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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을 반드시 읽어야 할 세 가지 이유 본문

(연재) 사이언스-오픈-북

『면역』을 반드시 읽어야 할 세 가지 이유

Editor! 2023. 1. 13. 10:08

최근, 2019년 이후 6억 명에 머물렀던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중국의 감염 폭발로 곧 그 두 배인 12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우울한 뉴스가 들려옵니다. 이처럼 면역계에 대한 이해가  삶과 죽음을 좌우하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지금, 199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 과학 채널 쿠르츠게작트의 설립자 필리프 데트머가 면역계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한 권의 책,  『면역』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번 「사이언스북스-오픈-북」에서는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신 강병철 서울의학서적 대표의 '옮긴이의 말'을 통해 『면역』의 재미와 가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로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변역 부문,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로 제 4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신 번역가이면서 영국 왕립 소아과 학회의 '베이직 스페셜리스트(Basic Specialist)' 자격을 취득하신 소아과 전문의이신 강병철 선생님께 『면역』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면역』 도서, L홀더 ⓒ㈜사이언스북스

 

옮긴이의 말을 쓰려고 보니 이 책을 소개하는 중요한 이야기는 모두 지은이가 서문에 써 놓았다. 정말 설명에 관해서는 당할 수 없는 사람이다. 정확히 요점을 짚어 정확하고 간결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더하고 뺄 것이 없으니 옮긴이의 말 따위는 생략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너무 섭섭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어야 할 세 가지 이유를 드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면역』, 36~37쪽에서 ⓒ㈜사이언스북스

 

첫째, 이 책 재미있다. 면역은 생물학에서도 가장 복잡한 현상일 테지만, 이 책처럼 적절한 비유와 예시와 위트를 섞어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은 달리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과학책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박진감이 넘치면 어쩌란 말인가! 과장이 아니다. 세균과 면역계의 대결은 「반지의 제왕」을 읽는 듯 장대하고 비장하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계의 대응은 「스타워즈」를 보는 듯 온갖 신기한 첨단 무기가 등장해 아슬아슬한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다. 각 장의 길이를 적절히 조절해 한 번에 읽기 좋지만, 장담컨대 계속 다음 장이 궁금할 것이다.

 

 

『면역』, 82~83쪽에서 ⓒ㈜사이언스북스

 

둘째, 이 책 완전하다. 까마득한 옛날 생명의 탄생에서 시작해 세포를 설명하고, 면역 세포로 나아간다. 면역 세포 사이의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진 면역계, 그 면역계와 안팎의 적 사이의 더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진 면역 반응, 그 면역 반응과 환경과 사회 사이의 더더욱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흐름이 자연스럽고 논리적이라 놓칠 염려가 없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들여 전체를 쌓아 올리기 때문에 무너질 우려가 없다. 그러면서도 조금만 복잡하면 힘내라, 이해가 안 되는 건 당연하다며 용기를 북돋고, 몇 번이고 요약 설명을 곁들인다. 의대 다닐 때 이런 책으로 면역학 공부를 했더라면 나도 성적이 그 모양은 아니었을 거다. 요컨대 면역에 대해 이해하고 싶지만, 면역학을 전공하지는 않을 거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다.

 

 

『면역』, 104~105쪽에서 ⓒ㈜사이언스북스

 

마지막으로, 이 책 균형이 완벽하게 잡혀 있다. 이론과 실제 사이의 균형이 완벽해 면역계가 세균 감염이나 바이러스 감염, 암, 알레르기, 자가 면역 질환 등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쏙쏙 들어온다. 과학과 사회 사이의 균형이 완벽해 상업적 미신이 갈수록 위세를 떨치는 지금 자칫 유사 과학에 기울기 쉬운 생각의 맹점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글과 그림 사이의 균형 또한 완벽하다. 글 자체도 쉽고 재미있게 쓰였지만,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이 수시로 등장해 어려운 개념의 이해를 돕는 덕에 배경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걸로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저자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에 들어가 보자. 환상적인 동영상과 놀라운 설명으로 이 책에 실린 모든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다.

 

『면역』, 198~199쪽에서ⓒ㈜사이언스북스

 

옛날에 한 현자가 말했듯 인간으로서 자신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 그런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관해서는 뜬구름 잡는 얘기가 너무 많다. 다행히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이 점점 많이 밝혀지고 있다. 수천 년 고민해 온 문제가 인간의 생물학을 이해하면 저절로 풀리는 경우도 많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뇌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차원, 생물로서 우리의 가장 근원적인 경험을 이해하려면 면역을 알아야 한다. 면역이야말로 자기와 타자를 구분하고, 나는 누구이며 나를 둘러싼 세계는 어떤 존재인지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을 이해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면역을 이해하고 볼 일이다.

 

 

『면역』, 332~333쪽에서 ⓒ㈜사이언스북스

 

하지만 면역을 공부하기는 만만치 않다. 워낙 복잡한 데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책을 권해 달라고 해도 마땅히 추천할 만한 것이 없었다. 전공자인 내가 읽기에도 어렵거나, 너무 기본적인 지식만 다루거나, 체계가 없어 난삽하거나, 최신 발전을 반영하지 못했거나, 암 면역, 면역의 역사 등 좁은 분야만 다룬 책이 대부분이었다. 저자 스스로 길을 잘못 들어 헤맨 책도 한두 권이 아니다. (이 모든 책들이 기억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제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면역을 이해하고 싶은가? 이 책을 읽어라!

 

"면역은 모든 질병에서 당신을 지켜 줍니다.(You Are Immune Against Every Disease)" 쿠르츠게작트 2021년 11월 2일 영상

 

『면역』 ⓒ㈜사이언스북스

 

강병철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소아과 전문의가 되었다. 영국 왕립 소아과 학회의 ‘베이직 스페셜리스트(Basic Specialist)’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며 번역가이자 출판인으로 살고 있다. 도서출판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의 대표이기도 하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이토록 불편한 바이러스』, 『성소수자』(공저), 『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공저)를 썼고,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뉴로트라이브』,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로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로 제4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보이지 않는 권력자』

 

『인체 완전판』

 

『인체 원리』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무서운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

 

『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