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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의 비밀 본문

완결된 연재/(完) 보이지 않는 권력자

출생의 비밀

Editor! 2018.08.17 10:56

1997년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이재열 경북 대학교 명예 교수의 『보이지 않는 권력자』가 출간되었습니다. 아마 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는 거의 처음 출간된 미생물 소개 교양 과학서였을 것입니다. 출간 당시 언론과 독자로부터 ‘보이지 않는 권력자’인 미생물의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한 책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재열 교수가 같은 제목으로 출간 전 사전 연재를 진행합니다. 3편에서는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유기물에서 생명체를 만들어 낸 출생의 비밀을 듣는 시간입니다. 많은 분께서 이미 원시 생명체는 미생물이었고, 우리 모두가 미생물의 후예라고 짐작하시지요. 그렇다면 출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도 미생물에 있을까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설명하려는 과학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재열의 「보이지 않는 권력자」 세 번째 이야기 

출생의 비밀



생명체 탄생이라는 문제

아주 옛날, 맨 처음 지구가 생겨나던 때로 돌아가 보자. 그때에는 사람은 물론이고 생명체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자리를 잡으려고 꿈틀거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지구의 나이를 추정해 보는 정도의 지식을 갖추었지만, 그동안은 지질학자들이 화석이 나오는 지층의 연대로 지구의 나이를 조금씩 밝혀내 왔다. 현재는 지구의 정확한 나이를 방사성 동위 원소의 붕괴 속도에 근거하여 측정하고 있으며, 그렇게 추정해 낸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이다. 그러나 이 또한 따져 보면 최초로 형성된 지층의 자료가 지구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증거 자료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런데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뎌서 지구로 가져온 암석의 연대가 학자들이 방사선 동위 원소로 추정한 연대와 비슷한 수치를 보여 주었다. 따라서 달에서 온 암석이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는 충분한 증거가 되었다.


지구의 나이와 더불어 최초의 생명체가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도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지구에서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는 아마도 물속에 녹아 있던 여러 종류의 무기 물질이 어떤 힘에 이끌려 유기 물질로 바뀌면서 시작되었으며 뒤이은 과정을 거쳐 원시 생명체의 형태를 갖추었으리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원시 생명체의 탄생은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실험실에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성질의 연구는 아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체 탄생의 문제는 아직도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다.


최초에 지구가 탄생했을 때에는 지구 둘레에 수증기(H2O)를 비롯하여 수소(H2), 메탄(CH4), 암모니아(NH3) 등의 간단한 분자들이 기체 상태로 뒤섞여 있었으리라고 지구 과학자들은 이해하고 있다. 물론 당시에는 모든 것이 생명체와는 관계없는 상태였기에 모든 물질이 무기물이었다. 이처럼 여러 무기물이 뒤섞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에 알 수 없는 힘을 받아 이 안에서 유기물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는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유기물에서 생명체로 이르는 길

그런데 1953년 스탠리 밀러(Stanley L. Miller)는 지구가 처음으로 생겨난 때의 대기 조건에서 아미노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획기적인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밀러는 아미노산이라는 유기 화합물이 생물학적 방법이 아닌 물리학적인 실험 조건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밀러는 원시 대기에 번개가 내리치면 번개가 에너지원으로 작용하여 유기물이 만들어지리라 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원시 대기와 비슷한 상황을 실험실에 마련하고 아미노산의 무생물적인 합성 과정을 실험으로 재현했다. 우선 그는 유리 기구 안에 메탄, 암모니아, 수소를 섞어 넣고 밀폐한 다음에 반복적으로 불꽃 방전을 일으켰다. 한편으로는 유리 기구 안에 지구 탄생 시기의 원시 바다에서 일어났을 증발과 응축 상태를 만들어 주고자 그 안의 물을 계속 순환시켰다. 며칠 동안 실험을 계속한 결과 유리 기구 안의 물이 불그스레하게 변했고, 그 물속에서 생명체 안에 들어 있는 여러 아미노산과 유기 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탠리 밀러의 사진. 위키피디아에서.


학자들은 당시의 원시 대기에서 탄소는 수소와 결합한 메탄보다도 오히려 산소와 결합한 이산화탄소와 같은 상태로 더 많았을 것이라고 보았고, 질소도 수소와 결합한 암모니아보다는 그냥 질소 기체 상태로 더 많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았기에 밀러의 실험 조건이 원시 대기와 다르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생성되었다는 이 실험 결과는 아직도 중요한 자료로 그 의미가 있다. 밀러의 역사적인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을 찾아보려면 생물학적이라기보다는 화학적인 실험 과정으로 먼저 다루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에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만들어졌으며, 유기물에서 원시 생명체가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리가 없다면, 진화 과정에서는 맨 처음에 화학 진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발생했는가를 놓고는 많은 학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어떤 의견도 아직 이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저런 의견 가운데에는 생명체가 우주 어느 곳에서 기원했으며 지구에 전해졌다고 간단히 설명하는 것도 있다.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여러 주장들 가운데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것은 알렉산드르 오파린(Alexander Oparin)이 내놓았다. 오파린은 이미 1924년에 『생명의 기원(The Origin of Life)』에서 원시 세포의 출현은 화학적인 진화 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무기물이라는 단순한 물질들이 서로 결합하여 유기물이라는 훨씬 복잡한 물질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러한 유기 물질은 분명히 살아 있는 생물 세포를 구성하는 분자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오파린은 이런 유기 물질이 바로 세포를 만드는 기본적인 구성 물질이고, 이들이 한데 어울려 원시 수프 상태를 만들었다고 보았다. 그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느 순간에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기본적인 단위가 나타났는데 이것이 바로 최초의 원시 생명 물질이 되었다고 말했다.


