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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편집자 서평] 에드워드 윌슨 『인간 존재의 의미』

Editor! 2016. 12. 7. 09:51

[편집자 서평]

에드워드 윌슨 『인간 존재의 의미』



사람들은 자주 묻곤 한다. '나 왜 살지?'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윌슨도 묻는다. 인류는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인가? 우리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에 따르면 인간은 의도가 담긴 의미를 지니는 존재다. 인간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해 나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특히 더 그렇다. 이 인간 특유의 능력을 잘 쓰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기 이해가 정확해야만 한다.




우리의 자기 이해!

그런데 우린 자신을 잘 모른다. 우리는 왜 이럴까? 왜 다른 본성도 아니고, 바로 이 본성을 타고났는가? 긴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이에 답할 수 있는 학문은 아직 없다. 우리가 스스로 존재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며, 당분간 그럴 가능성도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성공적으로 지구에서 잘 지낼까? 저자는 인류가 그냥 사회성도 아니고 ‘진사회성 (eusociality)’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진사회성은 “진정한” 사회적 조건을 의미한다. 이 특성을 가진 종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해 새끼를 돌보거나 분업을 하는 방식으로 생존과 번영에 이점을 얻는다.





그렇다고 해도, 인간이여 자만하지 말자

인류는 뛰어나긴 하지만, 지구에서 뭐든지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 선택은 자신에게는 유리하지만, 집단적으로는 무척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인간 자신을 위해서 무엇이든 희생시키고자 한다면 바로 그 이유에 의해서 인간이 희생될 것이다. 지구를 보호하면 된다고? 에드워드 윌슨은 반문할 것이다. "지구의 생태를 이루는 종의 대부분을 모르는데, 어떻게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실제로도 인간은 굼벵이 같은 속도로 지구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실컷 지구를 망쳐 놓고 보호하면 된다고 자만하지 말자.


인간의 본능이라는 핑계로 악행을 정당화하지도 말자. 인간은 그러려고 진사회성과 온갖 좋은 특성을 발현하며 살지 않는다. 인간도 물론 본능에 영향을 받지만, 비합리적이고 본능을 거스르는 경우도 무척 많다. 인간을 본능의 노예처럼 묘사해서는 실제 인간의 행위와 사회적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인류가 할 수 있을까?

인류가 지구를 파괴할 방법은 수백 가지가 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우리는 지구를 낙원으로 바꿀 지능과 선의, 모험심도 충분히 갖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은 이렇게 말한다. 


인류는 지속가능한 세계로 우리 자신과 나머지 생명을 가능한 한 많이 데려갈 책임이 있다. 우리의 선택은 지극히 도덕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우리만이 동족에게 향한 자비심의 질을 측정해왔다. 이제 같은 자비심을 우리를 낳은 생명 세계로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단 하나의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적 적응 형질'에 의한 방해를 극복해야 한다. 이러한 기능 이상은 자신과 닮은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더 가지며, 다른 동물 종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의 원인이 된다. 물론 이 기능 이상 중 일부는 세계 문명이 아직 "청소년기"에 있다는 데 유래한다. 인류는 아직 성장 중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더 알려고 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 미래를 상상하고 선택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 가진 중요한 의미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또 달라질 것이다. 정말 단숨에 읽히면서도 풍부한 사례와 논증이 흥미롭다. 지금도 "나 왜 살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집어 들자. 자신과 인류의 의미를 생각해 볼 계기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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