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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이 책을 읽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린다

Editor! 2011. 3. 16. 14:21
아래 글은 시사IN 180호 '아까운 걸작' 코너에 실린 <스트레스> 담당 편집자의 글입니다.


<스트레스 : 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로버트 새폴스키 저


과학 책을 좋아해 과학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임에도 교정지를 보다보면 우울증과 만성피로, 스트레스가 도질 때가 많다.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급행열차인 어려운 전문 용어들과 지극히 딱딱한 문장, 게다가 쪽수는 또 어떻고? 어디말 못해 죽은 귀신이 씌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스를 다룬 이 책을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는커녕, 다른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까지도 교정지를 읽으며 풀어버리고 말았다. 심지어는 박장대소하다가 방금 마신 커피를 콧구멍에서 뿜어내는 신기술을 터득하기도 했다!

30년간 스트레스를 연구했다는 달인, 새폴스키 박사님께서는 외계인이 보낸 ‘사랑의 시’처럼 당최 입력이 되지 않는 해괴한 의학 용어들이 주야장천 나열되어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할 때쯤이면, “설마, 이거 외우시려고요? 에이, 꿈도 꾸지 마세요. 어차피 중요한 녀석들은 앞으로도 자주 언급될 테니까, 나중에는 옆 사람과 대화를 하다가도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튀어나오게 될 걸요? 어쩌면 좋아하는 사촌의 생일카드를 쓰다가 호르몬 이름을 적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하고 은근슬쩍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한다. 또 개인적 경험을 들어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스트레스의 관련성을 설파하다가는, 지독한 설사병에 걸려 자신과 함께 이뇨제를 복용했던 몇몇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실명을 거론해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까 하다 참는다는 너스레를 늘어놓기도 한다. 

사실 진화생물학과 의학 등 과학적 근거를 들어 스트레스의 원인과 심각성을 알리고, 그 대처법을 소개하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면 오히려 책을 안 보느니만 못하므로, 저자가 최대한 친절하게, 최대한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는다고 만성 스트레스가 단칼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펴놓고 읽어보시라. 30년간 스트레스를 연구한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심어놓은 개그에 적어도 오늘 하루 동안 받은 스트레스에는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