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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트 전투기의 대명사 쌕쌕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F-86세이버 전투기. 하루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한 달 지나면 새로운 전투기가 튀어나오던 1950년대, 세이버는 금방 뒷전으로 밀려났다. 70대 이상에게 제트 전투기에 대해 질문하면 “쌕쌕이? 아니면 팬텀?”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쌕쌕이는 한국 전쟁에서 활약했던 F-86 세이버 전투기, 팬텀은 F-4팬텀이다. 세이버와 달리 팬텀 전투기의 이름은 정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200여 대나 생산된 덕분에(서방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제트 전투기였음) 제트 전투기의 대명사라 기억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인연이 더 있다. 팬텀이 도입된 시기는 북한이 청와대를 기습 공격한 1.21 사건과 푸에블로 호 납북 사건 등 남북 간 긴장 구도가..
5. B-17, 전략 폭격을 말하다 제1차 세계 대전은 기존 전쟁의 성격을 180도로 뒤바꿔 놓았다. 총력전(總力戰)이 등장하기까지, 징조는 있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프랑스가 징병제를 통해 병력을 폭발적으로 확대했고, 이후 프로이센에서 본격적인 징병제를 실시하면서 병력의 단위가 달라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애교였다. 무작정 병력을 늘린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뒷받침할 병참이나 행정적 지원이 부족했기에 무한정으로 군사력을 확장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동 수단의 한계로 전선과 후방의 경계가 분명했다. 즉 전쟁이 터져도 후방의 민간인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이 모든 상식이 허물어진다. 1914년 바르샤바를 공격한 독일 비행선 쉬테-란츠 SL2. 이제 전쟁은 병..
『초유기체』 서문 -독자 여러분에게 인류가 등장하기 오래전인 100만 년 전 외계인 과학자 무리가 생명체를 연구하기 위해 지구에 왔다고 상상해 보자. 그들의 첫 보고서에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행성은 적어도 2만여 종, 1경 마리 이상의 고도로 사회적인 생명체로 가득 차 있다! 또 최종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점이 분명히 포함될 것이다. • 고도의 사회성을 띤 이 동물들은 대부분 곤충으로(다리 6개, 머리에 더듬이 2개, 세 부분으로 나뉘는 몸체), 모두 땅 위에 살며 바다 속에는 없다. • 성숙 단계에 이른 각 군락은 종에 따라 적게는 10마리에서 많게는 2000만 마리 개체로 이루어진다.• 각 군락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계급에 속한다. 즉 한 마리 혹은 적은 ..
4. 영국을 지킨 검, 스피트파이어 인류 분쟁의 영역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적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윈스턴 처칠(1874~1965년) 처칠 수상이 영국 본토 항공전(Battle Of Britain)에서 활약한 영국 파일럿들에게 헌사한 말이다. 지금도 영국인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홀로 독일의 침공을 막아 낸 본토 항공전 시기를 자랑스러워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기념일들을 만들어 지금까지 기리고 있다. 풍전등화의 위기 앞에서 영국은 한줌도 안 되는 전투기와 파일럿에 의지해 위기를 헤쳐 나갔다.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코벤트리(Coventry)가 독일 전략 폭격에 당하자 처칠은 이자까지 쳐서 독일에게 돌려준다. 2년 뒤인 1942년 5월 31일 폭격기 1,000..
『초유기체』 추천의 글 -최재천 교수 「당신의 마.음.을 위한 무언가(Something for Your M.I.N.D.)」라는 노래가 있다. 2017년 이 노래로 데뷔한 밴드의 이름은 흥미롭게도 ‘Superorganism(초유기체)’다. 리드 보컬 17세 소녀의목소리에는 퇴폐와 냉소가 감겨 있다. 게다가 예전 아날로그 시대에 오래된 레코드가 튀듯 음악이 중간 중간 뚝뚝 끊기며 불편한 침묵을 강요한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자꾸 반복해서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밴드는 모두 여덟 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미국 메인 주와 영국 런던에 흩어져 있다. 포스팅에는 “우리는 여덟인데 증식하고 있어. 우리는 지각 능력을 얻었어.”라고 적고 있다. 2016년 12월까지 내가 초대 원장으로 일한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
3. 제로, 해전의 역사를 바꾸다 1905년 5월 27일, 일본 연합 함대는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격멸한다. 역사에 ‘쓰시마 해전’ 으로 기록되는 사건이다. 이 한 번의 전투로 전 세계 해군은 거함거포주의(巨艦巨砲主義)라는 하나의 패러다임에 빠져든다. 큰 전함을 만들고, 여기에 커다란 대포를 얹는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세계 열강은 커다란 전함을 만들겠다고 덤벼들었다. 이 건함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는 각국의 경제 지표를 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 건함 경쟁이 절정에 이르던 1921년 일본은 국가 예산의 30퍼센트 이상을 전함 건조에 투입했던 것이다. 일본 히로시마 야마토 박물관에 있는 10분의 1 모형 러일 전쟁은 시작 전부터 러시아의 압승을 예측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영토, 국력, 전력(戰力), 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