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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출간 본문

사이언스북스의 책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출간

Editor! 2011. 3. 7. 09:56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아태이론물리센터(APCTP) 선정 '2011 올해의 과학 도서'

제 52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교양) 부문] 수상



여기가 바로 21세기 물리학 혁명의 출발점

-스티븐 와인버그(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물리학과 과학의 미래가 LHC에 달려 있다!

지상 최대의 실험 LHC의 전모를 밝힌다


2008년 9월 10일 인터넷과 세계 각국의 언론은 갑작스러운 ‘블랙홀 신드롬’에 휩싸였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있는 CER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 프랑스 어 식으로는 [세른], 영어 식으로는 [선]이라고 읽는다.)에서 만들어진 소형 블랙홀이 연구소를 삼키고, 제네바를 삼키고, 유럽을 삼키고, 결국 지구 전체를 삼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네트워크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가속기 실험에서 만들어진 블랙홀이 지구를 삼키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글 들이 수많은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그리고 미디어 등을 달궜다. 심지어 인도의 어떤 소녀는 지구가 멸망한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살했고, 종교 사원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또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화학 교수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CERN의 가속기 실험을 막아 달라며 유럽 인권 재판소 등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모든 소동의 출발점에 바로 CERN에서 운용하는 초대형 입자 가속기 및 충돌기인  LHC(Large Hadron Collider, 대형 하드론 충돌기)가 있다. LHC는 인류가 만든 가장 큰 과학 실험 장치이자, 가장 높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 우주가 탄생한 대폭발(Big Bang) 직후 1조분의 1초에 일어난 일까지 재현할 수 있는 현대 물리학과 과학의 정점에 있는 장치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발견으로 시작된 20세기 초반의 과학 혁명에 맞먹는 새로운 과학 혁명을 일으킬 발견이 LHC에서 수년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인류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듯이 LHC 역시 인류의 세계관과 자연관을 완전히 바꿔 줄 것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이강영의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은 국내에서 전공자 이외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LHC와, LHC의 가동으로 세계 과학계의 중심축으로 우뚝 선 연구소인 CERN의 전모를 소개하는 책이다. 원자의 발견에서 현대 물리학이 도달한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인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 이르기까지 입자 물리학의 역사와, 입자 물리학의 발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유럽 최대의 과학 연구 기관이 CERN의 창설에서 LHC까지의 역사, 그리고 물리학자들과 과학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LHC의 역사와 구조와 작동 원리, 그리고 과제들을 전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건국 대학교 물리학과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박사 과정인 1990년대 중반부터 CERN과 인연을 맺어 왔다. LHC 실험과 현대 이론 물리학계의 최대 관심 주제인 힉스 입자(Higgs boson, 페르미온이나 게이지 보손에 기본 입장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를 비롯, 여분 차원, 게이지 대칭성, 암흑 물질 등 현대 이론 물리학의 최첨단 분야에 대한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 온 현장 연구자로서, 현재 LHC가 내놓을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LHC가 현대 물리학과 과학의 하나의 도달점이자 출발점인 것처럼 이 책 역시 LHC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들에 대해 치밀하게 연구해 온 한 물리학자의 도달점과 출발점이다.




인류 지적 탐험의 도달점이자 새로운 출발점이 될

LHC의 과거, 현재, 미래


인류의 진보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적인 면에서, 인류가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 자체에 대하여 얼마나 이해했는가 하는 것은 분명히 인류의 진보를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콜로세움이 로마에 대해 그랬듯이, 그리고 원자 폭탄이 20세기에 대해 그랬듯이 적어도 이 순간에 있어서 LHC는 인류 문명의 가장 최전선에 위치하는, 21세기를 막 맞이한 인류 문명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존재다. -본문에서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는 테라전자볼트(1조 전자볼트)의 세계, 대폭발 이후 1조분의 1초가 지났을 때의 상태를 연구할 수 있는 입자 가속 충돌기이자 인류가 만든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실험 장치다.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 CERN이 운영하는 LHC는 제네바 근교 100미터 지하, 둘레 27킬로미터의 터널에 설치되어 있다. LHC는 2개의 양성자 빔을 초고속으로 가속해 충돌시키는 장치다. 이때 LHC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인구 40만에 달하는 제네바 주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에 맞먹는다. 이 고에너지 충돌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입자들의 궤적 속에는 전 우주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물리 법칙에 대한 실마리가 감춰져 있다.


