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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 책 대담 (14)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vs. 「원더풀 사이언스」 본문

완결된 연재/(完) 책 대 책

책 대 책 대담 (14)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vs. 「원더풀 사이언스」

Editor! 2012.11.06 19:26

책 대 책 10월 4일자 대담


원더풀 콘서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vs. 「원더풀 사이언스」


과학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되었거나 과학 대중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책을 중심으로 인물 대 인물, 이론 대 이론, 명강의 대 명강의 등 두 권의 책을 비교 분석하는 <책 대 책>. 그 열두 번째 대담회가 APCTP(아태이론물리센터)와 사이언스북스 공동 기획․주관으로 지난 10월 4일(목) 오후 1시 30분 포항 공과 대학교 포스코 국제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우리는 모두 과학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에 깊이 물들어 있다. 과학이 이루어낸 놀라운 지식과 그것에 근거한 문명의 발전에 찬사를 보내는 한편, 과학 자체는 너무도 어렵고 전문화된 것이어서 소수 과학자의 대상일 뿐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과학은 재미있는가? 과학은 18살이 넘으면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고 일반인에게 말할 수 있는가? 여기 “그렇다.”라고 단언하는 두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대중 과학서의 최고 베스트셀러 저자인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와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대표적인 과학 작가 나탈리 앤지어가 그 주인공이다. 복잡계 과학을 포함한 여러 최신 과학 이론을 맛깔나게 소개하면서 ‘인간 사회에 관한 과학적 탐구’라는 열정을 불태우는 정재승 교수를 보면, 우리 주위에 과학이 얼마나 넓고 깊게 물들어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과학을 사랑하는 과학 작가 나탈리 앤지어의 열정 또한 두드러진다. 그녀는 과학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면서, 과학 자체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를 알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한다.


흔히 과학 바깥이라고 여겨지는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과학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와 ‘딱딱한’ 과학 분야들을 그대로 끌고 와서 은근하고 깊은 재미를 우려내는 『원더풀 사이언스』를 함께 읽는 것은, 과학이 주는 두 가지 빛깔의 즐거움을 과학의 안팎에서 맛보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정모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장이『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이기진 서강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원더풀 사이언스』의 서평을 쓰고 대담자로 나섰으며 박상준 포항 공과 대학교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대담자와 사회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본격적인 대담이 시작되었다



박상준(사회자): 책 대 책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노벨드림캠프의 일환으로 이곳, 포항 공과 대학교 포스코 국제관에서 대담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오전에는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을 들었죠? 이 시간을 위해 서평을 쓰고 멀리 포항까지 와 주신 두 분 선생님을 먼저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정모 선생님께서는 연세 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해 독일에서 학위를 하시고 한양 대학교 교수를 지내시다가 지금은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의 관장님으로 계십니다. 이기진 선생님께서는 서강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님이시고 마이크로파 물리학을 전공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오늘 주제인 일반인을 위한 과학책을 많이 쓰신 인기 저자이십니다.

사회자인 저는 포항 공과 대학교 인문사회학부의 박상준 교수입니다. 전공은 국문학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여러 과학문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먼저 두 분에게 환영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고맙습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대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이하 『과학 콘서트』)를 이정모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복잡계라는 주제로 세상을 잡아 낸 무서운 책

이정모(과학 콘서트): 무릇 과학자란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일이 주인 것 같지만, 사실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남의 글을 읽는 겁니다. 논문을 많이 읽죠. 과학이 몇백 년 전처럼 자기 혼자 깨닫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세분화, 전문화되다 보니까 남들의 작업을 봐야 해요. 혼자서 일만 했다가는 끝마칠 때쯤엔 이미 화석이 되죠. 많이 읽어야 하는데 논문만 해도 다 읽지 못할 만큼 많고 신문도, 교양 과학서도 있어요. 교양 과학서란 물리, 화학, 천문학, 생물학 이야기들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쓴 책을 말하는데 이런 책 안 읽으면 과학자도 정말로 무식하죠. 자기 분야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몰라요.

