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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증보판 출간 본문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증보판
교육과학기술부 인증 우수 과학 도서
APCTP(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책
21세기 초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과학 혁명의 현장으로
인도하는 최고의 안내서, 증보판 출간
지난 2011년 출간되어 과학 독서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이강영 경상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의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이 증보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당시 막 완공되어 본격적 가동을 앞두고 있던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의 역사에서 그 이론적 배경, 그리고 미래까지를 600여 쪽이라는 두툼한 분량으로 입체적으로 조망한 이 책은 LHC의 완공과 가동을 흥분과 기대로 바라보고 있지만, 제대로 된 우리말 안내서가 없어 답답해 하던 우리 독자들의 지적 갈망을 씻어 주기 충분한 것이었다.
이 책은 우리말로 씌어진 물리학 교양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혔고, 많은 매체와 독서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교육과학기술부 인증 우수 과학 도서, 국내 최초의 국제 기구인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선정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되었고, 출판계 최고 권위라고 할 수 있는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저술상을 받았다.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CERN과 LHC의 단편적 정보는 흘러넘치지만 이 모든 정보를 한데 엮고, 학문적, 역사적, 그리고 인류 문명사적 맥락에 위치시킴으로써 비로소 우리 독자들을 LHC 발견의 동시대인으로 만들어 낸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번 증보판에서는 20여 쪽의 분량 20장 「처음 3년」이 새로 추가되었다. 2012년 7월 4일 힉스 입자 발견 전후의 사건들과 성과들을 상세하게 해설한 것이다. 힉스 입자 발견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고, 이 발견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발견을 둘러싸고 물리학계 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 매체를 통해 힉스 입자 발견에 대한 정보를 많이 보았겠지만, 경향신문에 의해 한국 독서계를 선도하는 뉴 파워 라이터로 선정된 이론 물리학자의 제대로 된 설명은 과연 격이 다르다.
LHC는 현재 힉스 입자 발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잠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더 높은 에너지로 입자들을 충돌시켜 더 많은, 더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하기 위해 업그레이드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2년 정도 지나면 LHC는 자연의 베일 뒤에 숨어 있는 새로운 현상들을 또다시 발견해 낼 것이다. 이 책은 그 기다림을 위한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이제 다시 기다림의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 LHC에서 무엇을 보게 될까. 이 대답을 알 수 있으면 정말 좋으련만. -본문에서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읽으면서 행복했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파인만의 글솜씨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제52회 한국출판문화상 심사평에서
인류가 만든 최대 규모의 기계 LHC. LHC는 인류문명의 수준을 가늠하게 해 주며, 저자는 인류에게 이제 LHC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한다. 스위스의 땅 밑 100미터 깊이에 둘레 길이가 27킬로미터에 달하는 원형 터널 속에 설치된 이 장치는, 십 조 전자볼트 에너지 규모의 양성자-양성자 충돌을 일으켜 우주탄생 직후 1조 분의 1초의 상황을 재현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입자물리학자들은 LHC 실험을 통해 현존하는 과학 이론이 확인되고 과학이 한층 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어, 인류가 물질의 근원과 우주탄생의 비밀에 더욱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LHC의 건설이 결정되어 성공적으로 가동되기까지 15년이 걸렸으며, 기존의 지하 터널이 활용되었음에도 10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이 투입되었고, 장치를 운영하는 데만 한 해 265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HC는 고에너지 입자 가속 및 충돌 장치이지만, 이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는 초진공, 초전도, 초저온, 초대용량 전산 처리 기술 등 인류가 겪어 보지 않았던 최초의 첨단 기술들도 동원되었다. 이렇듯 규모, 예산, 그리고 기술의 수준에서 엄청난 이 장치가 비단 입자 물리학자들만의 잔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을 흥분하게 하는지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 물리학의 최첨단에 놓인 LHC에 대해 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과학사적으로도 심층적인 소개를 번역이 아닌 우리글로 직접 전해주는 저자의 노고와 해박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국형태(경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APCTP 올해의 과학책 심사평에서
과학은 21세기의 교양이라는 말이 있다. 책 한 권 읽는다고 갑자기 교양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행여 스스로가 현대 과학에 대한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 한 권의 책이 그 자괴감을 상당히 해소해 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종필(「물리학 클래식」 저자), 프레시안 서평에서
600쪽에 이르는 두툼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진지하고 묵직하다. 유럽 최대 과학 연구 기관인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와 연구소가 운용하는 대형 하드론 충돌기의 역사와 구조, 작동 원리, 그것을 꾸려 온 주요 과학자들 얘기, 그들의 과제들을 풍성하고 요령 있게 소개하는 필체는 그럼에도 무겁지 않다.
