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cienceBooks

웃음이 닮았다: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본문

사이언스북스의 책

웃음이 닮았다: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Editor! 2023. 4. 26. 14:34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웃음이 닮았다

칼 짐머 | 이민아 옮김

 

 

전미 과학 작가 협회 과학 사회 저널리즘 상 수상작

우생학, 인종주의, 성차별로 얼룩진 유전학의 빛과 그림자


유전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경이롭다. — 찰스 다윈
우리가 개발한 것은 생명의 암호를 수정하는 도구였다. — 제니퍼 앤 다우드나

 

과학 저널리스트 칼 짐머는 첫 딸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유전 질환의 가능성을 알게 되자 노심초사한다. 예일 대학교 분자 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인 짐머는 디스커버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출발해 과학 저술가로서 최고 영예인 내셔널 아카데미 과학 커뮤니케이션 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심층 보도로 퓰리처 상 공공 서비스 부문을 수상한 뉴욕 타임스탐사 보도팀 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명료하고 유려한 솜씨로 탁월한 과학 대중서를 꾸준히 펴 온 저자는 조상들의 가계도를 추적하고, DNA 검사를 기꺼이 받으며, 역사의 현장인 바인랜드 훈련 학교와 말라리아 내성 모기 유전자 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유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따라잡는 취재와 연구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무사히 태어난 아기 샬럿의 얼굴 사진과 아내 그레이스의 아기 시절 사진을 나란히 두고 그 닮은 모습에 경탄한 저자는 딸의 웃음소리에 유전 형질이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고 고백한다. 웃음이 닮았다: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She has Her Mother’s Laugh: The Powers, Perversions, and Potential of Heredity)는 저자의 딸과 아내가 웃는 모습이 닮았다는 데서 착안한 제목이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자식이 부모와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다는, 형질이 유전된다는 놀라운 사실에 주목해 왔다. 이 발견에서 유전학이 탄생하고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이루어진 동시에 우생학과 인종주의 같은 해로운 유사 과학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칼 짐머는 밀접하게 뒤얽힌 유전 과학과 유사 과학의 역사를 추적한다.

 

이렇게 쏟아지는 말들은, 샬럿이 지금은 비록 이해하지 못하지만, 발달하는 뇌에서 언어 능력의 바탕이 될 것이다. 샬럿은 우리에게 영어를 물려받을 것이다. 물려받은 세포 속의 유전자와 더불어. 이 아이가 나에게서 어떤 DNA를 물려받았을지 묻고 걱정하는 데 내가 얼마나 사로잡혀 있었던가. 샬럿을 두 팔로 꼭 껴안아 주면서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제 이 아이가 어떤 세계를 물려받게 될 것인가.
― 본문에서

 

다윈과 멘델에서 CRISPR가 바꿀 미래까지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쓴 최고의 유전학사 ― 《뉴욕 타임스》

 

 

시대와 문화, 개인사와 정치,
윤리와 과학을 넘나드는 유전학 연대기

 

나의 시대가 올 것이네. — 그레고르 요한 멘델

 

지금 내가 그러듯이, 너 또한 늙고 병들었을 때 왕위를 흔쾌히 넘길 수 있도록 전능하신 신께서 너를 아들로 축복하시기를 바라노라.” 1장 그 하찮고 작은 물질은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카를 5세가 1555년 왕좌를 아들 펠리페(펠리페 2)에게 넘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왕조는 합스부르크 턱을 비롯한 여러 질환을 겪은 동시에 갈수록 유산과 영아 사망 빈도가 증가했다. 왕가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혼인 전통은 가문 내에 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수를 늘릴 뿐이었으나 당시에는 유전병을 인식하지 못하고 신의 형벌로 생각하곤 했다. 과학 혁명이 이루어지기까지 몇십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유전 자체가 과학적 문제로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두 세기 이상이 남아 있었다.

 

저자는 2장 시간 여행에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유전의 수수께끼를 캐내 온 현장으로, 유전의 기적을 최대한 이용해 온 동식물 육종가들에게로 독자를 이끈다. 다윈의 제자 휘호 마리 더 프리스는 신생아 단계의 유전학을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자 선천적으로 주어진 기질적 생명력과 후천적으로 습득된 행동 방식의 총합인 유전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십 년을 바친 원예의 마법사루서 버뱅크가 알아낸 지식을 배우고자 했다. 다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제뮬을 구상했다면 프랜시스 골턴은 잉글랜드 상류층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형질에서 유전의 근거를 찾고자 했다. 프리드리히 레오폴트 아우구스트 바이스만은 다윈의 범생설을 뒤집는 생식질 가설로 유전에 대한 사고의 틀을 바꾸어 놓았고 더 프리스는 돌연변이 이론을 내놓는다. 완두콩을 심은 수도원 정원에서 멘델이 발견한 패턴이 동물에서도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한 윌리엄 베이트슨은 1904년 이 학문을 유전학(genetics)이라고 명명한다. “유전이라는 문제 전체가 완전한 혁명을 거쳤다.”

