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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바꾼 세상에 관한 책 본문

완결된 연재/(휴재) 이효석의 과학 페퍼민트

수학이 바꾼 세상에 관한 책

Editor! 2016.08.31 15:13

「이효석의 과학 페퍼민트」 네 번째 이야기


사이언스북스에서는 외신 큐레이션 서비스의 대표 주자 뉴스페퍼민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합니다. 2016년 7월부터 매주 뉴스페퍼민트와 사이언스북스의 블로그에서 뉴스페퍼민트가 엄선한 최신 과학 정보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격주로 사이언스북스의 블로그에서 뉴스페퍼민트 대표 이효석 박사님의 「이효석의 과학 페퍼민트」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톡톡 튀는 과학 기술 관련 통찰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이효석의 과학 페퍼민트」 네 번째 이야기는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이자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의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수학이 바꾼 세상에 관한 책

이언 스튜어트의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을 읽고


많은 이들이 수학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학생 시절에 어렵게 배운 수학을 평생 다시는 쓰지 않았다는 불평도 들린다. 그렇다면 수학은 왜 배워야 할까? 과연 수학은 정말로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까? 이언 스튜어트의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수학이 현대 사회 곳곳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쓰이는지 알려준다. 동시에 수학을 알면 알수록 세상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스티븐 호킹이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를 쓸 당시에, 출판사에서 방정식 하나를 책에 넣을 때마다 매출이 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럼에도 호킹은 E=mc²을 기어이 넣었고, 출판사는 그 식만 없었다면 이 책의 매출이 1000만 달러는 더 늘었을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이언 스튜어트는 이런 출판계의 상식을 무시한 듯하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17개의 방정식 때문에 이 책의 매출이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수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바꾼 세상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세계를 바꾼 17개의 방정식들을 정리한 표이다. 이 방정식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피타고라스 방정식을 시작으로 책에 등장하는 17개의 방정식은 각 방정식 혹은 개념이 수학의 역사에 등장한 순서에 따라, 각각 한 장을 맡았다. 그리고 각 장에서는 이 방정식의 개념들이 탄생한 연원과 이후로 세상을 바꾸어 온 방식, 그리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현대 사회의 곳곳에서 이 방정식들이 활용되는 방식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바이올린 현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파동 방정식은 150년 뒤에 지진파인 P파(종파)와 S파(횡파)를 설명해 냈다. 특히 1906년에 지질학자인 리처드 올덤은 지진파가 지구의 내부를 통과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지구 내핵의 바깥층이 S파가 통과할 수 없는 액체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후일 이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오늘날 석유 회사들은 파동을 지하로 내려보내서 반사된 파를 측정함으로써 탐사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을 파악한다.

유체의 운동을 기술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다룬 장에서는 오늘날 이 방정식을 이용해 우리가 인체 혈관 내의 혈류를 계산하게 됐으며, 더 나아가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막기 위해 집어넣는 금속관인 스텐트의 디자인에 이 방정식이 쓰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방정식의 효용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와 함께 변화하는 중이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도 수학이 세상을 바꾸는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1940년대에 등장한 클로드 섀넌의 정보 이론은 통신, 특히 무선 통신의 이론적 근거가 됨으로써 21세기 정보화 사회가 만들어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서 우리 눈에는 무작위로 보이는 현상 속에 숨은 질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카오스 이론이 등장했으며, 파생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블랙-숄즈 방정식은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다.


다양한 상품들의 가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계산해 내는 현대 수학은 금융 시장을 작동시키는 핵심 원리이다. 세계 경제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방정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깊게 해 준다. 스튜어트는 로그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인간이 인식하는 감각의 크기가 로그에 비례한다는 베버-페히너의 법칙을 설명한다. 이 법칙은 우리가 접하는 자극, 곧 소리나 빛의 경우에 가장 작은 자극과 가장 큰 자극의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인간은 로그의 단위로 자극을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소음의 단위인 데시벨이 바로 그런 개념을 포함한다. 데시벨은 밑을 10으로 하는 로그 단위로 에너지를 바꾼 것이다. 1미터 떨어진 사람들 사이의 대화 소리는 40~60데시벨 사이이다. 실제로 50데시벨은 40데시벨 소리보다 에너지가 무려 10배이고, 60데시벨의 소리는 50데시벨보다 10배의 에너지이지만 인간은 이렇게 큰 에너지 차이를 가진 소리를 편안히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로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인상 깊게 본 동영상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로그는 많은 사람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중등 수학의 장애물 중 하나이다. 사람들이 로그를 특히 어렵게 느끼는 원인 중에는 로그의 표기법이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래에 소개한 동영상은 지수, 제곱근, 로그라는 세 개념이 실은 하나이며, 삼각형 하나로 모두를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삼각형의 세 숫자 중 둘을 알 때 나머지 하나를 찾는 수단이 바로 지수, 제곱근, 로그임을 설명한다. 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다음 링크의 그림만으로도 세 개념 사이의 놀라운 대칭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 [바로가기]

영상 [바로가기]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 표지


마지막으로 이 책의 머릿말에 소개된 학문의 가치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마이클 패러데이가 왕립학회에서 전기와 자기의 관계를 시연할 때,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이것을 어디에 쓸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패러데이 역시 “예, 각하. 언젠가는 거기에 세금을 물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올 여름 무더위는 전기 누진세에 관한 논쟁을 촉발시켰고, 우리가 전기를 사용한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 요금인지 세금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무더위가 가셨다고 해서 이 여름의  논의들이 결론 없이 흐지부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효석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양자 광학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자통신연구소(ETRI)에서 연구원으로 LTE 표준화에 참여했고, 미국 하버드 대학 전자과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의료재활기기 벤처회사인 (주)네오펙트에서 CAO로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맡고 있다. 옮긴책으로 『내일의 경제』가 있으며, 2012년 외신 번역 큐레이션 사이트인 뉴스페퍼민트를 만들어 현재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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