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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들어진 신 (사이언스클래식 22) 본문

사이언스북스의 책/사이언스 클래식

다시 만들어진 신 (사이언스클래식 22)

Editor! 2012. 8. 6. 11:12






다시 만들어진 신

카우프만, 신성의 재발명을 제안하다

Reinventing the Sacred


사이언스 클래식 22


우리는 이제 신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종교와 과학을 통섭하려는

복잡성 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의 야심찬 제안


2012년 6월 7일자 ≪네이처≫에 실린 한 기사가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고 한국의 과학자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한국 창조론의 요구에 굴복(South Korea surrenders to creationist demands)”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그 기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조론을 지지하는 기독교 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의 시조새, 말의 진화 관련 내용을 수정 청원을 받아들였고, 일부 교과서 출판사가 그 청원에 따라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창조 과학 담론이 은연중에 큰 영향을 발휘하는 한국 과학계의 실정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곧바로 전 세계 과학 관련 사이트와 SNS 등은 한국 과학계를 조롱하는 글들로 가득 찼고, 한국의 과학자들과 얼마 없는 한국의 진화 생물학자들은 충격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논란은 잠잠해진 듯하지만, 사건 초기 환호성을 지르던 기독교계의 창조론 지지자들이나, 충격으로 당황하던 한국 과학계는 현재 사태 추이를 관망하며 숨을 고르고 있으며, 언제 새로 논쟁이 발발할지 모르는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 한국의 진화론 교육이 ‘진화’할지, ‘퇴화’할지 하는 갈림길에서, 우리나라 과학계와 일부 기독교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진화 대 창조’ 논쟁을 보다 넒은 지평 속에서 조망하고, 그것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세계적 석학들의 논의를 듣는 것은 충분한 의미가 있으리라. 왜냐하면 서구 과학계 일각에서는 교과서를 다시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신(神) 또는 신성(神性)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발명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다시 만들어진 신(Reinventing theSacred)』은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세계 학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깊이로 진행되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 줄 것이다. 세계적인 복잡성 과학의 대가. 샌타페이 복잡계 연구소의 대부, 복잡계 경제 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을 이름 높은 스튜어트 카우프만(Stuart Alan Kauffman)의 신작인 이 책은 갈릴레오와 뉴턴 이후 300년간 과학계는 물론 지식 사회 전반을 지배해 온 환원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해 온 현대 과학 제 분야의 온갖 성과들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두 문화, 즉 인문학과 자연 과학의 분열을 해소하고, 자연 과학과 이성의 이름으로 버려졌던 의미와 영성과 신성을 고대 신화나 인격신이나 창조주의 도움 없이 재구축하려는 대담하고 야심 찬 시도이다.


현대 문명의 네 가지 상처를 만든 환원주의

설명의 화살표들은 모두 아래를 가리킨다. 사회에서 사람으로, 기관으로, 세포로, 생화학으로, 화학으로, 결국에는 물리학으로.” 와인버그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가 우주를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우주는 더 무의미해 보인다. -스티븐 와인버그

우주의 모든 것을 단 하나의 법칙으로 환원하겠다는 이 꿈이야말로 궁극의 환원일텐데, 사실 요즘은 많은 물리학자가 이 꿈을 포기하는 형편이다. 사실 요즘은 많은 물리학자가 이 꿈을 포기하는 형편이다. -본문에서

우리는 인간성을 온전한 형태로 재통합해야 한다. 완벽하게 헤아릴 수 없는 창조적 세상을 어떻게든 헤쳐 나가는 하나의 온전한 존재, 우리는 스스로를 이렇게 바라보아야 한다. 이성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계몽주의적 시각은 인간의 흥망성쇠를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너무나 편협하다. -본문에서

