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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타이슨의 대답! 본문

완결된 연재/(完) 날마다 타이슨

종교와 과학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타이슨의 대답!

Editor! 2018. 5. 24. 15:00

종교와 과학의 공통점을 강조하면서 둘을 하나로 융합시키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시도에 대해 과학자 타이슨은 어떤 태도를 보일까요?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아봅니다.




당신이 누구이건 간에 “세상 만물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행위 속에는 감정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태초의 비밀을 알아냈다면 그를 중심으로 어떤 종교 단체나 막강한 권력 단체가 형성될 것이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디서 왔는가?”를 아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블랙홀 옆에서』


과학은 우주의 시작에 대폭발(빅뱅)이 있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대폭발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종교적 관점에서는 "거기에는 신이 있었다."가 답이 될 것입니다. 현재의 과학 역시 그 답을 완전히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천체 물리학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타이슨은 말하며, 우주의 기원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과학이 해소시켜 주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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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giving dinner, a few years ago, each in turn thanked God for food. I thanked scientists for improved farming. Got booed

몇 년 전 추수감사절, 사람들이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에 대해 신에 감사할 때 나는 농업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에게 감사를 올렸다. 야유를 받음.

닐 타이슨의 2011년 11월 24일 트위터에서


추수감사절은 여러 작물을 추수한 후 풍요로운 수확을 얻게 된 것을 신에게 감사하는 미국 최대의 명절입니다. 농업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에게 감사를 올렸다는 타이슨은 인간이 행한 노력에도 감사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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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는 접근 방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학자들의 주장은 실험적 사실에 기초하는 반면 신학자들의 주장은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앞으로 이들이 언제, 어디서 만나건 간에 논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단절하고 자신들만의 아집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만나서 싸우는 편이 낫다고 본다.

『블랙홀 옆에서


과학과 종교의 화합에 관심을 가졌던 과학자들을 비판하며 타이슨은 과학과 종교의 차이점을 강조합니다. 과학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종교는 믿음에 기반한 영적인 방식으로 주장을 확고히 하고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예 단절되는 것보다는 만나서 싸우는 것이 낫다고 하는 타이슨은 과학과 종교가 겪는 갈등이 아예 무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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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every player who credits God for the win, a player from the opposing team can logically blame God for the loss.

우승의 공을 신에게 돌리는 선수들이 있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반대편 팀의 선수는 실패한 것에 대해 신을 탓할 수 있다.

닐 타이슨의 2013년 10월 18일 트위터에서


철저하게 논리적으로만 따졌을 때, 누군가의 승리가 신 덕분이라면 상대편의 패배 역시 신 때문일 수 있을까요?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야유를 들을 만한 말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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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신을 언급하는 것은 그들의 지식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뿐이다. 경외감이 지식을 압도할 때 과학자는 갑자기 겸손해지면서 신의 섭리에 의존한다.

『블랙홀 옆에서』


타이슨은 종교가 과학이라는 학문과는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고, 종교가 과학의 영역에 들어올 수 없음을 여러 번 분명히 합니다. 즉 어떤 과학자가 갑자기 겸손해지면서 인간의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그 당시 과학의 한계일 뿐 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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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철학자들은 ‘미지의 대상에 신을 개입시키는 행위’를 가리켜 “지식의 틈을 메워 주는 신(God of the gaps)”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자신의 지식에 틈이 생길 때마다 신을 불러들여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왔다. 사실 이것은 독실한 신앙심의 발로라기보다 입장이 난처해졌을 때 항상 써먹을 수 있는 편리한 도구에 가깝다.

『블랙홀 옆에서』


인간의 능력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생각은 인간에게 두려움과 불안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에게 그 지식의 틈을 내맡겨버리는 것은 과학자로서 합리적인 태도가 아니라고 타이슨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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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과학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성공한 과학자는 자신의 종교적 믿음에서 과학적 논리를 유추하지 않는다. 과학은 도덕이나 윤리, 영감, 아름다움, 사랑, 증오, 미학 등 모든 문화와 종교의 핵심을 이루는 분야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무엇이 과학적 대상인가?”라는 질문을 놓고 논쟁을 벌이지 않는다. 과학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블랙홀 옆에서』


종교를 비꼬는 듯한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지만, 타이슨은 종교 자체를 낮추어 보지 않습니다. 단지 과학이 규명할 수 있는 부분과 종교가 지탱하는 믿음의 영역이 아예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과학과 종교가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그는, 각자의 영역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듯 합니다.





『날마다 천체 물리』 [도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