저는 이 책을 2001년에 처음 봤습니다. 유학생 시절 한국에 돌아왔다 다시 독일로 가기 전에 서점에서 책을 왕창 사가곤 했거든요. 『과학 콘서트』는 제목만 보고 샀습니다. 아, 음악을 뭔가 과학적으로 풀어낸 책인가 보다. 생각하고 책을 들고서 비행기를 탔어요. 독일까지 가는 11시간 사이에 다 봤습니다. 영화도 틀어 주는 데 책만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동안 봤던 책과는 아주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그때까지 읽었던 과학 교양서는 ‘과학’을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이 책은 과학이 아니라 ‘세상’을 설명하는 책이구나. 정말 정신없이 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머피의 법칙, 음악, 미술, 경제학 이런 게 막 나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하나 딱 있는 거예요. 부제로도 있지요. ‘복잡한 세상 명쾌한 과학.’ 복잡한 세상을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하는 책이라는 걸 깨달았죠. 다 읽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복잡계라는 이 주제를 끌고 가려고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해 보니 ‘아 무서운 책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무서운 것이 챕터마다 참고 문헌이 있습니다. 보면 다 갓 구워져 나온 논문들이야.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1차 자료죠. 학술지를 보고서 그것을 대중에게 옮기는 데 성공한 겁니다. 저도 과학책을 쓰지만 학술지를 읽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어떤 내용을 죽 써 나가다가 어떤 한 부분에 최근에 읽은 학술지를 얼른 바꿔서 넣죠. 그런데 여기는 각 주제가 통째로 과학 학술지예요. 사이언스나 네이처나 그런 잡지에 나온 논문, 기껏해야 6페이지쯤 되는 논문들 있잖아요. 인류의 0.1퍼센트만을 위한 말로 쓴 글인데 그것을 다시 99.9퍼센트를 위한 글로 바꾸는 데 성공한 거죠.


박상준(사회자): 과학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과학자만이 알 수 있는 전문 지식을 보통 사람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책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나탈리 앤지어가 쓴 『원더풀 사이언스』를 이기진 선생님께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현장의 인터뷰가 풍성하게 들어 있는 묵직한 과학 교양서

이기진(원더풀 사이언스): 사실 저는 과학책을 안 읽습니다. 재미없거든요. 제가 읽는 책은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 알래스카 여행하는 사진가의 에세이, 그다음에 보석 같은 단편 소설들입니다. 그런 게 더 흥미롭고 재미있지 과학서 자체는 보통 굉장히 지루한 책이에요. 제가 원고 청탁을 받으면 출판사에서 “수식 없이 물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런 걸 부탁해요. 불가능하잖아요. 수식 없이 어떻게 과학이 있어요. 물리학은 수학이기 때문에 쉽게 설명해 달라고 하면 의미가 없는 겁니다. 이 책도 서평을 위해서 처음 읽어 봤어요. 

