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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빅 히스토리 코스모스 (13) 창백한 푸른 점 본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빅 히스토리 코스모스 (13)
창백한 푸른 점
코스모스의 경이로운 비밀
과거에 인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주의 중심이고, 우주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완성됐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보이저 호를 통해 본 지구의 모습은 코스모스 안에서 아주 작은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은하를 포함한 약 천억 개의 은하들,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행성과 위성, 혜성, 그 모든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코스모스의 5%에 불과합니다. 코스모스의 대부분은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생명의 기원, 외계생명체의 존재, 암흑에너지… 아직도 코스모스는 풀지 못한 수수께끼로 가득합니다. 과학은 몇 세대에 걸친 협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다시 스승에게 횃불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코스모스의 경이로운 비밀을 밝히기 위한 거룩한 탐험은 계속 될 것입니다.
암흑물질
- 은하단의 알 수 없는 중력원
1933년 스위스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을 연구하던 중 그 움직임에서 의아한 점을 보았습니다. 은하들이 너무 빨리 움직여 흩어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은하단의 모든 별의 중력도 무리를 결속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츠비키는 은하단을 묶어 주는 뭔가가 있으며 그 정체 모를 요소는 무게가 별들의 약 50배쯤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예측은 츠비키의 엉뚱한 상상 중 하나로 치부됐습니다.
우리 태양계 가장 안쪽의 행성인 수성은 해왕성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입니다. 태양의 중력은 거리가 늘어날수록 약해지므로 멀리 있는 행성일수록 느리게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은하 바깥쪽의 별들도 그런 식으로 움직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에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안드로메다은하 바깥쪽 별들이 그 규칙을 따르지 않는 걸 발견합니다. 태양계 바깥쪽 행성들과 달리 은하계 바깥쪽 별들은 안쪽의 별들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고 그 속도도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루빈은 안드로메다은하에 뭔가 특이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은하를 살펴봅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루빈이 은하 60개를 조사했는데 모두 물리학의 핵심 원칙인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의구심을 가졌던 동료들도 직접 은하들을 살펴보고 루빈이 옳았음을 확인합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이 틀린 게 아닙니다. 질량이 크고 보이지 않는 뭔가의 중력 때문에 별들이 빨리 움직이는 걸 루빈이 발견한 거였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엉뚱한 츠비키를 떠올렸습니다. 1933년, 그는 은하단의 알 수 없는 중력원을 '암흑물질'이라 불렀습니다.
암흑에너지
- 우주 팽창을 가속화하는 미지 영역의 에너지
1929년, 에드윈 허블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먼 은하들이 서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 팽창은 약 140억 년 전 일어난 격렬한 우주의 탄생, 빅뱅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사람들은 우주의 모든 부분이 서로 당기는 힘 때문에 팽창이 느려지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암흑 물질이 충분하다면 그 중력이 언젠간 팽창을 멈추고 우주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우주는 결국 '빅 크런치' 즉, 대붕괴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암흑 물질의 양이 부족하다면 팽창은 영원히 계속되며 속도만 줄어들 겁니다. 견해가 갈린 천문학자들이 먼 은하의 초신성들을 관찰했습니다. 1998년, 양측의 천문학자들이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팽창이 느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주가 영원히 팽창할 거란 뜻이었습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힘이 중력을 능가하며 코스모스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의 에너지 대부분은 그 미지의 영역에 속합니다. 그것이 바로 '암흑 에너지'입니다. 이 이름은 우리의 무지를 완곡하게 표현한 말일 뿐입니다. 모르는 건 괜찮습니다. 틀린 답을 믿는 것보단 무지를 인정하는 게 낫습니다. 모든 걸 아는 척하다간 진짜 답을 찾을 기회를 놓칩니다.
창백한 푸른 점, 지구
- 보이저 호가 찍어 보낸 사진에서 지구는 하나의 작고 푸른 점에 지나지 않아
나사의 보이저호 우주탐사계획에 참여한 칼 세이건은 나사를 설득해, 보이저 1호가 해왕성을 지날 때 카메라를 지구로 돌리게 했습니다. 우주선은 마지막으로 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 점'을 돌아봤습니다. 칼 세이건은 이를 보고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는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끝없이 저지르는 잔학 행위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창백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좋든 싫든,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
- 코스모스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탐험은 계속 될 것
저 먼 우주의 어둠 속에 무엇이 있을까요? 빅뱅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주의 지평선 너머엔 뭐가 있을까요? 생명이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코스모스'의 다른 곳에도 물질과 에너지가 생명과 의식을 갖고 있는 세상이 있을까요?
우리는 '코스모스'를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면서 우리의 기원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별의 재료인 우리가 물질의 진화를 생각하고 의식이 형성된 긴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우리와 지구의 모든 생물은 수십억 년에 걸친 우주 진화의 유산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를 가슴에 새기고 자연의 참모습을 알고 사랑한다면 후손들은 우리를 생명의 사슬의 튼튼한 연결 고리로 기억할 겁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은 이 거룩한 탐험을 계속하며 우리를 대신해 우리가 꿈에도 생각 못한 '코스모스'의 경이로운 비밀들을 발견할 겁니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것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 '수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중.
* 본 포스팅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제공으로 네이버캐스트(오늘의 과학 - 다큐사이언스)와 함께 연재되며, 사이언스북스 블로그에는 일부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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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영상/사진 제공 :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http://www.ngckorea.com
[관련 방송]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빅 히스토리, 코스모스 13부. 창백한 푸른 점”
2014년 6월 7일 토요일 밤 11시 방송(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송)
1980년, 전 세계 7억 5천만 명의 시청자를 열광시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2014년,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더욱 화려하게 부활한다. 총 제작비 450억, 총 에피소드 13편, 전 세계 180개국 동시 방송!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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