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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 2강 스케치 본문

완결된 연재/(完) KAIST 명강 5 스케치

<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 2강 스케치

Editor! 2018. 9. 20. 14:44

한국 과학 기술의 요람 KAIST의 대표 교수진을 모시고 이 시대의 첨단 과학 교양을 배우는 ‘KAIST 명강’ 다섯 번째! ‘몸의 과학, 미래의 의학’이란 주제로 최신 의과학의 연구 성과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합니다. 세 교수님의 세 차례 강의 내용은 모두 엮어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입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최철희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님께서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를 주제로 생명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세포 간 의사 소통 방법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현대 생명 공학의 사례를 소개해 줍니다.



세포의 속삭임 속에서 찾아낸

난치병 질병 치료의 길

─ 최철희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1교시: 세포란 무엇인가?

그 전에,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원자나 분자를 보고 우리가 생명이라 부르지는 않죠. 생명과 생명체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정의되지 못한 개념이지만, 우리는 생명체가 지니는 몇 가지 특징을 알고 있습니다.


<KAIST 명강 5 : 몸의 과학, 미래의 과학> 강의 중이신 최철희 교수님.


생명체는 외부 변화를 감지하고 적절하게 반응해 내부(자신)의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생식을 통해 자신의 유전 정보를 복제하고 종(種)을 유지합니다. 대사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요.


이런 ‘생명 활동’을 수행하는 기본 단위는 무엇일까요? 바로 세포(cell)입니다. 세포의 존재는 17세기에 처음 알려졌지만 이것이 생명체의 기본 단위라는 사실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학계에 받아들여졌습니다. 세포(cell)라는 이름도 세포의 모양이 당시 수도자들이 지내던 작은 방(cell)과 같다고 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 세포는 종에 따라, 그리고 한 개체 안에서도 조직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지질로 구성된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유전 물질이 포함된 핵과 여러 세포 소기관들이 있습니다. 물론 핵이 존재하는 진핵 세포 말고도 핵이 없는 원핵 세포도 있지요.



2교시: 세포들의 의사 소통, 그리고 암

우리 몸은 60조 개 이상의 세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많은 세포들이 하나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들 간의 의사 소통이 필요합니다. 바로 ‘세포 신호 전달’이라고 부르는 과정입니다.


세포를 인간과 같은 하나의 개체에 비유하자면, 세포 신호는 신경망으로 전달되는 신호입니다. 세포들이 상호 교환하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핵은 뇌에 비유할 수 있겠죠. 이 과정을 통해 세포는 주위 세포에 신호를 전달해 세포 활성을 조절합니다.



세포 신호 전달은 중요한 기능들을 수행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세포 사멸’입니다. 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되면 세포 사멸 신호를 받습니다. 새로 태어날 건강한 세포를 위해 ‘죽으라는’ 거죠. 정상적인 세포는 이 명령에 복종합니다. ‘세포 사멸 신호에 반응한다.’고 표현하죠.


하지만 이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세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러 방법을 통해 세포 사멸을 피해서 무한 증식하는 세포가 결국 종양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바로 우리가 ‘암’이라고 부르는 질병입니다.


세포의 속삭임(의사 소통) 속에서 난치병 치료를 길을 찾는다는 이번 강의 주제가 이제는 이해되시죠?



3교시: 세포를 공장으로, 현대 바이오의약

생명 공학이란 생명체, 또는 그로부터 유래된 물질을 특정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그중에서 ‘핏빛 생명 공학(red biotechnology)’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전통적으로 농경, 목축, 환경 분야에 응용되는 녹색 생명 공학, 그리고 식품 첨가물, 바이오연료 등을 합성하는 백색 생명 공학과 달리, 유전 공학, 항체 생산, 줄기 세포 기술 등을 통해 질병 치료와 진단 등의 의학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된 생명 공학 기술을 적색 생명 공학, 또는 핏빛 생명 공학이라고 합니다. 여전히 암과 같은 난치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죠.



현재 핏빛 생명 공학은 바이오의약이라는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바이오의약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마법의 총알’입니다. 단백질, 핵산 등으로 이루어진 진단 및 치료용 생체 분자로서, 기존 저분자 화학 약물에 비해 효능이 높고 부작용은 월등이 낮습니다. 때문에 바이오의약은 미래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가고 있지요.


게다가 핏빛 생명 공학, 구체적으로 유전 공학을 통해 생체 내 미량 존재하는 유효 생체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세포 공장’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개발된 바이오의약으로는, 혈관이 손상되었을 때 출혈과 오염을 방지하는 혈액 응고 인자를 포함해 혈전 용해 단백질, 혈구 성장 인자, 백신, 단클론 항체 등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신약들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봐야겠지요.


다만 신약 개발에는 약 10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또한 임상 실험을 위해 적어도 수백 명의 피실험자가 필요하고요. 따라서 신약 개발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등에서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들이 등장하고 있어 바이오의약은 매우 각광받는 산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세포에는 우리가 늘 꿈꾸어 왔던 건강한 미래가 담겨 있습니다. 세포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세포가 만드는 신약들에 주목해 봅시다.




최철희

연세 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앨라배마 주립 대학교 세포 생물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 및 연구 강사와 이화 여자 대학교 분자 생명 과학부 조교수를 거쳐 2005년에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10년 한국암연구재단 학술상, 2011년 대한 암학회 우수 논문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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