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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계엄을 옹호하는가?: 정치 양극화의 심리학 본문

(연재) 과학의 민낯

왜 그들은 계엄을 옹호하는가?: 정치 양극화의 심리학

Editor! 2026. 1. 2. 14:00

많은 정치인들, 지식인들이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숙제로 양극화를 거론합니다. 정치적 진영이 둘로 쪼개진 정치적 양극화, 소득 불평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경제적 양극화. 이 커다란 간극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 정치 경제적 스트레스의 근원이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거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의 근저에는 마음의 양극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치적, 경제적 양극화는 이 마음의 양극화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물결일지도 모릅니다. 2026년 첫 번째 강양구의 과학의 민낯은 정치적 마음의 민낯을 과학적으로 풀어 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는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K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뉴스 봤지? 자유로가 탱크로 막힐 수 있으니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2024123일 한남동에서 친목 모임을 가지던 중에 미친 듯이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한 사람은 서울의 한 의과 대학 교수였다. “강 기자님, 뉴스 보셨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했어요!” 그 의과 대학 교수는 당시 전공의 파업관계자 한 명을 모텔로 숨기러 가는 중이었다.

 

함께 자리한 지인의 전화도 불이 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뉴스를 보고 있던 집에서도 전화가 왔다. 자유로가 탱크로 막힐 수가 있으니 얼른 이동하라는 이야기였다. 19791212일 쿠데타를 경험해 본 적도 없는 동거인이었지만, 20231122일 개봉하고 나서 가족이 함께 봤던 서울의 봄에서 제1공수여단이 행주대교를 건너는 모습을 떠올렸을 테다.

 

실제로 용산 대통령실과 가까운 한남동 일대도 헬기 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 서쪽으로 향하면서 뜻밖에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순진한 탓인지 아니면 무모한 탓인지, 대통령의 위험한 일탈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기 때문이다. 카를 마르크스가 1851122(!) 루이 나폴레옹의 친위 쿠데타를 보고서 논평했던 이 말도 떠올랐다.

 

헤겔은 어디선가 세계사에서 모든 위대한 사실과 인물이 두 번씩 등장한다고 말했는데, 그는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 처음에는 비극(悲劇)으로, 다음에는 소극(笑劇)으로!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1852년)에서

 

실제로 그 이후에 전개된 일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21세기 대명천지에 무리수(계엄)를 둔 대통령에 대한 시민의 반발이 거셌고, 그런 시민의 지지를 업은 국회 의원 다수가 계엄 해제를 요청하면서 군대까지 동원했던 대통령의 위험한 일탈은 정말로 6시간 만에 소극으로 끝났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202512) 그 계엄 사태 정리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위험한 일탈을 국회의 탄핵(20241214)과 헌법 재판소의 파면(202544)으로 헌법이 정한 대로 응징했다. 60일 후에는 선거(202563)를 통해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123일 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한 내란 특검(특별 검사 조은석)’612일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1215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대체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 활동과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 세력을 제거할목적으로 비상 계엄까지 선포하기로 전 대통령을 몰아붙인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그의 머릿속에서 왜 적절한 시점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을까? 우리가 오랫동안 숙고해야 할 질문이다.

 

더구나 아직도 특정 정당의 정치인 일부와 그 지지자는 명백하게 헌법이 정한 선을 넘어선 전 대통령의 일탈 행위를 대놓고 옹호한다. 헌법 재판관이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탄핵을 남발하며 국정 운영에 협조하지 않은 (지금은 여당이 된) 야당의 행태도 비판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상호 공존의 정치 문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2025년 4월 4일 대한민국 헌법 재판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는 순간. K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성이 아니라 코끼리가 판단한다

 

꼭 전 대통령과 123일 계엄 사태가 아니더라도 정치의 양극화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의 심각한 사회 문제다. 그간 정치의 양극화를 분석하는 일은 주로 정치학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 과학자의 정체성을 가진 심리학자나 뇌과학자가 이 심각한 사회 문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심리학자는 바른 마음(The Righteous Mind)(2012), 불안 세대(The Anxious Generation)(2024) 등으로 유명한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특히, 정치의 양극화를 분석한 바른 마음은 그를 심리학계의 스타에서 세계적 지식인으로 만들어 준 책이다. 우선, 하이트의 문제 의식부터 차근차근 따라가 보자.

