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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의 에너지 톡톡 ⑩ 전기 자동차, 또 다른 ‘녹색 거짓말’ 아닐까?​ 본문

완결된 연재/(完) 에너지 Talk Talk

강양구의 에너지 톡톡 ⑩ 전기 자동차, 또 다른 ‘녹색 거짓말’ 아닐까?​

Editor! 2015. 10. 22. 17:29

‘디젤 게이트’ 파동이 친환경차 전기 자동차 시대를 급속도로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터스에서는 세단형 전기 자동차인 ‘모델 S’에 이어 최초의 SUV 전기차인 '모델 X'를 발 빠르게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토요타는 2050년까지 석유 엔진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가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일까요? 

이번 「강양구의 에너지 톡톡」은 이 문제를 다룹니다. 전기 자동차는 또 다른 ‘녹색 거짓말’일까요? 디젤 게이트와 전기차 문제를 다루는 이번 글을 통해 과학 기술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싶은 욕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점점 커지는 전기 자동차 시장

전기 자동차는 매력적이다. 취재를 핑계로 전기 자동차를 시승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일단 전기 자동차를 타고 시동 버튼만 눌러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분명히 시동이 켜졌는데 엔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전기 자동차니 이러는 것이 당연하다. 시동 버튼을 누른 것은 오디오를 켠 것과 다를 게 없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에서 출시한 ‘모델 S(MODEL S)’ 전기 자동차는 아예 시동 버튼을 없앴다. 자동차 앞좌석에 앉아서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D(Drive)’로 놓고서 액셀을 밟으면 곧바로 앞으로 나간다.

차를 몰고 도로로 나서면 그 차이는 더욱더 커진다. 조용하다. 속도계를 보니 시속 100킬로미터다. 자동차 소음의 가장 큰 원인인 ‘흡입-압축-폭발-배기’로 이어지는 자동차 내연 기관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가끔 브레이크를 밟을 때를 제외하고는 진동도 없다. 이 때문에 보행자 안전이나 드라이버의 ‘운전하는 맛’을 위해서 인공 소음을 넣는 경우도 있다.

전기 자동차는 내연 기관 없이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통칭한다. 통상의 전기 자동차는 장착된 배터리를 충전하고 나서, 이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에 의존해 전기 모터를 구동해 바퀴를 굴린다. 시속 100킬로미터로 전기 자동차가 움직일 때마다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가 소모된다.

물론 무조건 전기를 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전기 자동차는 운전 중에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에 전기가 되레 충전된다. 브레이크와 바퀴의 마찰력을 이용해 만들어 낸 전기를 허투루 버리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는 급가속 등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할 때나, 차량 내 각종 전자 기기를 작동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디젤 게이트가 발생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테슬라에서 최초의 SUV 전기 자동차 '모델 X(MODEL X)‘를 출시했다. https://youtu.be/RUz_EXSmp9w




테슬라의 역습

오랫동안 전기 자동차의 발목을 잡았던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의 용량이다. 전기를 충전하는 배터리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운행 거리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충전소가 곳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충전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회 충전 시 운행 거리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S가 주목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2012년 6월에 첫 선을 보인 모델 S는 작은 배터리(60킬로와트시)의 경우 한 번 충전 시 370킬로미터, 큰 배터리(85킬로와트시)의 경우 510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 그러니까 한 번 충전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약 400킬로미터) 편도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테슬라 모터스는 전기 자동차의 또 다른 단점인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해결했다. 테슬라 모터스가 모델 S 전에 내놓았던 전기 자동차 ‘로드스터(Roadster)’만 하더라도 100퍼센트 충전을 하는 데 3~4시간이 걸렸다. 이 정도면 빠른 편이다. 일반적인 전기 자동차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5~7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모델 S를 테슬라 모터스의 전용 충전소 ‘슈퍼차저(Supercharger)’에서 충전하면 불과 40분 만에 80퍼센트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모델 S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한 다음에 업무를 보는 1~2시간 동안 충전을 하고 다시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모델 S는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 업무용이나 출퇴근용에 국한되었던 전기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했다.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S의 또 다른 장점은 고급 세단과 흡사한 외양이다. 테슬라 모터스는 다른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 장착이 쉽고 연료 소비가 적은 상자 모양의 전기 자동차를 양산할 때, 스포츠카(로드스터)에 이어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같은 고급 세단과 경쟁할 수 있는 디자인의 자동차로 모델 S를 내놓았다.

