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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방랑] 기억 속의 별 풍경 : 두 번째 별 풍경 본문

완결된 연재/(完) 기억 속의 별 풍경

[별빛방랑] 기억 속의 별 풍경 : 두 번째 별 풍경

Editor! 2015. 1. 6. 09:41


※ 해당 연재에 올라가는 글과 사진은 출간 예정인 천체전문사진가 황인준 작가의 『별빛방랑』 '기억 속의 별 풍경'에서 가지고 왔음을 밝힙니다.



[별빛방랑] 기억 속의 별 풍경

두 번째 별 풍경


/사진 : 황인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된 막연하며 이유 없는 우주에 대한 동경과 그에 따른 아마추어 천문가 생활이 어느덧 35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만한 세월의 별지기 생활은 셀 수 없이 많은 별에 대한 기억과 추억으로 꾸며지게 마련입니다. 별 보는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강렬한 별 풍경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고 또 별을 끊임없이 동경하게 해 주는 에너지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연히 기억 속에는 수많은 밤하늘과 그 아름다움, 관측이나 천체 사진 촬영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아마추어 천문가라면 누구라도 갖고 있을 아름다운 추억들에 대한 회상과 스치듯 머릿속에 박혀 떠날 줄 모르는 수채 풍경화에 대해 써 보고자 합니다.



  천체 망원경은 마치 가장 빠른 우주선과도 같습니다. 천체의 어떤 대상이든 한순간에 우리를 우주로 날려 보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어떤 망원경이든 약 100배로 밤하늘의 달을 보면 달과의 40만 킬로미터 거리를 100분의 1인 4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관측하는 상황을 만들어 주니 말입니다.


  나의 첫 망원경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님께서 일본에 가셨다가 직접 사가지고 오신 아주 작은 10센티미터 구경의 반사 망원경이었습니다. 별을 추적하는 모터는 달려 있지 않았지만 적도의와 삼각대 구성으로 되어 있는 일본의 아스트로사 반사 망원경으로 부속 아이피스는 케르너 15밀리미터와 오르도스코픽 4밀밀리미터였습니다.



2012년 4월 서오스트레일리아 Waddi Farm Resort 은하수


  전에 가지고 있던 일제 쌍안경으로 하늘을 바라보면 8배로 밤하늘의 대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입 망원경은 24배와 100배로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으니 결국 훨씬 성능이 좋은 우주선을 타고 밤하늘 여행을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돌아오시기 전 1주일은 거의 밤에 잠을 청할 수가 없었습니다. 망원경이 그려져 있는 카탈로그를 몇십 번이고 다시 보며 직접 보게 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013년 3월 서오스트레일리아 와디팜 리조트의 달과 금성


  누님과 함께 김포공항까지 가서는 무거운 망원경 박스를 가지고 왔습니다. 첫 관측은 집 좁은 베란다에서 남현동 태재고개 쪽으로 기우는 초저녁 초승달을 겨누어 보았습니다. 24배 정도 되는 배율의 좁은 케르너형 접안렌즈 시야 안에는 약간은 노란빛을 띠며 날카로운 듯 차가운 듯 초점이 잘 서 있는 조각달과 바깥쪽으로 금성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 듯 했습니다. 온몸의 감각 기관이 달과, 그러고는 여명이 남은 짙은 남색의 하늘과 금성과 조각달을 향하는 듯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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