이 책에서 복잡성 과학의 대가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과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서 자연적 신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빈 공간을 돌아다니는 입자들만이 일으키는 사건과 사실만이 있는 활기 없고 차가운 우주에 어떻게든 ‘신’을 끼워 넣자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그는 우리가 신성하다고 여기는 것들, 즉 창조성, 의미, 목적이 있는 행동 등이 사실은 우주의 내재적 속성이며,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카우프만은 지난 50년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한 끝에 더 이상 갈릴레오와 뉴턴의 환원주의적, 자연 법칙적 패러다임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광범위한 과학적 성과들을 독자들에게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세상만물을 자연 법칙으로 환원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갈릴레오의 주문”이 생물권과 경제계의 진화를 다룬 복잡성 과학, 마음과 의식을 탐구해 온 인지 과학 영역에서 어떻게 깨져 나갔는지 생생하게 보여 주며,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아이디어와 관점을 가져야 할지 새로운 의견들을 제안해 낸다.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이 책 전반부에서 환원주의의 부적절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한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현대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구축한 스티븐 와인버그 유의 환원주의는 세계를 입자가 만드는 우연적 사건과 메마른 사실의 집합으로 전락시켜 버릴 뿐이라고 주장한다. 환원주의가 갈릴레오와 뉴턴 이후, 인간 유전체 계획 같은 현대 분자 생물학까지 놀라운 성과를 내온 강력한 과학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화의 결과 등장한 행위자와 행위 주체성,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행동과 의미와 가치, 그리고 풍성한 창발성을 설명하지 못함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해 낸다. 오히려 물리학으로 환원되지 않거나 죄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에서 핵심적인 것이됨을 설명한다. 그리고 환원주의를 넘어서 창발성을 포괄하는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환원주의적 물리학으로는 환원주의적 물리학자의 입자 물리학이나 끈 이론 같은 놀라운 지적 산물이 탄생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만이 현대 문명을 짓누르고 있는 4개의 커다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첫째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인위적인 구분, 둘째, 환원주의적 과학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지식의 한계, 셋째 불가지론자나 무신론자들인 ‘세속적 인문주의자’들에 의해 영성이 망상이나 의심스러운 존재로 전락해 버림으로써 생긴 인간성 파괴 문제, 넷째 인류를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전 지구적 윤리를 구축할 지반이 없다는 문제 모두 가치의 세계와 사실의 세계를 갈라놓고, 성과 속을 쪼개 놓고, 과학과 인문을 분열시켜 놓는 기존의 낡은 세계관에서 기인해 있음을 강조한다.

카우프만은 환원주의를 넘어선 과학적 성과들을 개괄하는 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과학적 성과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다윈주의적 전적응과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 그 어떤 슈퍼컴퓨터로도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창조성을 보여 주는 생물권의 결코 반복되지 않는 비에르고드적 세계. 5만 년 전 겨우 수백 가지의 상품과 서비스에서 시작해 수천억 가지의 상품과 서비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는 인간의 경제 시스템. 최첨단 신경 과학과 인공 지능 이름으로도 그 실마리를 잡을 수조차 없는 마음과 의식의 문제. 이기적 유전자와 본능적 사회 관계 속에서 창발해 온 고등 윤리와 법 체계. 이 수수께기와 신비로 가득한 설명하고자 하는 복잡성 과학, 경제학, 심리학 속에 기독교, 이슬람, 힌두교 등의 종교적 원리주의와 메마른 세속적 인문주의를 넘어설 도약대를 발견해 낸다.


생명과 경제 문화의 진화는 시뮬레이션할 수 없다!

갈릴레오의 주문을 깨뜨려라

자연계의 모든 속성을 이런 의미의 자연 법칙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신념이 곧 갈릴레오의 주문이었다. 갈릴레오의 주문이 지금껏 과학 발전을 이끌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 주문을 깨뜨릴 수 있고 깨뜨려야만 한다는 게 나의 주장이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이 책에서 제기할 여러 주장들 중에서 가장 급진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본문에서

창조주가 우주와 도덕률을 작성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진화를 공격하는 것은, 창조주가 없음을 인정하는 순간 서구 문명의 기틀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 때문이다. 무신론적이고, 무의미하고, 비도덕적인 세속적 인간 본위주의만 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나는 두려움에 휘둘려 그런 견해를 고수하는 사람들에게이 책을 통해 말해 주고 싶다. 우리가 우주의 창조성으로서 신을 재정의하고, 고등 영장류를 비롯한 많은 동물이 지닌 윤리 의식의 뿌리를 진화 그 자체에서 찾는다면, 그런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나는 우주의 창조성이 곧 신이라는 시각에서도 신성과 도덕이 전적으로 유효하다고 믿기 때문에, 지적 설계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감정과 신념에 조금이나마 공감하는 편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하지만 과학으로서 지적 설계는 실패이다. 게다가 우리는 초자연적 창조주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 갈릴레오의 주문을 깨뜨리기만 하면 된다. -본문에서