테슬라 모터스와 머스크는 우리 돈으로 1억 원이나 되는 모델 S의 가격을 염두에 두면, 이런 고급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 같은 도시에서는 도로나 주차장에서도 모델 S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외양만 놓고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같은 고급 세단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테슬라의 스포츠카 로드스터(Kazuhisa OTSUBO/flickr)와 세단형 전기 자동차인 모델 S (Martino Castelli/wiki))




전기 자동차, 무공해 맞아?

모델 S로 대표되는 전기 자동차의 화려한 부활을 보면, 정말로 전기 자동차야말로 ‘미래의 자동차’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

디젤 게이트가 터지자마자 전기 자동차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그것이 ‘무공해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델 S가 거리를 운행할 때 매연과 같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맞다. 주차장에서 모델 S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그 주변에 서 있으면 불쾌한 배기가스가 전혀 없다. 전기 자동차 자체가 미세 먼지나 질소 산화물 같은 오염 물질을 내놓지 않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현상만 보고서 전기 자동차를 곧바로 무공해 자동차로 생각하는 건 정말로 단견이다. 생각해 보자. 전기 자동차를 굴리려면 전기 충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모델 S는 고용량 배터리의 경우 510킬로미터를 가는 데 85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 이는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전기 소비량(316킬로와트시/월)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가는 데 한 가구가 한 달 동안 쓰는 전기의 4분의 1 정도를 소비한다는 이야기다. 서울-부산을 모델 S로 왕복한다면 하루 만에 우리나라 가구당 월간 평균 전기 소비량의 2분의 1을 쓰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전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한국전력공사의 2015년 6월 전력 통계[바로가기]를 보면, 우리나라 전기의 3분의 2, 그러니까 약 65퍼센트는 화력 발전을 통해 나온다. 핵 발전이 약 30퍼센트로 나머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수력 발전(1퍼센트)이나 재생 가능 에너지를 비롯한 대안 에너지(4퍼센트)는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로 그 비중이 적다.

전기 자동차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갈 때 사용하는 전기의 대부분은 화력 발전과 핵 발전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제 셈법이 복잡해진다. 전기 자동차가 도로에서 내뿜는 오염 물질은 없지만, 그 연료로 사용하는 전기를 만드는 대형 화력 발전소에서 미세 먼지, 질소 산화물 같은 오염 물질을 내뿜는다면 어떨까?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기체까지 염두에 두면 셈법은 더 복잡하다. 전기 자동차가 굴러갈 때는 온실 기체를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량이지만 온실 기체가 발생한다. 이 자동차가 석탄 혹은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사용한다면 배출하는 온실 기체의 양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더구나 최대 10년 정도 쓰면 교체해야 하는 배터리의 처리 비용까지 염두에 두면 더욱더 골치가 아파진다. (배터리 수명이 10년이라고 해서 10년 동안 똑같은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말자. 당장 시간이 지날수록 놀랍도록 빨리 닳아 버리는 휴대 전화의 배터리를 기억하자!)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에 사용되는 중금속은 고스란히 처치 곤란한 쓰레기 오염 물질로 남는다.

결론은 이렇다. 전기 자동차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계속해서 핵 발전소를 짓는다면, 그래서 핵 발전에 의존해서 굴러가는 전기 자동차는 과연 무공해 자동차일까? 테슬라 모터스는 미국 곳곳에 전용 충전소를 지어서 모델 S 등에 무료 충전을 해 주고 있다. 그렇게 공짜로 나눠 줄 정도로 값싼 전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캐나다에 있는 전기 자동차 충전소. 이 충전소는 태양열 발전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Mariordo/wiki




전기 자동차 vs. 내연 기관 자동차, 에너지 효율은?