둘레 27킬로미터의 거대한 가속기 전체를 우주 공간보다 낮은 극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초전도 기술에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날아가는 양성자 빔을 극히 정밀하게 조종하는 기술과 전 세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그리드 컴퓨팅 기술까지 현대 과학과 기술의 거대한 집합체인 LHC는 기계의 크기와 출력, 참가 과학자의 규모, 실험 사용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지상 최대의 과학 실험 장치이자 실험이다.


현재 LHC는 현대 입자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무엇이고, 물질과 에너지의 궁극적 본질은 무엇일까? 아니, 우리는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LHC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들에 길잡이를 제공할 것이다.


1부 「데모크리토스의 꿈」, 2부 「양자장의 바다에서」, 3부 「CERN], 4부 「지금은 LHC의 시대」 모두 3개의 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방대한 정보를 토대로 LHC의 시공간적 전모를 소개하고 있다. 짧게는 원자 물리학이 형성되고 발전해 온 지난 100여 년, 길게는 인류의 선조인 한 호미니드가 고개를 들어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을 바라보며 우주의 비밀을 궁리하기 시작한 이후의 모든 노력이 다다른 끝에 LHC가 있다.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에서 원자보다 더 작은 기본 입자의 세계에서 양자의 요동을 탐험하는 현대 과학자까지 궁극적 물음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든 기계를 살피는 이 책은 새로운 앎의 우주로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신의 입자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자 물리학의 미래는 LHC에 달려 있다. 앞으로 LHC가 가동될 수십 년 동안은 LHC를 중심으로 입자 물리학의 모든 것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LHC는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지금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에 해답을 주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보여 줄 것이다. 지금까지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아마도 앞으로도 또 있을 테지만 이는 인류가 신천지에 발을 디디는 데 따르는 당연한 진통일 따름이다. 인간은 자신의 지성으로 우주를 이해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 기나긴 과정에서 LHC는 커다란 약진,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LHC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본문에서


1부 「데모크리토스의 꿈」에서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에서 시작된 원자(더 쪼갤 수 없는 존재로 우주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존재)를 찾는 모험에 대해 설명한다. 세상을 이루는 것은 원자와 빈 공간이라고 처음 주장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이 19세기 초반 화학자 존 돌턴을 통해 근대 원자론으로 재탄생하고, 이론적, 실험적 발견의 축적을 통해 19세기와 20세기 초 양성자와 중성자와 전자로 원자를 설명하는 원자 물리학으로 발전하고, 이것이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쿼크와 글루온의 상호 작용으로 세상의 근본 요소를 설명하는 입자 물리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유려하게 설명한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실험 기술이 개량될수록 19세기까지는 종점이라고 여겨졌던 원자에서 더 많은 새 입자들이 튀어나오는 입자의 홍수 속에서 더 보편적이고, 더 근본적인 것을 찾아 온  뢴트겐과 마리 퀴리에서 리처드 파인만과 머리 겔만까지 수많은 자연 과학자들의 노력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다.


2부 「양자장의 바다에서」에서는 국내 교양 과학서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은 현대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과 그 근간이 되는 게이지 이론(게이지 양자장 이론)이 소개되어 있다. 양자 역학이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에 의해 정초된 이후, 발전하면서 봉착한 이론 내적인 문제들과 우주선 실험과 가속기 실험에서 쏟아져 나온 정체불명의 입자들이 안겨 준 숱한 문제들을 양자 전기 역학, 양자 색역학, 게이지 이론,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으로 어떻게 넘어섰는지 알기 쉽게 보여 주고 있다. 천재 물리학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소개되어 있는 리처드 파인만이 실제로 이룬 업적이 무엇인지, 천재 물리학자들이 추상적이고 난해한 문제들에 봉착했을 때 사용하는 사고법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는 원자 폭탄 개발자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던 이휘소가 실제로는 원자 폭탄의 개발따위보다 더 큰 공헌을 물리학과 인류 지성사에 했음을 덤으로 읽을 수 있다.


3부 「CERN」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붕괴된 유럽 과학계를 되살리고, 유럽 공동체의 기틀이 되었으며, 물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CERN의 역사를 다룬다. 읽는 법조차, 그 번역어조차 정체불명인 CERN의 반백년사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초대형 베스트셀러인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 반물질을 생산한 연구소로 잠깐 등장해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는 CERN의 역사를 CERN이 운영해 온 여러 가속기는 물론, 그 가속기들이 거둔 과학적 업적들을 1부와 2부와 밀접하게 연관시켜서 해설해 줄 뿐만 아니라, 노벨상 수상자가 발에 차이는 곳이자 월드 와이드 웹(WWW) 탄생지이기도 한 CERN의 이모저모를 현장 연구자만이 가능한 시선으로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한 소설과 대중 문화 속에서 왜곡된 CERN과 현대 물리학의 이모저모를 바로잡아 준다. (심지어 LHC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록 밴드에 대한 소개도 들어 있다.)