그런데 이 『원더풀 사이언스』는 잘 쓴 책입니다. 물리학을 철학적인 틀로 설명했습니다. 물리학뿐만 아니라 화학, 진화 생물학, 분자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까지 광범위한 이야기를 합니다. 작가가 뉴욕 타임즈 기자였고 퓰리처상을 받은 학자 이상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필가인 사람이거든요. 물리학자인 저로서도 “야 이런 것까지…….”라고 말할 정도로 놓치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고등학생보다는 오히려 대학교에서 나 같은 사람이 읽으면서 철학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또 이 책의 장점이라면 중간마다 인터뷰가 있어요. 논문 내용을 인용한 책도 물론 있지만 이 분은 기자 출신이니까 계속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집어넣은 거예요. 사실 우리가 원하는 지식이 인터넷에 다 있거든요. 저도 글 쓸 때 네이버 지식인을 참고합니다. 저는 중학교 학생들이 굉장히 지식수준이 높다고 봐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뭐냐. 현장의 인터뷰에요. 오늘 노벨상 수상자가 와서 강연했잖아요? 그분을 여기서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세계적인 석학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활자화된 지식이 아니라 내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이번에 이런 책을 만날 기회를 얻어서 저도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준(사회자): 둘 다 재미있는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을 찾자면 과학 자체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들을 원리적으로 설명하는 과학 대중서가 『원더풀 사이언스』이고 과학으로 세상의 복잡한 측면을 설명하는 게 『과학 콘서트』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책을 교재처럼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지만 실제로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교재로 쓸 수는 없어요. 두 권 다 일반인 대상으로 저술된 책들이에요. 과학 대중화의 일환이라고 할 수도 있죠. 여기 있는 학생들 모두 미래의 과학자가 될 우리나라 젊은 과학도인데. 여러분이 과학의 꿈을 계속 가지고 공부하면 나중에 노벨상도 타겠지만, 모든 사람이 다 학자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분인가는 과학을 일반인에게 알려 주는 일,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일을 해 주어야 해요. 정재승 교수님은 학자이면서 그런 일을 하시는 것이고. 나탈리 앤지어는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하는 거죠. 여러분 중에서도 잘 읽히고 지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그런 책을 쓰는 분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모신 이기진 선생님 이정모 선생님 모두 대중 과학 저술을 해 오신 그런 분들이거든요. 일반 대중을 상대로 과학을 설명하는 과학 대중화, 또는 과학으로 일반 대중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을 설명하는 이런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좀 듣고 싶어요.


즐기면서 하는 것이 과학 대중화


이기진(원더풀 사이언스): 제가 물리학책을 두 권 썼습니다. 출판사에 있는 후배가 수식 없는 물리책을 써 보라고 꼬임을 당해서 쓴 책입니다. 쓰면서 뭐랄까 굉장히 허무해요. 물리학자란 논문을 쓰는 사람인데 수식 없이 쓰다 보니까 피상적인 이야기만 쓰게 돼요.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과학 대중화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뉴턴 중력 법칙을 우리가 지식으로만 자꾸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중력이라고 하는 단어를 자신이 상상하고 즐길 수 있어요. 전자기학도 마찬가지죠. 자석에 N극과 S극이 있는데 망치로 쪼개도 왜 따로따로 되지 않느냐. 이런 걸 지식으로만 접근하면 안 되거든요.

저는 항상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어떠한 철학적인 기반 속에 과학 대중화가 가야 한다고 봐요. 디테일한 부분은 물리학자의 일이죠. 제가 하는 미시 물리학을 여러분이 피상적으로 알 수 있지만 디테일은 알 수가 없거든요. 그것보다는 물리학의 구체적인 사실을 여러분이 즐기고 상상할 수 있는 기본 틀. 과학적 사실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글쓰기, 과학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주는 것 같아요. 대중화되어야 한다고 너무 강요하는 것 같아요. 그런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주눅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사실 우리가 아인슈타인을 보고 감동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인간성, 소탈함, 인문학적 기반, 음악을 좋아했고 삶은 어떻게 살았고 약자에 대한 배려. 이러한 것이잖아요. 상대성 이론은 전문가가 아니면 힘들잖아요. 과학이 그렇게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저는 생각하는 거예요. 소소한 일상의 지식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의 삶도 보여 주면서 거기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면 대중들이 과학으로 다가오게끔. 스트레스 없는 과학 대중화.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학하는 자세가 과학 지식보다 중요하다

이정모(과학 콘서트): 제가 대학교 다닐 때도 과학 대중화를 이야기했거든요. 그때로부터 30년이 지났는데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죠. 18살이 넘으면 더는 과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과학과 졸업해 버리잖아요? ‘원더풀 사이언스’에도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과학 대중화가 도대체 뭐였나 하는 반성들.