 

멘델의 연구가 사람에게 적용되어 비극으로 이어지며, 여러 세대에 걸친 유전 이론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었다. 저자는 3장 이 집단은 그들에서 끝나야 한다에서 바인랜드 훈련 학교에 직접 찾아가 그 흔적을 되짚는다. 이상적인 도시로 구상된 바인랜드는 1883년 골턴이 품종을 개선하는 과학을 표현하는 짧은 단어가 필요해 만들어 낸 용어, 우생학(eugenics)의 또다른 실험장이 되었다. 훈련 교사 헨리 고다드가 바인랜드의 학생을 가명으로 등장시켜 쓴 칼리카크 가족에서 유전적으로 우월한 집단과 열등한 집단이 따로 있다는 주장을 위해 왜곡한 가족사는 유명세만큼이나 학문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게 된다.

 

4장 잘했어, 아가는 바인랜드 훈련 학교에서 지낸 다른 학생의 이야기다. “‘집안 내력이라는 케케묵은 낙인이 너무나 많은 경우에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적 장애의 정의도 명확하지 않았고 남부끄러운 일로 치부되던 1950년대에 펄 벅이 자라지 않는 아이에서 딸에 대해 쓴 솔직한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이야기였기에 더욱더 그러했다. 더구나 책이 나오고 한참 뒤에야 병명도 모르고 있던 유전병이 원인이었음이 밝혀지는 것이다.

 

 

 

차례

 

프롤로그 9

 

1부 뺨을 톡 건드렸을 때 / 1장 그 하찮고 작은 물질 23 / 2장 시간 여행 47 / 3장 이 집단은 그들에서 끝나야 한다 97 / 4장 잘했어, 아가 149

 

2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DNA / 5장 어느 날 저녁의 몽상 189 / 6장 잠자는 가지들 215 / 7장 피검자 ‘Z’ 249 / 8장 잡종 293 / 9장 완벽한 9척 장신 341 / 10장 에드와 프레드 387

 

3부 내면의 가계도 / 11장 만물은 알로부터 433 / 12장 마녀 빗자루 467 / 13장 키메라 497

 

4부 유전의 별난 경로들 / 14장 이상한 나라의 칼 541 / 15장 꽃피는 괴물 563 / 16장 학습 능력 있는 유인원 593

 

5부 태양의 불수레 / 17장 그 도전은 숭고했노라 641 / 18장 고아로 잉태된 693 / 19장 지구의 상속자들 729

 

용어 해설 761 / 후주 765 / 참고 문헌 785 / 감사의 글 859 / 찾아보기 863


 

칼 짐머 Carl Zimmer

저자 사진© Mistina Hanscom

과학 저술가이자 칼럼니스트, 저널리스트. 디스커버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예일 대학교에서 분자 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로 재직하며 기고 및 저술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탁월한 과학 저술가로 평가받는 짐머는 1994년에 모든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저술 능력을 보인 젊은 과학 작가에게 주는 에버트 클라크/세스 페인 상(Evert Clark/Seth Payne Award), 미국 과학 진흥 협회에서 과학, 공학 및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보도를 하는 저널리스트에게 주는 과학 저널리즘 상(Science Journalism Award)을 세 차례 받았고(2004, 2009, 2012), 2007년에는 과학 저술가로서 최고 영예인 내셔널 아카데미 과학 커뮤니케이션 상(Science Communication Award), 2016년에는 진화학, 생물학, 교육 및 일상에서 과학 대중화에 기여해 온 개인에게 수여하는 스티븐 제이 굴드 상(Stephen Jay Gould Prize)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미국 온라인 뉴스 협회에서 주관하는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Online Journalism Awards) 해설 보도 부문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전미 과학 작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사회 저널리즘 과학 상(Science in Society Journalism Awards)을 수상했다. 또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심층 보도로 퓰리처 상 공공 서비스 부문을 수상한 뉴욕 타임스탐사 보도팀 일원으로 활약했다. 뉴욕 타임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디스 커버, 타임, 사이언스, 내셔널 지오그래픽등에 수많은 과학 관련 글을 기고해 왔고, 그중 일부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같은 과학 에세이집에 실리기도 했다. 2004년부터 뉴욕 타임스의 주간 과학 칼럼 코너 매터(Matter)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바이러스 행성, 기생충 제국, 영혼의 해부, 마이크로코즘, 진화, 생명의 경계등이 있다.

 

옮긴이 이민아

이화 여자 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책과 중문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온더무브, 색맹의 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해석에 반대한다, 즉흥연기, 맹신자들, 어셴든등 다수가 있다.


온라인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