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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이름 : 달팽이 박사의 생명 찬가

Editor! 2018. 1. 18. 10:01

달팽이 박사의 생명 찬가

생명의 이름 │ 권오길 지음



달팽이 박사, 『생명 교향곡』의 선율을 잇다

향수 어린 자연에서 들려온 만물의 노래


“마음 다잡고 들꽃에 가까이 다가가 오래오래 세세히 살펴볼 것이다.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모름지기 자연은 자기에게 눈길을 주는 이에게만 비밀의 문을 열어 준다니 말이다.” —본문에서


『생명의 이름』은 저마다의 이름과 사연을 간직한 채 우리의 산천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서, 인간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 온 생물들의 이야기를 묶어 맺은 책입니다. 저자 권오길 강원 대학교 생물학과 명예 교수님이 《조선일보》 토일섹션 「Why」와 《월간중앙》에 연재한 원고를 한 권으로 엮었습니다.


권오길 선생님은 수도 여자 중·고등학교와 경기 고등학교, 서울 사범 대학 부속 고등학교에서 25년간 교편을 잡으면서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어 소통해 왔습니다. 이러한 이력은 『꿈꾸는 달팽이』와 『생명 교향곡』을 비롯한 50여 편의 저작 활동과 방송 활동, 강연으로 이어졌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도 문화상(2000년), 한국 간행물 윤리상 저작상(2002년),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2003년), 동곡상(2016년) 등을 수상했습니다. 초동목수 시절부터 품어 온 호기심을 여전히 잃지 않고 수십 년간 달팽이 등의 연체동물 탐구에 매진해 온 야외 생물학자, ‘달팽이 박사’로서의 일생을 『생명의 이름』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전작 『생명 교향곡』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라 펼쳐지는 생물들의 생태 이야기를 그려 냈다면, 『생명의 이름』은 생명과 우리의 사이를 잇는 이름에 주목했습니다. 제철보다 이르게 설익은 채로 떨어지고 만 ‘도사리’, 매미가 탈바꿈한 자리에 남기고 떠난 ‘선퇴’, 겨울에도 푸르게 겨우겨우 살아가는 ‘겨우살이’처럼, 우리의 말이 낱낱이 새겨 놓은 검질긴 생명의 이름들은 이 책에 기록됨으로써 다시금 언어로서의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생명의 이름』은 생물들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그 생물들을 탐구한 우리말 자체를 아울러 파고든 한 노학자의 아름다운 수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은 동심이요, 동심은 시심이며, 

시심은 과학심이다.


시인 김춘수가 「꽃」에서 노래했다시피,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하나의 몸짓을 꽃으로 피워 내는 일입니다. 과학에서 이는 앎의 지평을 확장하고, 그렇게 확장된 앎을 도움닫기 삼아서 미지의 세계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심은 과학심이다.”라는 권오길 선생님의 말이 십분 이해됩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에서 찾은 삶의 지혜는 우리말에 아로새겨져 있고, 우리말은 대대로 전수되어 우리의 지식과 문화 모두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이름』은 이와 같은 장구한 지혜의 종착지이자, 동시에 다시 우리가 이루어 나갈 새로운 과학의 출발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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