 

하이트를 처음 심리학계의 스타로 만들어 준 중요한 이론은 사회 직관 모형(social intuitionist model)’이다(2001). 그는 이 사회 직관 모형을 통해서 우리 마음이 어떻게작동하는지 설명한다. 그의 핵심 주장은 직관이 먼저 오고, 이성적 추론은 다음이라는 것이다. 그가 즐겨 드는 사례를 살짝 변형해서 살펴보자.

 

혼자 사는 철수는 퇴근길에 피자 한 판을 사서 들어왔다. 그는 피자 세 조각을 먹고 나서, 적당히 식은 나머지 조각에 자기 성기를 집어넣은 후 자위를 했다.” (하이트는 생닭을 사례로 들었지만, 피자로 바꿨다. 그냥 엄마가 구워 놓은 애플파이로 자위하던 섹스 생각에 미친 10대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 아메리칸 파이(1999)가 갑자기 생각났다.)

 

혹은 이런 상황은 어떤가?

 

철수와 영희는 친남매다. 20대인 두 사람은 엄마, 아빠가 12일 여행을 간 빈집에 함께 있다. 밤에 맥주를 마시면서 함께 넷플릭스드라마를 보던 두 사람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둘 다 한 번도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 한번 어떤 느낌인지 해 볼래?’ 의기투합한 둘은 콘돔으로 피임을 확실하게 하고 나서 실제로 성관계를 가진다.”

 

이 두 사례를 놓고서 곧바로 안 돼!’ 하면서 혐오감과 역겨움 같은 도덕 감정을 느낀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철수의 행동을 보면서 혐오감과 역겨움을 느끼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피자 자위 행위는 혼자서 은밀하게 진행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았으며, 당연히 법을 어기지도 않았다.

 

많은 독자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을 법한 철수와 영희의 성관계도 마찬가지다. 둘 다 성인이라서 성적 자기 결정권이 있고, 피임을 확실히 했기에 근친상간의 결과로 잉태가 될 가능성도 없다. 둘의 관계가 하룻밤의 일탈로 끝나고 비밀만 지켜진다면 우리가 두 사람을 도덕적으로 비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왠지 둘의 성관계가 도덕적으로 꺼림칙하다.

 

하이트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다. 우리가 옳고 그름 같은 도덕 판단을 해야 할 상황에 마주쳤을 때, 우리는 논리적 분석과 전략적 추론을 통해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직관에 따라서 판단을 먼저 내린다. 이성은 나중에 그 직관적 판단을 정당화하고자 설명을 덧붙일 뿐이다.

 

하이트는 코끼리(직관)’ 등에서 타고 가는 기수(이성)’의 비유를 통해서 직관(코끼리)이 움직이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이성(기수)의 신세를 비유했다. 어떤가? 설득력이 있는가? 하이트의 사회 직관 모형은 다양한 후속 연구를 통해서 검증되었고, 그는 심리학계 스타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하이트가 이런 사회 직관 모형의 핵심 주장까지 포함한 바른 마음20123월 펴내기 한 달 전(20122)에 나온 정치의 몰락(민음사)에서 나도 똑같이 주장한 적이 있다. 이전에 하이트의 사회 직관 모형을 접한 적이 없었을 텐데, 비슷한 고민을 했었던 모양이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는 행동은 논리적인 사유의 결과가 아니라 직관적인 감정의 결과일 때가 많아요. 대다수 사람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때 ‘좋고’ ‘싫고’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그러고 나서, 좋은 이유나 싫은 이유를 덧붙이지요. 이게 진실 아닐까요?
-『정치의 몰락』, 41~42쪽에서

 

 

코끼리를 탄 기수. 하이트는 직관이 이성을 끌고 가는, 그렇지만 이성은 직관을 조종한다고 믿는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를 이렇게 비유했다.

 

 

보수와 진보, ‘도덕 이퀄라이저가 다르다

 

조너선 하이트는 사회 직관 모형을 내놓고 나서, 정치의 양극화를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분석하기 시작했다. 2008114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미국 사회의 극심한 대립과 분열은 그가 바른 마음을 펴내는 데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테다. (2016118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벌어진 일을 보면 격세지감이다.)