물리학자는 운이 다한 것 같다. 그는 방정식을 작성해서 생물권의 미래 진화를 계산함으로써 심장 같은 특정 기관이 자연 선택될 가능성을 연역할 수 없고, 현재 형태의 심장이 존재하는 특정 생물권의 진화를 똑같이 시뮬레이션할 수도 없다. 그런 시뮬레이션으로는 기본 물리학에서 선택적인 진화적 창발로, 나아가 심장의 기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밝힐 수 없다. 물리학자는 왜 심장이 존재하는지 우리에게 알려 주지 못한다. 따라서 생물학은 물리학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생물학은 인식론적으로 창발적이고 존재론적으로도 창발적이다. -본문에서

카우프만은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있어 환원주의를 넘어서서 창발성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현대 과학자들에게 저주처럼 걸려 있는 ‘갈릴레오의 주문(呪文)’을 깨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연법칙, 즉 “앞으로 펼쳐질 일의 규칙성을 사전에 압축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에서부터 거대 가속기에서 충돌하는 기본 입자의 세계까지 기술하고 설명해 온 과학자들의 입장에서 이것은 충격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카우프만은 이 자연 법칙만으로 우주의 “부분적으로 무법적”이고 “급진적인 창조성”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부단히 참신함을 만들어 내는 창발적이고 비에르고드적 우주의 미래 진화를 자연 법칙만 가지고 시뮬레이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원시 어류의 허파가 앞으로 부레로 진화할지 누가 알 수 있으며, 차대에 실을수도 없을 정도로 무거운 엔진에서 트랙터가 발명될지 그 누구도, 그 어떤 자연법칙도 예측하지 못한다. 카우프만은 이러한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며 다윈주의적 전적응과 자기 조직화의 원리가 서로 얽혀 만들어 가는 생명의 세계나 경제와 문화의 진화 과정이 “부분적으로 무법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갈릴레오의 주문은 깨지게 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창발적이고 창조적인 우주가 만들어 내는 생명, 행위 주체성, 의미, 가치, 행동을 새로운 지평에서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틀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DNA와 RNA 같은 유전자 활성 네트워크에 대한 최신 연구들에서 주식 시장의 등락을 시뮬레이션하는 경제 물리학이나 사회 물리학 같은 복잡계 과학의 응용 분야, 그리고 마음과 의식의 수수께끼를 양자 역학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양자 컴퓨팅, 양자 인지 과학 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 성과 들이 모여 갈릴레오의 주문을 깨뜨리는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구축되어 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단순한 주장만이 아님을 명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카우프만은 현대 과학이 갈릴레오의 주문을 이제 넘어섰으며 자연 법칙의 지배를 받지만, 부분적으로 자연 법칙을 넘어서는 자연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선언한다. 이 카우프만의 자연은 “자기 일관적이고 자기 구축적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빚어낸다. 어떤 사람들이 초월적 창조주의 작품으로 여기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말이다. 카우프만은 여기서 환원 불가능하며, 예측 불가능한 창발성과 창조성을 가진 자연에, 우주의 창조성 자체에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지 않느냐고 제안한다. 우주 속에 내재한 신성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지구 윤리와 지구 문명을 구축해 나가자고 제안한다.


환원주의를 넘어선 과학, 신성의 재발명에 도전하다

자연은 법칙의 ‘지배를 받지만’ 부분적으로 자연 법칙을 넘어선다. 자연은 자기 일관적이고 자기 구축적이다. 그런 자연이 세상의 모든 것을 빚어낸다. 어떤 사람들이 초월적 창조주의 작품으로 여기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의 창조성에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이다. -본문에서

지난 38억 년 동안 지구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은 태양이 지구에 빛을 쬐었고, 그밖의 자유 에너지가 좀 더 공급되었고,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생명들이 스스로 알아서 생겨났다는 하나의 이미지로 요약된다. 어떻게 이 사실을 깨닫고도 경외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나는 그 이상을 꿈꾼다. 이 책의 이야기가 하나의 씨앗이 되어, 전 지구적 대화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들이 대화를 통해 하나의 지구 윤리를 구축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대화를 통해 전 지구적 문명의 전망과 실체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영원히 다양하고 창조적이고 관용적인 문명을, 새로운 에덴을, 새로운 계몽 시대를. 이런 전망에서는 도덕성도 우리 손에 달려 있고, 우리가 저지르는 악한 행위들을 통제하는 것도 우리 손에 달려 있다.-본문에서

드디어 우리에게는 다 함께 미래의 방향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우리가 다 함께 공통의 가치 체계를 창조할 가능성이 열렸다. 우리가 스스로 지구 윤리를 선택하고, 영성을 선택하고, 신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니 주저 없이 나서자.

