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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아카데미] ③이영혜+이정모 편 본문
과학+책+수다 다섯 번째 이야기
3.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영혜+이정모 편
오랜 휴재에 들어갔던 「과학+책+수다」 연재가 재개되었습니다. 「과학+책+수다」의 부활을 알리는 첫 이야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빅 히스토리’ 전문가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종우 과학과사람들 대표, 김서형 빅 히스토리 협동 조합 이사장, 윤신영, 이영혜 《과학동아》 기자, 송기원 연세대 교수, 이정모 서울 시립 과학관 관장, 이강환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장, 이종필 건국대 교수, 김한승 하나고 빅 히스토리 담당 교사 등 기라성 같은 지성들이 ‘빅 히스토리’를 화두로 한 편집부의 질문에 답을 주셨습니다.
빌 게이츠가 투자한 인류 지식 융합 프로젝트 ‘빅 히스토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의 교육 현실과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인터뷰입니다.
『빅 히스토리: 138억 년 거대사 대백과사전』 출간을 기념해 서울 시립 과학관과 공동 주최하는 특별 강연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가 진행되는 10월 19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연재될 예정입니다. 강연과 함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의 최신작 『빅 히스토리』를 소개하는 특별 강연이 지난 10월 19일 막을 올렸습니다. 11월 16일까지 서울 시립 과학관에서 매주 목요일 열릴 예정인데요. 이제 세 번째 시간을 앞두고 있는 이번 강연은 138억 년의 거대사를 지금 여기에서 시작해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함께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내일 세 번째 강연을 앞두고 강연자 선생님들과 담당 편집자가 미리 ‘빅 히스토리의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먼저 3회 강연 ‘행성과 원소: 행성이 형성되다’를 맡아 주신 이영혜 《과학동아》 기자님(DK 『빅 히스토리』 번역자)과의 대담입니다.
편집자: 빅 히스토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이 새로운 관점이 어떤 면에서 가치 있을까요?
이영혜: 빅 히스토리는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연결 고리’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역사 이야기는 숲이 아닌 나무를 봤습니다. 단세포 생물에서 시작해 ‘호미닌’이 진화한 자연 과학적 역사와, 학습을 통해 문명을 발달시킨 인문학적 역사를 별개로 다뤘습니다. 빅 히스토리는 이것들을 멋지게 연결했습니다. 역사를 단순히 크게 보는 것이 아니라(big=large), 통합해 성숙하게 보는 법(big=older)을 알려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http://maxpixel.freegreatpicture.com/Universe-Man-Magic-Sky-Photomontage-Eyes-2682017
편집자: 많은 사람들이 빅 히스토리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영혜: 조각난 퍼즐을 맞추며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게다가 이런 즐거움은 일회성이 아닙니다. 일단 머릿속에 8개의 문턱, 7개의 연결고리를 넣어 놓고 있으면, 앞으로는 작은 퍼즐 조각만 보더라도 어느 부분에 맞는 퍼즐일까, 완성된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게 됩니다. 나만의 빅 히스토리를 구축해 나가는 매력이 있습니다.
편집자: 그간 적지 않은 책들이 빅 히스토리를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여러 빅 히스토리 서적 중에서 DK 『빅 히스토리』의 특별한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영혜: 시의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빅 히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에, 또 빅 히스토리가 가능해진 시대에 책이 나와 과거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하나 흥미성입니다. DK 『빅 히스토리』는 내용 전체가 인포그래픽으로 제작돼 있습니다. 빅 히스토리가 다루는 통합적인 정보, 자료, 지식을 가장 통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닐까 감히 생각합니다.
또한 DK 『빅 히스토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챕터(문턱)가 시작될 때마다 가장 먼저 제시되는 네트워크 그림입니다. 문턱 간의 큰 연결 고리와 챕터 내용 간의 작은 연결 고리를 동시에 보여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챕터를 읽는 내내 머릿속에 남아 지식을 내용을 능동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챕터를 모두 읽고 난 뒤 다시 되새길 때도 유용했습니다.
