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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보이지 않는 권력자

인간은 그저 거들 뿐이다

Editor! 2018.10.26 14:43

술은 인류의 식문화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음식입니다. 각자의 주량에 맞게 마신 술은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 주지요. 다양한 맛을 품고 있기도 한 술은 종류도 다양하고, 더불어 술을 빚어 내는 장인들의 노력도 각양각색입니다. 그런데 술을 만들 때 인간은 그저 거들 뿐이고, 미생물 효모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는데요. 이재열 경북 대학교 명예 교수의 「보이지 않는 권력자」 여덟 번째 이야기의 주제가 술인 이유입니다.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 변화와 효모의 이모저모, 발효주와 증류주에 이르기까지 술로 만나는 미생물의 과학을 살펴볼까요?




이재열의 「보이지 않는 권력자」 여덟 번째 이야기 

인간은 그저 거들 뿐이다



술과 알코올

술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서 함께해 온 역사와 문화를 보여 준다. 술은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료가 되었으며, 어떻게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 왔는가를 보면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수많은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항상 우리 곁에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만들어 온 술에는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지금까지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결코 술을 공업적으로 합성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도 우리가 마시는 술은 모두가 에틸알코올(ethylalcohol, C2H5OH)로, 미생물인 효모가 일으키는 알코올 발효 작용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술과 알코올이라는 말은 대부분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말이므로, 구별해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욱이 미생물의 발효 작용에 의한 것이라면 전부 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도 떠올라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알코올은 분명 우리가 아는 것처럼 화학 물질의 일종이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화학 물질은 수도 없이 많은데, 이들은 제각기 다르므로 필요한 만큼 구분해서 달리 부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 물질에는 각각 나름대로 독특한 이름이 있다.


술과 알코올 또한 비록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서로 구별할 수 있는 차이가 분명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술은 우리가 마시는 알코올 음료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에 비해 알코올이라는 말은 소독약이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이처럼 술은 일반적인 단어이고 알코올은 전문적인 용어임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술은 우리말이고 알코올은 술을 뜻하는 영어라고 고집하기도 한다. 물론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히 구분하려면 알코올이라는 화학 물질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도 여러 종류가 있다

100여 종의 원자 가운데 생명체를 구성하는 것은 탄소(C)와 수소(H), 산소(O), 질소(N)를 비롯한 불과 몇 종류이다. 그중에서도 생명체의 생물 분자는 모두가 탄소 원자를 갖고 있는데, 이들을 통틀어 유기 화합물(organic compound) 또는 유기 물질이라 부른다. 그런데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 물질은 탄소 원자를 중심으로 다른 원자들이 결합한 형태를 띤다. 탄소 원자는 홀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원자와 손을 맞잡고 있는데, 이처럼 맞잡을 수 있는 손이 탄소에는 네 개나 있다. (이에 비해 수소에는 한 개, 산소에는 두 개가 있다.) 즉 손이 네 개인 탄소 원자 하나는 수소 원자 넷과 충분히 결합할 수 있다.


손이 네 개인 탄소 원자는 다른 원자에 비해 분명히 결합력이 강하다. 이처럼 결합력이 강한 탄소 원자가 빈손 없이 다른 원자와 결합해 있는 물질을 알칸(alkane)이라 부른다. 탄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넷이 빈손 없이 결합한 것을 메탄(methane, CH4)이라 하고, 탄소 원자 둘이 연결되면서 각 탄소 원자의 나머지 손 모두에 수소 원자가 결합한 것을 에탄(ethane, C2H6)이라 부른다. 이처럼 탄소 원자의 수에 따라 셋이면 프로판(propane, C3H8), 넷이면 부탄(butane, C4H10), 다섯이면 펜탄(pentane, C5H12), 여섯이면 헥산(hexane, C6H14), 일곱이면 헵탄(heptane, C7H16), 여덟이면 옥탄(octane, C8H18), 아홉이면 노난(nonane, C9H20), 열이면 데칸(decane, C10H22)이라고 한다. 이들 알칸이 수소 외의 다른 원자와도 결합하여 또 다른 물질을 구성하면 이름 뒤에 ‘-yl’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물질 이름을 새로 붙인다.