좀 더 깐깐하게 따져 봐야 할 대목도 있다. 바로 WTW 에너지 효율(유정에서 바퀴까지(Well To Wheel), 즉 제조에서 차량 주행까지의 종합적인 효율)이다.

전기 자동차에 나오는 전기가 화력 발전소에서 천연가스를 태워서 얻은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우선 에너지를 들여서 시추공에서 천연가스를 캔 다음에 그것을 발전소까지 옮겨야 한다. 그 천연가스가 탈 때 나오는 열에너지로 물을 끓여서 얻은 증기로 터빈을 돌려서 발전소는 전기를 얻는다. 그 전기를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송전하고, 충전한 다음에야 자동차가 굴러간다.

만약 발전소에서 천연가스를 태워서 전기를 얻는 대신에 그것을 곧바로 연료로 사용해서 자동차를 굴리면 어떨까? 얼른 생각하면 천연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곧바로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 그렇다면, 에너지 효율만 놓고 보면 전기 자동차는 꽝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질문에 곧바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디젤 엔진이나 가솔린 엔진과 같은 내연 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 각각의 에너지 효율을 따져 봐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에너지 연구소인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2014년에 발표한 「Well-to-wheel analysis of direct and indirect use of natural gas in passenger vehicles」의 연구 결과가 흥미롭다. [보고서 보러 가기] 이 연구는 천연가스 자동차와 천연가스를 태워서 얻은 전기로 굴러가는 자동차 간의 WTW 에너지 효율을 분석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땅 속에 묻혀 있는 천연가스가 가진 에너지가 100이라고 가정하자. 천연가스 자동차의 경우에는 시추공에서 가스 충전소까지의 에너지 효율은 76~85퍼센트로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정작 이 천연가스를 충전해서 자동차를 굴릴 때의 에너지 효율은 고작 14~26퍼센트에 불과했다. 최종적으로 천연가스 자동차의 WTW 에너지 효율은 11~22퍼센트였다.

만약 이 천연가스를 화력 발전소에서 태워서 전기를 만들 때의 에너지 효율은 28~45퍼센트로 적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를 배터리를 부착한 전기 자동차에 충전해 사용할 경우의 효율은 79퍼센트 정도로 상당히 높았다. 최종적으로 전기 자동차의 WTW 에너지 효율은 22~35퍼센트였다.

천연가스 자동차, 즉 내연 기관 자동차보다 전기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이 좀 더 높은 이유는 천연가스든 가솔린(휘발유)이든 디젤(경유)이든 내연 기관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이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마찰력을 다시 에너지로 활용하는 전기 자동차의 예를 생각해 보라!

앞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WTW 에너지 효율만 놓고 보면 전기 자동차로 바꿀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따져 볼 문제가 하나 더 남았다.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WTW 효율 비교 보고서에서.




프리우스 vs. EV1, 최후의 승자는?

1997년 세상에 등장한 토요타 ‘프리우스(Prius)’는 가장 성공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지금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고 있다. 사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전기 자동차가 아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디젤 엔진이나 가솔린 엔진 같은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장착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hybrid)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이질적인 두 요소의 ‘혼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설계에 따라서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가 맡는 역할이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대동소이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동을 걸 때는 연료 소모를 막기 위해서 전기 모터를 통해서 자동차를 움직인다(전기 모터). 일단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정속 주행을 하게 되면 연료 소모가 적기 때문에 디젤 엔진이나 가솔린 엔진이 가동된다(내연 기관).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지난 연재에 소개한 제너럴 모터스의 EV1(1996년)과 토요타의 프리우스(1997년)는 거의 동시에 등장했다. 그런데 왜 EV1은 ‘학살’당해서 잊혀지고, 프리우스는 성공한 자동차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게 되었을까?