최초의 원시 생명 물질은 유기물이 녹아 있는 원시 수프 상태, 이른바 ‘유기 국물’에서 생겨난 화학 진화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화학 진화가 이루어진 다음에 어떤 과정을 거쳐서 원시 생명 물질이 원시 생명체로 발전해 갔는지, 그때 어떤 작용이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모여라, 도와라, 공생하라

지금으로부터 35억 년 전쯤에, 길게는 38억 5000만 년 전쯤에 화학적 친화력이라는 힘이 최초의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 원시 세포, 달리 말하자면 원핵생물을 만들었다.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그 시기에 화학 진화에서 어느새 슬며시 생물 진화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원시 생명체가 한 발짝 더 발전해 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원핵생물이 증식을 거듭하여 만들어 놓은 화석이 바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이다. 작게는 1센티미터부터 크게는 사람의 키에 이르는 퇴적 화석으로, 생물의 기원을 설명하는 근거로 항상 제시된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상의 총인구보다도 더 많은 미생물들이 한데 모여 사는 거대 도시에 비교할 수 있는데, 원핵생물이라는 세포들의 집단이라고 보아도 좋다. 이러한 원시 생명체, 즉 원핵생물 집단은 열대 지방의 호수와 밀물과 썰물이 만나는 해안의 웅덩이에 자리 잡고 번성했기에 이들의 흔적은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해안가에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하멜린 풀(Hamelin Pool)의 스트로마톨라이트. ⓒ Murray Foubister


남세균의 한 속인 Tolypothrix의 사진. ⓒ Matthewjparker


이렇게 집단으로 번성한 스트로마톨라이트에 모여 살던 원핵생물은 지금 방식으로 구분하자면 남조류라고 하는 남세균(cyanobacteria)이다. 이들 집단은 당시에 안과 밖의 구조가 완전하지 않아서인지 핵 안으로 DNA를 모으지 못한 채 원핵생물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도 이들은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면서 나름대로 삶의 방식을 만들어 갔는데, 이른바 분업 형태이다. 많은 숫자가 한데 모여 집단을 이루자 어떤 것들은 광합성을 하고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여 ATP라는 분자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일에 열심이었다. 그런가 하면 주변의 다른 것들은 삶에 도움이 되는 영양 물질을 주위 환경에서 받아들이고, 쓰고 남은 것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일을 열심히 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것들은 광합성을 하는 다른 종류를 녹여 버릴 만큼 독성이 강한 물질을 먹으며 살기도 했다. 만약에 이들 가운데 어느 한 건강한 개체가 집단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곧바로 분열하기 시작하면서 새로 태어난 동료와 함께 무리를 이루어 새로운 집단 공동체를 만들 것이다.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낸 이들은 분업을 통해 서로 의지하면서 스스로 지은 집에서 함께 모여 살았을 것이다.


생물에게는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공생이라는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단순히 한데 모여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한 몸을 이루기까지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처럼 개체들의 공생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확인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아주 오래전부터 꼭 필요한 경우에는 겉에 붙어 있는 것보다도 안으로 들어가 한 몸으로 어울려 사는 것이 더욱 확실한 공생 관계를 만들어 냈다. 생물의 외부에서 공생하는지, 아니면 내부에서 공생하는지만 따져 보더라도 공생의 정도와 필요성, 시기 따위의 관계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생물에서 나타나는 특별한 공생 관계를 이야기했다. 진핵생물의 세포 내부에서 어떤 소기관은 예전에는 독립 생활을 하던 원핵생물이었는데, 진화가 일어나는 동안에 세포 안으로 흡수되었다가 사라지지 않고 공생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가장 그럴듯한 후보로는 식물 세포의 엽록체(chloroplast)를 꼽는다. 남세균처럼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도당으로 바꾸는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이 식물 세포 안에서 엽록체가 되어 광합성을 담당했다. 그러므로 필요한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 살아가는 식물에서는 엽록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기관이다. 또 다른 후보로는 진핵생물의 모든 세포 안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를 꼽는다. 어쩌다 손님으로 들어온 원핵생물이 그대로 살아남아 미토콘드리아를 만들었고, 이것이 생물 세포 안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합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기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스피로헤타(spirochaeta, 나선상균)로 알려진 철사 모양의 원핵생물은 진핵 세포의 내부 골격을 이루었다. 이것은 진핵 세포 안에서 물질 이동을 돕는 수축성 섬유 역할도 하는 한편 세포 바깥에서는 운동 기관으로도 일했다. 또한 진핵생물이 지닌 막대한 양의 유전자 복제를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엮어 내는 일까지도 맡았다. 이처럼 바쁘게 일하던 원핵생물 손님들은 세포 안에서 하는 일에 자연스레 적응하다가 마침내는 숙주 세포가 분열해서 딸세포가 만들어지는 동안에 함께 복제되었다. 진핵세포 안에 자리를 잡은 이들 소기관은 세포 안에 들어 있는 다른 것들과 달리 내부에 유전 물질인 DNA 분자를 담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들이 이전에는 독립적인 개체로 살았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린 마굴리스의 사진. ⓒ Jpedreira