제 딸이 독일에서 귀국하자마자 처음 간 게 과학 강연장이었어요. 갔다 와서 너무 재밌었다는 거예요. 주제가 아르키메데스의 부력 원리였대요. 옛날 시라쿠사란 섬에 아르키메데스가 살았는데 임금님께서 자기 왕관이 순금인지 은이 섞였는지 알게 해 달라고 하더라. 그걸 알 리가 없잖아. 그런데 어느 날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물이 넘치더래. 그걸 보고 알았다! 유레카! 하면서 발가벗고 막 뛰어나왔어. 발가벗고 뛰었다는 사실이 너무 재미있대요. “그래서 부력은 뭐더냐?” 물으니까 “그 이야기는 안 해주던데.” 이처럼 과학 대중화라고 했던 많은 이야기를 보면 어떤 일화, 과학자의 삶에 대한 것이지 실제로 과학 자체는 많이 안 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학의 대중화가 아니라 대중의 과학화 운동을 해야겠다. 대중에게 과학 개념을 정확하게 실어 주는 길에 몸바쳐야지. 이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그게 잘못된 생각임을 알죠. 교수님도 말씀하시지만 저도 스트레스 받는 게 그거거든요. 쉬운 과학책, 수식 없는 과학책.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사실 말도 안 되잖아요. 연표 없는 역사책. 없거든요. 색깔 안 나오는 그림책도 없고 알파벳 없는 영어책도 없는데. 과학에는 수식이나 그래프가 없는 과학책을 요구한단 말이에요. 파란 별 노란 별 빨간 별 그리고서 파란 별은 표면온도가 10,000도야. 노란 별은 5,000도, 빨간 별은 3,000도야. 설명해 주면 참 재미있다고 해요. 그런데 그걸 그래프로 그리면 말도 필요 없고 모든 게 딱 맞는데 어렵다고 한단 말에요. 그래서 대중을 과학화하기란 불가능하구나. 왜 그래야 하는데. 반성하게 되죠.

우리가 음악을 듣잖아요. 클래식이나 아니면 뭐 강남스타일 틀어 주면 즐거워요. 그런데 음악을 다 들은 다음에 여기 들어간 화성이랑 대위법을 설명해 보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미술관 가서 그림을 봐도 “아 좋네.” 한마디만 하면 돼요. 그런데 유독 과학에 대해서만은 개념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왜 그래야 하는데? 과학자가 아닌 바에야 과학을 그냥 즐기면 되는 것 아닐까? 대중의 과학화 운동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던 게 그런 개념을 막 넣어 주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반성하고 있고요. 요즘은 안 합니다. 요점은 ‘왜 사람들이 과학을 즐겨야 하나?’입니다. 왜 해야 하는데. 중력의 존재까지만 알면 되지 중력 법칙을 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설명할 필요 없거든요. 사실.

그런데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은 알아야 합니다. 과학은 합리적으로 작동해요. 과학을 접하다 보면 사고 자체가 과학자처럼 되죠. 합리적으로 생각하거든요. 원칙에 따라서. 합리적이지 않으면 자기 생각도 기꺼이 포기하죠. 이렇게 세상을 합리적으로 보면 내 행동도 합리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정치, 경제적인 문제를 판단할 때도 그런 합리성을 가지면 우리 세상이 더 단순하게, 그래서 더 편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을 덜 미워해도 되고 이익이 상충하지 않고. 이익이 상충해도 적절하게 분배해 줄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과학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고요. 여러분 눈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걱정이긴 한데 좀 더 자기는 즐기면서 남들이 즐길 여지를 좀 주면 좋겠다. 그게 과학의 대중화이고 덩달아 대중이 과학화되면서 사회가 합리적으로 바뀌는 길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상준(사회자): 예. 말씀 감사합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사회를 위해서 과학을 알기 쉽게, 또는 흥미를 갖게 과학의 기본 원리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과학 글을 쓰는 분이 나오리라 봅니다. 그런데 그 길이 아니어도. 아까 이정모 선생님께서 과학자가 가장 많이 하는 게 무엇인지 물으셨는데 기억나세요? 논문 읽기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는 동시에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는 과학자가 될 거니까 글쓰기는 나하고 상관없어. 절대 그렇지 않아요.