 

바른 마음의 핵심 주장은 도덕 기반 이론(moral foundations theory)’이다. 앞에서 설명한 사회 직관 모형은 도덕 판단을 내릴 때 직관이 먼저 오고, 이성적 추론은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 먼저 오는 직관은 무엇에 반응하는 걸까? 도덕 기반 이론은 그 직관에 반응하는, 즉 코끼리를 움직이게 하는 도덕 기반(moral foundation)’을 찾는다.

 

여기서 도덕 기반을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비유로) 우리 뇌의 도덕 수용체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애초 2009년 하이트와 동료(제자) 제시 그레이엄(Jesse Graham)은 다섯 가지 도덕 기반을 찾았다. ‘피해(harm)’ ‘공정성(fairness)’ ‘내집단(ingroup)’ ‘권위(authority)’ ‘순수성(purity)’이다. (링크)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도덕 기반(도덕 수용체)에 신호가 들어오면, 직관(코끼리)이 반응해서 옳고 그름, 혹은 좋고 싫고를 판단한다. 이성(기수)은 나중에 그 직관적 판단에 설명을 갖다 붙이는 제한적 역할만 할 뿐이다. (도덕 기반 이론 사회 직관 모형 사후 정당화 추론)

 

하이트는 2012바른 마음에서 최종적으로 여섯 가지 도덕 기반을 공식화했다. 기존의 다섯 가지 도덕 기반을 자비/피해(care/harm)’, ‘공정성/부정(fairness/cheating)’, ‘충성심/배신(loyalty/betrayal)’, ‘권위/전복(authority/subversion)’, ‘신성함/타락(sanctity/degradation)’으로 다듬고 여섯 번째로 자유/압제(liberty/oppression)’를 추가했다.

 

강연하는 조너선 하이트. 위키피디아에서. 밀러 센터(Miller Center) 사진 제공.

 

 

여기서 하이트의 중요한 문제 의식이 추가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여섯 가지 도덕 기반을 가진다. 하지만 어디에 가중치를 두는지에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정치적 태도가 보수, 진보로 나뉜다. 하이트의 도덕 기반 이론과 사회 직관 모형을 두 축으로 한 바른 마음이 정치적 양극화와 만나는 순간이다.

 

미국의 공화당 지지자 즉 보수는 내집단(충성심/배신), 위계 질서(권위/전복), 순수성(신성함/타락) 같은 도덕 기반에 가중치를 둔다. 반면, 리버럴(The Liberal)로 불리는 미국의 민주당 지지자는 여섯 가지 도덕 기반 가운데 자비/피해’, 즉 고통받는 약자를 돌보는 일에 방점을 찍는다. 마음속 이퀄라이저의 여섯 가지 도덕 버튼 가운데 보수와 진보의 선호가 다르다.

 

예를 들어, 지금도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자. 그들에게는 충성심/배신(지도자에 대한 충성), 권위/전복(국가 질서 수호) 도덕 버튼이 자유/압제(군대를 동원한 친위 쿠데타), 공정성/부정(헌법 수호) 버튼보다 훨씬 더 강하게 눌렸을 것이다.

 

보수와 진보 모두 똑같이 누르는 도덕 버튼도 있다. 공정성/부정 도덕 기반이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공정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니다. 결과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이바지(contribution)하지 않은 자에게 대가가 돌아가는 무임 승차에 대한 분노다. 이런 무임 승차자에 대한 분노는 보수, 진보 모두 그 정도는 다를지라도 공유한다.