스피로헤타의 한 종인 스피로헤타 아메리카나(Spirochaeta americana)를 촬영한 사진. 위키피디아에서.


‘세포 내 공생’이라는 특별한 공생 관계를 설명한 마굴리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공생 관계 덕분에 생명체들이 그다음에 밀어닥친 유독성 오염 물질의 위험에서 살아남았다고 설명한다. 까마득한 옛날에 엽록체를 통해서 광합성을 하던 식물들이 조금씩 만들어 낸 산소가 대기에 축적되면서 당시에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진핵 세포 안에서 새로운 공생 관계를 만들던 미토콘드리아가 이 위험한 사태를 추슬렀다는 것이다. 자신의 숙주가 유독성 기체에 해를 입기 전에 세포 내 공생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빨아들이고 숙주와 공동체에 필요한 먹이로 바꾸어 줌으로써 위험을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미생물의 후예

요즈음 생물학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조차 생명체의 기원인 원시 생명체는 미생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미생물은 여러 종류의 기관과 조직으로 구성된 생물과 비교해서 당연히 훨씬 간단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미생물이 결코 그렇게 원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생물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식생활을 중심으로 생활 방식을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생명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동물은 풀을 먹든 고기를 먹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외부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기본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영양 물질은 물론이고 몸속의 생리 대사 조절에 필요한 극미량의 비타민까지도 외부에서 받아들여야만 한다. 비타민이나 아미노산 같은 영양분을 스스로 공급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동물과는 달리 미생물은 필요한 영양분을 스스로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과는 다른 방법이더라도 미생물 또한 필요한 때에는 성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유전 물질을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전해 주기도 한다. 언뜻 동물이나 식물에 있는 특별한 기능이 미생물에는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세포 안에 모두 갖추고 있다. 


어찌 보면 미생물은 세포 하나로 구성된 가장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전혀 못 느끼는지도 모른다. 물론 원시 생명체의 생명 활동이 지금 세균의 생명 활동과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세균의 생활 방식이 예전의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면 마찬가지로 원시 생명체의 생활 방식도 세균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물론이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최초의 생명체에서 비롯한 후손이라는 주장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비록 설명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지금까지 밝혀진 수많은 과학적인 자료를 근거로 아주 복잡한 생명체는 간단한 개체에서 매우 긴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의 기원이 화학 진화로부터 시작했고 뒤이어 생물 진화로 넘어가 계속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증거와 자료가 한 줄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진화를 증명할 만한 근거와 자료가 끊어지는 곳이 중간 중간에 있어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마굴리스가 주장한 세포 내 공생도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한 가지 설명이 될 것이다. 생명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줄 수 있는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내는 작업은 그치지 않고 계속되어야 한다.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기원에 의문을 품고 이에 대한 여러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설명도 사람들에게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하는 것조차 꺼릴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문제이기에 누군가는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 설명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설명은 과학적이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 밝혀진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이 문제를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명의 기원은 인위적인 실험 결과를 제시하면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긴 시간 동안 변화를 거듭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에 대한 모든 문제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을 알아내는 일은 이처럼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설명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과학적인 지식을 동원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생명의 기원을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비록 과학적이라 하더라도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실험 결과처럼 확실하게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물론 이들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모른 체하거나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도 과학의 도리는 아니다. 우리는 아직 아무도 풀지 못한 우리 출생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과학적인 설명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또 기울이고 있다.




이재열

서울 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기센 대학교에서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막스 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경북 대학교 생명 과학부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명예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들 어렵다고 말하는 과학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 『바이러스는 과연 적인가?』, 『보이지 않는 보물』,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 『미생물의 세계』, 『우리 몸 미생물 이야기』, 『자연의 지배자들』, 『자연을 닮은 생명 이야기』, 『담장 속의 과학』, 『불상에서 걸어나온 사자』, 『토기: 내 마음의 그릇』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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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힘』 [도서정보]


『담장 속의 과학』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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