4부 「지금은 LHC의 시대」는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인 LHC의 전모를 소개한다. LHC가 처음 제안되었을 때와 1992년 처음 계획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둘레 27킬로미터 지하 100미터의 지하 터널에 에펠탐보다 무거운 검출기와 우주 공간보다 춥고, 진공도가 높은 가속기 튜브를 설치하는 건설 과정까지, 건설 이후 2008년 9월 10일 첫 가동과 바로 이어진 사고, 그리고 재가동과 목표 충돌 에너지였던 7테라전자볼트(7조 전자볼트) 양성자 빔 충돌 실험 성공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LHC가 본격적으로 탐구하게 될 힉스 입자의 존재 여부, 3차원 이상의 공간 차원을 찾는 여분 차원 연구, 우주를 지배하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규명하는 연구, 입자 물리학의 궁극적인 벽이 될지도 모를 미니 블랙홀 연구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이 무엇인지 조감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LHC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과학자들의 동향도 소개하고 있어 국내 독자로 하여금 한층 LHC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무수히 나오는 영문 약자에 대한 해설과 LHC/CERN의 역사는 물론 물리학의 역사를 개괄할 수 있는 연표가 첨부되어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608쪽에 이르는 텍스트 정보와 172컷의 도판 자료로 가득한 이 책은 LHC는 단순히 거대하기만 한 기계가 아니다. 우주와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궁극적인 법칙, 가장 본질적인 입자, 가히 신의 입자라 할 존재를 찾기 위해 수천 년의 시간 동안 노력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LHC에서 발견되리라고 기대하는 입자들(힉스 입자나 암흑 물질의 실체가 되는 입자들)이 LHC에서 결국 발견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이라고 믿어 온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비롯한 20세기 물리학이 이룩해 온 성과의 거의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LHC가 물리학과 과학의, 또는 이성의 묘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게 무엇인지, 또는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LHC의 실험 결과에서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탐험의 의지를 불태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의 한구석, 입자 물리학을 비롯한 기초 과학 연구를 경시하는 대한민국에서 입자 물리학이라는 궁극적으로 추상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한 물리학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현대의 입자 물리학자들은 행운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LHC를 통해 입자 물리학은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입자 물리학자로 산다는 것은, 우주의 시작과 끝, 물질의 근원, 시간과 공간의 본질 같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고민하며 산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이다. 그리고 LHC를 통해 그런 중요한 질문들의 대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1967년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 월드(George Wald)가 “과학자란 인간의 가장 행복한 상태일 것이다.”라고 한 말을 완벽히 이해한다.-본문에서




과학 혁명의 목격자들을 위한 지적 길잡이


본문에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LHC는 2008년 9월 10일 첫 가동 후, 2008년 9월 20일 냉각제 유출 사고로 일시 가동이 정지되었다가, 2009년 11월 재가동되었고, 2010년 2월 첫 논문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큰 사고 없이 설계 목표였던 7테라전자볼트 충돌 에너지(양성자 빔 2개를 각각 3.5테라전자볼트로 가속한 상태에서 충돌시켜 만든 에너지이다.)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10년 하반기에는 납 이온을 이용한 중이온 충돌 실험에도 성공했다. 2010년 11월 말 가동을 일시 정지한 후 2011년 2월 19일에 빔을 재주입해 3월 3일 7테라전자볼트의 충돌 에너지에 다시 도달했다. 2011년 하반기까지 가동되는 동안 LHC는 놀라운 성과들을 내놓을 것이고 과학자들을 충격과 흥분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과학 혁명을 직접 목격하는 동시대인이 된다는 것은 물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지적 즐거움과 기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은 21세기 과학 혁명의 목격자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LHC의 시간이 시작되었다!-본문에서


차례 


참고 링크

[책] 입자와 가속기의 세계, 깊이있게 ‘한우물 파기’  
해의 과학책 – 2월 서평 (문지문화원 사이와 사이언스온 공동기획)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출간 기념 강연 ~ 가속기 경쟁사와 L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