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기체란 무엇이며, 왜 우리는 초유기체를 알아야 할까요? 일개미와 일벌 같은 구성원들이 각자 일을 나누어 맡는 군락 전체를 일컫는 용어인 초유기체는 생물학적 조직 분류 체계에서 개체보다 한 단계 위의 대상을 가리킵니다. 사회성 곤충 연구 분야의 두 거장, 베르트 횔도블러와 에드워드 윌슨은 『초유기체: 곤충 사회의 힘과 아름다움, 정교한 질서에 대하여』에서 개미 군락을 집중 조명하며 초유기체의 본질과 의의를 펼쳐 보입니다. 초유기체를 구성하는 것은 세포나 조직이 아니라 밀접하게 협동을 하고 있는 동물 한 마리 한 마리입니다. 그 초유기체를 들여다봄으로써 사회성 곤충의 생활사와 행동 양식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는 다른 복잡한 사회가 진화한 방식, 그리고 사회 질서와 그것을 만들고 진화시킨 자연 선택 사이의 관계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사회성 곤충과 그 초유기체의 의사소통 방식과 노동 분담에서 볼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현상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지난 20세기 동안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야 겨우 이 경이로운 세계의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속한 호모속(Homo) 초기 종들은 사회성 곤충 조상 종들이 그러했듯이 진화 역사 속에 아주 드물게 출현했고, 예외적인 초기 적응 형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놀랄 만큼 생태적으로 성공했고, 경쟁하는 비사회성 생물종들을 성공적으로 이겨 왔습니다. 두 종류의 사회적 생물이 거둔 성공은 무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협동과 노동 분업에 힘입은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성 곤충과 인간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사회성 곤충은 본능에 의해 철저히 지배당하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할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통해 우리의 자기 파괴적 갈등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성 곤충의 융통성 없는 본능은 그들이 자연계 속에 조화롭게 자리 잡도록 해 왔습니다. 인간의 지능은 지구 역사상 최초로 생명체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지구 전체 환경을 통제하고 파괴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인간이 점점 더 명료하게 우리 자신이 누구이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를 이해함으로써, 인간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 전부와 조화롭게 살아가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차례
독자 여러분에게 9
1 초유기체의 건설 18
군락이 우월한 이유 22 | 초유기체 건설 23 | 구성 단계 24 | 진사회성과 초유기체 25 | 곤충 사회 생물학의 간략한 역사 27
2 유전학적 사회성 진화 32
사회성 진화의 유전학적 이론 약사 34 | 다수준 자연 선택 43 | 진사회성의 진화 50 | 진사회성 문턱 넘어서기 52 | 선택의 상쇄적 힘 66 | 귀환 불능점을 지나서 66
3 사회 발생 74
군락의 한살이 77 | 사회성 알고리즘 77 | 자기 조직화와 진화적 창발 82 | 계통 분류학의 관성과 역동적 선택 85
4 결정 규칙의 유전적 진화 92
진사회성의 유전적 기원과 진화 94 | 사회 유전학과 사회 유전체학 96 | 꿀벌의 사회 유전체학 98 | 사회 유전체학적 보존 100 | 붉은불개미 사례 102 | 유전적 변이와 표현형적 유연성 104
5 노동 분담 108
유기체와 초유기체 사이 유사성 110 | 계급 체계의 생태학 111 | 계급의 진화: 원칙 117 | 계급 결정 과정의 위계질서 121 | 시간적 계급 125 | 시간적 계급의 생리학 131 | 계급 분화의 유전적 변이성 146 | 노동 분담에서 기억의 역할 147 | 작업 전환과 행동 가변성 151 | 미성숙 개체 노동 157 | 유전적 계급 결정 161 | 비유전적 계급 결정 168 | 일꾼 계급 속 버금 계급 172 | 형태적 계급의 생리학과 진화 180 | 적응적 개체군 통계학 185 | 협동 작업 192 | 큰 그림 197
6 의사소통 200
꿀벌의 춤 203 | 개미 사회 의사소통 213 | 안내 신호의 진화 218 | 페로몬 구조 설계와 기능적 효율 245 | 동원 행동 양식 254 | 베짜기개미의 다중적 동원 행동 258 | 복합 감각 신호, 신호 체계의 절약성, 신호의 의례화 259 | 내용과 함의 270 | 조절적 의사소통 272 | 동원 의사소통 중 운동 과시 행동 276 | 동원 체계와 관련된 환경적 요소 289 | 정보의 측량 293 | 촉각에 의한 의사소통과 구강 먹이 교환 행동 295 | 공동 물동이 302 | 시각 의사소통 311 | 화학 신호의 익명성과 특이성 312 | 사체 치우기 행동 317 | 군락 동료 식별 320 | 군락 내 식별 335 | 새끼 식별 348 | 군락 사이 자원 확보 잠재력에 대한 의사소통 351 | 결론 359
7 개미의 번성 362
개미의 기원 365 | 개미의 초기 방산 368 | 신생대 방산 371 | 침개미아과의 역설 374 | 열대 숲 위에 사는 개미들 380 | 왕조 계승 가설 383
8 침개미아과: 대방산 386