알코올은 탄소 원자를 기본으로 구성된 알킬기(alkyl group, R)에 산소와 수소 원자가 하나로 붙어 있는 수산기(hydroxyl group, -OH)가 결합한 물질을 일컫는다. 그래서 알코올의 기본 구조를 간단히 R-OH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앞에서 본 대로 기본이 되는 알킬기의 탄소 원자의 수에 따라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달라지므로, 이름까지도 탄소 원자의 수에 따라 달리 부르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테면 알코올은 알칸에 수산기 하나가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알칸에 수산기 하나가 더 붙으려면 알칸에 붙어 있던 수소 원자 하나가 빠져서 빈자리가 생겨야 한다. 구체적인 예로 메탄(CH4)에 붙어 있던 수소 원자 하나가 빠져서 수산기(-OH) 하나가 붙을 수 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물질을 우리는 메틸알코올(CH3OH)이라 부른다. 메틸알코올은 탄소 원자가 하나인 경우이며, 둘이면 에틸알코올, 셋이면 프로필알코올이 된다. 즉 알코올의 일반적인 구조식은 CnH2n+1OH이다.



화합물들의 3차원 이미지이다. 윗쪽이 메탄, 아랫쪽이 에틸알코올이며, 검은색 구는 탄소, 흰색 구는 수소, 빨간색 구는 산소를 나타낸다. 위키피디아에서.


이제 우리는 알코올이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탄소 원자의 수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코올 또한 탄소 원자의 수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붙이는데, 알코올은 우리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물질이므로 이름을 간단히 줄여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메틸알코올은 메탄올(methanol)로, 에틸알코올은 에탄올(ethanol)로, 프로필알코올은 프로판올(propanol)로 부른다. 그밖에도 부탄올(butanol), 펜탄올(pentanol) 등으로 줄여서 편리한 대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중에서 우리가 먹는 것은 에탄올, 즉 에틸알코올이다.



모든 술은 효모가 만든다

술을 만드는 방법은 아주 힘들고 어렵지는 않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술을 즐겼다는 고대 문명의 기록을 보더라도, 술을 만드는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 누구나 필요한 대로 만들 정도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술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그저 술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재료를 순서대로 넣고 적당한 장소에 두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실제로 술을 알아서 만드는 것은 효모(酵母, Saccharomyces cerevisiae)라는 미생물이다.


효모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 Bob Blaylock


효모는 ‘뜸팡이’라고도 불리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자연에 널리 분포해 있다.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효모도 엄연히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에 그 나름의 생존 조건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효모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필요한 때에 효모를 얻을 방법을 알아냈다. 효모에는 음식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 등의 당류를 에틸알코올(C2H5OH)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을 알코올 발효라고 하며, 다른 말로는 주정 발효(酒精醱酵)라고도 한다. 효모의 알코올 발효 과정을 화학식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C6H12O6 → 2C2H5OH + 2CO2.


이때 발효(醱酵, fermentation)란 효모를 비롯한 곰팡이나 세균 등의 미생물이 스스로 살기 위해서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우리에게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반해서 미생물들이 우리가 쓰기 전에 유기물을 분해하는 바람에 못 쓰게 하거나 유기물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단백질 성분을 분해해 악취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작용은 부패(腐敗, putrefaction)라고 한다. 간단히 생각하자면 미생물이 우리에게 유용한 물질을 만들면 발효이고, 우리에게 유용하지 않은 변화를 만들면 부패라고 할 수 있다.