이 책이 단순히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와 대형 입자 가속기에 대한 소개 차원을 넘어선 것은 그것을 흥미로운 물리학 내지 입자 물리학 역사 및 그 주역들 얘기와 접속시키면서 인간의 숙명적이고 영원한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한겨레
이 교수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발견해야 지금까지 인류가 전자기력과 강한 상호 작용, 약한 상호 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세운 입자 물리학 표준 모형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LHC는 힉스 입자를 발견할 능력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만약 이 입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0세기 물리학이 이룩해 온 성과의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 이 교수는 “LHC에서는 힉스 입자 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입자들이 계속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전자기력과 강한 상호 작용, 약한 상호 작용을 한데 묶을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과학기자를 하면서 많은 과학자를 만나다 보면 우리나라에는 빅뱅이론과 같은 드라마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때가 많다. 실험실에서 밤잠 설쳐가며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은 언제나 대중과 떨어져 있고 그들의 노고는 커다란 이슈가 터지지 않으면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은 아직도 강 건너에 살고 있는 옆 집 8촌의 친구 소식 만큼 먼 얘기일 뿐이다.
그러나 이강영 건국대 물리학부 교수가 쓴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은 대중의 과학에 대한 무관심에 ‘어필’할 수 있는 책이다. 지난해 말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발견으로 LHC(거대강입자가속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을 때 단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스스로가 부끄러워 펼친 이 책에는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기원전(!)부터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기본입자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으로 입자의 개념을 열었던 데모크리토스(기원전 5세기)에서 시작한 인간의 호기심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과학자들의 이름이 총 동원되며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두껍긴 하지만 이 책 한권으로 뉴턴, 아인슈타인, 러더퍼드, 파울리 등 과학계에 굵은 획을 그은 많은 과학자들과 그들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갑게도 우리나라의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도 만날 수 있다.-과학동아
(전체 내용 설명)
여기가 바로 21세기 물리학 혁명의 출발점
-스티븐 와인버그(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물리학과 과학의 미래가 LHC에 달려 있다!
지상 최대의 실험 LHC의 전모를 밝힌다
2008년 9월 10일 인터넷과 세계 각국의 언론은 갑작스러운 ‘블랙홀 신드롬’에 휩싸였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있는 CER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 프랑스 어 식으로는 [세른], 영어 식으로는 [선]이라고 읽는다.)에서 만들어진 소형 블랙홀이 연구소를 삼키고, 제네바를 삼키고, 유럽을 삼키고, 결국 지구 전체를 삼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네트워크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가속기 실험에서 만들어진 블랙홀이 지구를 삼키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글 들이 수많은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그리고 미디어 등을 달궜다. 심지어 인도의 어떤 소녀는 지구가 멸망한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살했고, 종교 사원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또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화학 교수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CERN의 가속기 실험을 막아 달라며 유럽 인권 재판소 등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모든 소동의 출발점에 바로 CERN에서 운용하는 초대형 입자 가속기 및 충돌기인 LHC(Large Hadron Collider, 대형 하드론 충돌기)가 있다. LHC는 인류가 만든 가장 큰 과학 실험 장치이자, 가장 높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 