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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특별판과 양장본, 무슨 차이가 있을까? 본문

책 이야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특별판과 양장본, 무슨 차이가 있을까?

Editor! 2015. 12. 17. 17:48

조선일보에서 20년 동안 사랑 받은 스테디셀러를 꼽았습니다. 선정된 도서들 중에서 특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중요하게 다뤄졌는데요. [관련기사] 이를 기념하여 사이언스북에서 나온 <코스모스> 특별판과 양장본의 차이를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포스팅을 준비하였습니다. 두 도서의 차이를 잘 살펴보시고 자신에게 맞는 <코스모스>로 우주의 향연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특별판과 양장본이 있습니다. 왼쪽이 특별판, 오른쪽이 양장본입니다. 당장 사진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판형 크기 차이도 나지만 가격 면에서도 차이가 나서 많은 분들이 특별판과 양장본은 어디가 다른지 많이 질문하십니다.


그래서 준비한 포스팅! 『코스모스』 특별판과 양장본의 차이점을 사진과 함께 알려드립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코스모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바로 첫장을 꼽고 싶습니다. 자신의 아내였던 앤 드루얀에게 바치는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낭만적인 구절로, 많은 분들이 칼 세이건의 명언 중 하나로 손꼽기도 하는 문장입니다.


앤 드루얀을 위하여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을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잠깐, 꼭 알려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어판 서문은 『코스모스』 특별판에만 수록되어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빈 의자'는 칼 세이건 서거 10주기를 맞아서 부인인 앤 드루얀이 《행성 보고서》 2006년 11/12월 호에 쓴 글입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 『코스모스』 특별판을 출간하며 앤 드루얀과 칼 세이건 재단의 특별한 허락을 받아서 게재한 부분으로 『코스모스』 특별판에서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나와 칼이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를 공동 집필할 당시의 일이다. 컴퓨터에서 눈을 떼어 시선을 창 밖으로 잠시 돌렸더니, 덩치가 엄청나게 큰 사슴 한 마리가 칼의 어깨 너머로 원고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칼은 등 뒤에 사슴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기 앞에 놓인 우리의 원고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집중하기는 사슴도 마찬가지였다. 칼이 원고에 뭐라고 쓰는지 알고 싶기라도 하다는 표정으로 칼의 어깨 너머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던 것이다.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 영겁의 역사가 층층이 새겨져 있는 저 절벽, 그리고 사슴을 비롯한 각종 야생 동물들은 아직 그대로인데, 칼이 앉아서 글을 쓰던 의자만이 텅 비어 있구나.

─ 『코스모스』 특별판 '칼 세이건의 빈 의자'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목차는 위와 같습니다. 목차의 제목들과 순서는 동일합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코스모스』의 첫 번째 이야기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입니다. 『코스모스』 특별판은 컬러 사진이 몇 포함되어 있지만 주로 흑백 위주이나 『코스모스』 양장본은 모든 사진이 컬러입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코스모스』 특별판은 보다 책을 소지하고 다니며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만을 담았습니다. 활자나 내용은 『코스모스』 양장본과 차이가 없지만 책 안에 수록된 사진의 수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코스모스』 양장본은 칼 세이건이 들려주는 '코스모스'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 사진들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내용상 꼭 함께 확인해야할 중요한 사진들은 『코스모스』 특별판에도 실어놓았습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차이점이라면 『코스모스』 양장본에는 더욱 많은 화보가 실렸으며 본문 중간중간 어울리는 화보를 감상하며 글을 음미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며, 『코스모스』 특별판에는 쉬어가는 장에 본문에 배치하지 않았던 주요 화보들 중 일부를 컬러 넣어놓았다는 점입니다.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코스모스』 특별판이 제격이지만 풍성한 우주의 이미지를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코스모스』 양장본을 추천드립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이 사진은 『코스모스』 양장본 맨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코스모스』 특별판에서는 쉬어가는 장에 컬러로 실려 있습니다. 『코스모스』 양장본으로 읽으면 어울리는 사진과 바로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해 숙고할 줄 알게 됐다. 10억의 10억 배의 또 10억 배의 그리고 또 거기에 10배나 되는 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 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 『코스모스』 마지막 문단.


『코스모스』 특별판


『코스모스』 양장본


『코스모스』는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홍승수 명예교수님이 번역해주셨습니다. 옮긴이 후기에서는 처음 『코스모스』 번역을 제안 받았을 때 주저했던 마음과 사이언스북스 편집부의 지칠 줄 모르는 독촉(...)에 대한 이야기도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나오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옮긴이의 후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번역을 약속하고 첫 페이지를 옮기면서부터, 저는 '번역하기는 고문이다.'라는 명제를 재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천문학이 주를 이루지만, 천문학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코스모스에서 인간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초점에 이르기까지 과학뿐 아니라, 서양 철학과, 동양 사상, 현대 사회학, 정치 심리학 등의 지식이 두루 필요했으니, 『코스모스』의 번역은 맨발로 가시밭길 걷기였습니다.

─ 『코스모스』 옮긴이 후기 중에서.



위 사진은 『코스모스』 양장본 북커버를 벗긴 책의 모습입니다. 의외로 『코스모스』 속살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는 김에 함께 공개해드립니다. ^^ 꾸준한 스테디셀러 『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 사랑이 그대로 담긴 깊이 있는 과학도서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일요일 2015년 12월 20일은 칼 세이건의 서거 19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그가 그립습니다.


『코스모스』 특별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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