발효는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쓰이는 낱말이지만, 사실 발효의 원말은 ‘발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사람들이 한자 ‘酵’를 원음인 ‘교’가 아닌 ‘효’로 발음하면서 지금처럼 ‘효’로 굳어진 것이다. 한자 사전에도 ‘酵’는 ① 술 괼 효·교, ② 뜸팡이 효·교로 두 가지 음이 함께 설명되어 있다. ‘酵’를 원래의 음인 ‘교’로 표기한 예는 『구약성서』의 「출애굽기」에 나오는데, 발효시켜 만들지 않은 빵을 “무교병(無酵餠)”이라 번역했다. 빵은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부풀려 구운 음식인데, 발효시키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 음식으로 보자면 부침개나 지짐, 빈대떡과 비슷하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유대 인의 전통 음식인 무교병. 효모를 쓰지 않아 부풀지 않고 납작하다. ⓒ Claude Truong-Ngoc



술을 빚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술의 기원을 따져 보면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술을 만드는 방법을 알았고, 술을 만드는 효모가 어디에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포도만 보더라도 포도 껍질에 붙어 있는 흰 물질이 바로 효모이다. (이 흰 물질을 농약이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포도를 주물러 으깨어 항아리에 담아 선선한 장소에 놓아두어도 쉽게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포도주로 발효되는데, 이처럼 그야말로 아주 간단한 일이므로 고대에는 유인원들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원주(猿酒)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 무덤의 벽화는 포도주 양조의 오랜 역사를 보여 준다.


그렇다고 술을 아무렇게나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도 분명하다. 실제로 그 안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몇 가지 일이 있다. 지켜야 할 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제 맛이 나는 술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을 정성이라는 한마디로 뭉뚱그려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과학적인 사실까지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확실한 설명도 가능하다.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으므로, 술만큼은 몇 가지 특별한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선 술을 만드는 것을 ‘빚는다.’라고 달리 표현할 때가 있다. ‘빚다’라는 단어에는 대충대충 만들기보다는 많은 정성을 기울여 노력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또한 ‘빚다’라는 말 외에 ‘담그다’라는 말도 쓰인다. 음식을 익히거나 삭히려고 재료를 버무려 그릇에 담는 일을 ‘담그다’로 표현하는데, 장이나 김치처럼 술도 대부분 항아리에 담기 때문에 쓰는 말이다.


좋은 술을 만들려면 우선 효모의 발효 과정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술을 만들 때 효모가 아닌 미생물이 들어가면 제 맛이 나는 술을 얻을 수 없다.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모여 살면서 제각기 다른 물질을 만들면 그 결과는 술이 아니라 썩은 물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술 발효액은 효모가 살 수 있는 조건을 제대로 갖추어 효모 외의 미생물이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포도주를 담근 항아리를 서늘한 곳에 놓아두는 것도 효모가 잘 사는 온도인 섭씨 20도에 맞추려는 것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초산균이 번식하는데, 초산균은 효모가 애써 만든 에틸알코올을 식초로 바꾸어 끝내는 신 포도주로 만들어 버린다.


포도주를 담글 때 가끔 설탕을 조금 넣는 경우가 있다. 효모는 포도에 들어 있는 포도당을 써서 알코올 발효를 하지만, 발효가 포도주를 담그자마자 시작되어 술이 금방 익게 되는 것은 아니다. 효모가 제 힘으로 정상적인 알코올 발효 과정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면서 자리를 잡으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알코올 발효 과정에 바로 쓸 수 있도록 설탕을 약간 넣는 것이다. 이를 시동 배양(始動培養, start culture)이라 한다. 마치 자동차 모터를 바로 돌리려면 처음부터 큰 힘이 필요한데, 먼저 작은 모터를 돌려 얻은 힘으로 모터를 돌리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는 기본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빚어 마셔 온 술은 막걸리이다. 막걸리의 발효를 포도주의 발효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막걸리는 쌀을 원료로 하는데, 효모가 쌀에 들어 있는 녹말 성분을 그대로 쓸 수 없다. 녹말의 구조는 단당류가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다당류이기 때문에, 먼저 이 사슬을 끊어 단당으로 잘게 부수는 이른바 당화 과정이 필요하다. 보리를 원료로 하는 맥주 또한 같은 맥락에서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효모가 작용할 수 있도록 당화 과정이 앞서야 한다. 막걸리를 담그려면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리고, 시루에 찐 밥을 누룩과 함께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 막걸리를 담그는 데 쓰이는 재료를 ‘술밑’이라고 부르며, 여기에 들어가는 밥을 ‘지에밥’이라 하는데 간단히 ‘지에’라고도 한다. 막걸리를 담그고자 지에밥과 누룩을 버무려 담그는 일을 ‘술을 빚는다.’라고 한다. 한편 막걸리를 빚는 항아리에서 발효 작용이 일어나면서 거품이 부걱부걱 솟아오르는 모양을 ‘술이 괸다.’, ‘술이 익는다.’라고 한다. 이는 탄수화물을 당으로 바꾸는 당화 작용과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가 한꺼번에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 준다.


