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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마크 뷰캐넌 블로그] 집단 지성의 문제점

Editor! 2014. 10. 24. 09:09



(주)사이언스북스는 『내일의 경제』 출간을 기념해, 우리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금융 물리학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자 뉴스페퍼민트와 공동 기획으로 저자 마크 뷰캐넌의 개인 블로그 ‘금융 물리학(http://physicsoffinance.blogspot.kr)’의 글 중 2편을 골라 저자 동의하에 번역 게재할 예정이다. 번역은 『내일의 경제』의 역자이자 뉴스페퍼민트의 대표인 이효석 박사가 맡아 주셨다.


마크 뷰캐넌은 금융 물리학이라는 개인 블로그(http://physicsoffinance.blogspot.kr,

https://medium.com/the-physics-of-finance)를 운영하면서 금융학 및 경제학과 물리학을 결합시킨 금융 물리학의 세계를 대중들과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시장의 불규칙성과 급격한 변화 속에 숨겨진 법칙을 찾아 나가는 복잡계 경제학의 개념과 의의부터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첨단 기술인 양자 컴퓨팅의 의미와 이것이 금융 거래 및 보안 시스템에 가져올 변화까지 대중들에게 아직 낯선 복잡계 물리학이 경제, 금융 시장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



[마크 뷰캐넌 블로그]

집단 지성의 문제점


번역 : 이효석



수 년 전 사람들은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에 열광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선거나 운동경기를 예측할 때 자신의 예측에 돈을 걸도록 함으로써 다수의 지성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는 놀라운 아이디어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몇몇 예에는서 대중의 지혜를 모았을 때 전문가보다 더 뛰어난 결과가 나옴을 보였습니다. 저스틴 울퍼스와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가 예측시장의 아이디어로 비즈니스를 만든 인트레이드(InTrade)같은 회사를 지지했습니다.


인트레이드는 미국 정부로부터의 몇 번의 소송을 겪었지만 아직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에 실린 앤드류 라이스의 글은 인트레이드와 예측마켓 열풍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몇 년 전 사이언스에는 케네스 애로우를 포함한 저명한 경제학자 22명의 예측 시장을 지지하는 짧은 글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학계의 지지는 다소 섣부른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디에 돈을 거는 지가 미래를 더 잘 예측한다는 주장이 정말 사실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집단 지성(The Wisdom of Crowds)”의 저자 제임스 서로위키조차도 이 방법이 다소 특별한 상황에서만 작동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언급한 바 있지만 사람들은 여기에 크게 주의하지 않은 듯 합니다. 유리병에 든 구슬의 갯수나 소의 가격을 맞추는 데 있어 집단 지성은 전문가의 예측보다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집단지성의 성공에는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집단은 편향되지 않은 집단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의 의견에 영향을 받지 않고 모두 독립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순간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지성적 집단은 쉽게 어리석은 군중이 되었습니다.


몇 년 전 PNAS 에 실렸던 ETH 취리히의 연구는 이러한 취약성을 잘 보여줍니다. 그들은 144명의 학생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고 답이 알려진(예를 들어, 취리히에서 1년동안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수와 같은) 다양한 질문에 대해 예측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질문에서는 다른 이의 예측결과를 주지 않고 스스로 예측하도록 만들었고 어떤 질문에서는 다른 이들의 구체적인 예측이나 또는 그 평균을 힌트로 주었습니다. 이들은 이런 사회적인 효과가 존재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집단지성의 결과를 비교한 것입니다.


이들은 사회적 영향이 집단지성의 성능을 세 가지 효과를 통해 심각하게 저하시킨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효과는 연구자들이 “사회적 영향 효과(social influence effect)”라고 부른 것으로 다른 이의 판단을 그저 듣는 것 만으로 참여자들의 예측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감소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바꾸었고 집단의 의견은 마치 한 두 사람의 의견인 것처럼 좁혀졌습니다.


두 번째 효과는 보다 흥미로운 것으로 연구자들이 “범위 감소 효과(range reduction effect)”라고 부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집단 지성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하려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집단 지성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비록 사람들의 예측이 정확하지 않다 하더라도 개인의 의견들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야 하며 가장 나쁜 것은 부정확한 결론으로 모두의 의견이 좁혀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사회적 영향이 정답을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종종 엉뚱한 답으로 좁혀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 번째 효과는 “확신 효과(confidence effect)”입니다. 연구진은 매번 이들의 예측에 대해 그들이 확신하는 정도를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헸을 때 정답의 정확도는 높아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확신은 더 강해졌습니다. 어쩌면, 지난 2005년의 주택가격 거품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투자를 보며 자신의 의견에 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다수는 쉽게 지성적이기보다 어리석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SNS와 인터넷을 통해 매우 쉽게 서로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효과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장의 참여자들은 같은 신문을 보고, 같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설사 그렇지 않은 이들 조차도 주가가 움직일 때 그것이 다른 이들이 가진 어떤 정보의 영향일 것이라 예측합니다. 위의 실험이 알려주는 것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선택을 보고 이와 비슷한 선택을 따라하며, 그 결과 이들의 합의는 종종 진실과 어긋나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진실을 알고 있다고 믿는 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과연 지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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