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실재에 대한 그의 역사의 총합 그림처럼, 인간 본성에 대한 파인만의 통찰은 철학적으로 심오하고 실용적으로 쓸모가 있다. 그의 이야기 중 몇 가지는 그의 물리학만큼이나 심오하고 실용적으로 쓸모가 있다.
―프리먼 다이슨, 「서문」에서
『클래식 파인만』은 리처드 파인만의 자서전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2』와 『남이야 뭐라 하건』 세 권의 합본판입니다. 세 권의 합본판인만큼 파인만의 인생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파인만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대학 생활, 일찍 사별한 알린과의 사랑, 로스앨러모스 프로젝트 참여와 코넬 대학교 및 칼텍 교수 생활, 워싱턴에서 나사 우주 왕복선 진상 조사 위원회에 참여한 일을 비롯해 그의 삶과 과학에 일어난 사소한 일화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인만의 수많은 일화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과학자로서 그가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의 순수함, 나아가 그의 삶에서의 감정적인 문제들과 여러 시련까지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한 일화집을 넘어서 파인만이라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때로 자신의 단점까지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파인만은 권위적인 학계의 분위기를 꼬집고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야기까지 털어놓음으로써 파인만이라는 인간의 내부를 입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20세기 미국 과학사를 엮는 지도
내가 미리 방정식을 칠판에 쓰고 있는데 아인슈타인이 들어와서 쾌활하게 물었다.
“안녕하신가? 자네 세미나를 들으러 왔네. 그런데 마실 차는 어디 있지?”
나는 그에게 차가 있는 곳을 말해 주고 계속 방정식을 써 내려 갔다. (적어도 나는 아인슈타인의 첫 번째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했다!)
―본문에서
『클래식 파인만』은 파인만이라는 인간의 내부를 보여 주는 동시에 20세기 미국 과학사를 엮는 촘촘한 지도입니다. 20세기 과학사에 화려하게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이름이 파인만의 이야기 속에 등장합니다. 리처드 파인만의 선생, 동료 혹은 친구로 등장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프리먼 다이슨, 로버트 오펜하이머, 머리 겔만 등은 책의 외연을 넓히고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이들을 통해 우리는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성격을 엿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따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위인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입체적인 사회를 살고 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 대한 그들의 열정, 이론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계산을 할 때의 진지함, 양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던 20세기에 과학자로서 병역의 의무를 지고자 했던 그들의 의지 등을 통해 당시 미국의 과학계의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로써 『클래식 파인만』은 파인만이라는 훌륭한 물리학자이자 매력적인 인간을 이해하게 함과 동시에 20세기 미국 과학사를 넓게 펼쳐 보여 주는 지도의 역할을 합니다.
차례
프롤로그 5
독자들에게 — 랠프 레이턴 7
서문 — 프리먼 다이슨 11
파라커웨이에서 MIT까지 21
나는 모든 것을 아버지로부터 배웠다 23
생각으로 라디오를 고치는 아이 37
완두콩 쉽게 자르기 51
누가 문을 훔쳐 갔나? 57
언제나 탈출을 시도하며 73
그 회사의 연구실장이 바로 나요 85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93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95
위대한 과학자들 105
나만의 계산법 113
하나, 둘, 셋 … 을 세는 것처럼 쉽다 119
저요오오오오! 127
독심술사 133
페인트 섞기 137
라틴 어냐? 이탈리아 어냐? 141
알린 145
남이야 뭐라 하건! 147
원자 폭탄, 그리고 군대 201
불발탄 203
밑바닥에서 본 로스앨러모스 211
금고털이가 금고털이를 만나다 249
조국은 나를 원하지 않는다! 275
코넬 대학교에서 칼텍까지 289
고매한 교수님 291
질문 있습니까? 305
1달러 내놔요! 313
그냥 요구하라구? 319
또 저 미국인이야! 331
출세하기 359
행운의 숫자들 363
라스베이거스에서 375
거절해야 하는 제의 393
천 가지 말을 아는 사람 401
내 인생의 즐거움 403
디랙 방정식을 풀어 보시겠습니까? 405
전기는 불입니까? 419
시티 호텔 431
그리스 어 같은데요 439
7퍼센트의 해답 441
아마추어 과학자 453
사냥개 흉내 내기 463
‘고양이 지도’라구? 467
하지만 이게 예술입니까? 479
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기 507
허먼이 도대체 누구야? 527
비열한 성차별주의자 파인만! 531
열세 번만 서명하겠소 537
알프레드 노벨의 또 다른 실수 541
물리학자들을 위한 교양 강좌 555
환각과 유체 이탈 563
파리에서 들통나다 573
방금 그 사람하고 내가 악수를 했다고, 믿을 수 있겠어? 589
파인만 씨, 워싱턴에 가다 603
들어가면서 605
자살 행위 609
냉엄한 사실들 613
6시 방향을 조심하라! 659
은밀한 조사 667
환상적인 숫자 693
문제의 부록 709
제23차 교정본 725
언론 플레이 735
조사를 마치고 743
부록 F: 우주 왕복선의 안전성에 대한
개인적 견해 755
에필로그 779
회상 781
과학의 가치 783
카고 컬트 과학 795
파인만 찾기 — 앨런 앨다 807
원고 및 사진 저작권 821
찾아보기 822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1918년 뉴욕 시 교외에 있는 파라커웨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유대 인 세일즈맨의 아들로 태어났다. MIT를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2년부터 원자 폭탄 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코넬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51년부터 1988
년 2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교수로 일하면서 수많은 과학적 업적과 유쾌한 일화들을 남겼다. 양자 전기 역학 이론을 개발한 공로로 1965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저서로는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Surely You're Joking, Mr. Feynman』, 『남이야 뭐라 하건!What Do You Care What Other People Think?』,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학 강의Six Easy Pieces』, 『발견하는 즐거움The Pleasure of Finding Things Out』 등이 있다.
랠프 레이턴(Ralph Leighton)
1949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UCLA를 졸업했고, 파사데나 공립 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랠프 레이턴의 아버지 로버트 레이턴은 리처드 파인만이 교수로 있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동료 교수로서 유명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파인만과 함께 저술했다. 랠프 레이턴은 파인만의 취미 중 하나였던 드럼 연주를 함께 하면서 파인만의 일화를 모으게 되었다. 그렇게 모은 이야기를 정리해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와 『남이야 뭐라 하건!』을 엮었다.
김희봉
연세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과학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네번째 불연속』, 『위대한 물리학자』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홍승우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대학교에서 핵물리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율리히 핵물리학 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성균관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있다. 옮긴 책으로 『남이야 뭐라 하건!』이 있고, 저서로 『C언어를 이용한 전산물리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