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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학계의 큰 별이 지다. 본문

책 이야기

한국천문학계의 큰 별이 지다.

Editor! 2019.05.15 10:05

『코스모스』의 옮긴이이며, 『나의 코스모스』의 저자이신 홍승수 서울대 명예 교수님이 타계하신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습니다. 홍 교수님의 제자인 구본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님께서 물리천문학부 천문 전공을 대표해서 추도의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하늘을 디디고 땅을 우러르며』. 작년 여름에 발간된 고 홍승수 선생님의 수필집 제목이다. “어느 천문학자의 지상 관측기”라는 부제가 이야기하듯이 한평생 우주를 연구하며 한국 천문학계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인은 삶과 인간에 관한 온기가 가득한 관측기를 남기고 2019년 4월 15일에 76세로 우리 곁을 떠났다. 

홍승수 교수는 1967년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찌그러진 코펠” 하나를 갖고 유학길에 올라 미국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 연구원을 거쳐 1978년 3월 모교인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 부임하였다. 당시 대학의 척박한 교육 환경 속에서도 매 수업에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고인의 모습과 명징한 목소리의 명강의는 수강생 모두를 감동시켰으며 많은 제자들을 천문학자의 길로 이끌었다. 

 

1979년 강의실에서. 사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천문 전공 제공

홍승수 교수는 한국천문학회장과 한국천문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한국의 천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은퇴 후에는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의 초대, 2대 원장을 역임하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과학문화를 확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원장 퇴임 후에는 충북 제천의 한적한 마을에 여생을 위한 터전을 마련하고 투병 중에도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하였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문학적 감성을 지닌 고인의 강연은 많은 청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그가 번역한 『코스모스』는 자연 과학 도서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1989년 신림동에서 4학년 학생들과. 사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천문 전공 제공

고인은 천문학, 특히 성간의 티끌을 연구하는 이유를 “그곳이 우리의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참 신앙인이기도 한 그에게 우주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본인의 고향인 것이다. 고인은 2017년 2월을 맞으며 다음과 같이 적는다. 

 

1998년 연구실에서. 사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천문 전공 제공

“정유년의 12분의 1이란 적지 않은 몫의 시간이 벌써 흘렀음을 억울해 한다거나 안타깝게 여긴다거나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 한 달을 잘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 해서 나는 내 등을 내가 스스로 두드려 주고 싶다. ‘승수야, 그래 너 잘 살았어. 잘 했어.’ 이렇게 말이다.“ 

2016년 5월 15일 충정로 벙커에서. 사진: ⓒ (주)사이언스북스

홍승수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018년 3월 연남동에서. 사진: ⓒ (주)사이언스북스

 

─ 구본철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천문 전공을 대표해서

 


* 알림: (주)사이언스북스와 과학 책방 갈다는 2019년 여름에 홍승수 교수님의 연구와 인생, 그리고 책들을 독자 여러분께 보여 드리는 조촐한 행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곧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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