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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북스의 책

창의성의 기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Editor! 2021. 1. 12. 15:54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창의성의 기원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예술과 인문학의 기원과 미래를 밝힌

에드워드 윌슨의 최신작!


윌슨은 과학과 인문학이 하나가 될 때, 새로운 계몽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리고 그 계몽 운동의 중심은 과학이 아니라 인문학이 될 것이고, 위신을 잃었던 철학도 다시금 복권될 것이라고 본다. 과학은 사실적 지식을 제시하지만, 그런 지식이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 이한음(옮긴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전 세계적 기후 위기로 정의되는 2020년을 마무리하고, 2021년 맞이하는 지금, 학계와 경제계, 교육계와 정부에서 ‘창의성(Creativity)’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00년 만의 변혁기를 맞이한 자동차 산업계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최고 창의성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 자리를 만들고,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핵심 역량으로 민간의 창의성을 꼽기도 했다. 또 서울대 소속 교수 70여 명이 공동 출자해 창업한 한국 창의성 학회의 박남규 회장(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은 연말 인터뷰에서 서울대 신입생들의 창의적 사고 역량 관련 자존감이 34점(100점 만점)에 불과하다고 개탄하기도 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애플에는 있지만, 삼성에는 없는 게 창의성이라며, 제조업 강국 한국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한다.


창의성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휘될까? 그리고 애초에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하면 더 확장할 수 있을까?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를 제목에 넣은 책이 수백 종에 달하고, ‘창의 융합’ 인재 양성이 교육 과정의 목표로 들어가 있는 나라에서 이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엇이 빠진 것일까? 


사회성 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섬 생물 지리학,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이며, ‘통섭(consilience)’, ‘과학적 인본주의(Scientific humanism)’, ‘바이오필리아(biophilia)’ 같은 개념을 만들어 내 자연 과학과 인문학 같은 학문의 통합과, 생명 다양성 연구와 보전을 위한 생태 운동, 그리고 종교와 과학의 협력을 통한 인간 정신의 계발 같은 21세기적 계몽 운동 등을 추동해 온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 1929년∼) 하버드 대학교 명예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기존의 질문과 설명에, 인간 본성과 마음, 그리고 창의성의 “키메라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즉 과학, 특히 진화 생물학적 이해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그의 최신작 『창의성의 기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The Origins of Creativity)』에서 윌슨은 창의성이 인류와 다른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보고, 인간 창의성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그 잠재력을 억누르는 게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창의성의 계발은 인문학의 확장에서부터

 

인문학, 특히 창작 예술과 철학은 두 주된 이유로 과학에 비해 계속 존중과 지지를 잃고 있다. 첫째, 그 분야의 지도자들은 우리가 선행 인류 조상으로부터 우연히 물려받은 협소한 시청각 공기 방울 안에서만 고집스럽게 머물러 있어 왔다. 둘째, 그들은 우리 생각하는 종이 그 독특한 형질들을 습득한 이유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어떻게 습득했는지에도). 그렇게 우리 주변 세계의 대부분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뿌리가 잘려 나간 상태인지라, 인문학은 불필요하게 정적인 상태로 남아 있다.
- 본문에서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18세기 후반 천재성에서 분리되기 시작한 이 개념은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되었고, 지금은 보통 ‘새롭고 적절한 일을 할 수 있는 특성 또는 능력’으로 정의되는데, 윌슨은 인간의 창의성을 키메라적인 특성으로 파악한다. 수십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된 뇌와 신체,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감정, 중세에 형성된 관습, “명확한 의미도 목적 의식도 없이 신 같은 능력을 휘두르는 기술”을 모두 갖춘 존재가 현재 인간의 모습이자 인간 창의성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과학이 섞여야 한다고 윌슨은 강조한다. “과학과 인문학은 창의성을 낳는 동일한 뇌 과정에서 기원한 것”이고, “통일된 과학과 인문학”의 조합만이 “인간 지성의 잠재적인 토대”이며, “우리가 어디로든 선택한 곳으로 가고자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은 과학(과 기술)고, “과학이 무엇을 만들어 내든 간에 그것을 갖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은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창의성에 대한 기존의 인문학적 연구가 작은 공기 방울에 갇혀 있다고 진단한다. 인문학자들이 생각하는 창의성의 범위가 시간적으로는 최초의 도시나 이집트와 수메르의 신상이나 점토판이 만들어진 1만 년 전이나 쇼베와 술라웨시의 동굴 벽화나 슈바벤 유라 산맥의 뼈로 만든 피리가 만들어진 3만 년 전 이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공간적으로는 우리 행성을 덮고 있는 대기권보다 얇은 생물권이라는 표면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윌슨은 현재 인문학이 처해 있는 문제를 이렇게 요약한다. “인과 관계 설명에 근원이 빠져 있고, 제한된 감각 경험이라는 공기 방울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인문학은 불필요하리만큼 인간 중심주의적이고 따라서 인간 조건의 궁극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윌슨은 과학 중심주의로 경도되지 않는다. 또는 20여 년 전 『통섭』(영어판 출간 1998년, 한국어판 출간 2005년)이 출간되었을 때 불러일으켰던, 과학이 인문학을 집어삼키리라는 ‘과학 제국주의’로 경도되지 않는다. 오히려 윌슨은 이 책 곳곳에서 인문학의 가치를, 인문학의 부흥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도덕 판단의 최고 원천”이, “인문학적 맥락에 놓여야만 도덕적 판단이 가능해질 수” 있으며, “인간다움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도 말한다. “인문학으로 들어가야 한다. 과학은 실증적인 것과 가능한 것을 모두 탐구할 보증서를 지니지만, 사실과 환상이라는 두 기둥 위에 높이 떠받들어지는 인문학은 가능한 것뿐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탐구할 권능을 지닌다.”


