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완결된 연재/(完) 비행기, 역사를 뒤집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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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무인 항공기의 시대 X-47B 무인 공격기. X-47B의 이착함 테스트를 보기 위해 해군 참모 총장을 비롯해 군 고위 관료들이 총출동했다. X-47B의 군사적, 정치적, 기술적 가치 때문이다. 2012년 12월 미 해군 항공 모함 해리 트루먼에 가오리 한 마리, 즉 무인 공격기 X-47B가 착륙했다. 새로운 전투기가 등장할 때마다 항공 관계자들은 “이 전투기가 마지막 유인 전투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한다. 인류가 항공기를 전쟁에 투입했을 때부터 사람들은 무인 항공기에 대한 꿈을 꿨다. 사람이 타지 않는 항공기가 가지는 이점은 무궁무진한데 당장 비행기 설계부터 달라진다. 조종석이 사라지고 생명 유지 장치와 비상 탈출 장치도 필요 없어진다. 작전 시간에 대한 부담도 사라져 신체적 부담 때문에 작전이..
8. 도전과 응전의 역사 F-117 제2차 대전 당시 영국은 레이더로 구원받았고 레이더는 공중전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레이더의 등장으로 공중전의 역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의 공중전을 보면, 적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일이었는데 이제는 원거리에서 적의 위치, 속도, 방향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서 레이더로 유도되는 미사일의 등장으로 항공기는 커다란 위협에 직면한다.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항공 개발자들은 머리를 쥐어짰는데, 이때 나온 것이 레이더의 사각으로 파고들든가, 미사일의 사거리 밖으로 나간다는 방법 두 가지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직선으로 나아가는 레이더 파는 필연적으로 사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게 조기 경보기지만..
7. 베트남전쟁의 상징 UH-1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이유는 양력(lift) 때문이다. 학술적으로 정의하면 양력은 물체의 흐름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해 부력과 같다. 압력의 차이로 한쪽 방향으로 압력이 높아지면 압력이 낮은 쪽으로 밀리는 힘을 받는다. 이 원리로 나온 것이 바로 날개로, 비행기의 날개는 압력차를 조절하는 물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이 날기 위해서는 양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전통적인 항공기, 즉 고정익기는 고속으로 달려서 공기의 흐름을 만든다. 이 흐름을 한쪽 방향으로 몰리게 해 압력차를 만든다. 날개 아래의 압력이 날개 위의 압력보다 높아지고, 그 결과 날개가 위로 떠오르는 과정이 바로 비행이다. 그렇다면 헬리콥터, 즉 회전익기는 어떤 원리로 날아오를까..
6. 제트 전투기의 대명사 쌕쌕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F-86세이버 전투기. 하루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한 달 지나면 새로운 전투기가 튀어나오던 1950년대, 세이버는 금방 뒷전으로 밀려났다. 70대 이상에게 제트 전투기에 대해 질문하면 “쌕쌕이? 아니면 팬텀?”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쌕쌕이는 한국 전쟁에서 활약했던 F-86 세이버 전투기, 팬텀은 F-4팬텀이다. 세이버와 달리 팬텀 전투기의 이름은 정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200여 대나 생산된 덕분에(서방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제트 전투기였음) 제트 전투기의 대명사라 기억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인연이 더 있다. 팬텀이 도입된 시기는 북한이 청와대를 기습 공격한 1.21 사건과 푸에블로 호 납북 사건 등 남북 간 긴장 구도가..
5. B-17, 전략 폭격을 말하다 제1차 세계 대전은 기존 전쟁의 성격을 180도로 뒤바꿔 놓았다. 총력전(總力戰)이 등장하기까지, 징조는 있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프랑스가 징병제를 통해 병력을 폭발적으로 확대했고, 이후 프로이센에서 본격적인 징병제를 실시하면서 병력의 단위가 달라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애교였다. 무작정 병력을 늘린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뒷받침할 병참이나 행정적 지원이 부족했기에 무한정으로 군사력을 확장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동 수단의 한계로 전선과 후방의 경계가 분명했다. 즉 전쟁이 터져도 후방의 민간인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이 모든 상식이 허물어진다. 1914년 바르샤바를 공격한 독일 비행선 쉬테-란츠 SL2. 이제 전쟁은 병..
4. 영국을 지킨 검, 스피트파이어 인류 분쟁의 영역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적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윈스턴 처칠(1874~1965년) 처칠 수상이 영국 본토 항공전(Battle Of Britain)에서 활약한 영국 파일럿들에게 헌사한 말이다. 지금도 영국인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홀로 독일의 침공을 막아 낸 본토 항공전 시기를 자랑스러워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기념일들을 만들어 지금까지 기리고 있다. 풍전등화의 위기 앞에서 영국은 한줌도 안 되는 전투기와 파일럿에 의지해 위기를 헤쳐 나갔다.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코벤트리(Coventry)가 독일 전략 폭격에 당하자 처칠은 이자까지 쳐서 독일에게 돌려준다. 2년 뒤인 1942년 5월 31일 폭격기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