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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북스의 책

'땅의 마음' 출간!

Editor! 2011.12.12 18:10

땅의 마음
 


한국의 전통 풍수에서 마오리 족의 지오멘털리티까지

전 세계를 가로지르는 문화 지리학과 전통 생태학의 새로운 지평


20세기도 10년이 지난 지금, 풍수(風水)가 유행하고 있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대기업 사옥이나 행정 관청을 지을 때에도 지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과학 시대인 지금도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풍수 형국(風水 形局) 같은 풍수 용어들을 부유층의 집과 무덤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풍수의 고향이라 할 만한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도 풍수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풍수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혹세무민의 미신, 아니면 부유층의 새로운 유행 정도로 이해해야 할까? 낡은 과거의 유물로 이해하는 데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혜로 떠받드는 데까지 풍수에 대한 우리나라 대중의 수용 정도는 다양하다. 이에 따라 학계의 이해 정도도 여럿이다.

풍수에 대한 학계의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풍수 술수(術數)와 그 기본 사상(思想)이 중국에서 기원했고, 우리나라 풍수술과 사상에 막대한 영항을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 풍수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풍수술과 사상이라 할 만한 것이 자생(自生)했고, 그것이 중국 풍수와 결합해 현재의 한국 풍수를 이뤘다는 자생 풍수론이다. 한국 풍수에 대한 연구에서 그 자생성, 그 뿌리를 이해하자는 흐름이다.

다른 하나는 풍수술과 사상 속에 있는 전통 생태의 지혜를 밝혀내자는 것이다. 음양오행(陰陽五行),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 같은 전통적인 형이상학적 관념이나 묏자리를 잘 써 조상의 음덕을 얻으려는 전통 신앙을 걷어내고 문화 지리학과 생물학에 바탕을 둔 생태학의 현대적 성과를 바탕으로 풍수술과 사상의 본질적 핵심이 되는 고갱이를 추출해 내자는 것이다. 묏자리 선택(음택 풍수)과 집터 선택(양택 풍수)에 담긴, 전통 사회의 자연관, 환경관, 생태 지혜를 읽어 내, 현대 문화 지리학과 생태학이 놓친 것들을 채워 넣자는 흐름이다.

후자의 흐름이 한국 사회에서는 ‘전통 생태학’이라는 연구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도원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외의 생태학자와 지리학자를 비롯, 인문학과 자연 과학, 그리고 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연구자들이 모여 전통적인 환경 사상에서 생태학적 지혜를 길어올리는 작업을 10여 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이전에 「한국의 전통생태학」(1, 2권, (주)사이언스북스 출간)으로 출간되었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땅의 마음: 풍수 사상 속에서 읽어 내는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에서 저자 윤홍기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교수는 이 전통 생태학의 여구 흐름 속에서 한국 전통의 풍수술과 풍수 사상의 기원, 발전, 동아시아 전파, 현재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국립 대학인 오클랜드 대학교 문화환경학부 문화 지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윤홍기 교수는 한국의 풍수와 고지도 제작 전통 등 전통 지리 사상, 전통 생태 사상을 세계 학계에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 족의 문화 지리 사상을 한국, 서양의 문화 지리 사상과 비교 분석하고 있는 문화 지리학자로, 국내외에서 탁월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윤홍기 교수가 2008년에 영어로 펴낸 한국의 풍수 문화(The Culture of Fengshui in Korea)」(Lexington Books, 2008)는 전설과 민담 같은 민중의 구비 문학은 물론이고 사대부 등 지식인들의 풍수 문헌  속에 흩어져 있어 그 전모를 파악하기 힘든 “한국 전통 풍수의 핵심 사상을 미시적인 차원에서 거시적인 차원까지 성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평가받은 바 있다. 이 책은 현재 동아시아 풍수를 연구하는 세계 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풍수 연구서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전통 생태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의 전통생태학」에 저자로 참여해 "2장 풍수지리의 환경 사상"을 썼고, 한국인의 전통적인 자연관·환경관에 깊은 영향을 끼친 풍수 사상 속에 담긴 생태적 특성을 논의했다. 이 글에서 한국의 전통 환경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마음에 뿌리박힌 풍수 신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풍수 사상의 중국 황토 고원 지대 기원설과 풍수 사상의 환경 인자 순환설을 여러 문헌 증거를 통해 논증함으로써 풍수 사상의 기원, 유래, 핵심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냈다. 또한 한국 풍수 사상만의 독특한 특성들을 분석하면서 풍수 사상의 개발 성장 한계론과, 지형을 생물 같은 사물에 빗댄 형국론(形局論) 등을 현대 생태학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가이아 가설의 ‘지구 초유기체설’을 선취한 것을 재평가해 낸다.