잠시 생각해 보자. 우리는 흔히 도로를 굴러가는 ‘내연 기관 자동차’만 주목한다. 하지만 그 자동차가 도로를 굴러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도로’가 있어야 한다. 내연 기관 자동차에 연료(가솔린, 디젤, 천연가스 등)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각종 시설(채굴, 수송, 정유, 주유 등)도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나 제너럴 모터스 같은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만드는 하청 업체도 필요하다. 당연히 그런 기업은 기업가, 노동자, 그리고 자동차 산업 때문에 경제가 유지되는 지역 사회와 단단히 결속되어 있다. (만약 현대자동차가 망한다면 울산 등의 대도시를 비롯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될까?)

이뿐만이 아니다. 차도와 인도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해 운전자와 보행자가 지켜야 할 각종 규칙을 정해 놓은 유형(운전면허증) 무형(운전 예절)의 제도도 필요하다. 성인이 되자마자 운전면허증을 따야 하고, 자동차가 현대인의 필수품일 뿐만 아니라 차종에 따라서 ‘부의 상징’이 되는 문화도 필요하다.

사실 우리가 내연 기관 자동차를 지칭할 때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기술사학자인 토머스 휴스는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서 기술 그 자체보다는 ‘기술 시스템’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연 기관 자동차 그 자체가 아니라 ‘내연 기관 자동차 시스템’을 봐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내연 기관 자동차 시스템 전체를 조망하면, 왜 프리우스는 성공하고 EV1은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00년간 세상을 지배해 온 내연 기관 자동차 시스템과 부활을 꿈꾸는 전기 자동차가 ‘타협’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EV1은 한판 뒤집기를 꿈꿨다. 이 차이가 둘의 성패를 가른 것이다.

이런 통찰을 염두에 두면, 앞으로의 상황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테슬라 모터스에 이어서 애플도 전기 자동차 개발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 기술 기업이 과연 자동차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집고 새로운 전기 자동차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 나한테 판돈을 걸라고 한다면 차라리 폭스바겐을 비롯한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에 걸겠다.

세상을 지배해 온 과학 기술을 뒤집기란 혁명이라고 할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디젤 게이트는 결정타가 아니다.

(또 다른 전기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궁금증은 ‘수소 에너지’ 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강조하건대, 흔히 이야기하는 ‘수소 자동차’는 정확히 말하면 ‘전기 자동차’다!)


토요타의 프리우스 JKT-c/wiki


「강양구의 에너지 톡톡」, 다음 시간에는 11편 「핵 폐기물은 어디로​ 가는가?​​」에서 핵 발전 이후 나오는 고준의 방사성 폐기물을 현재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그 실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최신 이슈를 다루면서 목차가 변경된 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양구

연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참여연대 과학 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시민 과학 센터) 결성에 참여했으며, 2003년부터 《프레시안》에서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부안 사태, 경부 고속 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 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등에 대한 기사를 썼으며, 특히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 녹색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1, 2』,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등을 저술했다.



※ 「강양구의 에너지 톡톡」은 다음과 같은 목차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필자와 당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석유 가격에 숨겨진 비밀 [바로가기]

2. 석유 시대의 종말?! [바로가기]

3. 여섯 번째 대멸종을 알리는 전주곡 [바로가기]

4. 기후 변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바로가기]

5. 원자력 르네상스는 없다 [바로가기]

6. 원자력 제국의 희생자들 [바로가기]

7. 후쿠시마 사고는 피할 수 없었다 [바로가기]

8. ​방사선 오염 물질을 먹이는 나라 [바로가기]

9. 디젤 자동차의 몰락, 녹색 교통의 시작? [바로가기]

10. 전기 자동차, 또 다른 ‘녹색 거짓말’ 아닐까?​

11. 핵 폐기물은 어디로​ 가는가?​

​12. 태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에 대한 오해

13. 똥의 재발견

14.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