여러분이 훗날 과학자가 되어서 연구실을 이끌면 업무 중 상당 부분은 의사소통이에요. 제안서를 쓰고 논문을 쓰고, 결과를 또 써야 하고. 항상 써야 해요. 또 만나서 설득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글쓰기란 정말로 필요한 일임을 명심해 주기를 바라고, 바람직한 과학 글쓰기를 위해서 고등학생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두 분께 들어 보겠습니다.



많이 읽고, 쓰고, 여행하라

이정모(과학 콘서트): 일단 글을 많이 쓰는 수밖에 없고요. 그 전에 많이 읽는 수밖에 없죠. 많이 읽어야 많이 쓰잖아요. 옛날에는 원고지에 손으로 썼는데 자기 글씨 알아보지도 못하겠고 고치려면 머리 아프고 그랬거든요. 요즘에는 컴퓨터가 있으니까 편해졌거든요. 복사해서 붙여 넣고. 구조도 바꿀 수가 있고요.

글을 쓰는 데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가 지식이에요. 요리에 대해서 쓰려면 요리를 알아야 하듯이 지식이 제일 중요합니다. 지식은 누구나 시간이 가면 쌓여요. 시간이 지날수록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아지죠.

두 번째가 문장이에요. 그런데 이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 같아요. 아무리 써 봐도 좋은 문장이 안 나오더라고. 보통의 과학자가 배워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세 번째가 구조거든요. 구조는 충분히 훈련으로 만들 수 있어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이걸 어떻게 연결할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독자가 느끼는 재미죠. 논문도 마찬가지예요. 심사 위원이 재미있게 읽어야지 통과가 되고.

구조는 자기가 써 보고 누가 고쳐 주면 분명히 짧은 시간 안에 막 늘어나요. 요즘엔 인터넷 많이 쓰니까 더 좋아질 수가 있어요. 사정이 훨씬 나아요. 우리는 글을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봄가을에 백일장 갔을 때나 쓰고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문장을 쓸 일이 없었어요. 그만큼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은 여러분 댓글도 많이 달잖아요. 카톡도 많이 하고.

그런데 구조가 짧은 글로는 안 느는 것 같아요. 적어도 A4용지 한 쪽짜리 글을 써야 하는 거죠.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적당한 대상이 누가 있냐면 초등학생 조카, 아니면 중학생 조카에게 오늘 여기 노벨 프로젝트에서 배운 거라든지 느낀 것을 조카에게 설명할 수 있게끔 한 페이지에 써 보겠다. 그러면 배치가 보일 거예요. 그런 식으로 연습하다 보면. 보통 연습을 당해낼 건 없죠.

그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이 책들이 재밌는 이유를 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려는 건 한 가지인데 그걸 위해서 사람들이 아는 다른 것들을 막 이야기한단 말이에요. 그런 건 경험을 해야 알아요. 여러분 경험할 기회 없이 공부만 해서 여기 왔잖아요? 제일 좋은 게 탐험이에요. 어떻게든지 탐험을 많이 해야 하는데 탐험할 기회가 없으면 남들이 탐험한 이야기를 듣든지 아니면 탐험해서 모아 둔 박물관에 가든지. 저는 여행을, 탐험이란 것도 여행이잖아요?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여행을 싫어하고 여행을 안 한 작가는 없어요. 어떤 분야의 작가든지 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것 안 하고는 글이 나오지를 않아요. 라고 이야기해도 될까요?