우주가 탄생한 대폭발(Big Bang) 직후 1조분의 1초에 일어난 일까지 재현할 수 있는 현대 물리학과 과학의 정점에 있는 장치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발견으로 시작된 20세기 초반의 과학 혁명에 맞먹는 새로운 과학 혁명을 일으킬 발견이 LHC에서 수년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인류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듯이 LHC 역시 인류의 세계관과 자연관을 완전히 바꿔 줄 것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이강영의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은 국내에서 전공자 이외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LHC와, LHC의 가동으로 세계 과학계의 중심축으로 우뚝 선 연구소인 CERN의 전모를 소개하는 책이다. 원자의 발견에서 현대 물리학이 도달한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인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 이르기까지 입자 물리학의 역사와, 입자 물리학의 발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유럽 최대의 과학 연구 기관이 CERN의 창설에서 LHC까지의 역사, 그리고 물리학자들과 과학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LHC의 역사와 구조와 작동 원리, 그리고 과제들을 전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건국 대학교 물리학과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박사 과정인 1990년대 중반부터 CERN과 인연을 맺어 왔다. LHC 실험과 현대 이론 물리학계의 최대 관심 주제인 힉스 입자(Higgs boson, 페르미온이나 게이지 보손에 기본 입장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를 비롯, 여분 차원, 게이지 대칭성, 암흑 물질 등 현대 이론 물리학의 최첨단 분야에 대한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 온 현장 연구자로서, 현재 LHC가 내놓을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LHC가 현대 물리학과 과학의 하나의 도달점이자 출발점인 것처럼 이 책 역시 LHC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들에 대해 치밀하게 연구해 온 한 물리학자의 도달점과 출발점이다.
인류 지적 탐험의 도달점이자 새로운 출발점이 될
LHC의 과거, 현재, 미래
인류의 진보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적인 면에서, 인류가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 자체에 대하여 얼마나 이해했는가 하는 것은 분명히 인류의 진보를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콜로세움이 로마에 대해 그랬듯이, 그리고 원자 폭탄이 20세기에 대해 그랬듯이 적어도 이 순간에 있어서 LHC는 인류 문명의 가장 최전선에 위치하는, 21세기를 막 맞이한 인류 문명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존재다. -본문에서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는 테라전자볼트(1조 전자볼트)의 세계, 대폭발 이후 1조분의 1초가 지났을 때의 상태를 연구할 수 있는 입자 가속 충돌기이자 인류가 만든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실험 장치다.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 CERN이 운영하는 LHC는 제네바 근교 100미터 지하, 둘레 27킬로미터의 터널에 설치되어 있다. LHC는 2개의 양성자 빔을 초고속으로 가속해 충돌시키는 장치다. 이때 LHC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인구 40만에 달하는 제네바 주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에 맞먹는다. 이 고에너지 충돌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입자들의 궤적 속에는 전 우주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물리 법칙에 대한 실마리가 감춰져 있다.
둘레 27킬로미터의 거대한 가속기 전체를 우주 공간보다 낮은 극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초전도 기술에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날아가는 양성자 빔을 극히 정밀하게 조종하는 기술과 전 세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그리드 컴퓨팅 기술까지 현대 과학과 기술의 거대한 집합체인 LHC는 기계의 크기와 출력, 참가 과학자의 규모, 실험 사용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지상 최대의 과학 실험 장치이자 실험이다.
현재 LHC는 현대 입자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무엇이고, 물질과 에너지의 궁극적 본질은 무엇일까? 아니, 우리는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LHC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들에 길잡이를 제공할 것이다.
