인의 삶의 의미, 가치, 실존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답하는 책을 함께 쓰자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그동안 여러 곳에서 받았던 많은 질문들 중에서 관련 질문들을 추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것들 중에는 수업이나 강연에서 나온 공식적 질문들도 있지만 친한 지인이나 출판 관계자와의 술자리에서 나온 솔직한 도발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질문들을 총 다섯 가지로 분류를 한 후, 지난 1년여 동안 만날 때마다 각 질문들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천문학자인 이명현은 인간을 ‘별먼지’라 부르고 진화학자인 장대익은 인류를 ‘생명의 잔가지’라고 말합니다. 이 별먼지와 잔가지가 함께 토론하고 쓰고 정리해서, 앞으로 진행할 ‘과학 인생 학교’의 수업 노트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본문에서

 

 

2023년 연말을 맞이해서 각 대형 서점에서 올해의 베스트셀러 목록과 트렌드를 전하고 있다. 주목받는 것은 세이노의 가르침을 비롯한 자기 계발서의 약진. 팬데믹으로 시작된 록다운과 유동성의 시대가 끝나면서 몇 년간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악하고 있던 재테크 도서들이 퇴조한 결과다. 이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이어진 전쟁과 국제 정치 경제의 양극화도 있겠지만, ‘58년생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 GPT 같은 대화형 인공 지능의 대두 같은 노동 시장의 변화, 혹은 은밀히 퍼지고 있는 실존적 공포감이 자기 계발서의 약진을 가져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존적 공포감을 달랠 역할을 오랫동안 해 온 것이 종교. 그러나 한국 개신교를 신뢰한다.”라고 답한 일반 국민의 비율이 202031.8퍼센트에서 202218.1퍼센트로 급락했다는 국민일보2022년 여론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그 역할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종교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우리는 실존적 위기를 달래야 할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천문학자인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초판을 새롭게 번역해 낸 진화학자 장대익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는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에서 그 역할을 이제는 과학 떠맡을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과학이 일차적으로 맡아 온 임무는 설명(explanation)’이었다. 현재 상태를 보고 과거와 현재를 예측하고 실험으로 그 예측을 검증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포괄적이고 정량적인 설명을 완성하는 것. 그 이상, 그러니까 삶을 이해(understanding)’하고 해석하며 변혁하는 힘을 과학에 기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위안, 혹은 행복 같은 단어는 과학과 함께 매칭된 적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이명현 대표와 장대익 교수는 이 같은 통속적 과학 이해에 반기를 든다. 과학은 위안을 주고 행복을 가능케 하며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저자들이 책 제목에 과학과 인생이라는 단어를 엮은 이유가 여기 있다.

 

 

 

천문학자와 진화학자의 우정이 만든

다섯 편의 특별한 과학 특강

 

책 제목에 과학 인생 학교와 함께 엮인 별먼지잔가지는 무엇인가? 저자들에 따르면 이 둘은 과학이 규정하는 인간의 정체성이다. 먼저 별먼지는 태양 같은 별이 만들어 내는 수소-수소 핵융합 반응에서 나오는 헬륨부터 철까지의 원소들과 그 원소들이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온갖 유무기 분자를 아우르는 천문학 용어 stardust, 혹은 star-stuff에 해당하는 우리말이다. 인간을 이루는 모든 화학 물질, 아니 지구 생명과 지구 자체를 이루는 모든 물질이 실은 이 별먼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천문학자들은 인간을 가리켜 초신성의 후예’, ‘star-stuff’라고 일컬어 왔고, 이명현 대표는 이 별먼지를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유구한 문제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다. 우리는 별먼지에서 왔고, 별먼지이며, 결국 별먼지로 흩어질 것이라고. 그렇지만 이 대표는 인간이 독특한 존재라는 위안을 잊지 않는다. 자신의 기원과 미래를 생각하는 별먼지, 궁극적 고향인 별 헤는 먼지라고.