박상준(사회자): 네, 고맙습니다. 이기진 선생님 말씀 듣겠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깨어 있으라

이기진(원더풀 사이언스): 제 생각에 과학 글쓰기의 핵심은 어떤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스트레스 받고 할 이유가 없는 거죠. 본인이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살다가 ‘야, 글을 한번 써 보고 싶어.’ 이런 마음이 없으면 좋은 글이 나오려야 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음악도 ‘야, 나도 이런 곡 하나 만들어 봐야지.’ ‘저런 춤 춰 봐야지.’ 물리도 마찬가지예요. 좋은 논문을 봤는데 ‘야, 나도 이런 논문 하나 써 보고 싶어.’ ‘야, 논문 하나 진짜 잘 쓸 거야.’ 그러면서 욕심을 내는 거예요. 지금보다 더 호기심을 가지고 열심히 산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이러면 결국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파악하죠. 내 부족함을 그러면서 메꾸어 가고. 또 자기가 잘하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거든요. 그것을 발견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해요. 자신의 재능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 객관적으로 보면 항상 비교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나 글 잘 쓰는데.’ 그런 사람만이 에너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가 있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또 열심히 사는 거죠. 그러니까 열심히, 호기심을 가지고, 남들보다 더 깨어 있는 상태로 살아가는 게 글쓰기의 시작 같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경험을 어느 곳으로부터 가져올 수 있느냐. 아까 여행 말씀하셨죠. 여행 속에도 있을 수 있고. 친구, 텔레비전, 인터넷, BBC 다큐멘터리. 얼마나 많아요. 거기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이게 핵심인 것 같아요. 자기 열정이 없으면 이게 안 되거든요. 본인이 만들어야지. 그리고 자기가 정말 잘한다고 하는 자신감 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여러분이 욕심을 가지고 뭔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단계까지 여러분이 방황하고, 구체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상준(사회자): 여러분도 글쓰기 준비할 때 실제로 글을 많이 쓰게 되실 거예요. 이정모 선생님이 인터넷 이야기도 잠깐 해 주셨는데, 저는 강의할 때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인류 문명사 2000년 중에서 중요한 발명품 5가지를 꼽자면 인터넷을 꼽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퀴만큼 중요해요. 왜냐면 인터넷 이전에는. 인간의 언어 문자 생활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였어요. 언어 문자와 관련된 활동은 대부분 읽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인터넷 이후로 모든 사람이 다 언제나 써요. 읽고 쓰고 다 하지 않습니까? 정말 쓰기가 민주화되고 대중화되었어요. 누구도 글쓰기와 의사소통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여러분도 항상 학교에서 쓰기 숙제 하나가 있어도, 그걸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정모 선생님께서 지식과 문장과 구조. 세 부분으로 글쓰기를 훈련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말씀은 독자가 느끼는 재미를 고려하면서 과학 글쓰기를 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걸 일반화하면 정말 중요한 거예요. 어떤 글을 쓰는 경우든지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해요. 내가 이 정도 설명했으면 당연히 이해하겠지. 넘어가면 안 되고, 아까 말씀처럼 여러분보다 어린, 사촌이든 조카든 얘가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스스로 점검을 해야 해요. 독자를 배려하는 글쓰기가 정말 중요한 것이거든요? 그런 좋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이기진 선생님의 말씀에 좀 덧붙이자면 여러분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지 말고 즐거운 행위로서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일에 주목하고 많은 걸 경험하면서 그걸 스스로 남기는 즐거운 행위로써 글쓰기를 접해라. 습관화해라. 이런 말씀이시겠죠. 이걸 잘 종합하면 여러분도 지금 당장 여러분이 써야 하는 글을 훨씬 잘 쓸 수 있을 것이고 그리고 혹시 원한다면 훌륭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될 것 같아요. 