이번에 출간된 땅의 마음」은 한국의 전통생태학」에서 압축적으로 보여 줬던 윤홍기 교수의 풍수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전에 국내외 지리학, 생태학 학술지와 학회에서 발표했던 논문들을 수정·보완해 이 책에서 수록했고, 국내 학계에서는 소개된 적이 없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 족의 지리 사상을 소개하는 글들을 포함시켜 한국 전통 풍수 사상의 비교 이해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이 책은 자칫 자민족 중심주의나 전통 문헌에 대한 주석으로 흐를 수 있는 한국 전통 풍수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연구서로 평가할 수 있다.

 

땅을 보는 마음 틀, 지오멘털리티와 풍수

윤홍기 교수가 한국 풍수술과 사상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은 ‘지오멘털리티(geomentality)’이다. ‘지오멘털리티(geomentality)’란 지리를 뜻하는 geo-와 심리적 정신 구조를 뜻하는 mentality를 합친 것으로 윤홍기 교수가 고안해 낸 개념인데, 민족마다, 종족마다, 공동체마다 그 역사와 환경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과 땅의 관계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우리말로는 땅을 보는 ‘마음 됨됨이’ 또는 땅을 평가하는 ‘마음 틀’로 번역할 수 있다.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는 한국인들이 자신의 산야를 보고 평가하는 마음 틀, 즉 심성이다. 윤홍기 교수는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에는 풍수 사상이 그 근저에 깔려 있고, 풍수설은 한국인들이 한국의 경관을 평가하고 이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국의 문화 지리 현상 또는 전통 생태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고, 풍수의 기원, 중국 풍수의 한국·일본 전파 과정, 풍수술과 사상 기저에 깔려 있는 근본 이론 등을 분석해 낸다.

그리고 풍수 사상의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에 미친 영향의 증거로 고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지도 족보적으로 치밀하게 분석해 대동여지도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풍수 지도와 풍수술의 영향을 찾아낸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조선의 정궁(正宮) 경복궁 정면을 가로막고 있었던 조선 총독부 청사 철거 과정에서 분출된 풍수 관련 논쟁을 역사적, 객관적으로 고찰하면서, 권력 교체 과정에서 피지배 민족의 기념비적 상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권력을 상징하는 기념물을 설치하려는 지배 민족의 행위를 두고 벌어지는 상징물 전쟁이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 속에서는 ‘풍수 전쟁’의 형태로 표출되었음을 설명해 낸다. 

또 마오리 족의 창조 신화 속에 숨어 있는 지리 사상과 생태 사상을 음양이기론(陰陽理氣論)에 근거해 자연 현상을 설명해 낸 성리학의 태극도설(太極圖說)과 비교하고, 마오리 족의 지명 짓기 원리와 한국의 지명 짓기 원리, 그리고 문학 작품 등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환경관 등을 우리 민족의 것과 비교해 지오멘털리티의 개념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풍수가 단순하게 무덤 고르는 술법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땅에 대한 그리움에서 과학적 지식까지 다양한 정보와 삶이 녹아 있는 것임을 분석하면서 한국 전통 풍수에 대한 이해를 학문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풍수 사상의 기원은 중국의 황토 고원!