 

하이트는 로버트 트리버스(Robert Trivers)의 통찰을 염두에 두고, 이런 공정성/부정도덕 기반이 인류 진화 과정에 깊숙이 뿌리내린 상호 이타성(reciprocal altruism)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트리버스에 따르면, 인류의 생존 과정에서 받은 대로 돌려주는상호 이타성의 방식이 가장 경쟁력이 있었다. 또 그 과정에서 무임 승차자 처벌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물론, 보수는 공정성/부정도덕 버튼을 좀 더 강하게 누른다. 미국 공화당 지지자 같은 보수가 복지 정책을 혐오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복지 정책은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노력하지 않은 사람)을 보상하고, 성공한 사람(열심히 노력한 사람)으로부터 세금을 거두는(벌을 주는) 무임 승차를 조장하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사촌이 땅만 사도 배가 아플정도로 평등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인도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서 공정성/부정 도덕 버튼을 강하게 누른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공정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세태는 무임 승차자를 향한 분노가 우리 안에 얼마나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는지도 보여 준다.

 

그렇다면 진보가 복지 제도를 선호하는 일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하이트가 바른 마음에서 정리한 도덕 기반 이론의 틀 안에서 설명하자면, 진보의 복지 정책 선호는 공정성/부정 도덕 기반보다 자비/피해(‘사회 약자를 돌봐야 한다.’)자유/압제(‘권력이 강제한 불평등한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같은 도덕 기반에 닿아 있다.

 

보수와 진보가 똑같은 도덕 버튼을 누르더라도 다른 버튼과 어울려서 전혀 다른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다. 바로 하이트가 바른 마음에서 여섯 번째로 추가한 자유/압제 도덕 기반이 그렇다. 보수와 진보는 자유를 억압하는 빌런도 전혀 다르게 인식하고, 당연히 그들로부터 압제를 받는 피해자도 다르게 인식한다.

 

먼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진보부터 살펴보자. 미국의 민주당 지지자 같은 진보는 대기업, 부유층, 차별적 사회 구조 등을 빌런으로 본다. 당연히 피해자는 전통적인 사회 약자인 노동자, 소수자, 빈민, 여성 등이다. 이들에게 자유의 의미는 평등을 위한 해방이다. 자유/압제가 자비/피해와 어울리면서 나타나는 반응이다.

 

반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 같은 보수는 정부, 관료, 규제 기관, 국제 기구를 빌런으로 본다. 당연히 이들에게 중요한 피해자는 기업인이나 납세자다. 이들이 자유/압제에 가중치를 둘 때 글렀다고 반응하는 정책은 세금과 복지 정책, 총기 소유 금지, 부동산 규제 등이다. 이들에게 자유의 의미는 간섭받지 않을 권리.

 

우리 마음속에는 여섯 가지 도덕 기반이라는 이퀄라이저가 있다. 어떤 버튼을 어떤 강도로 누르느냐에 따라 우리의 도덕 행동이 달라진다. 과연 그렇다면 나의 마음속 도덕 이퀄라이저는 어떻게 세팅되어 있을까?

 

 

마음속 도덕 이퀄라이저는 어떻게 세팅되어 있을까?

 

이렇게 조너선 하이트는 보수와 진보가 여섯 가지 도덕 기반에 다르게 가중치를 두면서 마음속 도덕 이퀄라이저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조율하는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보수와 진보가 도덕 이퀄라이저를 다른 방식으로 조율하면 그에 따른 도덕 판단은 곧바로 전혀 다른 방향의 직관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사회 직관 모형의 핵심이다.

 

코끼리(직관)가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성(기수)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나아가 한국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사이에 합리적 소통이 어려운(이라 쓰고 불가능으로 읽어야 할 정도다.)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아주 도발적인 질문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이 여섯 가지 도덕 기반 버튼 가운데 왜 어떤 사람은 번을 함께 누르고, 또 다른 사람은 번을 세게 누를까? 혹시 어떤 사람은 번에 가중치를 둘 수밖에 없도록, 다른 사람은 번을 함께 누를 수밖에 없도록 태어난 게 아닐까?

 

다시 말해, 한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 뇌 구조나 유전자에 미리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다음 글에서는 이 도발적인 질문에 비판적으로답해 보자.


강양구

서울시 미디어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이자 지식 큐레이터. 연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참여연대 과학 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시민 과학 센터) 결성에 참여했다. 프레시안에서 과학 환경 담당 기자로 일했고, 대한 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메르스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대한 기사를 썼다. 특히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 언론상, 녹색 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과학의 품격, 강양구의 강한 과학,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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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품격』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기술을 꿈꾼 과학 저널리스트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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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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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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