이제 한 25분 정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책에 관해서도 좋고, 지금 말씀하신 내용에 관해서도 좋고. 그 외에도 자유로운 주제로 두 분 선생님께 질문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청중: 저희 학교는 중·고등학교가 같이 있는데 제가 멘토/멘토링 동아리에 가입되어 있어서 중학교 애들 과학을 가르친단 말이에요. 교과서 위주로 해서 가르치는데. 교수님들은 저보다 확실히 가르친 경험이 많으실 것 아니에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가르쳐 주시는지 팁 조금만 주시면 안 될까 해서. 또 어떤 식으로 과학을 중학생 애들이 접근하게 해야 하는지 이런 것도 짤막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정모(과학 콘서트): 교과서보다 더 잘 된 책 없습니다. 교과서에 충실하게 가르치면 됩니다. 그게 아니면 데리고 다니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제가 마다가스카르란 곳을 다녀왔는데 같이 간 PD들이 과학에 전혀 관련 없는 신문방송학과 나온 사람들이었어요. 그곳에 가서 여우원숭이를 딱 본 순간 진화이론에 빠져들기 시작하더라고요. 보는 게 최고예요. 이 여우원숭이가 어디서 나타났지? 마다가스카르가 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갔잖아요. 그러니까 지각 대이동이랑 지질학도 관심 있어 하고. 데려가면 저절로 생깁니다. 나머지는 교과서대로 가르치십시오.


이기진(원더풀 사이언스): 제가 물리학을 하게 된 동기가 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물리 선생님이 오셔서 벡터를 배울 때에요. 화살표 몇 개 그렸더니 잘한다고 하는 거예요. 내가 진짜 잘하는구나. 내가 잘하는 게 하나 있구나 하면서 그 후로 물리에 흥미를 가졌던 것 같아요. 아직도 그게 기억에 남아요. 그분이 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칭찬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정모(과학 콘서트): 저는 항상 비유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작용과 반작용? 벽을 한방 꽝 쳐 봐. 벽이 아플 거야. 그런데 너 손도 아프지. 이런 식으로. 배우는 사람들의 일상과 최대한 잘 연결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박상준(사회자): 질문은 가르치는 방법인데 두 분 선생님 답변은 여러분 각자가 ‘공부를 어떻게 할 건가.’로 바꿔서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 칭찬하세요. 나는 이것 잘해. 그리고 체험, 실험, 직접 뭔가를 해 보는 식으로. 또 한 가지는 저도 가끔 하는 말인데, 고등학생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있어요. 공부는 교과서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어요. 참고서는 기껏해야 한두 명이 만들어요. 교과서는 교수, 교사, 여러 분이 만드는 거예요. 거의 언제나 교과서가 훌륭합니다. 교과서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또 다른 학생 질문받겠습니다.


청중: 저는 책에서 벗어나서 요즘 청소년에게 중요한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두 교수님 인생에서 중요시했던 좌우명이나 롤 모델이 있나요? 있으시다면 언제부터 있었는지. 사소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요즘 친구들 보면 그런 게 없이 공부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많이 살거든요. 그걸 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정모(과학 콘서트): 예. 그런 것 없습니다. 없고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로 혼자 유학을 왔어요. 그래서 눈치를 많이 보면서 살았습니다. 눈치 좀 보자는 게 뭐냐면 염치 있게 살자는 거예요. 남들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저는 100점 같은 것도 맞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옆에 실망하는 친구가 나와. 그래서 일부러 마지막 문제를 틀렸어요. 그러면 91점이 나올 줄 알았는데 꼭 81점이 나와.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바로 옆에 있는 친구를 위해서. 해가 안 되게, 도움이 되게 살면 결국에는 자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 많이 만나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기진(원더풀 사이언스): 저는 지금까지도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고민하고 있거든요. 가장 핵심은 뭐냐면 재미있는 일을 하려고 항상 생각합니다. 가능한 것에서. 여행 갈 수 있으면 빨리 표를 끊어 놓고 가는 거예요. 그게 제일 어렵지만 저는 항상 그런 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 책 쓰고 싶으면 어떻게든지 쓰기 위해서. 그건 본인이 노력해야 하잖아요. 그런 것들. 조금 일을 벌인다고 할 수도 있죠. 재미있게. 열심히 놀자. 열심히 살자.