지구를 위해서, 모든 생명을 위해서, 우리 자신을 위해서, 지구 윤리를 찾아내고 신성을 재발명하자.-본문에서

카우프만은 자신의 전략을 가톨릭 신자들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고대 드루이드교도들의 성지에 세운 것이나 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성지에 자신들의 성당을 세운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지는 성지이고, 축일은 축일인 것이다.” 카우프만은 생명의 기원, 우주의 창조성에 대한 새로운 과학은 고대의 창조 신화 위에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과 신성이라는 단어의 “아우라를 당당하게 훔쳐서 자연의 창조성에 깃든 신성에 권위를 부여하는데 쓰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해야 계몽 시대 이후 현대 문명을 지배해 온 거대한 상처들, 분열들, 즉 성(聖)과 속(俗)의 분열,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분열, 원리주의자와 세속주의자의 분열, 인문학과 자연 과학의 분열을 치유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지구 문명을 구축하는 기초를 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우프만의 이러한 전략은 종교가 망상이라고 부르짖는 리처드 도킨스와도 다르고, 종교와 과학이 생태 문제 해결 등 실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에드워드 윌슨과도 다르고, 힉스 보손이라는 ‘신의 입자’만 찾으면 물리학으로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최종 이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꿈꾸는 물리학자들과도 다른 것이다. 카우프만의 펼쳐 보인 전망 속에서 보면, 우리는 계몽주의 시대 이후 처음으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비약적으로 바꿀 수 있는 혁명적 상황에 와 있다. 카우프만의 전망과 주장이 현대 지식 사회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에 담긴, 종교와 과학의 통섭을 향한 지식 사회의 거대한 논쟁은 많은 독자들의 가슴과 머리를 뒤흔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현대 과학이 발견한 신!

캘거리 대학교의 복잡성 이론가인 카우프만은 선동적이되 어려운 이 책에서 스스로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과했다. 신성을 초자연적인 창조주로서가 아니라 우주의 자연적 창조성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종교와 과학에 공통의 기반을 놓아 주겠다는 것이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그런 창조성은 생물권 진화 및 인간 행동이 전부 물리학으로 환원되고 자연 법칙에 의해 온전히 지배된다는 기존의 과학적 가정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카우프만은 창발성을 지지한다. 복잡계들이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 부분들의 합보다 훨씬 더 복잡한 개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부단히 창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이라는 개념을 지지하기 위해서 카우프만은 생물권, 신경 생물학, 경제분야로부터 예들을 끌어온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경이로운 자연의 창조성 자체를 신으로 보는 그의 정의가 전통적인 종교관을 지닌 사람들을 쉽게 설득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창발을 설명하기 위해서 양자 역학을 상세하게 논한 부분은 전문 지식이 있는 독자들만이 읽을 수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계들에 자기 조직화의 잠재력이 있는지를 묻는 카우프만의 질문은 아주 중요한 것이고, 진지한 관심을 받을 만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우리 시대의 스피노자이다. 『다시 만들어진 신』은 그의 학식이 총집결된 책이며, 21세기에 걸맞은 희망찬 형이상학이다.

— 오언 플래너건, 『정말로 어려운 문제(The Really Hard Problem)』의 저자


탁월하고, 새롭고,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세계관이다. 교양 있는 독자들에게 널리 읽힐 가치가 있다.

— 고든 D. 카우프만, 하버드 대학교 몰린크로트 명예 신학 교수


카우프만은 창조론, 지적 설계, 진화에 관한 현재 진행형의 토론에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 《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복잡성 이론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해온 뛰어난 사상가 카우프만은 이 책에서 우리 주변의 물리적 세계에 관해 통찰력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흥미롭고, 많은 토론을 일으킬 만한 책이다.