1부 「데모크리토스의 꿈」, 2부 「양자장의 바다에서」, 3부 「CERN], 4부 「지금은 LHC의 시대」 모두 3개의 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방대한 정보를 토대로 LHC의 시공간적 전모를 소개하고 있다. 짧게는 원자 물리학이 형성되고 발전해 온 지난 100여 년, 길게는 인류의 선조인 한 호미니드가 고개를 들어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을 바라보며 우주의 비밀을 궁리하기 시작한 이후의 모든 노력이 다다른 끝에 LHC가 있다.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에서 원자보다 더 작은 기본 입자의 세계에서 양자의 요동을 탐험하는 현대 과학자까지 궁극적 물음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기계를 살피는 이 책은 새로운 앎의 우주로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신의 입자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자 물리학의 미래는 LHC에 달려 있다. 앞으로 LHC가 가동될 수십 년 동안은 LHC를 중심으로 입자 물리학의 모든 것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LHC는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지금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에 해답을 주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보여 줄 것이다. 지금까지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아마도 앞으로도 또 있을 테지만 이는 인류가 신천지에 발을 디디는 데 따르는 당연한 진통일 따름이다. 인간은 자신의 지성으로 우주를 이해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 기나긴 과정에서 LHC는 커다란 약진,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LHC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본문에서
1부 「데모크리토스의 꿈」에서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에서 시작된 원자(더 쪼갤 수 없는 존재로 우주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존재)를 찾는 모험에 대해 설명한다. 세상을 이루는 것은 원자와 빈 공간이라고 처음 주장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이 19세기 초반 화학자 존 돌턴을 통해 근대 원자론으로 재탄생하고, 이론적, 실험적 발견의 축적을 통해 19세기와 20세기 초 양성자와 중성자와 전자로 원자를 설명하는 원자 물리학으로 발전하고, 이것이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쿼크와 글루온의 상호 작용으로 세상의 근본 요소를 설명하는 입자 물리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유려하게 설명한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실험 기술이 개량될수록 19세기까지는 종점이라고 여겨졌던 원자에서 더 많은 새 입자들이 튀어나오는 입자의 홍수 속에서 더 보편적이고, 더 근본적인 것을 찾아 온 뢴트겐과 마리 퀴리에서 리처드 파인만과 머리 겔만까지 수많은 자연 과학자들의 노력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다.
2부 「양자장의 바다에서」에서는 국내 교양 과학서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은 현대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과 그 근간이 되는 게이지 이론(게이지 양자장 이론)이 소개되어 있다. 양자 역학이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에 의해 정초된 이후, 발전하면서 봉착한 이론 내적인 문제들과 우주선 실험과 가속기 실험에서 쏟아져 나온 정체불명의 입자들이 안겨 준 숱한 문제들을 양자 전기 역학, 양자 색역학, 게이지 이론,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으로 어떻게 넘어섰는지 알기 쉽게 보여 주고 있다. 천재 물리학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소개되어 있는 리처드 파인만이 실제로 이룬 업적이 무엇인지, 천재 물리학자들이 추상적이고 난해한 문제들에 봉착했을 때 사용하는 사고법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는 원자 폭탄 개발자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던 이휘소가 실제로는 원자 폭탄의 개발따위보다 더 큰 공헌을 물리학과 인류 지성사에 했음을 덤으로 읽을 수 있다.
3부 「CERN」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붕괴된 유럽 과학계를 되살리고, 유럽 공동체의 기틀이 되었으며, 물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CERN의 역사를 다룬다. 읽는 법조차, 그 번역어조차 정체불명인 CERN의 반백년사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초대형 베스트셀러인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 반물질을 생산한 연구소로 잠깐 등장해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는 CERN의 역사를 CERN이 운영해 온 여러 가속기는 물론, 그 가속기들이 거둔 과학적 업적들을 1부와 2부와 밀접하게 연관시켜서 해설해 줄 뿐만 아니라, 노벨상 수상자가 발에 차이는 곳이자 월드 와이드 웹(WWW) 탄생지이기도 한 CERN의 이모저모를 현장 연구자만이 가능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한 소설과 대중 문화 속에서 왜곡된 CERN과 현대 물리학의 이모저모를 바로잡아 준다. (심지어 LHC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록 밴드에 대한 소개도 들어 있다.)