박상준(사회자): 저는 대학교에서 리더쉽 센터를 맡으면서 롤 모델이 참 중요하구나 깨달았어요. 대학생도 롤 모델을 갖고 싶어하고, 가지면 뿌듯해하고 그래요. 본인이 스스로 찾아야 해요. 좌우명도 요새 카카오톡 많이 하잖아요. 프로필 있잖아. 대충 쓰시지 말고. 자기 좌우명 같은 것 걸어도 되지 않을까? 그걸 자주 볼 수 있어야 해요.


청중: 이런 과학의 대중화를 들을 때 항상 의문이 드는 게요. 과학 대중화가 과연 중요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공계를 육성해야 하니까. 흥미를 심어 줘서 이공계 쪽으로 나가게 하는 건 중요한데. 이미 다른 직장에 종사하는 성인은요. 그분들이 과학을 이해한다고 세상이 막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더 똑똑해질 수는 있지만. 그게 중요한가요?


이정모(과학 콘서트): 세상이 좋아집니다. 예를 들어. 진화론과 창조과학. 저도 교회 다니는데. 많은 교인이 내가 진화를 전시하는 자연사박물관 관장이라는 사실을 어이없어하죠. 사실은 저도 그분들이 어이가 없거든요. 과학이란 것은 합리성을 찾는 거잖아요. 그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우주의 역사가 6000년이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30% 넘는 사람들. 미국하고 한국만 그런데. 미국에서는 대학원 나온 사람의 35% 정도도 진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단 말이에요. 그게 그만큼 사람들이 과학적인 생각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죠. 과학적인,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데. 무수히 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왜? 우리 목사님이 말씀하시기 때문에. 나는 진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그만큼 합리성이 떨어져 나가는 거예요. 다른 것도 마찬가지예요. 경제적인 문제라든지. 그런 면에서 사람들이 과학화되어야 하는 거죠. 굳이 과학 대중화가 아니라도 과학과 친해지는 일은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상준(사회자):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열심히 질문할 줄 알았으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텐데 죄송합니다. 배우는 사람은 항상 부지런하고 적극적이어야 하거든요? 두 분 선생님 전자메일 주소 아는 건 아주 쉬울 수 있어요. 문의드리면 분명히 답변해 주실 겁니다. 그런 식으로 네트워크를 쌓아 나가는 겁니다. 그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오늘 책 대 책 행사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가 기초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노벨상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자 2012년 10월, 3일 간의 일정으로 개최한 노벨드림캠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 행사에 참가한 전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10월 책 대 책 대담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교양 과학서 저자인 두 과학자가, 단순히 책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과학자로서 자신의 인생과 과학에 바친 사랑 이야기를 고백하는 자리였다. 이 진솔함에 호응하듯 처음 배분된 시간을 한참 넘기도록 이어진 열띤 질문 속에서 대한민국 과학계의 차세대 주역들은 과학과 과학 대중화에 대한 각자의 의문과 고민을 쏟아내었고, 두 대담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답변이 이어졌다.

대중화를 꾀하는 것은 과학뿐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의학이나 미학의 대중화란 말은 찾기가 어렵다. 이는 사람들이 과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인정하면서도, 과학의 언어를 뭔가 다른, ‘쓸 수 없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0월 책 대 책 대담회는 일평생 과학이라는 언어를 사용한 선구자와 앞으로 사용해 나갈 후학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 언어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더욱 널리 퍼뜨릴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두 대담자의 언급대로 과학을 스트레스 없이, 스스로, 즐기면서 접하는 순간 이 세상이 원더풀한 과학 콘서트의 현장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대담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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