풍수를 덮고 있는 신비화의 베일 벗기기  

윤홍기 교수의 풍수설과 사상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수의 기원에 대한 그의 과감한 이론일 것이다. 윤홍기 교수는 풍수의 술수와 사상이 중국의 황토 고원 지대에서 굴집(굴을 파서 만든 집, 요동(窯洞)이라고 한다.)을 지을 터를 찾아 만드는 원리에서 기원했음을 현장 답사와 다양한 문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파거나 깎기 힘든 화강암으로 산과 들이 이뤄진 한반도와 달린 중국 황토 고원 지대는 굴을 파기 쉬운 사암으로 이뤄져 있어 굴집을 파기 쉽다. 이 굴집을 파는 양택 원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양오행설과 동기감응의 발복(發福) 신앙과 결합하면서 묏자리를 고르는 음택 원리를 발전했고, 이것이 한반도, 일본 열도 등지로 전파되면서 현재의 풍수 술수와 사상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이다.

윤홍기 교수는 풍수 명당의 조건이 굴집의 실제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배산임수의 조건, 좌청룡 우백호의 지형이라는 것, 명당을 가리키는 풍수 용어가 굴집을 뜻하는 혈(穴)이라는 것, 풍수의 용어와 원리가 중국의 황토 고원이라는 실제 환경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는 것 등을 들며, 풍수의 기원을 황토 고원 지대의 굴집 만들기 원리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것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었을 때, 이 황토 고원 지대 사람들의 지오멘털리티와 함께 전파되었고, 굴집 만들기 원리라는 실제적인 기원과 상관없어졌음에도 여전히 황토 고원 지대의 굴집 만들기 원리를 고래의 뒷다리뼈 같은 화석 기관처럼 그대로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또 윤홍기 교수는 풍수의 한반도 전래 시기와 관련해서도 논쟁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통일 신라 시대 원성왕의 묏자리 결정과 관련된 풍수적 논의를 기록한 최치원의 숭복사 비문을 근거로 기존 사학계가 풍수의 한반도 전래 시기를 8세기로 잡는 반면, 윤홍기 교수는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현재 중국의 지린 성 지안)의 지형과 7세기 말 일본 수도 결정 과정에 대한 일본 조정의 풍수적 논의 관련 문헌, 그리고 백제인이 풍수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실제 정원 유적 등을 증거로 한반도에 8세기 이전인 7세기에 전파되었음을 논증한다. 이것은 풍수를 땅을 파악하고 개조해 가는 마음 틀로 이해하는 지오멘털리티 개념과 한반도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풍수의 전파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적, 세계사적으로 이해하는 윤홍기 교수의 독특한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오멘털리티라는 개념을 징검다리 삼아 한국 전통 풍수를 한반도나 도선 국사 이후의 도참적, 미신적 신앙에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으로는 중국 황토 고원 지대에서 일본까지, 시간적으로는 7세기 또는 더 고대까지 확장시키고 그 신비주의적, 미신적 요소를 탈각시켜 서구 환경 사상의 ‘지속 가능한 발전’ 사상이나 가이아 가설과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양 전통의 환경 사싱을 추출해 내려는 윤홍기 교수의 시도는 그 논쟁적인 풍수 기원 주장만큼이나 신선한 시사점을 국내 학계에 던져 줄 수 있을 것이다.


차례 


저자 윤홍기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환경학부 문화 지리학 교수.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 지리학, 동아시아 환경 사상,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생태 지리 사상 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풍수 지리 사상과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 풍수 사상을 영미권에 체계적으로 소개한 「한국의 풍수 문화(The Culture of Fengshui in Korea)」로 10종의 세계 유수의 문화 지리학 학술지와 동아시아 연구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의 전통 생태학」등의 저술을 통해 다양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땅을 보는 마음 틀’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지오멘털리티(geomentality) 개념을 학계에 처음 제안해, 인문학적 지리학과 자연 과학적 생태학 사이에 다리를 놓는 데 기여했다. 현재 한국의 전통 풍수 사상의 지오멘털리티와 마오리 족의 지오멘털리티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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