— 《초이스(Choice)》


카우프만의 책은 철두철미한 지적 탐구다. 자연에서 신성을 찾아내려는 노력일 뿐만 아니라, 과학에서 무신론의 기미를 지우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 《휴스턴 크로니클(Houston Chronicle)》


『다시 만들어진 신』은 다양한 각도에서 모두 빛을 발한다. 저자는 과학, 철학, 경제학, 역사, 윤리학, 시를 종횡무진 누빈다. 그리고 카우프만 스스로 이 단어를 썼기 때문에 우리도 쓰는 바이지만, 종교까지 아우른다. 그가 바라는 대로 전 지구적으로 과학과 종교를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간 세계 교회 운동이 숱하게 실패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필요한 일임은 물론이다.

— 《사이언스(Science)》


『다시 만들어진 신』은 창발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을 주창한 선언서이자 역작이다. 우리는 과학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는 자연주의적인 현 시대를 잘 대변하는 새로운 신성 개념을 발명할 필요가 있다.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양 진영의 원리주의적 주장들에 용감하게 도전하며, 과학적 가치와 종교적 가치 사이에 새로운 파트너십을 빚어내고자 노력한다. 획기적인 책이다.

— 필립 클레이튼, 『마음과 창발성(Mind and Emergence)』의 저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생물학적 계들이 드러내는 복잡성의 속성을 오랫동안 연구했다. 그의 새 책은 그런 개념들이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거나 우리가 주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도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행위 주체성과 가치에 관련된 감각들은 과학적 시각에서는 진작 축출된 듯 보일지 몰라도, 카우프만은 이 책에서 그것들을 되살렸다. 그리고 그는 과학에 대한 더욱 폭넓은 인식을 생물학과 물리학에서 끌어냄으로써, 그 감각들을 더욱 살찌웠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극적으로 시각이 변할 것이다.

— 케네스 애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은 선동적인 동시에 낙천적인, 멋진 책을 썼다. 그가 제안한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은 비단 환원주의를 품어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선다. 자기 구축적이고 부단히 창조적인 우주라는 새로운 전망을 열어 보인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우리는 그 우주를 이해하고 감탄할 수 있지만, 언제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우프만의 우주에서는 지식과 지혜가 인간성의 서로 다른 측면들이다.

— 리 스몰린,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물리학의 어려움(The Trouble with Physics)』의 저자


번뜩이는 논증이 돋보이는 이 책은 명쾌하고 확신 있는 태도로 과학을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끌어간다. 카우프만은 특유의 문체로 몇몇 과학적 금기들에 도전한다. 이 책과 더불어 새로운 생물학이 등장할 것이고, 그와 더불어 새로운 문화가 등장할 것이다.

— 브라이언 굿윈, 『생명의 신호: 복잡성은 어떻게 생물학에 침투하는가(Signs of Life: How Complexity Pervades Biology)』의 공저자


차례


스튜어트 앨런 카우프만(Stuart Alan Kauffman)

1960년 다트머스 대학교 및 옥스퍼드 대학교 모들린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1963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시내티 종합 병원에서 일했고, 신시내티 대학교 유전학과에서 인턴 및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다. 시카고 대학교 이론 생물학과 조교수, 국립 암 연구소의 연구원, 1975년부터 1995년까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생화학 및 생물 물리학과 조교수를 역임했고, 1986년부터 1997년까지 샌타페이 연구소 교수를 역임했다. 1996년 복잡계 과학을 이용한 생명 공학 기업 바이오스그룹(BiosGroup)을 설립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 2009년부터 핀란드 탐페레 공과 대학에 핀란드 수훈 교수로, 그리고 2010년부터는 버몬트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바이오스그룹 말고도 여러 생명 공학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다윈 몰리큘라(Darwin Molecular)와 시스템 몰리큘라(CIStem Molecular), 아이코어(iCORE) 역시 그가 설립했다. 위너 상, 맥아더 펠로십, 허버트 사이먼 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혼돈의 가장자리(At Home in the Universe)』, 『질서의 기원(Origins of Order)』, 『조사(Investigations)』 등이 있다.


옮긴이 김명남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 환경 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갈릴레오』,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인체 』(공역),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여덟 마리 새끼 돼지』, 『시크릿 하우스』, 『이보디보』, 『불편한 진실』, 『특이점이 온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버자이너 문화사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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