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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아카데미] ② 윤신영+송기원 편 본문
과학+책+수다 다섯 번째 이야기
2.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윤신영+송기원 편
2015년 연말을 마지막을 오랜 휴재에 들어갔던 「과학+책+수다」 연재를 재개합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과학+책+수다」의 부활을 알리는 첫 이야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빅 히스토리’ 전문가들과 함께합니다.
원종우 과학과사람들 대표, 김서형 빅 히스토리 협동 조합 이사장, 윤신영, 이영혜 《과학동아》 기자, 송기원 연세대 교수, 이정모 서울 시립 과학관 관장, 이강환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장, 이종필 건국대 교수, 김한승 하나고 빅 히스토리 담당 교사 등 기라성 같은 지성들이 ‘빅 히스토리’를 화두로 한 저희 편집부 질문에 답을 주셨습니다.
빌 게이츠가 투자한 인류 지식 융합 프로젝트 ‘빅 히스토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의 교육 현실과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인터뷰가 될 것입니다.
『빅 히스토리: 138억 년 거대사 대백과사전』 출간을 기념해 서울 시립 과학관과 공동 주최하는 특별 강연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가 진행되는 10월 1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연재될 예정입니다. 강연과 함께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의 최신작 『빅 히스토리』를 소개하는 특별 강연이 지난 10월 19일 막을 올렸습니다. 11월 16일까지 서울시립과학관에서 매주 목요일 열릴 예정인데요. 138억 년의 거대사를 지금, 여기에서 시작해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함께 읽어 나가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강연자 선생님들과 담당 편집자가 미리 이야기 나눈 ‘빅 히스토리의 모든 것’을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2회 강연 ‘인간과 생명: 인류가 진화하다’를 맡아 주신 윤신영 기자님(DK 『빅 히스토리』의 번역자, 『인류의 기원』 공저자)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먼저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이 우리나라 학계나 교육계에서 회자된 지는 좀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 일반 대중들은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빅 히스토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윤신영: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인간을 바라보는 우주적 관점이라고 할까요. 기존에 한쪽에서만 우주와 인간을 바라봤다면, 그 둘을 연결해 보는 게 확장된 역사, 즉 빅 히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단순히 한쪽을 다른 쪽에 시간적으로 연결시킨 것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 변화라는 관점을 도입해 둘을 같이 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주가 변화해 왔고 지구도 나이를 먹어 왔고 생명과 인류, 문화도 진화해 왔습니다. 인류의 사고도 변해 왔고요. 이들은 모두 각기 다 방향과 양상이 다른 변화입니다만, 함께 놓고 생각할 여지도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편집자: 빅 히스토리가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끄는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요?
윤신영: 사회의 많은 일들을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보려 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추세의 연장 아닐까요. 역사라는, 기존에는 과학과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영역도 이제는 과학과 기술을 염두에 두고 보게 되는 것이지요. 대형 사고, 재난, 일상을 지배하는 기술들 중에 과학과 기술이 개입하지 않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기술사, 과학사도 중요해지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볼 때에도, 즉 역사를 볼 때에도 과학과 기술의 눈을 함께 지닌 채 보는 게 아닌가 합니다.
편집자: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DK 『빅 히스토리』가 기존 빅 히스토리 도서들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윤신영: 그래픽이요! 같은 팀 일원이었던 친구들과 같이 번역하기로 결심한 것도 그래픽 때문이 컸습니다. 과학에서 정보 그래픽과 일러스트는 좋은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데, DK 『빅 히스토리』는 그 질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물론 그 배경이 되는 본문 내용의 간결함 역시 중요한데, 책에 내용과 그래픽이 잘 어울려 있습니다. 최신 내용을 눈으로 풍성하게 보면서 읽을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입니다. 또 과학 잡지를 하면서 느꼈던 게 영국 쪽 출판물 디자인의 세련된 편집이었는데요, 그것 역시 가독성을 높여 주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모든 게 스터디 대상이었어요.