윌슨은 인문학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워한다. 세상에서 발위하는 영향력 측면에서 STEM(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합성어) 분야에 밀리고, 쥐꼬리만 한 연구 지원금에 만족해야 하고, 일자리 경쟁에서도 STEM 졸업자들보다 못한 자리를 두고 다퉈야 한다고 꼼꼼하게 분석한다. 
그렇다면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종합(이 책에서 윌슨은 ‘통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는 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을 위한 인문학의 확장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 대한 찬사들

 

에드워드 윌슨은 언제나 그렇듯이 놀라운 통찰력을 매혹적인 방식으로 제시한다. 서정적인 단문의 달인인 윌슨은 이 책에서 자연과 창의성, 원초적 열망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던지고 있다. 윌슨의 오랜 팬이라면 이 책에서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독자들은 위대한 살아 있는 과학자의 삶과 사상에 대해 완벽하게 개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의 고등학교 때 별명이 ‘스네이크 윌슨’이었음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짐 홀트(철학자,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저자)
에드워드 윌슨은 창의성의 기원이라고 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그의 가장 비옥한 아이디어 창고를 탐사한다. 그것은 바로 인간 행동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법이다. 그는 이 책에서 가장 추상적인 인간 행동에 대해서 고찰한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창작하며, 불안을 느끼며 표현한다. 아름다움과 불안을 재현코자 하는 열망과 그 장대한 결과,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아이디어의 기원을 생물학적으로 추적하는 것은 정말로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줄 것이다.
- 호프 자런(『랩걸』 저자)
우리 과학계를 대표하는 원로 학자가 인문학과 과학의 긴요한 친족 관계에 대해, 인문학과 과학에 연료를 공급하는 창의성이라고 하는 우물에 대해, 그리고 오늘날의 긴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씨앗이 되어 줄 진실의 결합에 대해 아주 매력적이고 웅변적이고 그리고 중요한 고찰을 내놓았다. 이 메시지보다 더 시의적절한 것은 없을 것이다.
- 다이앤 애커먼(시인, 자연사 학자)
윌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무한의 지성과 우아한 문장을 통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인문학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앨런 라이트먼(물리학자, 소설가)

 


온라인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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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옮기고 나서 7

I
1 창의성의 범위 15
2 인문학의 탄생 25
3 언어 41
4 혁신 53
5 미학적 놀라움 61

II
6 인문학의 한계 75
7 문제의 핵심 91

III
8 궁극 원인 105
9 토대 113
10 돌파구 127
11 유전적 문화 133
12 인간 본성 139

IV
13 자연이 어머니인 이유 157
14 사냥꾼의 황홀경 167
15 정원 181

V
16 은유 195
17 원형 201
18 가장 동떨어진 섬 215
19 아이러니: 마음의 승리 221
20 제3차 계몽 운동 227


감사의 말 242
참고 문헌 243
저작권 261
찾아보기 265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 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퓰리처 상 2회 수상 저술가,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섬 생물 지리학 이론 및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로 명성 높은 그는 1956년부터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해 왔고 미국 학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20여 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 저술가로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와 『개미(The Ants)』(공저)로 퓰리처 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그 밖에도 미국 국가 과학 메달, 국제 생물학상,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상이 수여되지 않는 분야를 위해 마련한 크러퍼드 상을 수상했으며,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으로 손꼽힌다. 그 외에도 과학과 자연 보존 분야에서 쌓은 업적으로 키슬러 상, TED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사회 생물학(Sociobiology)』, 『자연주의자(Naturalist)』, 『통섭(Consilience)』, 『생명의 미래(The Future of Life)』,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생명의 편지(The Creation)』, 『개미언덕(Anthill)』, 『지구의 정복자(The Social Conquest of Earth)』,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In Search of Nature)』, 『인간 존재의 의미(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초유기체(The Superorganism)』 등이 있다.

이한음
실험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 소설 『해부의 목적』으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를 이룬 대표 과학 전문 번역자이자 과학 전문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지구의 정복자』, 『인간 존재의 의미』, 『지구의 절반』을 비롯해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인간 이후』, 『마인드 체인지』, 『악마의 사도』, 『기술의 충격』, 『공생자 행성』,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DNA: 생명의 비밀』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