편집자: DK 『빅 히스토리』는 수많은 요소들과 조건들이 결합하면서 네트워크가 다양해지는 역사적 전환점을 문턱(threshold, 임계 국면)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이 8가지 문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영혜: 자연 과학적으로 의미가 큰 문턱과, 인문 과학적으로 의미가 큰 문턱이 혼재돼 있어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인류학, 역사학, 철학에 무지한 이공계 출신의 한계였죠(모든 이공계 출신이 저와 같지는 않습니다. 절대로).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각각을 굳이 따로 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명이 생겨나면서 과학이 더욱 발전했고, 기술의 혁명으로 사회가 발전했으니까요. “문턱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멋지게 제안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지금의 구분에 매우 만족합니다.
편집자: 마지막으로 빅 히스토리가 융합 교육을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세요.
이영혜: 빅 히스토리는 융합 교육의 진정한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요? 그전까지의 융합은 자연 과학 또는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빅 히스토리는 둘의 경계를 완전히 없앴습니다. 독자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미래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중요한 질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이요. 융합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출처: NASA/ESA
이번에는 3회 ‘행성과 원소: 원소가 만들어지다’ 강의를 맡아 주실 이정모 서울 시립 과학관 관장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이정모 관장님은 빅 히스토리가 기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기나긴 시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길잡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편집자: 빅 히스토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정모: 한 나라의 역사를 배우는 까닭은 조상들의 찬란한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선조들처럼 망하지 않을지 않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연사를 배우는 까닭도 희한하고 거대한 생명체가 신기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인류가 그들처럼 멸종하지 않을지 고민하기 위해서이죠. 빅 히스토리를 배우는 까닭은 우주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아닐 겁니다. 태초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거친 우연과 우연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한 나라의 역사나 자연사 그리고 빅 히스토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우리는 아주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빅 히스토리만큼 우리를 겸손하게 하는 학문은 없는 것 같습니다.
편집자: 빅 히스토리란 무엇일까요? 또 빅 히스토리를 설명하는 여러 책 중 DK 『빅 히스토리』의 특별한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정모: 빅 히스토리는 그야말로 거대한 역사입니다. 단순히 사람의 역사가 아니라, 또 자연과 지구의 역사가 아니라 빅뱅에서 지금에 이르는 역사죠. 그렇기 때문에 빅 히스토리는 너무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 숲을 못 보게 되고 숲을 그리면 나무를 잊게 되죠. 그런데 DK 『빅 히스토리』는 글과 함께 거의 영상과 같은 그림을 통해서 우리에게 정확하면서도 큰 그림을 그려 줍니다. 숲과 나무를 함께 보여 주는 책이죠.
편집자: DK 『빅 히스토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정모: 내게 제일 좋았던 부분은 「새가 하늘을 날다」입니다. 고생물학에서 가장 ‘핫’한 분야죠. 많은 책이 단순한 흐름만 보여 주는 데 비해, DK 『빅 히스토리』는 해부학적인 특징을 통해서 비행의 출연을 설명합니다. 왜 다른 동물이 아니라 새가 비행에 가장 적합했는지를 쉬우면서도 분명하게 설득하죠.
편집자: 최근 문이과 분리 교육의 병폐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교육 패러다임을 찾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데요.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교육을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빅 히스토리가 어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이정모: 교육에서 문과와 이과를 나눈 것처럼 황당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중세 시대부터 인문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수학과 천문학이었습니다. 과학은 원래 인문학이었던 셈이죠. 빅 히스토리는 굳이 ‘융합’이라는 거창을 말을 쓰지 않으면서도 과학과 인문학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침투하게 합니다. 빅 히스토리를 공부하다 보면 이과생은 인문학을, 문과생은 과학을 더 친숙하게 여기고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10월 1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서울 시립 과학관에서 열리는 특별 강연 “우리는? 『빅 히스토리』 아카데미”에서 보다 자세하고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 관련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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