4부 「지금은 LHC의 시대」는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인 LHC의 전모를 소개한다. LHC가 처음 제안되었을 때와 1992년 처음 계획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둘레 27킬로미터 지하 100미터의 지하 터널에 에펠탐보다 무거운 검출기와 우주 공간보다 춥고, 진공도가 높은 가속기 튜브를 설치하는 건설 과정까지, 건설 이후 2008년 9월 10일 첫 가동과 바로 이어진 사고, 그리고 재가동과 목표 충돌 에너지였던 7테라전자볼트(7조 전자볼트) 양성자 빔 충돌 실험 성공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LHC가 본격적으로 탐구하게 될 힉스 입자의 존재 여부, 3차원 이상의 공간 차원을 찾는 여분 차원 연구, 우주를 지배하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규명하는 연구, 입자 물리학의 궁극적인 벽이 될지도 모를 미니 블랙홀 연구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이 무엇인지 조감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LHC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과학자들의 동향도 소개하고 있어 국내 독자로 하여금 한층 LHC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무수히 나오는 영문 약자에 대한 해설과 LHC/CERN의 역사는 물론 물리학의 역사를 개괄할 수 있는 연표가 첨부되어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608쪽에 이르는 텍스트 정보와 172컷의 도판 자료로 가득한 이 책은 LHC는 단순히 거대하기만 한 기계가 아니다. 우주와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법칙, 가장 본질적인 입자, 가히 신의 입자라 할 존재를 찾기 위해 수천 년의 시간 동안 노력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LHC에서 발견되리라고 기대하는 입자들(힉스 입자나 암흑 물질의 실체가 되는 입자들)이 LHC에서 결국 발견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이라고 믿어 온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비롯한 20세기 물리학이 이룩해 온 성과의 거의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LHC가 물리학과 과학의, 또는 이성의 묘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게 무엇인지, 또는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LHC의 실험 결과에서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탐험의 의지를 불태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의 한구석, 입자 물리학을 비롯한 기초 과학 연구를 경시하는 대한민국에서 입자 물리학이라는 궁극적으로 추상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한 물리학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현대의 입자 물리학자들은 행운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LHC를 통해 입자 물리학은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입자 물리학자로 산다는 것은, 우주의 시작과 끝, 물질의 근원, 시간과 공간의 본질 같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고민하며 산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이다. 그리고 LHC를 통해 그런 중요한 질문들의 대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1967년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 월드(George Wald)가 “과학자란 인간의 가장 행복한 상태일 것이다.”라고 한 말을 완벽히 이해한다.-본문에서
과학 혁명의 목격자들을 위한 지적 길잡이
본문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LHC는 2008년 9월 10일 첫 가동 후, 2008년 9월 20일 냉각제 유출 사고로 일시 가동이 정지되었다가, 2009년 11월 재가동되었고, 2010년 2월 첫 논문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큰 사고 없이 설계 목표였던 7테라전자볼트 충돌 에너지(양성자 빔 2개를 각각 3.5테라전자볼트로 가속한 상태에서 충돌시켜 만든 에너지이다.)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10년 하반기에는 납 이온을 이용한 중이온 충돌 실험에도 성공했다. 2010년 11월 말 가동을 일시 정지한 후 2011년 2월 19일에 빔을 재주입해 3월 3일 7테라전자볼트의 충돌 에너지에 다시 도달했다. 2011년 하반기까지 가동되는 동안 LHC는 놀라운 성과들을 내놓을 것이고 과학자들을 충격과 흥분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과학 혁명을 직접 목격하는 동시대인이 된다는 것은 물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지적 즐거움과 기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은 21세기 과학 혁명의 목격자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LHC의 시간이 시작되었다!-본문에서
저자: 이강영
1988년 서울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입자 물리학으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중이던 1993년, LEP 가속기의 L3 실험 그룹의 멤버(방문 연구원)가 되어 CERN에서 1년간 머물렀다. 1996년 힉스 보손을 비롯한 기본 입자 사이의 대칭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 대학교 이론 물리학 연구 센터, 연세 대학교 자연 과학 연구소, 고등 과학원 등에서 연구했고 KAIST와 고려 대학교, 건국 대학교에서 연구 교수를 지냈다. 또한 한국 과학 영재 학교에서 3년간 학생들을 지도했다. 지금까지 여분 차원, 힉스 입자, CP 대칭성, B 메손, 게이지 이론, 암흑 물질 등 입자 물리학의 여러 주제에 관해 박사 학위 논문인 「유카와 결합 상수에 내포된 플레이버(flavour) 대칭성의 의미」를 비롯, 「LHC에서 좌우동형 모델에 나오는 전기를 띤 힉스 입자의 생성」, 「페르미온 암흑 물질의 가장 간단한 모형」 등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보이지 않는 세계」 등이 있다. 현재 경상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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