사회적 번식 규제 388 | 하르페그나토스속: 건축가 군락의 한 살이 390 | 디노포네라속: 거대한 ‘일개미 여왕’ 410 | 여왕, 일개미, 번식 일개미의 순위 바꾸기 420 | 디아캄마속: 생식기 절단을 통한 번식 규제 425 | 스트레블로그나투스속: 지위와 번식의 불일치 430 | 번식 일개미 대 일꾼형 여왕 434 | 파키콘딜라 포키: 흰개미 단체 습격자 436 | 일꾼형 여왕과 군대개미 438 | 파키콘딜라속: 사회 생물학적으로 가장 많이 분화된 개미 속 440 | 플라티티레아 풍크타타: 극단적으로 가변적인 번식 453 | 공격과 독점 지위: 기원과 소실 457 | 하르페그나토스속: 번식 행동 복원력 458 | 생태적 적응으로서 군락 크기 459 | 파키콘딜라속: 초다양성의 요약 465
9 아티니족 잎꾼개미: 궁극적 초유기체 466
사회성 진화의 돌파구 468 | 잎꾼개미의 부상 472 | 아타속의 한 살이 473 | 아타속 계급 체계 488 | 식물 수확 493 | 아타속 의사소통 502 | 개미와 버섯의 공생 509 | 공생의 위생 문제 514 | 쓰레기 관리 521 | 농장 약탈자와 농업 기생자 523 | 잎꾼개미 둥지 524 | 지하 통로와 지상 수송로 530
10 둥지 건축과 새 보금자리 찾기 536
둥지 건축의 분석 538 | 둥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41 | 스티그머지 과정 547 | 새 보금자리 찾기와 군락 이주 550
에필로그 571 | 감사의 글 573 | 옮긴이 후기 575 | 추천의 글 577 | 용어 해설 580 | 찾아보기 591
베르트 횔도블러 Bert Hölldobler
1936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공부하고 개미의 사회적 행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퓰리처 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개미(The Ants)』(공저), 파이베타카파(Phi Beta Kappa) 상 수상작 『개미 세계로의 여행(Journey to the Ants)』(공저)은 에드워드 윌슨과 함께 쓴 것이다. 독일의 최상급 영예인 독일 과학 재단(DFG)이 수여하는 빌헬름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상, 쾨르버 유럽 과학상(Körber Prize for the European Sciences), 알프리트 크룹 과학상(Alfried Krupp Science Prize) 등을 수상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동물학과 교수, 하버드 대학교 알렉산더 아가시 동물학 석좌 교수,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행동 생리 및 사회 생물학과 학장, 코넬 대학교 앤드루 화이트 석좌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 애리조나 대학교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에 사회 동학 및 복잡성 연구소(Center for Social Dynamics and Complexity)와 사회성 곤충 연구 그룹(Social Insect Research Group, SIRG)을 창립해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를 인간과 곤충을 포함한 사회성 동물 연구의 메카로 만드는 데 공헌했다. 현재 독일과 미국 애리조나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 Edward Wilson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 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퓰리처 상 2회 수상 저술가,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섬 생물 지리학 이론 및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로 명성 높은 그는 1956년부터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해 왔고 미국 학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20여 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 저술가로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와 『개미(The Ants)』(공저)로 퓰리처 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그밖에도 미국 국가 과학 메달, 국제 생물학상,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 상이 수여되지 않는 분야를 위해 마련한 크러퍼드 상을 수상했으며, 비단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으로 손꼽힌다. 그 외에도 과학과 자연 보존 분야에서 쌓은 업적으로 키슬러 상, TED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사회 생물학(Sociobiology)』, 『자연주의자(Naturalist)』, 『통섭(Consilience)』, 『생명의 미래(The Future of Life)』,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생명의 편지(The Creation)』, 『개미언덕(Anthill)』, 『지구의 정복자(The Social Conquest of Earth)』, 『인간 존재의 의미(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지구의 절반(Half Earth)』 등이 있다.
옮긴이
임항교
서울 대학교 생물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2006년 미국 캔자스 대학교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잉어과 외래위해어종 퇴치를 위해 성 페로몬과 연관된 생리, 행동, 생태 특성 및 그 응용 방법을 연구했으며 세인트 토머스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를 지내고 현재 메릴랜드 노트르담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