포도주나 막걸리, 맥주를 비롯해 어떤 종류의 술을 만들든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가 기본이다. 효모는 포도당 분자 하나를 에틸알코올 분자 둘과 이산화탄소 분자 둘로 분해하는 발효 과정(앞에서 나온 화학식 C6H12O6 → 2C2H5OH + 2CO2를 말로 풀어 쓴 것이다.)에서 나오는 두 분자의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ATP)을 에너지로 삼아서 살아간다. 한편 사람들은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효모가 만든 에틸알코올을 음료로 마신다. 그뿐만 아니라 에틸알코올과 함께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밀가루 반죽을 부풀릴 수도 있다. 지금도 빵을 만들 때 부풀리는 재료로 이스트(yeast)를 쓰는데, 이는 효모의 또 다른 말이다. 이렇게 효모는 막걸리와 포도주, 맥주는 물론이고 빵을 만들 때까지 쓰이는 미생물이다.


포도주의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 Jim Champion



증류주, 생명의 물

술의 종류는 크게 발효주와 증류주 둘로 나눌 수 있다.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하면서 만든 에틸알코올을 걸러 마시거나 그대로 마시는 것이 발효주이다. 막걸리와 포도주, 맥주 모두 이에 해당한다. 자연적인 발효주는 알코올 함량이 그리 높지 않다. 알코올 함량이 비교적 높은 포도주라 하더라도 12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증류법을 개발하여 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을 얻을 수 있었다. 증류법을 통해서 알코올에 대한 여러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알코올에 생명의 물, 만병통치약을 뜻하는 라틴 어 단어 아쿠아 비타이(aqua vitae)를 이름으로 붙였다. 알코올 증류법은 연금술을 추구하던 이슬람 세계에서 처음 개발되어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고려 시대에 원나라를 통해 들어와 우리 생활에 자리 잡게 되었다.


증류법을 이용하여 알코올 함량을 높인 술이 바로 증류주이다. 증류주도 어떤 종류의 발효주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눈다.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을 증류한 것이 위스키(whiskey)이고, 과실을 발효시켜 만든 술을 증류한 것이 브랜디(brandy)이다.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를 증류시킨 것은 굳이 따지자면 위스키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증류주는 알코올 함량이 높으므로 증류주를 마시면 그만큼 알코올의 효과도 빠르고 크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술을 알코올이라 부르면서, 알코올이 자연스럽게 술을 대신하는 말이 되었다는 주장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막걸리를 증류시켜 소주(燒酒)를 만들었으며 이때 사용하는 기구를 소줏고리라고 불렀다. 지금까지 가양주(家釀酒)로 남아 있는 안동 소주나 경주 법주 등이 바로 우리의 전통 증류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인 소주는 주정(酒精)이라 불리는 알코올을 만들어 희석한 것이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희석식 소주이다.


알코올 생산자들은 더욱 높은 함량의 알코올을 생산하기 위해 특수한 능력을 갖춘 효모 균주를 찾아내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술과 알코올, 효모와 알코올 발효는 서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재열

서울 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기센 대학교에서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막스 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경북 대학교 생명 과학부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명예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들 어렵다고 말하는 과학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 『바이러스는 과연 적인가?』, 『보이지 않는 보물』,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 『미생물의 세계』, 『우리 몸 미생물 이야기』, 『자연의 지배자들』, 『자연을 닮은 생명 이야기』, 『담장 속의 과학』, 『불상에서 걸어나온 사자』, 『토기: 내 마음의 그릇』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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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힘』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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