 

 

이 책이 다루는 첫 번째 질문은 과학과 실존의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저희는 과학이 말해 주는 바를, 그러니까 인류는 연약하지만 고고하며, 미미하지만 위대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천문학과 진화학이 말하는 과학적 실존주의는 인생을 최고의 허무에 이르게 하는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허무주의를 이길 수 있는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여타 실존주의와 다릅니다.

두 번째 질문을 다루면서는 과학이 주는 위안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삶에 위안을 주는 것은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는 위대한 ‘스토리’들이었습니다. 그 스토리의 목록에는 각종 신화, 종교, 이념과 사상, 그리고 철학 같은 것들이 있었지요. 이제 그 목록에 과학이 포함되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 과학이 그 목록에 편입되면서 다른 것들을 몰아낼 가능성은 없을까요?

세 번째 질문은 좀 더 개인적 차원에 맞닿아 있습니다. 과학이 우리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사실에 근거한 참된 위안을 준다는 사실을 납득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과학이 대체 ‘내 개인적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잘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과학이 내 삶에 줄 수 있는 실질적 지침들에 대해 다룹니다.

네 번째 질문은 과학적 세계관, 과학 정신, 과학적 태도를 고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대체 ‘과학적’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과학은 왜 다른 지식 방법론에 비해 우월한 인식적 지위를 갖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과학적 태도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마지막 질문에서는 과학이 인생의 행복이나 인생의 아름다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다룹니다. 저희는 감히 과학적 태도를 익힌 사람이야말로 풍성하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과학은 행복과 아름다움을 탐구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면 지금 바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됩니다.

-「시작하며」에서
 

 


차례

 

시작하며 7

 

첫 번째 시간 별먼지와 잔가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별 헤는 먼지 이명현 17

부인할 수 없는 존재의 우발성장대익 37

 

두 번째 시간 진짜 위안

과학이 우리를 위로할 수 있을까?”

종교가 위안을 주는 시대의 쇠락 장대익 67

천애 고아 인간 이명현 89

 

세 번째 시간 삶과 죽음

과학은 내 개인적 삶에 과연 어떤 영향을 주는가?”

사례 연구, 이명현 이명현 105

나는 어떻게 무신론자가 되었는가? 장대익 127

 

네 번째 시간 새로운 처세술

과학적 태도를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과학은 특별한 방법이다 장대익 145

과학은 공짜가 아니다 이명현 159

 

다섯 번째 시간 인생의 목적

과학하면 행복해지나?”

행복 엔지니어링 이명현 177

행복도 과학인가? 장대익 193

 

질문과 답 205

마치며 227

후주 229

응원의 글들 233

찾아보기 266


 

별먼지 이명현

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천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캅테인 연구소 연구원, 한국 천문 연구원 연구원, 연세 대학교 천문대 책임 연구원을 지냈다. ‘2009 세계 천문의 해한국 조직 위원회 문화 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한국형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TI KOREA)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했다. 서울 삼청동에 과학책방 갈다를 열어 작가와 과학자, 그리고 독자들을 잇는 문화 행사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명현의 과학책방, 이명현의 별 헤는 밤, 지구인의 우주공부등을 저술하고, 침묵하는 우주등을 번역했다. 이 외에도 과학은 논쟁이다, 궁극의 질문들, 과학 수다등 다수의 공저작이 있다.

 

잔가지 장대익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 KAIST 기계 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생물 철학 및 진화학을 연구해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터프츠 대학교 인지 연구소 연구원, 서울 대학교 과학 문화 센터 연구 교수, 동덕 여자 대학교 교양 교직 학부 교수, 서울 대학교 자유 전공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 인지 과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서울 대학교 인지 과학 연구소 소장, 비대면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트랜스버스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 및 사회성의 진화에 대해 연구한다. 저서로는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 울트라 소셜등이 있고 종의 기원, 통섭등을 번역했다. 2009년 제27회 한국 과학 기술 도서상 저술상과 2010년 제11회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을 수상했다.


온라인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