편집자: DK 『빅 히스토리』는 138억년의 거대한 역사를 ‘문턱(threshold, 임계 국면)’이라고 부르는 8가지 역사적 전환점을 기준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빅 히스토리의 뼈대를 구성하는 이 ‘문턱’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신영: 한 단계를 거쳐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뉘앙스가 있어서 처음에는 좀 인간 중심적인 생각인가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마치 평행 우주 중 하나인 버블 우주에서처럼, 하나의 우주가 낳은 수많은 항성계 중 하나가 태양계, 그중 여러 행성 중 하나가 우리 지구, 거기에서 탄생한 수많은 생명 중 하나가 우리, 우리가 한 여러 행적 중 하나인 기술 문명, …… 이런 식으로 해서 ‘지금 우리’라는 현상에 이르는 길을 역으로 보여 주는 장치 같았어요.
편집자: 요즘 한국 교육에서의 큰 화두가 문이과 통합 교육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빅 히스토리가 어떤 역할을 해 줄 것으로(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윤신영: 문과니 이과니 하는 한쪽 사고 체계만으로 온전히 바라볼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어요. 굳이 이걸 부자연스럽게 문이과로 나눠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는 많이 퍼져 있는 듯합니다. 방법이 문제일 텐데요. 역사를 큰 줄기의 이야기로 삼아 과학과 기술 관점을 접목한 빅 히스토리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골라 확장해 나가는 방법도 있을 거고요.
요즘은 고고학 관련 연구 결과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리는 시대예요. 예전부터 그랬는데, 따지고 보면 역사와 과학은 결코 멀리 있던 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번에는 2회 ‘인간과 생명: 생명이 출현하다’ 편을 맡아 주신 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분자생물학 연구를 해 오신 교수님은 ‘빅 히스토리’가 문이과 융합의 교두보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계셨습니다.
편집자: 빅 히스토리란 무엇일까요? 빅 히스토리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송기원: 빅히스토리란 이 우주에서 어떻게 오늘 내가 여기 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역사를 배울 때 우리는 단지 인간의 역사를 배웠습니다. 근대의 인간 중심의 이데올로기들이 역사를 한정 짓게 한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간 중심의 근대 문명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끌면서 인간에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였지만, 반면 지구 온난화, 환경 문제 등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이 우주적 관점, 지구적 관점에서 인간의 오늘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같고 이것이 빅 히스토리가 인기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그간 적지 않은 책과 강연을 통해 빅 히스토리가 국내에 소개되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DK 『빅 히스토리』만의 독특한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송기원: 백과사전으로 되어있고 사진들이 많아 모든 세대가 함께 읽고 볼 수 있고 주제별로 관심 있는 부분 중심으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138억 년의 역사를 8가지 문턱으로 나름의 의미가 있게 잘 정의해 놓았습니다. 다만 문턱 6~8이 모두 인간의 이야기인데 여전히 우리가 거대사 속에서도 인간에 너무 큰 방점을 찍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편집자: DK 『빅 히스토리』에서 특별히 좋았던 또는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송기원: 제가 생명 과학을 공부하고 제대로 천문학을 배울 기회가 없어 우주와 별의 탄생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매우 부족한데 이 부분이 쉽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또 매 문턱에서 생명 거주 가능 조건을 맨 처음에 언급하여 현재의 우리와 전체 거대사 간의 연결성을 보여 준 점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편집자: 최근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교육을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빅 히스토리가 어떤 역할을 해 줄 것으로(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송기원: 문이과 통합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것을 이유로 과학 교육이 질이 하향 평준화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우리 교육에서의 융합 교육이 과학 교육의 하향 평준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빅 히스토리가 자연에 대해 공부하는 자연 과학이 우리와 동떨어진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자연 과학에 대해 학생들이 좀 더 관심을 갖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10월 1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서울 시립 과학관에서 열리는 특별 강연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에서 보다 자세하고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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